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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하게 세뇌당한다" 연인 사이 가스라이팅 구별법

조회수 2021. 4. 15. 2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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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와 복종"
가스라이팅 관계

최근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의 연인 시절 이야기가 화제인데요.

정확한 진위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서예지가 김정현에게 상대 배우와 스킨십을 금지시키는 등 ‘가스라이팅*’을 통한 관계였다는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스라이팅: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서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고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사랑하는 사이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가스라이팅은 세뇌, 암시, 투사. 이 세 가지가 섞여 작용하면 상대의 심리를 조종해 지배력을 행사합니다.

* ‘세뇌’란 누군가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조직, 사회, 국가, 종교 등에서 늘 이 세뇌를 당하고 삽니다.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대놓고요. 그래서 자연스럽습니다. 우리가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세상의 세뇌에 의해서입니다.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의 가치도 그렇게 배우게 되지요.
* ‘암시’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 사상, 관념, 의도, 행위 등이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전달되어 마치 내 것처럼 여겨지는 것을 말합니다. 세뇌가 전반적·문화적 용어라면 암시는 인간관계에 주목한 심리학적 용어라는 차이랄까요?
* 마지막으로 ‘투사’는 쉽게 설명해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을 말합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불편한 열등감, 죄의식, 공격성 등을 상대방 탓으로 돌리는 거지요.

의외로 우리는 이렇게 상대를 자기 영향력 아래 두고자 물고 물어뜯기는 관계를 ‘꾸준히’ 맺고 있습니다. 일상적이고, 때로는 필수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꼭 그리 부정적이지만도 않습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객관적 사실과 관계없이 너의 존재 자체가 기쁨이고 보물이라는 긍정적 암시를 끊임없이 해줍니다. 연인들 역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사람이라는 적당한 환상을 서로에게 덧씌웁니다.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의 특징

가스라이팅 가해자를 보면 대부분 ‘나르시시스트narcissist(자기도취에 빠진 이)’입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 없고 죄책감이 없습니다. 사람을 수단으로 보는 이기적인 면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가 끌리는 매력과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본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예쁘고 매력 있는 나쁜 놈’이 그들의 실체입니다. 타인을 깎아내려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으려는 것이 그들의 삶입니다. 


만만한 먹잇감을 발견하고 거미줄에 꽁꽁 붙들어 상대의 정서를 학대하고 야금야금 갉아먹습니다. 이런 나르시시스트들은 연인과의 관계만이 아니고 그 어떤 관계로도 가까이 있는 주변인들이 불행합니다. 부모로도 친구로도 직장 상사나 동료로도 말입니다. 


가장 쉬운 가스라이팅 구별법

나르시시스트를 구별하는 아주 쉬운 방법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그와 내가 연인이 되어서 행복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도 나의 연애는 즐겁지가 않습니다.’ 딱 이 한 가지를 아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나 자신으로 오롯하게 존재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가 바라는 모습이나 취향대로 살아야 하고 심지어 성격조차도 그는 자기가 원하는 조신하다거나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있기를 바라면서 교묘히 나를 조정합니다. 나에게 선물을 해줄 때도 자기 취향의 장신구를 사주고, 내 긴 생머리는 절대 자르지 못하게 합니다. 내가 유튜브에서 봤던 재미있는 유머를 성대모사를 하며 보여주었더니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너의 그런 모습은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냅니다. 그는 내가 나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그의 규격화된 이상화된 틀에 맞추어 내가 바뀌는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나는 그와의 만남에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눈치를 보게 되고 스스로를 계속 검열하게 됩니다. 직장이나 친구들에게선 나의 능력을 인정받고 성격도 좋다는 말을 듣는데 그와 있으면 내가 한없이 작아집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연인의 자기 개념을 부정적으로 바꾸어 놓고, 그렇기 때문에 내 말을 따라야 한다는 가스라이팅을 교묘히 합니다. 

자기 개념이 ‘나는 못났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면 인간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인을 만나도 나의 본 모습을 감추고 연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미려고 애쓰는데도 뭔가 내가 한없이 작아지고 행복하지 않다면 나의 연인은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스라이팅을 피하려면?

실은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내가 다룰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지요.


먼저 나르시시스트인 못된 타인을 분별하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이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존감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알게 됩니다. 내 연인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 내 삶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라는 것을요.


문제는 자존감이 낮아 이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나의 연애가 어딘지 행복하지 않은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이요. 연애를 하면서 세상에 다시 없는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거기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오히려 못나고 형편없는 사람으로 느껴지는 분들이 계시면 나를 한번 잘 돌아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연인을 돌아보셔야 합니다. 괴로워도 그와 나의 실체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이 가스라이팅의 어둡고 험한 늪에 빠지지 않는 길입니다.


"가스라이팅, 내 책임도 있다"
행복한 연애를 위한 나의 태도

나르시시스트에게 누구나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잘못된 연인 관계를 이어나가지는 않습니다. 나르시시스트와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 짝이 되면서 이런 관계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런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데에는 나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능동적인 나르시시트와 자존감이 낮은 수동적인 나, 통제하고자 하는 나르시시스트와 통제당하고 사는 데 익숙한 나, 이런 짝이 형성되어야지 가스라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연인을 잘 살펴보는 것과 동시에 나의 모습도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의 연애에서 반복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싶지만 상처받기 싫은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관계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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