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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코로나는 또 온다" 그전에 알아야 할 '이것'

조회수 2021. 1. 14.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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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환상이 만든 잘못된 진실

스페인독감 때보다 사망율 높은 수준,
결국 팬데믹 선언!

2009년 4월, 멕시코에서만 신종플루(H1N1, 신종인플루엔자A) 발병 건수가 약 1,900건에 사망자는 약 150명이나 되었다. 이 두 건수의 비율을 치명률(fatality rate)이라고 하는데, 신종플루의 치명률은 멕시코에서 특히 높아서 독감에 걸린 사람 가운데 약 8퍼센트가 사망했다.

스페인독감 대유행 때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사망자중 다수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성인이었는데, 이는 심각한 대유행의 또 다른 특징이었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자기복제에 매우 능한 듯했다. 

신종플루는 미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됐다. 4월 26일에 20건이던 발병 건수는 15일쯤 뒤에는 2,618건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발병은 대부분 의외로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었다. 미국에서 사망자는 겨우 셋뿐이었다. 통상적인 계절 독감의 치명률 수준이었다. 신종플루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듯 비쳐졌지만 그로부터 겨우 1주 뒤에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폐쇄했던 학교를 다시 열어도 된다고 권고했다. 

신종플루는 이미 전 세계로 퍼져 있었다. 멕시코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캐나다, 에스파냐, 페루, 영국, 이스라엘, 뉴질랜드,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아일랜드 등에서도 발견되었다.


2009년 6월에 WHO는 신종플루에 경계 등급의 최고 수준인 6단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예측들은 빗나갔다. 


2009년에 미국 정부는 미국인 약 5,500만 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고 알렸다. 이 규모는 미국 인구의 절반이 아니라 약 6분의 1이었다. 실제 사망자 수도 9만 명이 아니라 1만 1천 명이었다. 


신종플루는 이례적일 정도로 심각한 바이러스 변종이라기보다는 치명률이 0.02퍼센트 정도인 가벼운 변종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2009~2010년 발생한 사망자 수는 평균적 계절 독감에 따른 사망자 수보다 조금 적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예측이 빗나갔다.


2009년의 독감 예측은 왜 실패했을까?

독감과 여러 전염병은 예측이 본질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특성이 여럿 있다.

2009년 신종플루에 대한 예측이 잘못된 원인 중 하나는 부정확한 데이터에 있었다. 

대표적인 ‘빗나간 예측’들은 외삽(데이터에 없는 부분을 가까운 것을 이용해 추정하는 방법론)을 너무 방만하게 적용한 결과다. ’기하급수적 확산이 진행되는 분야’에 외삽 방법론을 동원할 때에는 정확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종플루의 치명률은 2009년 멕시코에서 극단적으로 높았지만 미국에서는 극히 낮았다. 이 차이의 상당 부분은 두 나라 의료진의 효과적 대처에서 비롯하기도 했지만, 많은 부분이 통계적 환상에서 빚어졌다. 

치명률해당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그 질병에 걸린 사람의 수로 나눈 매우 단순한 비율이다. 그러나 이 두 요소에 모두 불확실성이 끼여 있다. 


멕시코에서는 다른 유형의 독감이나 완전히 별개인 질병으로 죽은 사람까지도 신종플루 사망자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검증한 결과 그중 4분의 1만이 신종플루의 증상을 뚜렷하게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신종플루 발생건수에 대한 엄청난 규모의 축소 보고가 분명히 있었다. 멕시코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미국처럼 정교한 질병 보고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을뿐더러 질병의 징후가 있더라도 곧바로 병원을 찾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 이 독감이 빠르게 확산되어 미국에까지 번졌다는 사실은, 멕시코 당국에 보고되지 않은 수천 또는 수만 건의 경미한 사례들이 있었을 것임을 암시한다. 

미국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신종플루는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순간부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또 거의 모든 환자가 의료 당국에 포착되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보고체계와 문화 덕분에 미국에서의 치명률은 상당히 신뢰성이 높았고, 따라서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배제되었다(안타깝게도 미국에서도 2020년 코로나19 확산은 신종플루 때의 경험치를 훨씬 넘어섰고, 초기 지침 및 그에 따른 행동의 실패로 이어졌다.)  


자기충족적 예측과 자기부정적 예측

많은 경우, 예측이라는 행위 자체가 예측 대상자들의 행동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때로 행동 변화는 경제 분야에서처럼 예측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영향은 예측을 더 정확하게 할 수도 있고 완전히 빗나가게 할 수도 있다. 


독감을 비롯한 전염병 예측은 이 두 방향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

  • 자기충족적 예측: 예측이 예측 내용을 스스로 실현하는 경우 

언론에서 질병과 관련된 내용을 광범위하게 다룰 때, 사람들은 그 질병의 증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의사들은 그 질병을 더 많이 진단한다. 물론 오진까지도 포함해서. 이런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최근에 가장 잘 알려진 사례가 바로 자폐증이다.

  • 자기부정적 예측: 예측이 그 자체로 예측 내용을 약화시키는 경우

네비게이션의 경우 갑자기 한 경로에 교통량이 몰리고, 상대적으로 빠르리라 본 경로가 결과적으로는 더 느려진다. 


이처럼 자멸적인 특성독감 예측의 정확성을 해칠 수도 있다. 독감 예측의 기본 목적은 독감에 대한 대중의 인식 수준을 높여 백신 접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대중의 행동을 바꾸는 데 있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독감 예측은, 이 예측 덕분에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행동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예측이 빗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예측이 빗나갈 수밖에 없을 때 해야 할 일

2009년 신종플루는 많은 사람에게 전염되었지만, 이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은 예측에 비해 극소수였다. 미국 정부는 앞서 1976년에도 군부대에서 일어난 신종플루 발병에 전국 규모의 백신 프로그램으로 엄청나게 과잉대응을 한 전례가 있었다. 두 사례에서 미국 정부가 내린 전염병의 확산 예측은 지나치게 높은 곳을 가리키며 빗나갔다.


그러나 다음 차례도 이와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위협은 늘 존재한다. 인간에 적응한 조류독감인 H5N1은 수억 명을 죽일 수도 있다. 2009년 신종플루는 다행히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지만, 만약 치사율이 1918년 스페인독감 같았다면 미국인 140만 명이 사망했을 것이다. 또한 사스SARS와 같은 비독감 바이러스의 위협도 늘 존재한다. 


2009년 신종플루는 초기에 일주일 동안이나 보건의료 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채 확산되었다. 위험한 유행병이 이런 식으로 확산되면 수천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 바로 지금 전세계를 공포에 질리게 한 코로나19처럼 말이다.

역학자인 마크 립시치는 1918년, 1957년, 1968년에 발생한 독감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세 개 측정점을 바탕으로 예측을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어리석은 짓 아닐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시나리오를 여러 개 준비하고 그 대비책을 세우는 게 아닐까 합니다.

어떤 전문가가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예측할 수 있는 척하면 많은 사람들이 위험해진다. 역학자나 여러 의료계 종사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측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예컨대 예측은 모든 과학에서 가설검증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통계학자 조지 박스George E. P. Box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모델은 빗나간다. 그러나 몇몇 모델은 유용하다.

좋은 모델은 설령 빗나간 예측을 내놓는다 해도 유용할 수 있다. 오조노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예측은 빗나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얼마나 빗나가는지, 빗나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빗나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예측과 관련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통계 모델은 우주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일 뿐이지, 우주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아울러 우리가 신호를 어떻게 해석·왜곡하는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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