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겁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 이유

조회수 2020. 8. 20. 15: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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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감정도 쓸모가 있다
연못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가족을 위해 물을 길으려고 하는데 저 멀리 둑에서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는 사자를 봤다고 치자. 우리 조상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이는 사자의 힘에 감탄하고, 어떤 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사자의 밥이 됐다. 또 어떤 이는 짐을 다 내던지고 제일 가까운 나무 위로 달아났다. 그들은 다음 날에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살아남은 그들의 유전자는 지금도 우리 안에 살고 있다.

왜 거의 모든 사람이 불안을 느끼는가?
"불안에도 쓸모가 있다!"

출처: MBC <무한도전>

감정은 개별 상황에 알맞게 특화된 작동 체계다. 


위험하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 앞에서는 불안과 슬픔이 유용하다. 이때 행복하고 느긋한 감정은 쓸모없을 뿐 아니라 좋지 않게 작용한다. 기회가 찾아올 때는 욕망과 열정이 유용하고 걱정과 슬픔은 해롭다. 인생에서 유리한 쪽은 항상 슬퍼하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사람들이나 항상 즐거운 사람들이 아니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을 때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 사별 후에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 기회와 성공을 앞두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유리하다.


진화는 인간의 행복 따위에 관심이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높은 데서 떨어져 크게 다치는 경험을 하면 고소공포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 학자 리치 풀턴은 5세부터 9세까지 높은 데서 떨어져 다친 적이 있는 아이들 집단과 그런 경험이 없는 아이들 집단을 비교했다. 그 아이들이 18세가 됐을 때, 어린 시절 낙하 사고를 경험한 집단에서 중증 고소공포증 환자의 비율은 2퍼센트였고 어린 시절 낙하 사고를 경험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7퍼센트였다. 결과는 가정과 정반대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 시절에 공포를 너무 적게 느껴서 추락 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18세에 이르러서도 공포를 너무 적게 느낀다.


당신의 불안이 당신을 보호한다

우리 주변에는 일반인들과 달리 위험한 동물, 사회적 비난, 과속 운전, 약물 복용 그리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곡예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꼭 하나쯤 있다. 캘리포니아의 스키장에서는 무모한 젊은이들이 남들이 무서워하는 절벽을 스키로 활강한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사람들로부터 스키 실력이 뛰어나고 용감하다며 칭찬을 받는다. 그리고 해마다 이런 사람들 중 몇 명이 사망한다. 과소공포증(공포결핍증)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공황장애,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범불안장애를 바라보면 치료에도 변화가 생긴다.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는 “불안은 유용한 반응인데 종종 지나치게 커진다, 불안을 너무 적게 느껴 재앙과 맞닥뜨리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으로 대우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진화적 관점은 공황발작의 원리를 드러내고 치료가 효과를 내는 원리를 밝혀준다. 우리가 진화론으로 인간의 마음과 그 고통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 선정◆

◆ 최재천 교수 강력 추천◆

이 책은 곧 상식이 될 것이다
_《선데이타임스》_
"인간 존재의 심장부를 건드리는 문제를 쉽고 현명하게 대중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_로버트 M. 새폴스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언젠가 진화정신의학이 주류가 될 날은 올 것이다. 그때 랜돌프 네스의 책은 진화정신의학 분야의 토대를 닦은 문헌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다윈이 살아 있다면 네스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_리 듀가킨, 《은여우 길들이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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