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515만원 부부, 노후 걱정하는 진짜 이유

조회수 2020. 7. 10. 10: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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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구입한 집, 결국..

◎ 무리해서 구입한 집, 결국 현금 부족으로...

남편은 공기업에 다니고 있고 아내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소득으로 생활비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고 아내의 소득은 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도입니다. 전체 소득 규모는 평범한 가정에 비해 결코 부족하거나 힘겨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 부부의 고민은 경제활동 시기가 앞으로 길어야 20년 미만이라 예상되는데 아무리 고민해 봐도 현재의 저축으로는 미래의 노후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집을 구입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TV 뉴스에서 연일 보도하는 부동산 폭등 소식을 듣고 이제라도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위해 교육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곳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자금이 부족해 오랜 기간 노후를 위해 준비해 온 개인연금보험과 연금저축 등을 큰 손해를 감수하고 모두 해지했습니다. 그런데도 자금이 부족해 회사에서 추가 대출까지 받아 겨우 주택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금 부족으로 쌓이고 있던 카드 빚

이 부부의 가장 큰 문제는 ‘현금 부족으로 쌓이고 있던 카드 빚’이었습니다.


가끔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는 주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까지 했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갔고 이러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어 상담을 요청해 온 것입니다.


부부와 함께 월 현금흐름을 정리해 봤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생활비에는 식비, 통신비 등 기초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세 식구를 기준으로 본다면 변동 지출 내역에서는 크게 과소비라 여겨지는 항목이 없습니다. 관계적 지출 역시 일반적인 수준이고 기부금은 애초에 본인들의 소득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고정 지출이 매월 소득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었고, 이미 매월 약 150만원씩 적자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과소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됐던 것입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집을 처분해야 하거나 신용 불량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지인들과 금융권에서 빌린 금액도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부부의 문제는 바로 ‘무리한 주택 구입’입니다. 아파트를 투자 겸 거주의 목적으로 매수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예산 계획이 잘못됐던 것입니다. 노후준비를 위해 배분했던 현금성 투자 자산도 모두 포기해 아파트 매수에는 겨우 성공했지만 월 현금흐름까지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집을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는 뉴스를 듣고 부부는 재테크를 잘했다며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자산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1억원 올랐다 하더라도 각종 세금과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은 10%도 되지 않고, 빚을 상환하면 결국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 1억원은 내 돈이 아닌 것입니다.

◎ 가장 큰 문제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어려운 것

이 부부의 가장 큰 문제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단 급격한 시장 변화에 따른 정부 대책이 계속 발표돼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고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도를 하자니 너무 손해가 크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아파트 가격은 올랐지만 결국 하우스 푸어가 됐고, 노후를 위한 연금 자산도 모두 제로가 됐습니다. 혹시 독자 여러분도 아파트 매수를 투자라 여기고 모든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계신 건 아닌지요?

부부는 당장은 힘들더라도 대출만 갚으면 된다고 생각해 무리한 선택을 했습니다. 차라리 형편에 맞게 좀 더 평수가 작거나 다른 지역의 아파트를 매수했더라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기쁨도 누리고 내집 마련의 꿈도 이뤘을 것입니다. 이 부부는 결국 원활하지 않은 현금흐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고, 다른 부분에서 아무리 지출을 줄인다 하더라도 매월 발생하는 마이너스 금액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그만큼을 더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야 만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녀를 반갑게 맞아 주는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이 노후준비를 할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진짜 여력이 없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잘못된 예산 계획이나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해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요?

◎ 월급쟁이 노후준비 무작정 따라하기에서 알려주는 '매월 현금흐름 살펴보는 법'

재테크의 시작은 지출과 수입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아래 양식을 참고해 자신의 월 현금흐름을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출을 노트나 종이 또는 엑셀 파일에 꼼꼼히 기록합니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장과 각종 명세서를 준비합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작성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① 지출의 구분

지출은 크게 매월 일정하게 나가는 ‘고정 지출’과 불규칙하게 나가는 ‘변동 지출’,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관계적 지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해 항목을 하나씩 정리해 봅니다. 월평균 소득은 연소득을 12개월로 나눠 산정합니다. 성과급이나 상여금은 매월 고정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놓칠 수도 있습니다. 실소득 기준이므로 세금이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은 모두 제외하고 실제로 내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소득을 기록하기 쉬운 방법은 전년도의 연말정산 내역서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요청해도 되고 홈택스에 접속해 전년도 ‘지급명세서 등 제출내역’을 출력하면 됩니다.

② 지급명세서 해부하기

첫 페이지에는 총소득이 표시돼 있습니다. 첫 페이지 하단의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두 번째 페이지의 4대보험 등 월급에서 자동으로 공제되는 내역을 체크해 총소득에서 제외하면 됩니다.

이것이 나의 연간 실소득이고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월 소득이 되는 것입니다. 지출 내역의 항목은 스스로 분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분류 기준이 다르거나 항목에 대한 정의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지출 항목 참고

적금·펀드·보험·연금·청약·주택 관리비, 공과금·자동차 할부·신용대출, 담보대출 상환·자녀교육(양육)·유류비·부모님 생활비(용돈)·가족 기념일(명절, 각종 잔치)·경조사·기부금·휴가·쇼핑·식비·개인 용돈·취미, 교육·교통·미용·의료비(건강)·기타

③ 월 소득과 월 지출 대조하기

항목을 하나씩 채운 후 월 소득과 월 지출이 일치하는지 살펴봅니다. 만약 일치하지 않는다면 내가 놓친 부분이 있거나 파악하고 있지 못한 소비를 계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 어느 부분을 조정해야 저축 금액을 늘릴 수 있는지를 고 민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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