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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아시시'에서의 산책

조회수 2020. 1. 22. 17: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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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에서의 산책은 곧 명상이고 기도이며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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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버스를 타고 5분 남짓, 산 중턱의 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육중한 로마식 아치가 먼저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수 세기 전, 서른 살 무렵의 조토도 이 아치를 지나 마을에 들어섰을 것입니다. 수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는 조토의 모습이 보입니다. 누더기 같은 차림의 수사와 수녀들이 무리를 지어 지나갑니다. 


오늘날 아시시는 시적인 고요함으로 유명하지만 당시는 지금보다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수도회와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완공을 앞두고 있었고 건설에 투입된 인부들과 공예가들, 각지에서 온 화가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성미 급한 순례자들과 호객하는 상인들로 곳곳이 북적였습니다.


밤이 찾아오고, 작고 어둑한 숙소에는 젊고 야심만만한 화가 조토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이 그릴 그림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립니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의 예술 감독관인 엘리아 수사가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두 사람은 촛불을 사이에 두고 성당 2층을 채우게 될 벽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감독관은 그림에 어떤 주제가 담겨야 하는지, 어떤 책을 참조해야 하며 무엇이 빠져서는 안 되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조토는 자신이 구상 중인 새로운 형식의 그림에 대해 흥분해 설명합니다. 감독관은 진지한 표정으로 젊은 화가의 말을 경청합니다.

흔들리는 촛불 위로 불안에 잠긴 감독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천재적인 화가라고들 떠들지만 이런 중요한 작품을 검증되지 않은 젊은이에게 맡겨도 되는지, 지금이라도 명망 있는 화가에게 달려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는 자신이 시작한 도박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을 것입니다. 알다시피 엘리아의 도박은 그의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 대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두 사람은 촛불을 사이에 두고 성당 2층을 채우게 될 벽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감독관은 그림에 어떤 주제가 담겨야 하는지, 어떤 책을 참조해야 하며 무엇이 빠져서는 안 되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조토는 자신이 구상 중인 새로운 형식의 그림에 대해 흥분해 설명합니다. 감독관은 진지한 표정으로 젊은 화가의 말을 경청합니다.


흔들리는 촛불 위로 불안에 잠긴 감독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천재적인 화가라고들 떠들지만 이런 중요한 작품을 검증되지 않은 젊은이에게 맡겨도 되는지, 지금이라도 명망 있는 화가에게 달려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는 자신이 시작한 도박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을 것입니다. 알다시피 엘리아의 도박은 그의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재로 돌아와, 로마 시대에 닦인 만질만질한 도로를 따라 젊은 날의 조토가 지나던 길을 걷습니다. 성프란치스코 성당을 지나 코무네 광장으로, 굽이굽이 골목을 지나 도시의 주교회였던 성 루피노 성당에서 수바시오산 정상에 있는 로카 마조레 요새까지 이어지는 길은 어떤 트래킹 코스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환상의 산책로입니다.

낡고 투박한 건물들 사이를 걷다 보면 가슴을 죄고 있던 일상의 긴장과 불안이 느슨하게 놓입니다. 들이쉬는 숨의 부드러운 흐름과 땅을 딛는 근육의 팽팽한 힘까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 순간, 잠들어 있던 여러분의 영혼이 눈을 뜹니다. 시간의 막을 넘어 진짜 아시시로 걸어 들어가 아시시의 영혼과 만나는 것입니다.

거칠고 색이 바랜 벽돌에 깃든 누군가의 영혼이 여러분에게 말을 겁니다.

너 자신과 네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라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고단한 일상을 견뎌왔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어떤 손길이 마음과 영혼을 보듬으며 여러분을 일으켜 다시 걷도록 인도할 것입니다. 아시시에서의 산책은 곧 명상이고 기도이며 치유입니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코무네 광장에 들어서게 됩니다. 작은 규모의 도시인 만큼 광장은 조금 확장된 도로나 다름없습니다. 광장의 이름을 코무네로 정했을 만큼 아시시의 역사는 코뮌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12세기 말, 13세기 초 아시시의 코뮌과 관련된 사건은 도시의 운명을 바꿔놓았다고 할 만큼 중요합니다. 코뮌의 역사는 중세의 사회상과 권력의 구도를 함축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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