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훌륭한 발표자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발표의 대가로 추앙받는 스티브 잡스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혹은 테드(Ted) 강연에 등장하는 연사들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으리라. 

실제로 경영자(특히 창업자) 중에는 훌륭한 발표자가 상당히 많다.

그들은 자사의 아이디어와 상품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리는 데 목매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자사의 아이디어와 상품이 어떤 미래를 가져오는가’라는 비전에 집중한다. 

그것이야말로 회사를 설립한 이유이자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강한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머릿속에 그린 행복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인생을 건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의 말에는 영혼이 살아 숨 쉬고 열정과 기백이 넘친다. 

훌륭한 경영자가 펼치는 발표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발표는 현대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자 비즈니스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줄 강력한 수단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발표 능력을 키우고자 제대로 된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생각하기에 배우기는커녕 ‘발표란 무엇인가’라는 기본 개념조차 올바르게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다.

당신은 이 물음에 어떤 답을 할 수 있는가? 

나는 발표에는 세 가지 목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발표는 이 세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어떠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발표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상품의 정보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앞으로 펼쳐질 ‘행복한 미래’를 제시하고, 더 나아가 ‘상품을 구매하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발표를 하는 것이다.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자가 회사로 돌아가 동료와 상사에게 “대단히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어”라고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할 정도가 아니라면, 계약 체결은 물 건너간 것과 다름없다.

그렇다. 발표는 세 가지가 전부다.

당신이 지금껏 해온 발표는 세 가지 목표에 부합하는가. 혹시 정보를 전달하거나 상대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만 해오지는 않았는가. 

성공적인 발표를 수행해 원하는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제대로 된 목표를 가지고 발표 기술을 익혀야 한다.

나 역시 처음부터 훌륭하게 발표를 한 것은 아니다. 

내가 제공하는 상품 및 서비스가 고객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를 줄기차게 연구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발표 달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어떨까? 현재 나는 연간 200회가 넘는 강연과 발표를 소화하고 있으며 보다시피 발표 비법을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엔지니어로서 영업 현장에 동행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상사를 직접 만나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늘 그런 행운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거래처 담당자 앞에서 설명한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였다 해도 곧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그렇다. 우리 앞에는 임원들을 설득해 최종 결재를 받아낼 단계가 남아 있다. 이것은 세상 모든 영업, 기획, 개발 부서 직원들이 겪는 장애물이 아닐까. 

설령 자신이 담당자에게 행복한 미래를 눈에 보일 듯 전했다 해도 담당자가 회사로 돌아가 임원에게 그 내용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나 역시 이 문제를 깊이 연구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가 도달한 답은 ‘발표의 핵심 메시지를 만든다’는 접근법이었다.

발표 중 가장 본질적인 핵심을 귀에 쏙 들어오는 인상적인 단어 및 문장으로 축약하는 방법이다. 

최소한 그 메시지만큼은 발표를 듣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쉽도록 말이다. 이것이 내가 고안한 ‘핵심 메시지 만들기’다.

발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세 가지 요소를 다시 정리하겠다.

일명 ‘사와 마도카식’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발표 원칙을 세운 뒤로, 나는 발표를 전보다 능숙하게 수행하게 되었고, 회사 실적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 결과가 의장상 수상이었다고 생각한다.

발표 능력이 회사 안팎으로 입소문을 탄 후로 나는 전국을 오가며 연간 200회에 달하는 발표를 소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 파트너 기업, 고객 기업의 고위급 임원들, IT 전문가 집단 등 실로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주최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연단에 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이벤트에는 특별한 점이 있는데, 발표가 끝난 뒤 청중이 발표자의 점수와 순위를 매긴다는 것이다. 

발표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살 떨리는 평가표와 다름없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참가한 이벤트마다 1위에 올랐다. 다양한 청중들 앞에서 각기 다른 내용으로 발표를 했음에도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청중의 유형이나 발표 주제와 무관하게 오롯이 발표 자체로 평가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1위라는 결과보다 이 사실이 무엇보다 뿌듯했다.

회사에서도 이 점을 인정받아 사내에 ‘스피치 트레이닝 강좌’가 개설되었고, 지금껏 직원들에게 발표 노하우를 전수하는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당신도 분명 발표 능력을 향상시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가 있으리라. 

자신을 알리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현대 사회에서 스피치는 경쟁력을 키우는 절대적인 요소다.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해 상대의 결단 및 행동을 이끌어내는 발표 능력이야말로 모든 비즈니스 스킬의 근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발표 능력에 따라 비즈니스 인생이 좌우된다는 이야기다.

진정한 발표 능력을 습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변이 뛰어나고 자료 작성을 잘한다는 표면적인 접근법으로는 부족하다. 

‘발표란 무엇이며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이해부터 시작해서 정보 수집, 내용 구성, 자료 작성, 발표, 클로징 멘트, 질의응답에 이르기까지 발표의 모든 요소를 제대로 습득해야 한다.

발표 능력이란 결코 하루아침에 향상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여기에 있는 노하우를 하나씩 실천해나간다면 발표 결과는 놀라울 만큼 달라지고, 보다 풍요로운 비즈니스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발표 준비부터 실전에 이르는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섯 가지 요소를 성실히 마스터하면 당신은 발표 달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어떤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발표의 토대가 되는 ‘비전’과 ‘핵심’부터 시작해보자.

→ 스스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라.

→ 청중에게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고 싶은지 생각하라.

→ 청중에게 어떤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지 설득하라.

→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지는 메시지를 만들어라.

→ 발표의 여섯 가지 요소를 익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