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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등장 이후,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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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인식, 얼굴 인식 등의 인식 소프트웨어들은 범용 기계 학습(generalized machine learn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 이 기술은 인간이 자신의 눈을 이용하는 방법과 비슷하게 작동한다. 인간 뇌의 시각 영역은 망막에서 오는 정보를 여러 단계를 거쳐서 통합한다. 수평선과 수직선, 윤곽 등을 단계적으로 처리해 파악하는데 각 층은 하위층에서 오는 정보를 처리하여, 더 상위층으로 보낸다.


기계 학습의 기본 개념은 1980년대에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20년이 지난 뒤였다. 컴퓨터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뛴다는 무어의 법칙이 꾸준히 들어맞은 덕분에 컴퓨터의 처리 속도가 1,000배 더 빨라지면서였다. 컴퓨터는 ‘무지막지한’ 방법을 쓴다. 이를테면, 유럽 연합이 여러 언어로 내놓는 수백만 쪽에 달하는 문서들을 읽음으로써 번역하는 방법을 배운다. 컴퓨터는 결코 지겨워하지 않는다! 또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수백만 장을 분석하여 개, 고양이,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법을 배운다.


이 놀라운 발전을 이끌어온 것은 런던에 있는 기업 딥마인드다. (지금은 구글에 인수됐다.)

2016년 이세돌(인간)과 알파고(인공지능) 의 바둑 대결

출처YTN

2016년에 딥마인드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그 기업의 컴퓨터 알파고AlphaGo가 세계 바둑 대회 우승자인 한국의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이다. 알파고 컴퓨터는 엄청나게 많은 기보를 접하고 직접 바둑을 둠으로써 실력을 쌓았다. 알파고의 설계자들은 그 기계가 어떻게 판단을 내리는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2017년의 알파고제로AlphaGo Zero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실제 기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오로지 바둑의 규칙만 제공하고서 아예 처음부터 바둑을 새로 배우게 했는데, 하루 만에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경이로운 일이다. 이 성취를 기술한 과학 논문은 이런 말로 결론을 맺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수백만 번에 걸쳐 바둑을 둠으로써 지식을 축적해왔다. 그렇게 모은 지식의 정수는 정석, 격언, 책으로 요약됐다. 그런데 알파고제로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여 단 며칠 만에 이 바둑 지식의 상당수를 재발견했을 뿐 아니라, 이 가장 오래된 게임에 새로운 깨달음을 제공하는 창의적 전략들까지 내놓았다. 

인공지능은 엄청난 양의 자료를 분석하고, 복잡한 입력에 빠르게 반응하며, 그것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으로 사람보다 우위를 차지한다. 전력망이나 도시 교통망처럼 복잡한 연결망을 최적화하는 데 탁월하다. 구글은 자사에 구축된 대규모 데이터 농장data farm의 전력 관리를 기계에 넘겼더니 에너지가 40퍼센트 절감됐다고 주장했다. 


감지기, 음성 인식, 정보 검색 등의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몸을 능숙하게 움직이는 능력 역시 개선되고 있다. 로봇은 실제 체스판에서 말을 움직이거나, 신발 끈을 묶거나, 발톱을 깎는 일을 아직 어린아이보다 더 못한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핸들Handle이라는 좀 무섭게 보이는 로봇을 소개했다. 그보다 앞서 내놓은 네 발 달린 로봇 빅도그Big Dog의 후속판으로, 바퀴 달린 두 발로 움직이면서 뒤로 공중제비를 할 수 있을 만큼 민첩하다. 그러나 기계가 인간 체조 선수를 능가하려면 아직 멀었다. 아니,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원숭이나 다람쥐처럼 민첩하게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려면 아직 멀었다. 인간의 다재다능한 몸놀림을 모방하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도 있다. 알파고의 토대를 이루는 하드웨어는 수백 킬로와트의 전기를 사용한다. 반면 알파고의 대국 상대였던 이세돌의 뇌는 에너지 소비량이 약 30와트(전구 하나와 비슷한)에 불과하며, 바둑을 두면서도 여러 가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기계가 어떻게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정확히 아는 ‘운영자’ 같은 것은 없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있다면, 현재는 그 버그를 찾아내기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따라서 그 시스템의 결정이 개인에게 중대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면, 대중의 우려가 커질 것이다. 현재 우리는 수감 기간을 선고받거나, 수술 권고를 받거나, 신용 등급이 하락한다거나 할 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고, 항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이 전적으로 알고리듬에 맡겨진다면, 마뜩잖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균적으로 볼 때, 원래 그 일을 맡았던 사람보다 기계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도 그렇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통합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점점 더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 남들과의 상호작용, 건강, 금융 거래 등의 기록이 모두 클라우드cloud에 저장되어 거의 독점적인 다국적 기업을 통해 관리될 것이다.

그 자료는 타당한 이유로, 이를테면 의학 연구나 건강상의 위험을 경고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인터넷 기업들이 그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미 정부에서 기업으로 힘의 균형이 옮겨가고 있다. 사실 현재 고용주들은 가장 독재적이거나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전통적인 고용주보다 직원 한 명 한 명을 훨씬 더 세세히 감시할 수 있다. 그 밖의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식당이나 버스 안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낯선 사람이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내고 당신의 사생활을 침범한다면, 당신은 행복할까? 누군가가 올린 당신의 가짜 동영상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더는 시각 증거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면 또 어떨까?

지금 우리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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