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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할 때 아이가 느끼는 공포의 수준, 이 정도였어?

조회수 2019. 5. 23. 08: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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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길 바라는 게 부모마음

많은 부부들이 부부관계보다 자녀와의 관계에 더 공을 들입니다. 평소에는 책 한 권 읽지 않던 사람이 육아서를 사고,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아이 앞에서는 까꿍 하고 살가운 표정과 목소리를 내지요. 같이 놀아주고 책을 읽어주고 스킨십을 해주고…….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한 부모의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부관계는 어떤가요?

그 노력의 십분의 일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십분의 일이 뭡니까, 백분의 일도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이죠. 아이를 위한 물건은 끝도 없이 사면서 배우자를 기쁘게 하는 일에는 점점 인색해져갑니다. 아이에겐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배우자에게는 짜증과 화를 참지 못하죠. 


서로에게는 짜증내고 큰소리를 치면서 아이에게만 잘한다고 해서 이 아이가 괜찮을까요? 

부부관계에 자녀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말,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죠? 어찌 된 게 여전히 많은 부부들이 이 상식을 지키지 못하고 삽니다. 부부관계가 내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깊숙하게 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새겨두세요.


부부싸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녀의 심리적 건강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끼치며, 이후 자녀의 결혼생활뿐 아니라 전반적 삶의 질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요.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부부싸움 자체가 아동학대입니다. 때리고 굶기고 욕하는 것만을 아동학대라고 생각하지만 부부싸움을 목격하게 하는 것도 엄연한 아동학대입니다. 아이의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모든 일이 학대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아동학대 정의도 이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의 양육에 책임 있는, 아이가 신뢰하는 또는 아이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권력적 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동에게 실재적이거나 잠재적인 해를 주는 모든 행위로, ‘UN의 아동권리(자신의 신체적·정서적·영적·윤리적·사회적 발달에 적절하고 합당한 삶을 살 권한이 있다)’에 저해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부부는 싸우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잘 지낼 수도 있지만 아이는 그렇지 못합니다.


부모의 싸움으로 말미암아 아이가 느끼는 공포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에요. 트라우마 수준이죠. 자신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세상의 전부인 부모가 싸우기 시작하면 아이는 온 세상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공포심을 느끼거든요. 생후 6개월 정도면 이미 주변 분위기나 큰 소리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신체적으로 변화를 나타냅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미네소타대학교, 노터데임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다르면, 부부가 전화로 싸우는 모습을 본 아이의 소변을 검사해봤더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뉴욕 로체스터 메디컬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5~10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자녀들이 병에 걸릴 확률이 36%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또 다른 문제는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운다고 믿기 때문이죠. 특히 5세 이하의 아이는 싸움의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자기 탓으로 여기고 본능적으로 죄책감을 갖습니다. 죄책감뿐이 아닙니다. 싸우는 부모 옆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무기력과 불안, 슬픔, 분노, 우울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에 빠지게 되죠.


무엇보다 그것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이 가장 심각합니다. 부부갈등은 자식의 결혼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프랑스 국립 건강의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싸움을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아이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4배, 미래에 자신도 부부끼리 폭력을 행사할 확률이 3배, 자기 아이를 학대할 확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부부의 문제는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들의 결혼과 인생 전체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셈입니다.


부득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면 ? 

그러니 싸울 때 싸우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절대로 싸우지 마세요. 부득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 싸움이 아이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줘야 합니다. 


생각하는 바가 달라서 싸우긴 했지만 서로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화해하는 의미로 포옹하거나 뽀뽀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세요. 부부싸움은 에너지가 듭니다. 그러나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아이에게 다시 신뢰와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그보다 몇십 배의 노력이 든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내 아이가 행복하길 원한다면? 

육아법보다 부부관계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야 합니다. 소중한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여러분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좋은 엄마 아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부부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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