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직접 밝힌 3가지 성장 비결

조회수 2018. 12. 10. 11: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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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의 성장 비결은 의류산업이라는 좁을 길을 똑바로 걸어왔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2003년 이후 15년 연속 성장했다. 매출이 그사이 7배가 됐다. 유니클로는 과거 일본에서 사양산업이라 불렸던 의류업으로 아시아 최대, 세계 3위 의류 브랜드를 일궜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나와의 인터뷰에서 의류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했다.


회장의 전략은 크게 ① 라이프웨어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 강화, ② 강력한 협업 모델을 통한 차별화, ③ 제조 소매업에서 정보 제조소매업으로 변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의류산업에서 1등이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요소들이다.


① 라이프웨어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 강화

출처: 유니클로 홈페이지
유니클로 신사점 외관

야나이 회장에게 유니클로가 강조하는 ’라이프웨어’라는 개념이 왜 중요한지, 또 유니클로는 스페인의 자라ZARA나 스웨덴의 H&M과 어떻게 다른지도 물어봤다. SPA 업계에서는 자라가 1위, H&M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라는 젊은이들의 패션 유행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뒤 이를 반영한 신제품을 2주 안에 세계 매장에 진열하는 초고속 전략으로 유명하다.


“자라와 ‘같은 길’을 가면 자라한테 절대 이길 수 없다. 유니클로는 국적・연령・직업・성별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옷을 추구한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도구, 즉 ’라이프웨어’다. 이런 라이프웨어를 세계의 누구나 어디서든 비싸지 않은 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패션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라나 H&M처럼 유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각각의 옷에 관해 그 시즌의 패션 경향을 확실하게 잡아서 기본 상품에 그 경향을 집어넣는 게 우리 방식이다. 단순한 것일수록 완성도 높은 상품을 만들기가 어렵다.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거듭해 올해보다 내년, 후년의 상품이 더 좋아져서 고객이 다음에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때그때의 패션성만 너무 강조하고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식이 되어버린다면 조직 역량이 축적되지 않을 것이다.”


Q 그런 의미에서 도레이 등 소재 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했던 것인가?

A 그렇다. 라이프웨어의 실현을 위해서는 소재 개발부터 생산공법, 물류, 상품의 판매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도레이와의 ‘원 컴퍼니(하나의 회사)’ 개념이다. 실제로 도레이 직원이 유니클로에 와서 상품 기획을 하고, 유니클로 직원이 도레이 공장에 가서 공정을 협의한다. 우리는 (자라와 똑같은) 패스트패션 회사가 아니다. 시즌이 지나도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한다. (요즘 패스트패션의 특징 중 하나인) 한 번 입고 쉽게 버리는 옷은 만들지 않는다.


Q 유니클로가 강조하는 테크놀러지는 소비자에게 어떤 이득으로 연결될까?

A 소재부터 바꾸지 않는 이상 고객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사람들이 옷에 기대하는 점이 디자인・색깔 등 표면적인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말 옷 본연의 무언가를 바꾸려면 소재부터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얻어진 고품질의 옷이 소비자에게 실제적인 이득이 된다.


Q 그렇다 해도 밀레니얼 세대는 개성이나 자기만의 가치를 중시하니, 이들을 위해 패션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A 복장이란 옷의 조합이다. 개성은 옷 자체가 아니라 옷의 조합에서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이 점이 다를 건 없다. 물론 고객의 생활에 맞춰 옷의 내용은 변해갈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가 만드는 옷도 바뀌어갈 것이다. 유니클로는 자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지 않으며, 특히 옷의 품질을 좌우하는 소재 분야를 포함해 기술력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② 경쟁사가 추격하기 어려운 협업 모델

출처: 유니클로 홈페이지

야나이 회장은 도레이와의 협업 관계를 ‘원 컴퍼니’라 표현했다. “양사가원 컴퍼니로서 기존 상식을 바꾸는 옷을 계속 만들어 세계인에게 새로운 즐거움, 편리함,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했다. “한국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옛날엔 일본이 세계 최대 섬유 수출국이었다. 그 기술에서 시작해 여러 기술로 바뀐 것이다. 도요타는 도요타보쇼쿠紡織라는 자동직기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동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전기차・연료전지차・인공지능까지 개발하는 회사가 됐다. 도레이도 도요東洋레이온이라는 합성섬유 제조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보잉의 신형 여객기에 탄소 재료를 납품하고 바이오와 의료산업에까지 진출한 첨단 화학소재 회사가 됐다. 연구・개발 이력이 몇십 년씩 이어져서 쌓이고 쌓여 지금의 기술력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도레이를 처음 찾아간 것도 유니클로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도레이・유니클로 협력의 강점뿐 아니라 유니클로의 미래에 대한 얘기이기도 했다. 2018년은 기능성 내의 ‘히트텍’ 공동 개발로부터 15년, 양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야나이 회장은 “단순히 기업 간 거래 관계가 아니라, 실제 소재부터 최종적인 니즈까지 양사가 ‘하나’가 되어 추구해왔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뜻 깊다”라면서 “앞으로도 세상을 바꿔나갈 새로운 제품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니클로의 협력 파트너는 도레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획・생산・물류・판매 전반에 걸쳐 있는 강력한 파트너십은 경쟁사가 갖추기 어려운 유니클로만의 강점이다. 물론 옷 품질을 좌우하는 원재료의 개발・생산에서는 도레이가 주력 파트너다. 이를 통해 히트텍 외에도 에어리즘・울트라라이트다운・드라이EX・감탄팬츠 등 고기능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야나이 회장은 “히트텍은 누적 10억 개가 팔렸는데, 제품을 이어붙이면 지구를 17바퀴 반 도는 길이이고 지금도 연간 1억 개씩 팔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나이 회장은 기술뿐 아니라 패션을 위한 협업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크리스토프 르메르, 이네스 드 라프레상주, 앤더슨, 하나 타지마 등 세계에서 패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과 함께 상품을 만들고 있다”라고 했다. 특히 하나 타지마가 유니클로와 협업한 히잡(이슬람식 여성용 두건)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특별전에 전시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③ 제조 소매업에서 정보 제조 소매업으로

중국의 유니클로 매장

유니클로의 역사는 관행을 파괴하면서 새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끊임없이 단련시키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최근 온라인 업체의 의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업계가 격변하면서 또 한 번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는 지금까지 상품을 기획・제조・판매하는 제조 소매 기업이었지만, 앞으로는 정보를 상품화하는 새로운 업의 형태, 즉 정보 제조 소매 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니클로의 인터넷 판매 비율을 현재 6%에서 30%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했다.


Q 지금 유니클로의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아마존은 어떻게 생각하나?

A 먼저 생각할 게 있다. 고객 지갑에 있는 돈은 무엇으로든 바뀔 수 있다. 옷이 될 수도 있고 책, 여행 체험,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이 유니클로의 경쟁 상대다. 그런 상품과 비교할 때 더 매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의류 업계도 ‘이종격투기장’ 처럼 변해가고 있다. H&M・자라・갭 같은 업체만 경쟁 상대인 줄 알았는데, 이게 급격히 바뀌고 있다. 스포츠웨어나 캐주얼웨어의 간격이 거의 없어져서 나이키・아디다스와도 경쟁하게 됐다. 아마존도 의류산업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종격투기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과거엔 예상도 못 했던 여러 업체가 여러 가지 것을 갖고 나와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 같은 하이테크 기업은 뛰어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이기도하다. 유니클로도 아마존 서비스를 쓴다. 아마존이 커진다 해도 세상 사람들이 아마존이 파는 옷만 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상생은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도 유니클로는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Q 유니클로는 최근 ‘Made for All’이라는 기존 방향 외에 새롭게 ‘Made for You’를 제시했다.

A 그렇다. 인터넷・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이 주문한 조건에 부합하는 맞춤형 물건을 매장에서 사는 것과 같은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야나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장래에 최종적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했지만, 이미 유니클로는 관련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Q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죽기 전까지 달성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A 회사가 지속되는 이상, 내게 최종적인 목표나 계획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미래를 향해 계속 달려나가는 것만 생각한다. 경영자로서 목표와 방향성을 빈틈없이 결정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하다.


Q 지금 가장 고민하는 것은?

A 매일매일 힘든 점뿐이라 한 가지만 고르기 어렵다. (웃음) 각 나라에서 이런 일 저런 일,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난다. 세계 곳곳의 법률이나 생활 관습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의 직원 한 명 한 명이 일을 더 잘 해내도록 하기 위해 어떤 인사 제도와 운영법을 쓰면 좋을지가 무척 고민이다. 하나만 꼽으라면 이것이다.


Q 회장님에게 경영이란 무엇인가.

A ‘사람들을 어떻게 회사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할 것인가’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사람들의 장래도 생각해야 한다. 팀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잘 짜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야나이 회장을 만나보고 느낀 것은 그가 다른 일이 아닌 오직 의류 사업을 잘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우물이라고 해서 의류 자체만을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업을 키워나가다 보면 그 사업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생긴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사양산업이라 불렸던 섬유・의류산업에서 아시아 1위가 됐고, 이제 세계 1위를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의류하나로 최정상이 되겠다고 마음먹고, 그 좁은 길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달려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14년간 일본을 포함해 세계의 많은 성공 기업을 취재하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한 회사에만 적용되는 마법과 같은 성공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에는 특정 기업의 성공 방식을 말하는 원포인트 레슨은 없지만, 손정의 회장(소프트 뱅크), 야나이 다다시 회장(유니클로)의 심층 인터뷰와 함께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른 초격차 기업의 13곳을 전격 분석합니다.

산업 구조적 한계를 뚫고 끝까지 살아남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초격차 기업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이 책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저자 최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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