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을 회복하는 4단계 화해의 기술

조회수 2018. 11. 15. 09: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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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회복력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느냐는 꼬이고 꼬인 갈등을 얼마나 풀어봤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없을 수 있을까? 싸움을 하지 않는 커플은 좋은 관계일까? 사실 갈등이나 싸움이 없다는 것은 그 관계가 친밀하지 않다는 의미다.


인간관계는 가까워질수록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갈등이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 하는 ‘친밀함의 수업료’ 같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회복break-repair’의 경험이다. 갈등을 풀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늘 승패를 가르려 들거나, 갈등을 피하기에 급급하다가 결국 관계 단절로 이어지고 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의 갈등을 회복하는 화해의 기술’이다.

바운더리* 건강한 이들은 작은 싸움을 확대시키지 않는다. 싸우고 난 뒤라도 각자의 역할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 싸우고 난 뒤에 그들만이 통하는 은밀한 화해의 제스처가 있다. 

*바운더리란?
인간관계에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해주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의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다. 자아의 진짜 모습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바운더리라는 형태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평소와는 달리 배우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온다거나 상대가 좋아할 만한 집안일을 하는 등 갈등을 풀어가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제스처는 별일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다독거리고 차분히 대화를 하자는 의미다. 이들은 갈등을 서로의 입장 차이와 불분명한 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갈등과 충돌이 벌어졌는지를 좀 더 이야기하려 하고 들어보려고 한다. 이들이 갈등회복력이 높은 이유는 대화 가운데 ‘회복대화repair talk’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싸우고 난 뒤에도 회복대화를 써서 감정을 추스르고 관계를 복원한다. 

이러한 회복대화는 크게 네 종류의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1. 상대의 안부를 묻는 언어
- “잘 잤어?” “뭐 좀 먹었어?” -

첫째, “잘 잤어?” “뭐 좀 먹었어?”와 같은 상대의 안부를 묻는 언어다.

이들은 싸우고 난 뒤에도 상대의 안부를 묻는 짧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갈등을 풀 토대를 만든다. 회복의 토대가 만들어지면 상대의 마음상태에 관심을 갖는다. 

2.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는 언어
- “(마음이) 어때?” “(마음이) 괜찮아?” -

둘째, “(마음이) 어때?” “(마음이) 괜찮아?” “아직도 속상해?”와 같이 상대의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는 언어다.

상대의 지금 마음이 어떻고 왜 마음이 상했는지를 알고 싶다는 관심의 표현이다. 

3.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언어
- “그랬구나” “그랬겠네” -

셋째, “그랬구나” “그랬겠네”와 같이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언어다.

상대가 무엇 때문에 마음이 상했고 지금 마음이 어떤지를 이야기하면 이들은 그 마음을 알아준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미안함을 느낀다면 “미안해”라고 사과한다. 

4. 실천을 표현하는 언어
- “함께해. 부탁해. 노력할게" -

넷째, “함께해. 부탁해. 노력할게” 등 실천을 표현하는 언어다.

속상한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또는 두 사람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그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회복대화는 손상된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연결의 대화’다. 연결의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처럼 관계를 이어주는 옥시토신 대화인 셈이다. 물론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물 흐르듯 갈등이 풀어지는 관계란 현실에 없다. 1단계에서 그냥 문제를 덮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낼 수도 있고, 좀 더 풀어보려고 3단계까지 갔다가 다시 말도 안 하는 상태로 틀어져버릴 수도 있다.


갈등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누가 맞고 틀리느냐를 따지기보다 ‘연결’을 더 중시해야 한다. 

갈등회복력이 높은 사람들은 ‘존이구동尊異求同’의 자세가 되어 있다. ‘서로 차이를 존중하되 공통점을 찾아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그것이 바로 상생의 자세다. 그에 비해 갈등회복력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차이점만 보고 나쁜 점만 발견하려고 한다.


바운더리가 건강한 이들은 서로 견해가 다른 사안에 대해 필요 이상 자기 주장을 하지 않는다. 내 생각은 이렇지만 당신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며 상대성을 인정한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사실관계와 시시비비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다. 상대와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를 표현하려고 하고 들어주려고 한다. 이 역시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이러한 갈등회복력은 개인적인 인간관계뿐 아니라 회사나 조직 내의 인간관계에서도 똑같이 힘을 발휘한다.

1. 가까운 인간관계에서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2. 갈등을 일방적으로 상대의 인격 문제라기보다 어떤 관계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소통방식, 관점, 문화의 차이 등 쌍방적인 문제로 본다.

3. 갈등을 풀어냄으로써 더 깊은 인간관계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

4. 감정적으로 폭발하거나 서둘러 사과하거나 달래기보다 왜 갈등이 생겼는지 이해하려고 한다.

5. 시시비비나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서로의 감정과 좌절된 욕구에 주목한다.

6. 자신의 실수나 잘못일 경우 반성하고 구체적으로 사과할 줄 안다.

7. 상대에게 잘못을 시인하게 하거나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다.

8. 다툼 뒤에 ‘회복대화’를 이어감으로써 갈등을 풀려고 노력한다.

9.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 표현할 줄 안다.

10. 갈등 상황에서도 상대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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