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여행 일기

조회수 2018. 10. 29. 14: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별그대'의 도민준이 사랑한 그곳

'별그대'의 도민준이 사랑한 메마른 땅,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여행 일기

아타카마 사막 세 가지 투어

1. 간헐천 투어 :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헐천! 해발 약 4500m 고지대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간헐천을 구경하고 온천도 즐겼어요♥

2. 달의 계곡 투어 : 나사(NASA)도 탐사로봇을 미리 실험하는 곳! 달을 쏙 빼닮은 황량한 땅

3. Salar de Tara 투어
건조해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핑크핑크 예쁜 소금호수와 플라밍고! 경이로운 자연은 덤(>_<)
칠레로 넘어가는 국경소에는 그날의 자외선지수를 표기하는 안내판이 있다.
11+, 매우 높음 단계에서 최고치인 10을 훌쩍 뛰어넘는 따가운 땡볕.

건조한 사막기후라 우리나라의 여름처럼 푹푹 찌는 더위는 아니지만, 작열하는 사막의 태양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
내리꽂는 뜨거움이란^^….
짐 검사 받으려고 잠깐 햇볕에 놓아둔 암녹색 캐리어가 그새 달궈져서 뜨거웠다.

지루한 대기시간은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과 어설픈 대화를 하며 보냈다.

개인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여권 내지를 구경하는 건 색다른 재미였다.
휴가철이 아니어서 어딜 가도 방이 있겠거니 했는데 싼 곳은 역시 솔드아웃! 고생 좀 했다.

심지어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마을은 경사도 심하고 도로며 인도며 울퉁불퉁한 흙과 돌로 이뤄진 길이 대다수라 캐리어 끌기 최악의 환경이었다.

진짜… 돌이켜봐도 너무 더웠다. 결국 와이파이 되는 식당을 가서 온라인으로 방 남은 곳을 찾았다(^^) 국경선만 넘었을 뿐인데 물가가 수십 배로 뛰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먼지 뒤집어쓴 몸부터 씻었다. 피로도 풀 겸 해먹으로 놀다가 내일과 모레 할 아타카마 투어를 구하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녔다.

정오 즈음엔 최악의 햇볕 아래 안 끌리는 20kg 캐리어를 억지로 들고 오르막 오르려니 당연히 마을이 끔찍하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해 저물어가니까 황홀하도록 아름답더라.

투어사 3곳 정도를 다니며 가격과 구성을 비교했고, 3가지 투어를 신청했다.
여행사 직원분은 솜브라(게임 '오버워치'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를 닮았었다.

내가 워낙 닉(영화 '주토피아' 캐릭터)을 좋아하는지라 지갑과 신고 있는 슬리퍼에닉이 그려져 있었는데, 내게 캐릭터를 좋아하냐고 물어왔다.

자기도 좋아한다고, 그래서 캐릭터 천국인 지구 반대편의 일본을 가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했다.

난 지구 반대편 남미에 오는 게 소원이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담요 두르고 호달달 떨면서 새벽 5시, 해도 뜨기 전에 숙소를 나섰다.

이른 시간에 투어를 시작하는 이유는 지하와 지상의 온도 차가 커야 활동적이라서!

아타카마 사막의 새벽은 너무너~무 춥다. 간헐천은 높은 지대에 있어서 더 추웠다.

어제 낮에 나시 입고도 땀 뻘뻘 흘리며 캐리어 끈 게 무색한 추위였다. 도착하니 서서히 해가 뜨기 시작했다. 뽀글뽀글 간헐천이 눈에 들어왔다.
간헐천에서 내려오는 길, 남미의 동물인 라마(Llama) 고기도 먹고 호수를 둘러싼 플라밍고 떼나 근처의 사적지도 봤다.

건조한 사막의 날씨 덕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운이 좋아 라마와 알파카보다 보기 어려운 '비쿠냐'도 봤다.

황갈색의 짧은 털이 특징인 비쿠냐는 낙타과 동물 중 가장 작은 동물이다. 남미 특정 나라의 해발 5,000m 이상의 고지에만 서식한다.
사막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하라 사막처럼 거대한 모래더미만 생각할 텐데, 비 한 방울 안 내리는 건조한 풍경은 지구 밖 달 그 자체.

나사에서도 화성으로 보낼 로봇을 테스트할 때 아타카마 사막에서 시험한다더라.
삭막하고 황량한, 달을 닮은 굴곡진 대지에서 달의 계곡에 들어섬을 느꼈다.
지구에서 통 보기 힘든 이질적인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생명의 흔적이 없는 죽음의 땅.
덜 풍화된 바위들과 모래만 가득한 꼭 달을 닮은 곳.
달의 계곡은 비가 내리지 않아 오래 흔적이 남기 때문에 가능한 곳을 제외하곤 출입 제한을 한단다.

그런데 글쎄, 계곡 꼭대기에서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갔다! 2m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걸 못 집고 두고 왔다.

가이드가 위로하면서 "이제 네 모자는 달의 계곡에서 지구의 멸망까지 함께할 거야, 그 자리 그대로 영원히.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니?" 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석양과 함께한 달의 계곡은 몇 곱절로 아름다웠다.
내려앉은 노을에 달의 표면을 빼닮은 바위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몇 년 전 유행했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 주인공 기억하는지?

외계인 도민준이 가장 좋아하던 곳은 별이 가장 잘 보인다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처음 남미여행 일정을 짤 때 아타카마를 무조건 넣은 이유는 별 덕후이기 때문.

원래도 밤하늘 보며 별자리 TMI 대방출 하는 사람이라 별 투어를 기대했는데…
그 날따라 흘러들어온 구름으로 천체 관측이 어렵다고 판단해 별 투어가 취소됐다.
투어 캔슬이 되고서 투어사를 나왔는데… 완전 별 잘 보이는데요? (광광 울었다) 아쉬운 대로 우리끼리 보기로 했다. 별을 감상하기 전, 칠레 하면 또 와인이 아니겠나! 와인을 마시며 보자고 결정했다.

\8평 남짓한 작은 가게마다 궤짝이나 창고같이 온갖 종류 와인으로 가득 차 있는 게 너무 신기했다. 1도 모르는 '와알못'이라 생존형 야매 스페인어와 되지도않는 손짓, 발짓으로 추천을 받았다. 레꼬미엔도 비뇨 둘쎄?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가장 어두운 곳을 알려달라고 한 뒤 은하수가 가장 잘 보인다는 새벽 4시에 눈 부비고 일어났다. 길을 따라 마을 북쪽에 있는 공터에 갔다.

흙바닥에 앉아 밤하늘을 안주 삼으며 크래커에 와인 하나씩 들고 보냈던 시간.
돌아올 때는 멀리서 미적미적 해가 뜨고 있었다.
사진은 막 떠날 무렵 숙소에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아타카마의 밤하늘.
Salar de Tara 투어. 한국 분들이 많이 안 해서인지 유명 포털사이트에도 후기가 별로 없었지만, 투어사에서 보여준 몇 장의 사진으로 흔쾌히 결정한 투어다.

재미없으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 결론은 최고의 투어였다! 나만 알아야지 ^^;;
(전날에 이어 새벽 추위에 벌벌 떨었다.
고원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의 아침 추위는 어쩔 수 없다.)
비가 내리질 않으니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건 봐도 봐도 신기하다.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땅엔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친구는 고산병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나는 고산병이 좀 있는 편이었다.

마을이 있는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도 낮은 지대가 아닌데 (해발 2500미터 정도)
투어를 하는 '살라르 데 타라'는 더 높은 곳에서 진행됐다. (해발 3800~4000…)
고산병을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100m, 200m 차이가 정말 크다. 쿠스코 비니쿤카

(해발 5000미터)에서 겪고 다시는 만날 일 없었던 고산병 오랜만에 재발~ㅠ_ㅠ
첨엔 너무 힘들어서 병든 닭처럼 다녔는데
원대하고 아름다운 대자연 앞에선 발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 고산병 극복은 내려가는 거 아니면 적응이 유일한 약이다.)
지대 낮은 데로 내려와서는 언제 있었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고산병이다. 덕분에 Salar de Tara, 아름다운 소금호수와 노니는 핑크 플라밍고를 감상하며 점심으로 참치 토르티야를 옴뇸뇸 맛있게 먹었다 ^^♥

아르헨티나 악마의 목구멍! 이과수 폭포 이야기도 To Be Continu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