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산책을 하면 생기는 놀라운 효과

조회수 2018. 11. 1.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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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누구나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정도는 해볼 수 있다. 미야자키 요시후미는 누구보다 제대로 산림욕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도쿄 외곽 치바대학교의 자연인류학자인 그는 인간이 자연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자연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지만 우리가 그런 사실을 늘 인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인간의 신경계가 진화해온 세계와 현재 신경계가 속한 세계 사이의 간극이 점점 넓어지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미야자키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진화의 역사에서 99.9퍼센트의 시간을 자연에서 살았다. 인간의 생리적 기능은 여전히 자연에 맞춰져 있다. 일상의 생체리듬이 환경의 리듬과 조화를 이룬다면 편안해질 것이다.

미야자키는 인간의 생리 기능이 다양한 거주지에 반응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2004년 이후에 발표된 숲에 관한 연구 주제 수백 가지를 검토했다. 미야자키와 치바대학교의 이주영은 숲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면 도시에서 걸을 때보다 코르티솔(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 수준이 12퍼센트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뿐이 아니다. 교감신경계활동이 7퍼센트 감소하고 혈압이 1.4퍼센트 떨어지고 심박동수가 6퍼센트 감소했다. 참가자들은 심리 검사에서 기분이 좋아지고 불안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에 요구되는 갖가지 일과 지속적으로 주어지는 자극은 싸움-도주 반응을 관장하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 자극하고 또 자극해서 우리는 결국 지친다.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연구의 역사에서 코르티솔 수준과 혈압이 만성적으로 높은 사람은 심장병, 대사장애, 치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서는 도시생활에서 일정하게 주어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변형되어 조현병, 불안증, 기분장애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의과대학교의 면역학자인 리칭은 자연이 기분과 스트레스에 끼치는 영향이 면역계로 나타나는 현상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우리 몸을 병원균으로부터 지켜주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연구한다. NK세포는 일종의 백혈구로서 종양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스스로 파괴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서 인체에 매우 유용하다. 스트레스, 노화, 살충제 같은 요인이 일시적으로 NK세포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는 오래됐다. 리칭은 이런 의문을 품었다. 스트레스를 줄이면 NK세포가 증가해서 감염이나 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답을 알아내기 위해 리칭은 2008년 도쿄의 중년 사업가들을 숲으로 불렀다. 참가자들은 사흘간 매일 아침 두 시간씩 산길을 걸었다. 마지막 혈액검사에서 참가자들은 NK세포가 40퍼센트 증가했다. 게다가 증가한 상태가 7일간 지속됐다. 한 달이 지난 뒤에도 NK세포 수준이 처음보다 15퍼센트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도시를 산책한 경우에는 NK세포 수준에 변화가 없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 도시공원에서 한 시간 산책해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봤다. 누구나 일주일에 사흘씩 숲에 가서 산책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연구 결과,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도 도시공원에서 산책해도 면역수치가 높아졌다.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리칭은 나무를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흔히 좋은 나무 냄새 또는 피톤치드라고 부르는 ‘향기로운 휘발물질’로 인해 NK세포가 증가했는지 알아보려 했다. 상록수를 비롯한 각종 나무에서는 테르펜, 피넨, 리모넨과 함께 여러 가지 정유(精油)가 나온다. 연구자들은 시골에서 피톤치드 수백 가지 이상을 검출했지만 도시에서는 공원 바로 위를 빼고는 공기 중에서 한 가지도 검출하지 못했다.


리칭은 피톤치드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 열세 명을 사흘간 밤마다 호텔 방에 가뒀다. 그러고는 어떤 방에는 일본에서 많이 나는 편백나무 추출 정유를 가습기로 뿌렸고, 다른 방에는 아무것도 뿌리지 않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편백나무 방에서 잔 사람들은 그 방에 머무는 동안 NK세포가 20퍼센트 증가했고, 피로가 풀린다고 보고했다. 통제집단에서는 아무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상록수 향기(자동차 방향제가 아닌)가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하면 감상적인 소리로 들리고 믿기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리칭은 세균 배양 접시에 담아둔 NK세포를 피톤치드에 노출시켜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NK세포가 증가하면서 그라눌리신, 그란자임A와 B, 퍼포린처럼 암세포의 자가파괴를 유도하는 항암 단백질과 단백질 분해효소도 증가했다. 향기 분자에서 마법이 일어난 건지 아니면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해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리칭은 이런 통찰을 일상에서도 실천한다. “실제로 저는 겨울에는 밤마다 방에 가습기로 편백나무 정유를 퍼트립니다!” 정유는 직접 추출하지 않아도 건강 제품을 파는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추천해주실 거 없나요?” 바가지 머리를 한 중년의 리칭에게 물었다.


같은 질문을 숱하게 받아봤을 것이다. 그에게는 간단한 목록이 있었다. 

휴가를 내면 도시 말고 자연으로 나가세요. 한 달에 한 번은 주말에 자연으로 나가세요.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공원에 가세요. 정원을 가꾸는 것도 좋습니다. 도시에서는 나무 아래로 걸으세요. 조용한 곳으로 가세요. 물가도 좋습니다.

그 조언을 받은 뒤로 워싱턴 D.C.에서 나의 아침 산책이 다르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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