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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콘텐츠 경쟁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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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도안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의 수장이자 상징인 인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퀼트 전문가다.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 '메인 샵'

출처Missouri Star Quilt Company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 출발점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 위기가 닥치자 제니의 아들 과 딸 세라부모님의 노후 자금을 고민하다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머니가 취미 생활을 계속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지역 내에서 작은 사업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 사람은 3만 6,000달러 대출을 받아 퀼트 기계를 구매했다. 기계를 들여놓을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2만 4,000달러를 추가로 빌려 오래된 자동차 전시장을 매입했고,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를 세웠다.


처음에는 사업이 잘 안됐다.


몇 달 후 알이 어머니에게 마케팅을 제안했다. 퀼팅을 가르치는 튜토리얼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그러자꾸나. 그런데 튜토리얼이 뭐니?

제니가 대답했다. 


그때만 해도 제니는 유튜브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알의 도움으로 그녀는 온라인 영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초기 영상들은 제니가 퀼트의 기초를 알려주는 단순 튜토리얼 콘텐츠에 지나지 않았다. 영상은 흔들렸고 제니의 손주들이 노는 소리가 배경음악이 됐다.


하지만 레슨 영상이 쌓여갈수록 제니의 실제 모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제니는 한결같이 활짝 웃는 모습으로 레슨을 시작했다. 제니의 따뜻한 성품과 지식이 돋보였다. 천을 자르고 바느질하는 방법을 설명할 때는 분명하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전달했다. 그녀는 작업 중간중간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주의를 줬다. 


하루는 영상에서 사용한 천을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출처©Missouri Star Quilt Company

아, 천은 팔지 않아요.

그녀는 상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 침대 아래 놓인 보관함에 17년이나 있던 거라서요. 저는 그냥 퀼트 하는 방법만 알려주고 있어요.

출처Missouri Star Quilt Company

그러나 이 전화는 자신의 방침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퀼트 가게가 점차 성장해나가자 이내 원단도 들여놓기 시작했다. 가족 중 누구의 월급에도 기대지 않고 첫해에 대출금을 모두 갚을 만큼 수익을 냈다.


제니의 동영상은 여러 나라와 세대에 골고루 분포된 열정적인 시청자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제니의 동영상을 보고, 온라인 상점을 통해 원단을 구매했다. 미주리스타퀼트는 창업한 지 3년이 되던 해 연말을 기준으로 매출 100만 달러를 넘겼다.


제니의 가족은 건물을 매입해 직접 단장한 후, 재고가 가장 많았던 19세기 남북전쟁 시기와 20세기 초의 원단만 취급하는 가게를 열었다. 이미 운영 중인 두 곳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원단 물품이 늘어나자 시즌 상품 전문 가게를 새로 시작했다. 이후에도 꽃무늬 원단, 현대풍의 원단만 판매하는 전문점을 따로 열고, 재봉틀 및 관련 물품만 다루는 가게를 한 곳 더 열었다.


2016년 방문했을 당시 미주리스타퀼트는 해밀턴의 중심부인 노스 데이비스 거리에서 17개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1,800명 인구의 마을에서 미주리스타퀼트에 다니는 직원들만 400명이 넘고, 이 중 다섯 명의 건설 인부는 해밀턴에 더 많은 상점을 짓기 위해 정직원으로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카운티 내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둔 기업이자 퀼트 원단 기업 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주리스타퀼트는 하루 평균 5,000건, 연평균 약 200만 건에 달하는 주문을 처리한다. 갑자기 방문하는 고객들이 여전히 있지만 대부분 예약제 패키지로 방문하며, 퀼팅 애호가들을 태운 버스가 거의 매일같이 해밀턴으로 들어선다.


2015년에만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을을 방문했는데, 유튜브 구독자 수가 40만 명임을 고려할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미주리스타퀼트는 아직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죠.”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 대표 '제니 도안'

출처Missouri Star Quilt Company

퀼팅 인구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죠. 퀼트 작품은 완벽해야 한다는 엘리트주의가 좀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완벽보단 완성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잘하지 못해도 괜찮고, 오늘 한 시간 동안 바느질을 했다면 그게 다 연습인 셈이죠. 한 시간 더 경험을 쌓은 덕분에 내 일은 나아져 있을 테니까요. 제가 퀼트를 하는 이유는 완벽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어서거든요.


제니는 퀼트라는 하나의 수공예 기술을 대중화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음 둘 곳이 없는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는 튜토리얼 영상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점차 커뮤니티를 확장해 나갔다. 피어싱과 타투를 한 젊은 세대부터 온라인은 괜찮지만 실제 가게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남성들까지, 퀼트 문화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들을 커뮤니티로 이끌었다. 제니는 초기에 장애인들에게서 받았던 편지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휠체어 때문에 자유롭게 외출할 수 없어 의기소침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유튜브로 퀼트를 배우면서 행복감을 되찾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곤 했다는 것이다. 

천 조각을 잇는 방법을 알려준 것뿐인데,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주었다니 너무나 놀랍지 않은가요?

-제니 도안-

제니는 매주 제작하는 튜토리얼 영상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강연회를 열어 가르치고 있다.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강연회에는 수백 명의 유료 관객이 모이고, 행사를 마친 후에도 제니를 직접 만나기 위해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틈새 시장' 찾기

한 사람의 열정이 이렇듯 수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제니의 성공담은 주목할 만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영상의 막강한 영향력 가운데 하나를 증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든 누군가의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 말이다.


초기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모여 괴팍하게까지 느껴지는 플랫폼이었다. 유튜브 메인 화면에 어떤 영상이 올라오게 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고, 덕분에 우연한 재미를 발견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여느 생태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은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했고, 사람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나섰다. 스포츠, 음악, 영화 등 몇몇 카테고리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콘텐츠는 비누 공예, 비행기 조종석에서 내려다본 경관, 벽난로에서 들리는 평온한 소리처럼 주제가 굉장히 좁고 구체적이다. 유튜브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카테고리 가지와 사람들의 시청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의 종류가 너무나도 방대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박사 논문의 주제를 유튜브 안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고도로 특화된 틈새 채널은 인간의 난해하고도 신비로운 본성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상상력만큼이나 다채로우며,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은 어떤 규칙성이나 논리가 없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과 유통이 가능한 온라인 영상 환경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열정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 기회가 주어진다. 15억 명에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 안에선 대중성이 낮은 콘텐츠라도 실제로는 꽤 큰 시청자층을 사로잡을 수 있다.


유튜브가 진화함에 따라 우리는 ‘당신의 모습을 방송하세요’ 시대에서 ‘당신의 채널을 찾으세요Channel yourself’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시청하면 된다. 사용자의 시청기록을 해석하고 관심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이 발전하고 유튜브 내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사용자에게는 각기 다른, 완벽히 개인화된 대문 페이지가 제공된다.


유튜브 틈새 콘텐츠의 매력:
찬양하는 동시에 

드러내길 꺼리는 주제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출처youtu.be/1hFaNvJqUnA

성공적인 유튜브 채널을 꿈꾼다면 책과 잡지 등 인쇄물로 발간되는 주제 가운데 온라인에서 아직 황금기를 맞이하지 못한 콘텐츠를 찾으면 된다.


특히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는 유튜브의 콘텐츠와 잡지가 더 뚜렷이 비교된다. 유튜브가 없을 때는 스모키 화장법과 가을 유행 패션에 대한 궁금증을 풀 방법이 〈세븐틴Seventeen〉이나 〈보그Vogue〉를 구독해 사진과 글로 배워나가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와 유사한 체형에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지닌 같은 인종 또는 국적의 사람이 모국어로 전해주는, 사실성 높은 비디오를 통해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포토샵 수정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결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며, 잡지와는 달리 우리를 주눅 들게 하지 않는 사람이 정보를 들려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게이머들만큼 패션과 뷰티 분야에도 나라마다 일인자로 활 약하는 블로거들이 있다. 멕시코의 유야Yuya(유튜브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크리에이터다), 독일의 비앙카 하이닉케Bianca Heinicke, 한국의 다또아(본명 이다솔)가 대표적이다.


행크(인기유튜버)와 틈새 콘텐츠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당시 그는 뷰티와 게임에 모두 해당하는 요소를 언급했다.


“우리가 찬양하는 주제이지만, 동시에 사회에서 드러내길 꺼리는 주제들이죠.” 행크는 이렇게 말했다. “젊은 여성들에게 외적인 모습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잖아요. 온종일 게임만 해선 물론 안 되겠지만, 그렇게 치자면 총기와 폭력이 현실 세계에서도 사라져야 합니다!”


사회가 우리에게 보내는 모순된 신호 속에 유튜브는 심리적 탈출구 역할을 한다.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이 사소하고 무의미하다는 걸 알더라도 여성들은 꾸미고 치장해야 한다는 모종의 압박을 느낀다. 남자들에게도 “제발 그 폭력적인 게임 좀 그만하시죠”라고 말하면서 남자다운 모습을 강조하지 않는가.


'틈새'가 지닌 굉장한 가능성

출처Missouri Star Quilt Company

제니와의 대화를 마친 후 알에게 일일 5,000건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는 창고를 보여달라고 했다. 대형 슈퍼마켓 크기의 1,180평짜리 하얀색 알루미늄 건물이 있었다. 건물 뒤에는 그보다 훨씬 넓은 건설 현장이 보였다. 현재 짓고 있는 창고는 2,900평에 달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할지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창고 내부로 들어가자 높은 천장과 널찍한 공간, 희미한 조명이 홈디포 Home Depot를 연상케 했다.


알은 내게 주문이 전달되고, 해당 원단을 찾아 재단하고, 상자에 분류 한 후, 포장과 배송을 위해 창고 이곳저곳으로 운반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줬다. 주문량이 많은 원단은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재단 기 가까운 쪽에 쌓아두었다. 창고 설계에 앞서 물류 컨설턴트나 경영 전 문가의 도움을 받았는지 물었는데, 그에게 전혀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아뇨. 유튜브에 있는 아마존 영상을 보고 창고를 지었어요.”


아마존 물류센터의 영상을 틀어놓고는 일시정지를 누르며 주문 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필기해나갔다고 한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알은 당황 한 듯했다. “아,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영상으로 배웠어요.”


튜토리얼 교육 영상으로 시작된 기업이 또 다른 교육 영상을 보며 경영을 배웠다니. 지어낸 이야기 같을 정도다.


알에게 사업 확장 계획을 들으면서 문득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퀼트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고객 서비스와 과학기술, 소셜 마케팅 기법을 접목해 나중에 뜨개질과 공예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했다.


“사양 산업이던 퀼트에 입문해 정말 열심히 이끌었어요.” 알이 말했다. “틈새시장에 전념한 덕분에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한 분야를 굉장히 깊게 파고들어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해주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쉽게 성취할 수 없는 가치죠.”


마치 1960년대 초 월마트가 탄생한 아칸소주 벤턴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주리스타를 열정과 야심이 넘치는 가족이 함께 운영해, 믿기 어려운 속도로 성장해 나갔던 월턴(월마트의 창립자)잡화점의 현대판이라고 볼 수 있을까? 미주리스타가 제2의 월마트가 될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제니의 가족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했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팬을 사로잡으며 기업의 성장과 함께 마을의 발전을 이끌었다.


“흥미롭네요.” 내 이야기를 들은 알이 말했다.


하지만 마케팅 도구가 없었더라면 진작 그만뒀을 겁니다. 정말 말 그대로 이 동네에는 어떤 가능성도 없었거든요. 유튜브 말고는 길이 전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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