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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사장이 직접 알려주는 K-POP 흥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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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국경을 넘다

인터넷이라는 상점은 진열대가 무한한 곳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희소성이 아닌 풍요로움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각 시장에 따라 가장 높은 입찰가를 위해 콘텐츠를 경매에 부치는 식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으로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약속 아래 사용자와 고객의 충성도를 얻기 위해 경쟁한다. 수익구조조차 차후에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튜브 창립 당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영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회사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였다. 영국 런던에 있는 사람이든,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사람이든, 나이지리아의 어느 시골에 있는 사람이든 말이다. 누구나, 어디서나 비디오를 업로드하고 재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유튜브는 글로벌 미디어 사이트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며 무섭게 성장했다.


오늘날 유튜브는 (중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고, 90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을 제공한다. 실제 대다수 크리에이터의 대부분 트래픽이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발생한다.


유튜브 인기 동영상은

<미스터 빈>과 <톰과 제리>?!

톰과 제리

출처JTBC뉴스

지난 수십 년 동안 콘텐츠를 수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였다.


〈미스터 빈〉이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상 가운데 하나가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보다 이전에, 세계 245개국에서 판매되며 큰 성공을 거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물론 콘텐츠가 재미있기도 했지만 주인공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더 컸다. 대사가 없다는 것은 번역 역시 필요치 않다는 뜻이니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워너 브러더스의 콘텐츠 가운데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동영상은 〈배트맨〉이나 〈해리 포터〉가 아닌 〈톰과 제리〉였다.


콘텐츠 확산 흐름의 변화

영어가 언어별 사용자 순위로는 3위일 뿐임에도 오래전부터 콘텐츠는 서구권에서 시작해 그 밖의 나라로 퍼져나가는 패턴을 보였다. 현재 글로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는 BBC의 시대극과 미국 만화를 보며 자란 사람들이다. 이 콘텐츠들은 문화적 차이를 반영해 현지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가령 우리가 아는〈심슨네 가족들>이 중동 지역에서는 〈샴슌네 가족들〉로 알려져 있다(가장인 오마르 샴순은 더프 맥주가 아닌 더프 주스를 마신다). 이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낸 것이 다큐멘터리 영화 〈익스포팅 레이몬드〉다. 프로듀서인 필 로젠탈이 〈내 사랑 레이 몬드〉를 러시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드라마를 각색하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학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문화가 새로운 방향, 새로운 길로 이동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동쪽과 남쪽에서 시작돼 서쪽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오피스〉가 영국 드라마라는 것은 많 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나 〈어글리 베티〉의 원작이 콜롬비아 드라마였고, 〈샤크 탱크〉가 일본 프로그램 〈드래곤즈 덴〉의 미국 판이며, 〈홈랜드〉의 원작이 이스라엘 드라마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수 '싸이'

출처jtbc 뉴스

‘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한국의 가수 박재상은 세계를 휩쓰는 물결이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예다. 매머드급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은 5개월 만에 유튜브 최초로 10억 조회 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억 뷰를 넘어 30억 뷰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급기야 유튜브가 집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큰 수가 나오자 엔지니어들이 조회 수 집계 시스템을 부랴부랴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벨기에, 온두라스, 슬로베니아를 포함해 수십 개국에서 음악 차트 1위를 기록했다. 호주에서는 최단기간에 1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달성하는 기록을 남겼고, 미국에서만 500만 장의 앨범이 판매됐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UN의 반기문 사무총장은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고 표현했다.

가수 '싸이'

출처연합뉴스

반 사무총장의 말이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강남스타일’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강남스타일’이 등장하기 전에는 K-팝 조회 수 절반 이상이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되어 조회 수 대부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에서, 90퍼센트 이상의 영상 재생이 한국이 아닌 지역에서 발생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유튜브 동영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이 나오고 1년 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15퍼센트나 증가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는 싸이의 노래에 공을 돌렸다.


‘강남스타일’은 한국 물결, 즉 한국의 문화가 외국으로 퍼져나가는 현상을 묘사하며 중국에서 처음으로 썼던 ‘한류’의 정점을 보여줬다. 1990년 대 한국의 암시장에서 일본 음악과 만화, 게임이 활발히 거래되는 것을 우려한 한국 문화부(현재 문화체육관광부-옮긴이)는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의 국가적 재정 위기 속에서 미디어 산업이 한국 경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면서 화려한 드라마와 전염성 강한 노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외국에서도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오늘날 한국만큼 자국의 문화 수출에 헌신적으로 임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K-팝 그룹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올림픽 선발전을 떠올리 게 한다. 가수들은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후 몇 년 동안이나 노래, 춤, 연 기는 물론 외국어 공부까지 해야 한다. 이 혹독한 과정을 거쳐 슈퍼그룹 이 된 후에도 멤버들이 돌아가며 활동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4분짜리 노래에

1년을 투자하는 이유!

SM 엔터테인먼트 창립자·프로듀서 '이수만'

출처나무위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프로듀서인 이수만은 유튜브에서 열린 기업인 회담 자리에서 자사의 독특한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프로듀싱 본부에서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A&R (Artists and Repertoire-아티스트 발굴 및 음반기획, 제작을 총괄하는 직무)팀에서는 각 아 티스트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선별, 제작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프로듀싱 본부에서는 비주얼 퍼포먼스를 총괄합니다. 뮤직비디오 제작과 무대 퍼 포먼스를 책임지고, 무대의상도 전략적으로 준비합니다. A&R팀은 가수의 콘셉트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를 찾기 위해 매일같이 전 세계 작곡가, 작사가의 노래를 수천 곡씩 다운받아 분석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세계 각국의 작곡가, 작사가, 안무가, 비디오 디렉터 등을 모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해외 인력을 한국으로 초청해 라이팅 캠프writing camp를 개최한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유럽과 할리우드 인재들이 모여 SM의 작곡가 및 프로듀서와 함께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동안 소속 가수들의 음반 작업을 합니다.” 이수만의 설명이다. 동서양 인재들이 힘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노래를 탄생시킨다는 뜻이다. “겨우 4분짜리 새 노래를 만드는 데 1년 넘는 기간이 드는 셈입니다.”

동방신기

출처텐아시아

동방신기, 소녀시대와 같은 SM의 K-팝 그룹들은 유튜브에 중국어, 영어 버전의 노래를 함께 공개한다. 세계 투어를 할 때는 그룹 내 멤버의 외국어 구사 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멤버가 무대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또 중국어나 일본어를 하는 멤버들로만 밴드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엑소는 한국어로 노래하는 엑소-K와 중국어로 노래하는 엑소-M이라는 2개의 유닛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데뷔했다. 그룹은 똑같은 음원을 한국어, 중국어 버전으로 제작해 같은 날 공개한다. SM은 게임, 소셜 네트워크, '에브리싱'이란 이름의 노래방 앱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사를 살펴보면,” 이수만이 덧붙였다. “항상 경제가 문화를 앞섰습니다. 유럽과 미국이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한 후 다른 나라들이 문화적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요. 하지만 저는 이 흐름에 역행하고자 합니다. 문화가 먼저 진출한 후 경제적 효과가 따라오게 하는 겁니다.”


이 접근법은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8,000만 명뿐임에도(그나마도 이 중 2,500만 명은 북한으로, 전 세계에서 인터넷 보급률이 가 장 낮은 나라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를 즐기는 인구는 갈수록 늘고 있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적용으로 번역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데 힘입어 언어가 더는 문화의 전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다.


넷플릭스 같은 기업에서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포진한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나르코스〉, 〈마르코 폴로〉 같은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다음 세대의 콘텐츠 소비자들은 나처럼 오로지 서쪽을 바라보며 자라지 않을 것이다. 동쪽, 남쪽 어느 방향이든 훌륭한 콘텐츠가 오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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