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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강력한 처방전, '아베노믹스'란

조회수 2018. 7. 31. 09: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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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상식사전>


아베노믹스의 내용은

 무엇일까?


2012년 아베가 일본의 총리가 되었을 당시 일본의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지긋지긋한 유동성 함정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금융 위기까지 들이닥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었죠. 일본 경제의 구원투수를 자처한 아베 총리는 오랜 경기 침체를 끝내고 일본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강력한 처방전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Abenomics)’를 시작한 것입니다.



아베노믹스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아베노믹스는 ‘세 개의 화살’로 요약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통화정책입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양적완화를 단행했습니다. 양적완화는 돈을 찍어서 시장의 자산을 매입해 통화량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사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통적인 수단은 금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1990년대부터 제로금리여서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양적완화였던 것입니다.



양적완화로 일본이 노린 것은 엔화가치 하락효과, 즉 ‘엔저’입니다. 엔화가치가 내려가면 수출 시 일본제품이 싸지기 때문에 상품 수출이 활성화돼 일본 경기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엔저가 찾아왔습니다. 엔화가치가 내려가자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여행상품의 가격이 싸져 일본여행 붐이 일었죠. 


그러나 엔저는 일본여행에는 좋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수출 기업에는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엔화가 싸졌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원화가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 상품의 가격이 비싸져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 화살은 재정정책입니다.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아베는 출범 후 약 10조엔(약 10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향후 10년에 걸쳐 100조~200조엔이라는 엄청난 돈을 지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삼성전자처럼 세금을 

내고 싶다고?


세 번째 화살은 일명 ‘성장전략’입니다. 성장전략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규제완화입니다. 규제완화의 목표는 고용창출입니다. 규제완화로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여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여성, 외국인 등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도 규제완화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장전략에는 법인세 인하도 포함돼 있습니다. 법인세는 개인이 아닌 이익이 난 법인(회사)이 내는 세금입니다. 일본의 법인세율은 약 35%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소니전자는 “한국의 삼성전자만큼 법인세를 내려준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최대 24.2%로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입니다. 소니전자는 삼성전자보다 10% 정도 더 세금을 내야 했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아베는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있습니다. 2014년 34.62%였던 법인세율을 2015년에는 32.11%로, 2016년에는 29.97%로 낮췄습니다. 3년간 약 5%를 낮춘 것입니다. 앞으로도 법인세는 지속적으 로 인하될 예정입니다.

특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들의 법인세를 집중적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같은 법인세 인하의 목적은 역시 고용창출입니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 고용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그 외 성장전략은 도쿄권, 관서권 등 6개 대도시권의 국가전략특구 지정,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 완화, 외국학교 유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적인 

부분


그렇다면 아베노믹스는 성공했을까요? 성공적인 부분들은 분명 있습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주식 가격 상승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고전을 면치못하던 일본의 주가는 2012년에 아베노믹스를 시작하고 나서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효과 및 법인세 인하로 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되고 이익이 늘어난 것입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서인지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라는 이름의 걸그룹도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일본 경제를 응원하는 마음에 주가가 올라갈수록 짧은 치마를 입고 나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본 내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용 상태가 좋아진 것도 성공적인 부분입니다. 아베노믹스 이후 신규 일자리가 크게 늘고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현재 일본의 실업률은 28년 만에 최저수준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금융위기 이후 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 노동시장은 여건이 굉장히 좋아진 것입니다.

청년들의 고용 역시 활발해졌습니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고용할 청년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베노믹스의 효과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많이 줄어든 결과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일본의 대형 시중은행에 취업한 후배를 만났습니다. 곧 일하러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잠시 만났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놀란 것은 그 은행에 취업한 한국인 동기가 무려 4명이라는 것입니다. 그 은행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을 상대하는 업무를 하는 것도 아닌데 한국 청년 4명을 고용한 것입니다. 저로서는 일본의 청년고용 현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분명히 주가와 고용 상태를 보면 아베노믹스는 성공적입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결과에 이렇게 밝은 부분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늘 강력한 처방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일본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는데 무역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일본은 2011년에 31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2015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적자가 발생합니다. 아베노믹스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으니 무역수지 흑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오히려 적자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1년 일본에서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입니다. 일본에 들이닥친 대지진과 이어진 대규모 쓰나미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방사능이 누출된 것입니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비극적인 사고였습니다. 이후 일본은 전국의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심사를 통과한 원자로만 재가동을 허가했습니다.



갑작스런 원전 중단으로 인해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겼고 원전의 빈자리를 메꾼 것은 화석연료였습니다. 그 결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수입이 크게 늘어나며 덩달아 무역수지 적자도 늘어났습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베 총리는 탈원전 정책을 뒤집었습니다. 중단되었던 원전들은 하나둘씩 재가동되고 있으며 노후 원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전이 재가동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아베는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2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2016년부터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수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사고처리비용을 지불하고도 원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비판이 일본 내에서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로 인한 대응 비용은 무려 220조원에 육박합니다. 그리고 아직 핵연료 제거작업도 거의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어서 향후에도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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