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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식품은 위험하다! 교묘히 조작된 정치인들의 거짓말

조회수 2018. 11. 20. 16: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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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같은 소리 하네

프랑캔 피시, 정확히 말하면 '아쿠어드밴티지 새먼’이라고 알려진 유전자 조작 물고기가 완전히 다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자연 상태에서 자라는 연어의 절반이다. 그래서 먹잇값이 덜 들고 더 빠른 시간에 밥상에 놓일 수 있다.이는 곧 정치인들의 호들갑스럽고 과격한 공격을 받기 쉽다는 의미다.

출처: ©nature.com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가 승인한 유전자 조작 연어. 일반 양식 연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크다.

연어는 미국 식약청이 식용을 허용한 최초의 GMO(유전자 변형 생물체. 유전자가 변형된 식물과 동물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용어)다. GMO는 국민 사이에서도 워싱턴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다른 대부분의 문제와 달리 당파와 나이층을 가리지 않는다. 가뭄과 제초제에 대한 농작물의 내성을 높이거나 영양가를 높이는 등의 이익을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GMO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된 논점은 이 음식이 식용으로 안전한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엔 당연히 걱정할 만한 문제다. 하지만 파파야, 옥수수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다양한 형태로 소비하는 GMO 식품이 전혀 해롭지 않다는 증거가 수십 년간 쌓여왔다. 그러나 GMO 식품의 도입이나 허가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쌓여 있는 증거를 그냥 무시해버린다.


미국 식약청이 2015년 11월 아쿠어드밴티지 새먼의 식용을 허가했을 때 알래스카주의 두 상원의원과 한 하원의원이 그 결정을 비난하며 ‘철 지난 정보 들먹이기’(과학을 조작하는 정치인들의 12가지 전략 중 하나)를 열성적으로 선보였다.


리사 머카우스키Lisa Murkowski의 발언을 보자. 

생선이나 식품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과학실험이라 할 만한 유전자 조작연어를 식용으로 허가한 식약청의 발표에 몹시 화가 난다.

유전자 조작 연어가 과연 식용으로 안전할까? 자연 연어에게 나쁜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이런 염려는 지극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식약청이 연구한 결과 이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머카우스키의 비난을 들으면 식약청이 성급하고 무모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느껴진다. ‘유전자 조작 연어라니, 멋지잖아. 당장 시장에서 팔자고.’


사실 유전자 조작 연어를 만드는 기업 ‘아쿠아바운티’는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20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연구가 느릿느릿 진행된 끝에 2010년 식약청은 유전자 조작 연어가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러고 나서 또 5년 동안 반대의견들을 검토한 후 최종 승인을 내렸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고, 그 과정을 쭉 따라가며 현재 어디까지 검증됐는지 이해할 만한 시간도 충분했다.

현재 상황은 이렇다. 프랑켄피시는 일반 연어와 다르지 않다. 미국식약청은 유전자 조작 연어에 관한 데이터를 정상적인 대서양 연어와 비교했다. 그 결과 핵심인 호르몬 수치에 차이가 전혀 없었다. 식약청은 “아쿠어드밴티지 연어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대서양 연어만큼 안전한 식품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영양상으로도 차이가 없었다. 모든 점에서 유전자 조작 연어는 보통 물고기와 다르지 않다. 단지 더 빨리 자랄 뿐이다.


생물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기술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상당히 발전했다. 반대자들은 안전성이 불확실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 유전자 조작 연어의 승인은 머카우스키가 주장하는 “과학실험”이 아니다. 길고도 힘겨운 과정의 결과이며, 실험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GMO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 안전성이나 환경적 영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했다. 새로운 동물이나 식물이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면 당연히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꾸준히 진행되어온 과학적 검증을 깡그리 무시한 채 고집을 꺾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짓이다.


알래스카주 정치인들이 이처럼 완고하게 나오는 이유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해산물 산업은 알래스카주의 주력 산업으로, 7만 8,500개의 일자리와 58억 달러의 수입을 안겨준다. 그러니 잠식당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 외에 유전자 조작에 대한 공포는 공상과학소설과 종말론적 시나리오에 근거한 좀 더 본능적인 두려움이다.

정략적 의도를 가진 정치인들이 과학을 판단하는 최고의 심판관이 될 수는 없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다른 주요 과학단체들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새로운 GMO 제품이 나올 때마다 검사를 거쳐야 하고 또 거칠 테지만, 아직까지는 어떤 피해도 발견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유전자 조작 식품의 문제점을 떠드는 것은 완벽한 ‘철 지난 정보 들먹이기’다. 어떤 정치인이든 최근 연구를 무시한 채 “유전자 조작은 무서운 일”이라고 계속 떠들어 댈 수 있고, 이 주제에 대해 박식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들의 오류를 간파하기 힘들다.


과학의 발전은 대체로 느릿느릿 꾸준히 진행된다. 우리는 과학계에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 또는 발을 헛디디는 실수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1949년 정신의학계가 주의를 기울이지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환자의 전두엽이 잘려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계는 뇌수술을 통해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문제를 두고 오래도록 건전한 논쟁을 벌였고, 1950년대 중반에는 토라진같은 약물이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전두엽 절제술이 대부분 사라졌다.


정치인들은 떠난 지 한참 된 버스인 전두엽 절제술을 지지해도 잘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제멋대로 어떤 진보와 발전은 지지하고 어떤 건 무시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그들의 주장 밑에 깔린 이념과 목적에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과학의 발전에 일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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