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각방 쓰는 '독립부부'가 늘어나는 이유

조회수 2018. 11. 20. 16: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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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에 주목하라!

독립적인 취향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독립부부'

요즘 결혼하는 부부, 특히 나이가 들어서 결혼하는 부부를 보면 많은 사람이 결혼 전과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습관을 유지한다. 각자 따로 휴가를 다녀오고, 각방을 쓰고, 때에 따라서는 집까지 따로 쓴다. 결혼을 하고도 서로 생활방식을 결합하지 않고 독립적인 취향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독립부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세월을 혼자 살면서 잠자리에 드는 방식과 음식 취향은 물론이고, 조명・온도・소음 등 물리적 공간의 여러 요소를 관리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자기 나름의 습관을 기른 결과로 나온 것이다.


'독립부부' 마이크로트렌드가
관련 비즈니스 변화시키고 있다.

빌 클린턴, 빌게이츠 등 세계 톱 리더들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마크 펜은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사회 전반에 흐르는 거대 기류된 '메가트렌드'가 아니라 작은 집단들 속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변화라고 말한다. 즉,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인간의 행동 패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 패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그것도 보통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세상을 굴려나간다. 이렇게 강력한 패턴들을 ‘마이크로트렌드’라고 정의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마이크로트렌드가 존재하는데, 결혼을 해도 개인의 취향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독립부부'가 그중 하나이다. 이들은 주택, 인테리어, 여행 등 관련 비즈니스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주택, 가구, 인테리어

독립부부 마이크로트렌드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예가 따로 자는 부부들이다. 미국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서조사해보니 부부 중 4분의 1 정도가 침대를 각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들이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 조사에서는 이를 30~40퍼센트 정도로 보기도 한다. 


가구 디자이너와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이미 이런 현실을 간파하고 한 집에 디자인이나 장식이 서로 다르고 침대도 다르게 들어가는 큰 방 두개를 설계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주택 매물을 기준으로, 큰 방이 두 개 있는 집이 큰 방이 하나뿐인 집보다 평균적으로 9퍼센트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 라이프스타일 잡지 <엘르 데코Elle Decor>는 2016년 조사에서 “200만 달러 이상의 집을 찾는 사람 중 3분의 1 정도가 큰 방이 두 개 있는 집에 관심을 보였다”라고 보도했다. 미국주택건축협회NationalAssociation of Home Builders는 머잖아 미국에서 건축되는 주택 중에서 큰 방이 두 개인 집이 60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예전에는 파트너와 따로 자는 게 금기시되고 지탄을 받았다. 부부간의 정이 떨어져서 관계가 파탄 났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그러나 갈수록 이를 좀더 수용하는 쪽으로 세태가 바뀌고 있는 듯하다. 부부들이 각자의 방을 꾸미는 데 쓰는 돈을 보면 알 수있다. 게다가 요즘엔 이를 새로운 생활방식의 하나로 인정하고 적극 추구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 여행

독립부부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각자 휴가를 다녀온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당연히 배우자와 함께 떠났지만 이제는 아니다. 요즘 미국 부부들은 따로 휴가를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남자들끼리 가는 여행이든 배우자를 떼놓고 아이들만 데리고 가는 여행이든, 마치 독신처럼 여행하는 미국인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있다. 여행 전문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는 59퍼센트의 이용자가 파트너와 따로 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따로 휴가를 다니면서 각자 하고 싶은 대로 돈을 쓰는 것은 소비자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배우자를 놔두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여행이나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엄연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나 홀로 여행자나 배우자 없이 삼삼오오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휴가 패키지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호텔에서도 나 홀로 여행자가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작은 싱글룸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혼자 하는 여행의 성격과 비용에 대해 편견이 존재한다는 점은 여행 업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에어비앤비Airbnb 등을 통해 나 홀로 여행자들이 묵을 수 있는 작은 방이나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호텔 업계는 기존의 2인 1실 정책과 그에 따른 고가의 숙박비를 재정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로 또 같이' 하는 부부 생활, 
당연해지게 된다면?

결혼을 둘러싼 문화적 인식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독립부부 마이크로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을 것이다. 예컨대 결혼식이나 피로연이 있을 때 하객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는 등의 문화적 규범이 과연 존속될까? 혹시 부부 중 한쪽만 신부와 친분이 있다면 나머지 한 사람은 결혼식에 초대를 못 받게 되는 건 아닐까? 부부 동반으로 행사와 기념식에 참석하는, 현재의 당연시되는 풍토가 사라지진 않을까?


또한 배우자의 건강과 병치레, 자녀에게 미칠 영향 등 기존에 정의되어 왔던 결혼 생활 방식의 장점들에 대해서도도 고려해봐야 할 일들이 발생한다. 


'마이크로트렌드'를 알면, 
복잡한 사회 현상의 이유가 보인다.

결혼뿐만 우리 사회에는 모순적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은 분야가 없다. 취향, 습관, 소비, 건강관리 등의 측면에서 어느때보다 간극이 큰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선뜻 이해가지 않는 현상으로 가득차 있고, 마이크로트렌드의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오늘 소개한 독립부부 마이크로트렌드 사례를 통해,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도 예측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소해보이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마이크로트렌드는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있다. 그리고 이 트렌드들은 앞으로 10년간 더 영향력을 키워갈 것이다. 


과거와 달리 어떤 현상이나 트렌드가 한 방향이 아닌 서로 반대되는 양방향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인구의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집단이 시장을 만들고,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고, 산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오늘날 어떤 일들이 왜 일어나고 있으며, 그런 흐름이 안고 있는 기회 혹은 리스크는 무엇인지 알고 싶고 미래의 파도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마이크로트렌드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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