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회계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실용적인 학문입니다. 회계는 무역이나 물물교환 등을 하기 시작하면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관습적인 논리인데요. 어려울 것 같은 회계가 실용적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우리 생활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아하’ 싶을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회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심지어 관심조차 없는데도 일상생활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돈이 가는 데에는 반드시 회계적인 생각과 분석이 따라가게 마련! 그러므로 오늘도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도 모르는 채로 그 어렵다는 재무제표 분석을 능숙하게 해내고 있을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일들로 이미 여러분들은 회계적인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숙원은 뭐니 뭐니 해도 내집마련. 그런데 흥미롭게도 많은 사람들이 내집마련을 하는 과정에서 회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전세난에 치였든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발견했든 드디어 집을 사야겠다는 다짐이 서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당장 끌어모을 수 있는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서부터 바로 회계가 시작됩니다.

현금이 많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대다수는 어디서 대출을 받을 것인지,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따지게 됩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경우, 언론에서 종종 접하는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으니 이게 또 만 만치 않은 의사결정이에요.

A회계사도 지긋지긋한 전세 탈출을 위해 재무계획을 점검하고 전략을 수립했었습니다. 명색이 회계사인지라 현재 자산과 대출 규모, 미래 월급과 기타수입, 이자비용을 꼼꼼하게 계산했습니다. 그때 도움이 되었던 것이 미래의 예상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가장 대표적인 재무제표)였습니다.

가족을 설득하는 데에도 이러한 재무제표가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회계사가 아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A회계사가 가진 돈은 3억 1천만원이었고, 이사갈 집의 시세는 5억이었습니다. 약 2억원의 대출을 받았고, 당시 이율은 3%였습니다. 회계사로 돌아가서, 이를 재무상태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긴 모양이 낯설더라도 그러려니 하세요(ㅎㅎ) 회계사나 되니 재무상태표를 그린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그 내용만 이해하면 돼요!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회계에서는 하나의 사건이 생기면, 그것을 꼭 두 가지로 나누어서 표시합니다. 이른바 복식부기의 원리 때문인데요, A회계사가 현금 3억 1천만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회계적으로 표현하려면 왼쪽에 현금 3억 1천만원을 써주고, 오른쪽에 그 현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표시해야 합니다.

대출을 받아서 빌려온 돈(부채)이라든가, 또는 A회계사가 차곡차곡 모아놓은 자금(자본)이라든가. 위에서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현금이라는 것을 표시해 주기 위해 오른쪽에 자본 3억 1 천만원을 표시해 주었습니다. 자본은 모아놓은 금액이 얼마인지 표시해 주는 항목이라고 우선 생각하면 됩니다.

이사를 가고 나서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물론, 집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몸으로 체감되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회계적으로 이것은 아주 큰일입니다.

아파트라는 자산이 증가하는 대신 대출금이라는 부채도 증가했습니다. 재무상태표의 포인트는 부채를 자산(현금, 아파트)과 함께 표시해 준다는 데있는데요. 흔히들 내집마련은 은행이 하고, 자신은 은행에 월세를 낸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하는데, 재무상태표의 대출금 항목이 이를 나타냅니다.

이렇게 집을 사고 나서 오회계사는 더 열심히 일했다. 집을 사기 전, A회계사는 다음과 같이 향후 3년간의 수입과 지출을 예상해 보았습니다(향후 3년간의 예상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대출을 받아 집을 사도 큰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인생 뭐 있나 싶어 과감히 첫 아파트를 마련한 A회계사였다. A회계사가 의사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작성 및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❶ A회계사의 연봉은 4천만원이다.

❷ 이자비용이 계속적으로 발생(연 600만원)한다.

❸ 그러나 연봉이 오를 예정(각각 5천만원, 5.5천만원, 6천만원)이고, 성과 보너스도 매년(연 500만원) 받게 될 것이니 월급과 보너스라는 수익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❹ 그러니 적어도 이자 때문에 적자가 날 것 같지는 않다. 이를 회계적으로 나타낸 것이 위의 손익계산서다. 그렇다면 3년 후의 재무상태표도 바뀌기 마련이다. 재무상태표에는 아파트(5억)라는 자산이 생기는 대신, 대출금(2억)이라는 부채가 증가했다. 이자비용이 발생할 것이나 미래 연봉 등의 상승으로 인해 들어오는 현금이 나가는 현금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 2억원에 대해 매년 발생하는 이자는 600만원입니다. 미래의 연봉 상승치와 보너스 예상 금액, 예상 생활비를 고려하여 향후 3년간의 손익을 계산해 보니 다음과 같이 매년 순이익이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3년 후 현금과 자본은 다음과 같습니다.

❶ 현금 7,400만원 = 1,000만원 + 3년간 현금증가액(1,900만원+2,100만 원+2,400만원)

❷ 자본 37,400만원 = 31,000만원 + 3년간 순이익증가액(1,900만원 +2,100만원+2,400만원)

위에서 자본은 아파트를 매입할 때 사용한 현금 3억 1천만원과 향후 3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의 합계입니다. 자본은 아파트를 살 때 받은 대출금이외에 내가 직접 모은 돈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회계가 무용지물입니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A회계사처럼 대출이자와 대출원금 상환이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단지 재무제표를 그리지 않을 뿐, 은연중에 회계적인 생각으로 그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이미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회계입니다. 그러니 회계를 배운다는 것은 마음속에 있는 회계를 꺼내서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그 표현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계는 재미있게 배우되, 끝까지 배워야 한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고,

끝까지 배우지 않으면 실전에 응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회계를 하는 능력이 매력적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이 완독의 기쁨과 함께 당신의 회계실력까지 

업그레이드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펴는 순간,

재무제표를 읽는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