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도 '빵형' 제작? 만드는 것마다 터지는 '빵형' 명작 순례

조회수 2021. 3. 8.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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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돌풍이 갑자기 거세게 들이닥쳤습니다. 세기도 힘든 각종(?) 영화제의 각종(!) 상을 수상하고 그 여세를 몰아 지난 3월 3일부터 한국에도 개봉됐습니다.


흥행 돌풍의 핵인 윤여정 외 배우들과 정이삭 감독, 미국의 뿌리깊은 외국영화 차별 등 이슈 외에도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영화의 제작사가 ‘플랜 B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빵형’으로 아주 친숙한 명 배우 겸 명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가 2002년 설립한 영화사인 거죠.


브래드 피트는 배우로서 월드클래스 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가을의 전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오션스 13’ 등 쟁쟁한 작품들을 비롯, 가장 최근에는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까지…


수준급의 외모와 연기력은 물론 배역의 종류와 등장 분량 등에 전혀 개의치 않고 출연작을 고르는 대인배스러운 행동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죠.

별로 망가진 모습은 아닌 듯... (워머신, 2017)



하지만 첫 부인이었던 제니퍼 애니스톤 등과 함께 2002년 설립한 영화 제작사인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의 최고 경영자, 그러니까 제작자로서의 역량도 훌륭합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킥 애스’, 넷플릭스 독점 공개했던 역사영화 ‘더 킹: 헨리 5세’ 등등… 작품성과 재미,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 필모그래피를 다수 보유하고 있죠. 때로는 자기 회사 영화에 직접 출연해 배우로서의 열정도 불사르는 적극성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영화 ‘미나리’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기억에서 소환된 브래드 피트 소유의 플랜 B 엔터테인먼트.


이곳에서 제작한 영화들 중 영화 팬 여러분께 한번 더 감상을 권하고 싶은 영화들, 아직 못봤다면 꼭 봐야 할 영화들을 몇 작품 꼽아봅니다.


최고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보여주는 플랜 B의 베스트 셀렉션

미나리 (2020)

당연히 이번에 한국에서도 막 개봉한 영화 미나리를 안 보면 골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뒤를 이어 상이라는 이름만 있는 거라면 전부 받아버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영화죠.

두 분의 시네21 인터뷰도 큰 화제가 됐죠


그 넓은 미국 땅에서도 외딴 곳,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곳 주지사였다던가?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아칸소 주에 막 이주해 온 한국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다뤘습니다.


작년 영화계 최대 상복 터진 배우로 이미 주목 받으신 윤여정 씨의 연기 이외에도 무용가 출신 연기파 배우인 한예리, 드라마 워킹데드로 많이 익숙해진 스티븐 연 등의 케미도 좋다는 평이죠.

정이삭 감독 본인의 이야기

트리 오브 라이프 (2011)

트리 오브 라이프는 201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플랜 B 제작 영화 중 가장 작품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가 아닐까 하네요.


감독을 맡은 테렌스 맬릭은 다작은 하지 않아 40년 경력에 불과 7편밖에 영화가 없지만, 작품 하나 하나가 예술로 평가받습니다.


MIT에서 1년간 철학 강의도 하셨다고 하니 뭐…


1950년대 텍사스의 한 가정의 장남인 잭(숀 펜)의 유년기 성장과정을 통해 삶과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매우 철학적인 영화지만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순위 9위에 랭크될 정도로 흥행도 어느 정도 이뤘습니다.


제작사 사장님인 빵형이 잭의 아버지 오브라이언 역을 맡아 열연하셨으니 빵형의 출중한 연기도 보고 인생과 우주의 신비도 느끼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철학교수님이 만든 영화라 지나치게 어렵다는 건 다소 걸림돌입니다

빅 쇼트 (2015)


2000년대 초반 전후 미국의 최대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영화인 빅 쇼트. 일단의 투자자들이 주택 담보대출 시장에 거액의 투자를 하게 됩니다. 관련하여 여러 가지 조사를 하는 도중, 이 시장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추락해 있는지 그 실체를 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긴박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한편의 ‘작품’을 뽑아냈습니다.


브래드 피트는 물론이고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천 베일 등 특A급 배우들이 주연과 조연을 골고루 맡았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연기를 빅 스크린을 통해 보는 맛이 일품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는 만큼 다큐멘터리로서의 가치도 충분하죠.


자본주의 시장의 민낯에 대해 알고 싶은 영화 팬들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마고 로비 님도 나오니 어서 어서 봅시다

옥자 (2017)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캐주얼한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옥자라는 영화 덕분이 아닐지? 물론 설국열차도 있었지만요.


아무래도 옥자의 경우는 빅 스크린 외에도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로 독점 공개가 되어서 그 영향이 컸다고 해야겠죠.


첨단과학과 거대기업이 생명과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봉준호 감독 특유의 테이스트로 풍자하는 내용의 옥자는 이미 설국열차에 출연해 봉감독의 매력에 흠뻑 빠진 틸다 스윈턴의 카리스마 넘치는 1인 2역 연기가 좋고 제이크 질렌할도 완전 망가지는 배역을 맡아 살짝 충격을 더해줍니다. 감독 특허인 곳곳의 깨알 디테일을 보는 맛도 출중하고요.


그러고 보니, 위에 설명한 영화 미나리에도 주연을 맡은 스티븐 연도 여기 출연했군요. 과격 동물보호단체 ALF 멤버로 말입니다.


수퍼 돼지와 산골 소녀의 우정은 덤!

디파티드 (2006)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의 초기작 중 하나인 디파티드는 홍콩 영화 ‘무간도’의 미국풍 리메이크작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감독 포함 ‘풀 파워’ 캐스팅이 압권이죠. 감독 마틴 스코세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월버그,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틴 신, 알렉 볼드윈… 이 외에도 음악은 하워드 쇼가 맡기도 했습니다.

빵형도 출연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초호화 고퀄 캐스팅에 걸맞게 원작 무간도를 묵직하게 그려낸 것도 호평의 대상입니다.


범죄 느와르 영화로서는 베스트에 꼽히는 디파티드. 빵형 사장님은 출연을 안 하셨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랄까요? 79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쓴 명작을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월드워 Z (2013)


맥스 브룩스의 소설을 영화화 한 월드워Z는 빵형이 제작과 연기를 몸소 다 소화해 낸 끝에 전세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바이러스 발원지로 원작의 중국과 달리 한국으로 수정해서 관객들이 기분 나빴을 법도 한데 한국에서만 무려 500만이 넘는 성공을 이뤄낸 것으로도 화제가 됐죠.


월드워Z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창궐로 사람이 좀비로 변해 전세계를 휩쓰는 세기말적 상황이 펼쳐지며, 브래드 피트가 전직 UN 직원인 개리 레인 역을 맡아 좀비가 지배하는 펜데믹 상황에서 행운과 불행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고행을 펼칩니다.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감상한다면 개봉 당시와는 다른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이는군요. ㅜㅜ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죠

노예 12년 (2013)

미국의 남북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인 1841년. 미국 북부 뉴욕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가던 음악가 솔로몬 노섭이 노예사냥꾼들의 계략에 걸려 노예제가 합법화되어 있는 남부 루이지애나 주로 납치됩니다.


‘플랫’이란 새 노예의 이름으로 무려 12년간 갖은 고초를 겪던 그는, 평범해 보이는 목수 브래드 피트(배스 역)를 만나 탈출해 성공,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칼 모르도를 맡았던 추이텔 에지오포가 솔로몬 노섭 역할을 맡아 몰라볼 정도로 감동적인 연기를 펼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노예 농장주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라고나 할까요?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로 이 두 배우를 먼저 접한 분들에게는 다소 충격 :)


미국 역사의 아픈 장면을 잘 묘사해 86회 아카데미 작품상, 각색상 등을 수상한 명작입니다. 언제 한번 기회가 된다면 실존인물인 솔로몬이 직접 회고록으로 남긴 원작을 읽어보고 싶네요. 저작권이 만료되어 다양한 판본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직업에 귀천이란 없는(?) 빵형

애드 아스트라 (2019)

빵형의 연기 욕심을 마구 드러내는 SF 드라마 ‘애드 아스트라’가 이번에 소개하는 마지막 영화입니다.


달을 식민지화하고 관광객들이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 지구를 위협하는 전자기파 장애가 과거 우주 탐사를 나섰다 행방불명된 아버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먼 외우주를 향해 탐사에 나서는 로이 맥브라이드 소령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SF영화라 하면 화끈하게 터지는 액션이나 우주전의 향연을 연상케 되는데, 이 영화를 그것과는 거리가 먼 조용하고 진지한 영화라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긴 합니다(액션 장면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13작 ‘그래비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SF 휴먼 드라마라고 해야겠습니다


흥행보다는 평론가들의 평점이 더 좋은 그런 깊은 SF영화인 애드 아스트라.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빵형, 브래드 피트의 잘생김과 깊이 있는 연기를 이 영화에서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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