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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바뀐거지? FIFA 20과 21의 차이

조회수 2020. 10. 15. 14: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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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Sports FIFA 21 리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EPL의 강팀과 약팀의 순위가 요동치는 시즌 초반. 축구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한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아. 이번 피파 살까 말까?'

  

이 고민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하나는 'FIFA20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거 같은데 굳이 사야 하나?'와 'FIFA20 지금 맞춘 스쿼드에도 제법 돈을 쏟았는데, 똑같은 짓 또 해야 해?'

  

'FIFA'는 언젠가부터 핫픽스 수준의 게임 개선과 로스터 업데이트. 그리고 자발적 호갱의 불합리함이라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안타까운 것은 축구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겐 마땅히 다른 선택지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PES'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있지만, 그것도 몇 년 전까지의 이야기다. 축구 게임을 해본 게이머라면 '라이센스'와 '한글화'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축구 게임'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EA'를 떠올리지 'KONAMI'는 많지 않다.

  

결국, 현실이나 게임이나 축구는 '자본력'이라는 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게임의 이름이 국제단체를 대표한다'라는 것은 정말 큰 의미다. 솔직히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팀이 '머지사이드 레드'나 '런던 FC'같은 이름으로 나오는 것을 좋아할 팬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FIFA 21'이 축구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아 이번 시즌 손흥민 한 번 해봐야 하는데' '아이콘으로 스쿼드 한번 짜보고 싶은데'의 유혹과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는 호갱'의 중간에 서 있는 게이머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번 'FIFA 21'은 선수의 포지션, 능력치에 따라 움직임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닥공 축구의 위력이 더욱 강해졌다.

  

특히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의 드리블의 위력이 강해졌다. 와리가리나 헛다리 같은 발재간을 과감하게 시도해도 될 만큼 골 키핑 능력이 높아졌다. 이를 활용해 양쪽 측면을 활용한 위협적인 크로스의 공격 기회가 더 많아졌다.

  

아마 개인기를 시도하거나 방향 전환을 하다가 '아 너무 길게 쳤다' 같은 경험을 한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이제는 상대 수비의 타이밍만 제대로 읽는다면 1:1 개인기나 방향 전환으로 좀 더 과감한 공격을 할 수 있다.

양쪽 풀백들의 오버랩이나 2:1 패스, 혹은 공간으로 파고들 때 찔러주는 공격도 훨신 다양하게 연계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이제는 AI의 움직임까지도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공을 가지고 있을 때, 무작정 앞으로 뛰어가도록 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정교한 2:1 패스나 공간 파고들기를 플레이어가 직접 설정하고, 명령할 수 있다.

  

직접 패스 후 이동은 로빙 패스나 스루패스, 얼리 크로스까지 활용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뛰어가는 AI에 맞춰 패스를 찔러주는 것이 아니라, 공을 주고 움직일 때의 공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점유율 위주의 '축구 2'를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더 지능적이고 확실한 패스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이제 AI는 플레이어의 직접적인 조종이 없더라도, 더 좋은 패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다.

  

로빙패스나 뒤에서 올려주는 얼리 크로스 같은 경우엔 이도 저도 아니게 수비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선수의 움직임에 맞게 패스가 개선됐다. 공을 받는 선수의 퍼스트 터치도 매끄러워졌고, 공을 더듬지 않고 그대로 방향과 속도를 살릴 수 있다. 선수의 스피드를 활용하거나, 빠른 역습 공격이 더 위협적이게 된 것.

  

개인적으로 가장 체감되는 것은 '오프사이드'. 아무리 좋은 패스가 들어간다고 한들 수비수보다 뒤에서 공을 받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는 AI도 능력치에 따라 수비 라인 앞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빠져나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수비다. 공격 패턴이 다양해지고, 또 AI의 지능도 상승한 만큼, 이를 막는 일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 개인적으로 'PES' 스타일의 끈적끈적한 수비에 익숙한 터라 'FIFA'의 수비 방식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FIFA 21'도 사람에 붙고, 어깨부터 집어넣으면서 공을 뺏는 '축구 3'형태는 아니다. 미리 자리를 잡고, 공의 길목을 차단하거나, 아예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기본이다. 상대 공격수의 공을 뺏기 위해서는 뭔가 '비빈다'는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의 드리블에 맞춰 '타이밍을 뺏는다'에 가깝다.

  

협동 수비를 한다고 해도 상대 공격수에 가깝게 따라붙으면서 어깨를 집어넣진 않는다. 마치 결계라도 있는 것처럼 길목을 막고, 패스의 길을 차단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공격의 옵션은 상당히 다양하지만, 이를 상대하기 위한 수비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어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다.  


수비의 부담에서 벗어나 드리블과 화려한 개인기를 써보고 싶은 플레이어는 'VOLTA' 모드를 즐겨보는 게 좋다. 'VOLTA' 역시 전작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을 뿐 많이 바뀐 점은 없다.

  

이번에도 플레이어는 3:3부터 5:5까지 풋살, 길거리 축구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코옵 플레이를 통해 다른 3명의 유저와 함께 경기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

'VOLTA'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 혹은 좁은 경기장에서의 개인기가 부담되는 플레이어를 위해 준비된 'THE DEBUT'은 일종의 '시나리오' 형식으로 진행된다.

  

경기를 계속 진행하면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배우고, 또 더 좋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하며, 고유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상파울루, 파리의 공원, 두바이 등 다양한 지역을 개방할 수 있으며, 경기장마다 각각의 특징과 규칙이 적용된다. 벽이 있는 경기장에선 벽을 활용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공이 완전히 경기장 밖을 나가지 않는 이상 경기는 계속 진행된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고, 내 아바타를 성장시킬 수도 있으며, 전설적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해볼 수도 있다. 넓은 축구보다 오밀조밀한 축구, 빠른 스피드와 선수들이 보여주는 개인기의 재미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FIFA 21'에서도 여전히 핵심은 'FUT'다. 감독이 되어서 팀을 운영하거나, 내가 만든 선수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축구 게임의 이유 중의 하나. '나만의 스쿼드'를 빼놓을 순 없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원하는 선수'를 갖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운빨, 그리고 자금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타인의 경험을 구경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개인적으로 'FIFA 21'도 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스트리머나 BJ가 열심히 카드깡을 하면서 좌절하고, 불합리함에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 돈 쓰는 거 아니니까'와 '오 그래도 나오긴 나오네'를 동시에 대리만족 할 수 있다. 굳이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FIFA 21'은 돈을 써야 하고, 좋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하면 그만큼 확실한 성능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불합리와 불공정으로 가득 찼지만, 게이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EA'식 합의와 동의를 했다. 돈 쓰는 게임이고, 돈 써서 더 좋아지는 게임이라고 대놓고 나왔는데 이를 비난할 순 없다.

  

굳이 온라인 만수르들의 '돈 슛'과 '돈 패스'에 뚜드려 맞으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 굳이 'FUT'가 아니더라도, '아이콘'이 안 나오더라도 게임은 할 수 있다. '나는 그냥 퀘스트깨고 받는 보상으로 만족해'의 방식, 혼자서 혹은 다른 플레이어와 즐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FIFA 20'과 'FIFA 21'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박스 갈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개선된 점은 많지 않은데, 타이틀의 가격은 7만 원대. 솔직히 아무리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핫픽스와 로스터 업데이트 값으로 내기엔 터무니없이 비싸다.

  

그래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결국 이것저것 유저들이 이 엉성함을 다 만져야 하는 불합리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른 축구 게임 있으면 그거 하든가. 몰라. 배 째' 하고 나오는데, 막상 대안이 없다.

  

시스템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개선됐다고 설명하지만, 플레이어가 그걸 느끼지 못하는 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실 게임을 하면서도 'FIFA 21'과 전작의 플레이 화면을 대충 캡처하면 뭐가 뭔지 구별 못 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흥의 세레모니를 보고 있으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결국, 'FIFA 21'엔 전작의 유산이 고스란히 남았다. '알면서도 속아준다' '그래 유통기한 1년에 지갑 털어준다' 프로들의 세계고, 그들만의 리그다.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게이머에겐 아주 간단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쥐어짠 리뷰의 핵심 요약과도 같은 말. '그냥 전작하고 똑같아요'

글/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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