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 어딜 봐서 춘리죠? 격투게임 원작영화가 망하는 이유

조회수 2020. 7. 30. 12: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팝콘 게임&시네마

대전격투게임도 과거에는 영화 소재로 쓰인 적이 많았습니다. 철권,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데드 오어 얼라이브, 모탈컴뱃, 스트리트 파이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전격투게임은 어지간하면 한 번씩은 영화화가 됐죠. 하지만 다른 게임 원작 영화와 마찬가지로 퀄리티가 참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화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포스터. 딱 보고 든 생각이 '이게?'였습니다


그래도 아예 추천할 만한 영화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제목을 보고 '추천 영화? 그런 게 있나'하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불호가 압도적인 게임 원작 영화에서도 지금 소개하는 영화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선에서 끝납니다. 이 정도면 추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러봅니다

1990년대에는 정말 다양한 게임 관련 영화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악명 높은 영화 '슈퍼마리오'는 1993년, 장클로드 반담 주연의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가 1994년, 벨트스크롤 액션의 고전 '더블 드래곤'의 영화도 1994년이었죠. 물론, 모두 그렇게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하지만 1995년 개봉한 '모탈 컴뱃' 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왜 게임을 소재로 썼는지 모를 정도로 원작을 괴악하게 바꾸는 다른 영화와 달리, 모탈 컴뱃은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편이었거든요. 페이탈리티가 없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무술가 출신 배우들의 화려한 액션 연기, 'Get over here!!'라는 대사로 대표되는 스콜피온의 '스피어'나 렙타일을 끝장낼 때 보여주는 리우 캉의 '바이시클 킥'처럼 원작 재현도 수준급이죠.

인기 캐릭터 스콜피온. 내용은 유치해도 CG나 액션 연출은 상당히 볼만했습니다.


게임 원작 영화가 아니라 액션 영화로 봐도 괜찮은 편입니다. 저는 어릴 때 모탈컴뱃 영화를 처음 접했는데요, 게임이 원작인지는 몰랐음에도 비디오를 여러 번 돌려 볼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음악도 인상적이었고요.


다시 보고 싶은 영화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다시 볼 수 있는 채널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쉽네요. 게임처럼 국내 출시가 불가능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비디오라도 구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그러려면 비디오 플레이어부터 구해야 하는데… 갈 길이 머네요.

2021년 모탈컴벳 리부트가 개봉됩니다. 

스트리트파이터 망작 영화의 계보를 시작한 '스트리트파이터' 당시 액션의 아이콘 장클로드 반담 형도 안되는건 안되더라구요. 하지만 이후에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 춘리의 전설'과 비교하면 괜찬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장클로드 반담 주연의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는 망작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가 좋았다'라기보다는 그저 스트리트 파이터의 인기가 정말 대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의 포스터. 원제는 어쌔신즈 피스트, 즉, 암살권입니다. 류와 켄이 사용하는 무술도 설정상 '암살권을 원류로 한 격투술'인 만큼,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국내명이 좀 이상한 거죠.


처참한 게임 원작 영화들로 원작이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는지, 팬들이 직접 영화를 만드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대전격투게임 원작 영화에서는 지금 소개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STREET FIGHTER: Assassins Fist)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은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주인공 '류'와 '켄'이 처음 수행을 하던 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으로 따지면 스트리트 파이터 1의 시점보다 더 이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스트리트파이터 영화 중 최악의 망작이라 불리는 춘리의 ㅈ전설. 스파 팬으로써 부들부들거리며 봤던 기억이 나네요.


게임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시리즈에 가서야 언급되기 시작한 게임의 핵심 설정 중 하나인 '살의의 파동'도 영화의 핵심 소재 중 하나라는 것도 독특합니다. 


게임 속 살의의 파동 설정의 근원이 되는 고우테츠와 고우키, 고우켄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다루고 있죠. 고우키와 고우테츠의 전투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팬이라면 익숙한 필살기들도 멋지게 재현돼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류와 켄이 원작의 기술을 마구 난무하는 걸 바랐다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은 이제 막 수련하고 있는 입장이니 격투보다는 스토리 진행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류와 켄이 승룡권과 파동권을 사용하며 싸우는 것도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한 번 나오는 수준이죠.


그래도 스트리트 파이터의 팬이라면 한 번쯤 꼭 봤으면 싶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내내 진지하게 스트리트 파이터 원작을 존중하고 있다는 게 보일 정도니까요. 극 중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프로듀서 오노 요시노리가 특별 출연하기도 하는데요, 팬들의 진정한 열정에 대한 응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철권도 영화로 나와버리고 마는군요...ㅠㅠ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추천작은 게임 원작 영화는 평타라도 치려면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억지로 원작과 동떨어진 설정을 도입해 성공하는 경우는 게임은 물론, 소설이나 만화 등 다양한 원작 영화에 비추어 봐도 흔한 사례는 아니거든요.

영화 디오에이.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가 메인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노골적으로 보여주는군요.


그 당연한 걸 지킨 영화들이 오늘 추천한 '모탈컴뱃(1995)'과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이죠. 특히, '스트리트 파이터: 전설의 귀환'은 그동안 수많은 스트리트 파이터 실사 영상물들이 얼마나 헛발질을 해왔는지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서문에서도 말했지만, 요즘에는 게임 원작 영화도 잘 나오는 편인 듯합니다. 수퍼 소닉도 처음에는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였던 디자인의 소닉을, 팬들의 원성에 좀 더 원작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꿨을 정도니까요. 10년 전이었다면 아마 그대로 강행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2021년에는 새로운 모탈컴뱃 영화가 나온다고 하는데 부디 잘 나오길 바라봅니다. 호러영화의 거장 제임스 완이 제작에 나섰고, 전설적인 액션 영화 레이드에서 확실한 조재감을 주었던 인도네시아 배우 조 타슬림이 서브제로 역할을 맏았다고 하네요.


게다가 완전 R등급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모탈컴벳의 백미 페이탈리티가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무려...! R등급으로 나온다고 하는 모탈컴벳 리부트. 과연 얼마나 충격적인 액션이 연출될지... 제발 이번만은 격투게임 원작 영화의 망작의 고리를 끊어주길 바랍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