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암투의 역사! 픽사 VS 드림웍스

조회수 2020. 4. 8.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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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와 '코코'의 픽사, '슈렉'과 '마다가스카'의 드림웍스는 CG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회사들로, 수년간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오랫동안 이 둘은 묘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는데요. 사실 이 둘의 신경전의 시작은 드림웍스가 '슈렉'을 만들기 전, 그리고 픽사가 '토이 스토리'를 성공시킨 직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인수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듭니다

픽사는 현재 디즈니 소속의 제작사입니다. 디즈니에 합류하기 전, 픽사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에 소속된 특수효과용 컴퓨터를 제작하는 부서와 CG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부서가 뭉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루카스는 이혼소송에 휘말리게 되어 급전이 필요해 픽사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때 픽사를 사들인 사람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입니다.

잡스로 인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픽사는 기술 연구와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경험을 쌓아갔죠. 그리고 몇 년 후인 1991년, 픽사는 디즈니에게 인수되어 세계 첫 장편 CG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제작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당시 애플에서 해고된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성공을 계기로 애플로 금의환향할 수 있게 되었죠.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중흥기를 이끈 작품들입니다.

디즈니의 픽사 인수를 성사시킨 장본인이 있는데, 이는 바로 훗날 드림웍스를 설립하게 될 제프리 카젠버그입니다. 드림웍스는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와 음반 업계의 데이빗 게펜 그리고 디즈니의 간부였던 카젠버그가 의기투합해 1994년 설립됩니다. 카젠버그는 디즈니에서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등을 제작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중흥기를 이끈 인물입니다.      

▶제프리 카젠버그

카젠버그가 디즈니 소속일 당시, 디즈니 내부에서 커져가는 그의 입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디즈니 사의 임원으로 경영에 활발히 참여했던 월트 디즈니의 조카, 로이 E. 디즈니와 당시 디즈니 사장이었던 마이클 아이스너입니다. 카젠버그의 명성이 더욱 오르게 되자 결국 이들은 카젠버그를 해고하고 맙니다. 억울하게 방출 당한 카젠버그는 디즈니를 능가할 것을 목표 삼으며 와신상담하게 되죠. 그리고 드림웍스가 탄생하게 됩니다.

▶벅스라이프(좌)와 개미(우)

1998년, 드림웍스는 첫 CG 애니메이션 '개미'를 선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때 디즈니에 대한 카젠버그의 앙금이 픽사와의 트러블로 번지게 됩니다.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카젠버그가 이제는 픽사와 대립하게 되었으니 얄궂은 운명인 것이죠.

카젠버그는 디즈니 방출 이후에도 픽사의 존 라세터 감독('토이스토리' 1 & 2)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연락을 하고 지냈다 합니다. 픽사가 '토이 스토리' 개봉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할 때였는데, 당시 픽사의 다음 작품은 곤충 세계를 무대로 하는 '벅스 라이프' (당시 타이틀은 ‘벅스’)가 될 것이라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합니다.

▶픽사의 존 라세터

문제는 라세터가 카젠버그를 완전히 믿고 있어 그에게 '벅스 라이프'의 내용과 계획에 대해 아주 세밀하게 모두 얘기해 주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픽사 차기작의 모든 것을 알게 된 드림웍스는 '개미'의 제작을 발표하게 되었고, 라세터와 픽사는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곤충들의 세계를 다루는 것을 넘어 주인공이 개미인 것, 주인공의 성향, 그리고 공주의 사랑을 얻고 곤충 사회를 위기로부터 구한다는 내용까지 똑같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드림웍스의 개봉일이 픽사보다 먼저였기 때문에 더욱 낙담했다고 합니다. 물론 카젠버그는 몇 년 전 드림웍스의 간부에게 들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미'를 만든 것이라 입장 표명을 했지만 라세터는 이를 믿지 않았고, 디즈니에게 보복하기 위해 픽사가 이용당한 것이라 밝혔습니다.

▶마이클 아이스너(좌)의 외모를 본떠 만든 파콰드 영주(우)

'벅스 라이프'와 '개미' 사건, 그리고 CG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대표적인 제작사라는 이유로 두 회사는 더욱 치열한 라이벌 관계가 됩니다. 개봉 이후 '벅스 라이프'와 '개미'는 각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올리게 되죠. 디즈니 산하의 픽사에게 타격을 입힌 드림웍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디즈니가 관습적으로 사용해온 고전적인 주제들을 비꼬는 작품, '슈렉'으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서게 됩니다. 심지어 ‘슈렉’의 악역 파콰드 영주는 앞서 카젠버그를 디즈니에서 퇴출시키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디즈니의 당시 CEO 마이클 아이스너의 외모를 본떠 만든 캐릭터입니다.

이렇게 패기 넘쳤던 드림웍스였지만, 몇몇 작품의 흥행부진과 내부사정 등으로 결국 '미니언즈'와 '슈퍼배드', '씽' 등을 제작한 일루미네이션이 소속된 유니버설에게 인수 당하게 됩니다. 인수 이후 카젠버그는 드림웍스를 떠나 현재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를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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