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로 몸살 앓는 리니지2M, 사냥터 이어 보스몹까지 안돼!

조회수 2019. 12. 11. 18: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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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시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계급사회가 열리게 됩니다. 화살촉, 칼, 거울, 수레장식 등 청동은 돌이나 흙보다 더 강력하고 희귀한 물질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가질 수 없었고 정치, 군사, 종교 지도자 즉 권력자들 만이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권력자들을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각 세력은 자신의 생존 혹은 이익을 위해 다른 세력과 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력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은 착취와 억압의 대상이 됩니다.

계층, 통제 그리고 권력


리니지2M이 서버마다 ‘통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통제는 강한 혈맹이 특정 구역의 아이템을 독식하기 위해 다른 유저들의 접근을 막는 이기적 행동입니다. 보통 강한 혈맹들이 조직적으로 사냥터를 통제하면서 유저간 분쟁의 씨앗이 되어 왔죠. 전작은 주로 목 좋은 사냥터를 독식해 일반 유저들은 다른 사냥터를 찾으면 됐지만, 리니지2M은 통제의 양상이 다릅니다. 보스 사냥 자체를 막아버려 문제가 되죠. 보스 몬스터는 특정 구역에 임의로 등장하며, 난이도도 높지 않습니다. 가장 친숙한 ‘자리체’ 몬스터 같은 경우 필드 곳곳에 수시로 등장해 일반 유저들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들에겐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것입니다.


하지만 혈맹의 통제로 인해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리니지2M의 게시판에는 어떤 보스를 통제할 것인지를 통보하는 글이 많습니다. 이 통보를 거부하는 유저에겐 죽음만 있을 뿐입니다. 물론 다른 혈맹이라면 그땐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죠. 

게시판엔 통제선언문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각 혈맹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이합집산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통제의 범위와 강도도 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권력은 과거 리니지2가 그랬듯 거대 혈맹으로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판단미스로 통제력을 잃다


리니지2M 출시 전 이성구 엔씨소프트 총괄 프로듀서는 “소위 기득권을 갖고 있는 혈맹원들도 노력을 해서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며 대신 이에 속하지 않은 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고 끝까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넣었다”, “기회는 공평하게, 성공은 노력에 따라”라고 기자간담회에서 말했습니다. 그 근거로 좋은 아이템을 떨구는 보스 몬스터가 특정 사냥터가 아닌 무작위로 필드에 등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니지2는 거대 혈맹이 특정 사냥터를 통제해 일반 유저와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 고렙 던전 깊숙한 곳에 보스 몬스터가 있어 일반유저는 사냥은 커녕 한번 보기도 힘든 존재였죠.


리니지2M에서는 보스급 몬스터를 필드에 무작위로 소환시켜 누구든지 발 품만 팔면 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정 사냥터 통제를 원천적으로 막으려 한 것이죠. 하지만 현재 이러한 엔씨의 묘책은 보기 좋게 깨진 상태입니다. 거대 혈맹들은 보스 몬스터 그 자체를 통제하기 시작했고 최근 크루마 탑, 개미굴 등 곳곳에 통제령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스와 더불어 사냥터까지 통제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죠. 리니지2에 비해 두배 더 통제가 강화된 셈이니 무, 소과금 유저들은 더욱 엄혹한 세상을 만나게 됐습니다.

통제된 보스몬스터라면 저런 알림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이렇게까지 된 것은 개발진의 판단미스도 한가지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로 인해 특정 사냥터가 통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한 결과죠. 보스 자체를 통제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못했던 겁니다.


통제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통제를 하는 쪽과 당하는(?)쪽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통제를 하는 쪽의 대부분은 ‘과금은 시간을 사는 행위고 그렇기 때문에 통제를 해서 시간을 줄이는 것이 돈을 쓴 유저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쪽 의견은 ‘과금을 통해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얻었기 때문에 세를 형성해 다른 유저들의 게임 진행마저 원천봉쇄하는 것은 폭력이자 나아가서는 게임이 고인물화 되어버리는 원인이 될 것’이라 합니다.


여기서부터 리니지 서사의 시작이다!


이제 리니지2M은 거대 혈맹이 통제를 수단으로 철권 통치하는 암흑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 속도가 리니지2에 비해 확연히 빠르다는 것이죠. 물론 이 빠른 속도의 원인은 과금에 있습니다. 과금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한 유저가 당연히 권력을 잡게 되었고 더 많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통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무, 소과금 유저들의 불만은 쌓여 가겠죠. 이것이 리니지 서사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입니다. 권력집단의 통제가 극에 달했을 때는 항상 반항의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통제를 따르지 않는자에겐 죽음만 있을 뿐입니다



또한 혈맹에 가입되지 않은 상위 유저나 통제를 반대하는 혈맹들이 뭉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벌써 상위 유저들 중에서는 통제행위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무, 소과금 유저들을 돕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의인들이 등장해 뭉칠 경우 리니지2M은 새로운 시나리오가 써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과거 리니지는 권력자의 통제에 눌려 지냈지만, 리니지2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약한 민중들이 강한 권력자에 반항하고, 거대한 혁명 전쟁으로 이어졌죠.


하나의 세력이 모든 것을 휘어잡는 것은 그렇게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결국 세력이 없는 무, 소과금 유저들은 게임을 떠날 것이고 새로운 유저의 유입도 없겠죠. 새로운 물이 유입되지 않고 그대로 고여만 있으면 썩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통제가 없어지고 서로 돕고 사는 꿈 같은 상황이 펼쳐질지 아니면 그들 만의 리그로 굳어져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의 열쇠는 리니지2M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권력이란 그것을 어떻게 무책임하게 남용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는지 – 권력자가 대중을 이용하기 보다는 대중을 위하여 살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존 F.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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