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만 할 수 있는 고급진 문화생활

조회수 2019. 8. 27. 23: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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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못이면 좀 힘들걸요?

좋은 콘텐츠가 으레 그렇듯이, 좋은 게임 역시 많은 유저들의 기억과 추억 속에(혹은 가슴에) 남는 법입니다. 


하지만 영화나 문학과는 달리 게임은 다시 플레이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오래된 게임일수록 더 그렇죠. 그래서 유저들은 게임 음악으로 지난날의 게임을 추억하곤 합니다.

물론 음악만 남은 게임도 있다
게임은...(크흡)

게임 OST라는 게 사실 플레이 중에는 그렇게 와닿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캐릭터나 전투 등 콘텐츠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을 때나 이미 오래 전의 추억이 된 경우에는, 음악만큼 추억을 자극하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게이머들의 마음을 알고 있는지, 게임사에서도 게임 음악을 주제로 한 콘서트를 최근 다수 주최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스타크래프트 콘서트가 열렸고, 지난달에는 모바일게임 소녀전선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거든요. 게이머들을 고급진 문화공간으로 초대하는 클래식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보시겠어요?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지난 주말이었죠? 24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을 추억하는...이제 유부남이 된 유저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역사가 긴 게임인 만큼 많은 분들이 객석을 채워주셨습니다.

독특한 점은 교향악단과 함께 록밴드가 연주를 해 좀 더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는 것일 텐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은 각각의 특징이 확실하죠.


OST 역시 이런 특징이 잘 살아 있는데, 이런 테마의 특징에 따라 완급조절을 하며 교향악과 밴드음악이 조화롭게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음악 콘서트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회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게임 영상이 나오는 것일 텐데요.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에서는 실제 게임 콘솔 화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구성으로 영상을 배치해 몰입감을 한층 높이기도 했어요.


마비노기
오케스트라 콘서트

'음유시인을 통해 전해지는 노래'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게임 마비노기. 게임음악이 좋은 타이틀로도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공연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할 것 같은 게임이 바로 마비노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일까요? 마비노기 역시 350여개가 넘는 방대한 OST 중에서 고르고 고른 17곡으로 지난 5월,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객석을 꽉 채운 마비노기 유저들의 호응만큼이나 흥미로운 공연이었죠.


특히 마비노기 콘서트는 스크린 속 영상 면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어요. 공연을 위해 특별히 꾸며진 영상과 함께 장내에 흘러나오는 선율은 유저들을 마비노기 속 세계로 데려가기에 충분했던 것이죠.


소녀전선
'인형: 피안화'

다섯 가지 콘서트 중 유일한 모바일게임이자, 가장 나이가 어린 타이틀인데요. 바로 소녀전선입니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소녀전선 2주년 심포니 콘서트: 인형 피안화'라는 이름으로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열었죠.

모바일게임답게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공연 중간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음은 물론 참석한 유저들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등 디테일한 곳까지 신경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 중의 영상에는 아쉽다는 분들이 많긴 했지만, 소녀전선을 애정하는 유저들을 위한 행사이니만큼 대표곡 격인 'Frontline'이 마지막 곡으로 울려퍼질 때는 감동의 물결도 함께 일렁였다고 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2004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어언 16년째, 바로 오늘 드디어 클래식 서버를 오픈한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한국 유저들 덕에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는 바로 그 기업 블리자드이니만큼 한국에서 자사 타이틀중 무려 2개나 콘서트를 열었군요.

MMORPG의 특성상 대도시의 테마송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참 많을 것 같아요. 라그나로크에는 프론테라가 있다면, 와우에는 오그리마와 스톰윈드가 있었죠. 그 웅장한 음악을 들으며 우리는 분수대 혹은 지붕에서 얼마나 많은 점프를 했겠습니까.

골수유저가 많은 게임답게 행사장에서 코스프레 팀인 스파이럴 캣츠도 만나볼 수 있었고요. 진영전이 핵심이니만큼 호드와 얼라 유저에게 서로 다른 야광봉을 지급하는 등 독특한 점도 있었습니다. 


부가영상이 제공되지 않아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이 많았지만, 앞으로 3년간 계속해서 블리자드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니 다음엔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파이널 판타지
디스턴트 월드

마지막으로 콘서트조차 전통이 된 파이널 판타지입니다. 최근 이래저래 수난사를 겪고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스퀘어에닉스의 명작을 꼽을 때 이 타이틀을 절대 빼놓을 순 없겠죠. 


1987년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무려 30여 편에 달하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부오 우에마츠로 대표할 수 있는 음악 역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2002년부터 시작되어 온 파이널 판타지 콘서트는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투어를 진행했을 만큼 전통 있고 인기도 높은 공연입니다. 그만큼 음악의 질도 높고, 유저들에게도 쭉 호평을 받아 왔죠.


지난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파이널 판타지: 디스턴트 월드'에도 많은 한국 유저들이 찾아왔습니다. 


당시로서는 파이널 판타지 7의 리마스터 버전의 출시 소식이 아직 없던 때라... 마에스트로 아니 로스조차 언제 7을 출시할 생각이냐는 멘트를 하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좌중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게임음악을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콘서트. 


언뜻 의아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위에 소개한 게임들 외에도 다양한 게임들이 OST를 좀 더 좋은 사운드와 연주로 들려주는 공연을 기획해 왔습니다. 국내 장수게임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 역시 콘서트를 열어 호응을 얻어낸 바 있죠.

시네필들에게 영화 OST가 타임머신처럼 그 때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하듯이, 게이머들에게는 게임 OST와 테마송이 추억의 서랍을 여는 역할을 해 줍니다. 그래서 이런 특별한 공연이 게이머들에게는 더 소중한 시간이 되는 거겠죠.


추억 속의 게임 OST를 다시 듣는 게, 오래된 게임일수록 쉬운 일은 아니에요. 특히 내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것 같은 타이틀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죠. 


단순 미디 음원으로만 듣던 테마송들을 좀 더 다채로운 음악으로 접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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