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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WORLD,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

조회수 2019. 7. 14. 21: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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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확률형 팬서비스..????

아이돌 게임이 나온다고?
그것도 방탄소년단 소재의?

BTS WORLD에 대한 기대치는 꽤 높았다. 방탄소년단의 전세계적 인기 때문이기도 했고 넷마블의 신작 때문이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아이돌 그룹을 소재로 한 본격적인 여성향 게임이라는 데서 그랬다.

모바일 RPG 게임으로 매우 잘 알려져 있는 게임사인 넷마블이, 비주류 장르인 여성향 게임 그것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은 당연했다. 강력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은 더더욱 그랬다. 전용 OST가 발매되기 시작하면서는 팬들의 기대감도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6월 29일 출시 이후,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사전 트레일러와 마켓 공개 일러스트를 확인했을 때 느꼈던 기시감과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측은 별로 대단한 내용도 없었다.


이거...러브앤프로듀서랑
비슷할 것 같은데요?

중국의 개발사인 파페게임즈(Paper games)가 개발한 '러브앤프로듀서'는 지난해 여름 출시된 이래 큰 인기를 얻었다. 


4명의 남자 주인공들과 여주인공 간에 펼쳐지는 로맨스 스토리를 다룬 이 게임은 남자 주인공 카드를 모아 육성하고 이 카드를 가지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카드배틀에 연애시뮬레이션을 믹스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가장 독특한 점은 SNS와 통화, 메시지 시스템으로 일방적인 교류만 가능했던 기존의 연애시뮬레이션과 달리 캐릭터와 실제로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 물론 이 콘텐츠는 '러브앤프로듀서'에서 처음 도입된 시스템은 아니며, 국내 개발사인 체리츠의 타이틀 '수상한 메신저'가 시초였다. 덕분에 이와 관련된 표절논란도 겪어야 했다.

수상한 메신저
모바일 메신저 개념을 본격 도입한 첫 게임

'BTS WORLD'는 바로 이 게임 '러브앤프로듀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스템이다. 멤버별 카드를 모으고 이 카드를 육성시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하고, SNS와 모바일 메시지를 통해 인터액션한다는 점도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창작된 스토리 대신 실제 방탄소년단의 데뷔 과정을 다루었다는 것인데, 이외에는 시스템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여성유저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연애요소를 넣은 시뮬레이션 게임은 '수상한 메신저'의 모바일 활용 요소를 통해 한차례 발전을 얻었고 '러브앤프로듀서'의 퀄리티(번역과 운영은 제외한다)를 통해서 또다른 발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BTS WORLD'는 무엇을 보여주었나.

'BTS WORLD'가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팬 콘텐츠로 남지 않고, 어떤 여성향 게임의 하나로서 재미있다는 평을 받기 위해서는 좀 더 새로운 뭔가가 필요했다. 


더불어 퀄리티 면에서 역시 확실한 신뢰도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둘 모두 없었고, 독점 콘텐츠라는 영상과 음성, 멤버들의 이미지 외에는 별달리 참신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먼저 퀄리티 면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다. 플립형 UI는 예쁘긴 하지만 조작이 그리 편하지 않으며, UI는 사소한 부분부터 중대한 부분까지 불편한 부분이 너무 많다.


특히 어나더 스토리(멤버별 오리지널 스토리)에서 획득할 수 있는 카드 조각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속성별 수치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스테이지에 진입하기 전에는 속성별 수치만으로 카드를 정렬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다. 카드관리 창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성급과 레벨뿐이며 정렬도 유저가 원하는 대로는 불가능하다.

카드관리 화면
수치좀 보여주세요..

아이돌 덕질의 특성상 멤버별로 카드를 정렬하는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이건 컬렉션이 아니라 게임이기에 기본적인 건 갖춰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쨌든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고,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속성수치를 한번에 볼 수 있는 UI정도는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 진화가 가능한 카드가 있다 하더라도 재료가 부족하면 카테고리(진화 가능)에 노출되지 않아 한눈에 확인하기도 어렵다.

가장 의아한 점은 친구 관리 메뉴인데, 친구에게 매일 스테미너 개념의 재화인 '날개'를 하나씩 받을 수 있고 총 50명의 친구를 추가할 수 있기에 하루에 수급 가능한 최대 날개는 50개에 달한다. 하지만 첫날 이후 50개를 전부 수급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친구목록은 한번에 9개까지만 노출되고, '모두 보내기'를 눌러도 친구 모두에게 발송하지 않는다. 즉 친구 리스트를 네 번이나 스크롤해서 전부 노출되게 한 다음에 '모두 보내기'를 눌러야만 모든 친구에게 날개가 발송되기 때문이다. 일일퀘스트는 3개만 보내면 완료되는데, 굳이 남들을 위해서(...) 끝까지 스크롤을 내릴 유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사소하게 불편한 부분은 너무나 많다. 대표이미지도 프로필창에서 바로 변경할 수 없고, 통화나 문자 등 SNS 콘텐츠를 멤버별로 정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재화 수급율이나 진행, 콘텐츠를 다 떠나서 조작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플레이할 때마다 하게 된다.


그룹이 너무 바쁘면
업데이트가 안 될 수도 있는데

근데 향후 5년은 바쁠 것 같다

게다가 이 게임은 분명한 한계점이 예상된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에게는 새로운 방탄소년단 콘텐츠로서(혹은 팬덤과 그룹의 트리비아로서), 관심이 있었던 유저에게는 훌륭한 입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 전부터 내세웠던 주요 콘텐츠인 '독점 OST'와 '독점 영상/사진/음성'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이 그룹이 너무나 바쁜 관계로..)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아니 유일한..) 방탄소년단 독점 콘텐츠다. 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면 게임의 생명력이나 지속성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임에 틀림없다.


BTS를 소재로 하고, 전용 콘텐츠를 보유한 이상 'BTS 월드'는 평타 이상의 결과는 보장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겟유저가 너무도 확실하고, 그 이상의 매력이 없기에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있거나(그것도 지극히 높은 관심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주변 아미(방탄소년단 팬을 지칭하는 말)들로부터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방탄소년단이 아니면 굳이 게임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였다.

물론 가장 중요한 편의성 부분은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높다. 버거운 일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아직 출시 초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면에서는...글쎄, 아마도 BTS WORLD는 방탄소년단 팬 콘텐츠 이상은 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 WORLD가 보여준 것이 아주 없지는 않다. 일반적인 여성향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은 희미해 보이지만 다른 가능성도 있다. 바로 팬 콘텐츠와 게임의 접목 면에서의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가상이 아닌 실존 아이돌을 소재로 한 게임은 대부분 리듬게임에 그쳤고, 실제 아이돌을 시뮬레이션에 접목한 타이틀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멤버들이 게임을 위해 촬영한 영상과 음성이 삽입되어 있다? 솔직히 덕후 입장에서는 안할 수가 없다. 


내가 더 고마워

물론 굳이 가챠를 했어야 했는지, 기본카드를 1성을 줬어야 했는지는 의문이지만(이것만은 넷마블스럽다) 멤버들 카드 모으는 재미도 있고, 5성카드 특수인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는 것 역시 덕후 맘에 불을 지른다. 진화시키면 달라질 이미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물론 원하는 카드가 나올 가능성은...).


그렇다. 전반적인 콘텐츠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런 게임이 일단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즉 아이돌이 실제로 참여하는 게임이 장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다. 갈 길이 먼 것만은 분명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팬 콘텐츠'로서의 'BTS WORLD'는 어떤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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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김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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