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게임업계의 블루칩 '리마스터' 흥행 열차에 탑승하나?

조회수 2019. 3. 29. 16: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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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mmorpg가 리마스터되어 업그레이드

음반과 블루레이 영상물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상품이 된 지 오래인 리마스터.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뛰어넘는 엔터테인먼트 종합예술(…)인 게임도 그 대열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이미 과거의 훌륭했던 명작들이 새 생명을 얻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러한 리마스터 흥행 열차에, 온라인 게임들도 줄지어 탑승하게 될까요?

리마스터의 ‘원조’는 음악과 영상물, 게임과의 차이는?
  

음악과 영화 등의 리마스터는 주로 컨텐츠 자체는 건드리지 않고(못하고) 음질과 화질의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사운드의 비트레이트를 높인다거나, 480p DVD급 화질을 1080p의 풀HD 또는 최근의 4k 해상도로 올려주는 식이죠. 그렇게만 퀄리티 업 과정을 거치면 마치 지금까지 경험 못한 신세계가 열린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HD 오디오로 리마스터링 된 Queen 의 최고 명반, A Night At The Opera.

반면, 게임은 비주얼과 사운드 등 이른바 ‘외관’의 퀄리티를 올리는 것 말고도 게임의 프로그램 코딩을 통째로 건드려 컨텐츠 자체를 수정하기가 비교적 용이합니다. 그래서 지금 기준으로는 불편할(게 뻔할) UI를 손본다던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나 적의 밸런스를 조정해 난이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방식까지 리마스터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마스터 작업만 잘 마치면 평단의 평가도, 판매량과 인기도 얻을 수 있는 큰 장점이 되곤 합니다.

  

물론, 리마스터링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지라 개발사의 의도가 정작 해당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했던 유저들의 인식과 거리가 있는 경우 실패할 가능성도 매우 높죠. 옷은 멋들어지게 갈아입혀 놓고 게임 컨텐츠는 과거 그대로거나 잘못 건드려 오히려 퇴보시키는 등, 본전도 못 건지는 리마스터 작업의 사례도 차고 넘칩니다.  

▶ 영상물의 리마스터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레퍼런스’ 리마스터 타이틀인 BBC의 자연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 입니다.

리마스터의 선두주자, 바로 콘솔 게임!
  

과거의 감명 깊은 명작들을 최신 기술의 힘을 빌어 화려한 비주얼과 알찬 내용으로 다시 즐겨보고 싶은 마음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겝니다.

  

게임 리마스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콘솔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그야말로 리마스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것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독점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와 ‘언차티드’ 시리즈죠.

▶ 명작의 가치는 리마스터 버전으로 더욱 빛났습니다(라스트 오브 어스).

소니의 최신 콘솔인 PS4가 이전 버전인 PS3 게임의 하위 호환을 지원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고, 해당 게임의 성공 요소를 잘 알고 있는 개발사 너티독은 게이머들이 원하는 지점을 제대로 파고들어 리마스터 작업을 훌륭하게 해내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언차티드 2의 경우 PS3로 출시되었을 당시 모 해외 전문지에서는 ‘PS3가 없다면 훔쳐서라도 해라!!’라는 짧고 굵은 평을 내렸을 정도의 게임이었고, 리마스터 버전으로도 ‘당연히’ 빅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이 두 게임 타이틀의 성공이 리마스터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라, 두개 사라! 가 아니라 기계 훔쳐서 해라! 고 한 바로 그 게임(언차티드 2).

일본 야쿠자 게임의 전설, ‘용과 같이’ 시리즈는 프랜차이즈 IP 전체 규모로 리마스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PS2 시절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던 1편과 2편은 아예 ‘극’이라는 명칭을 붙여 리마스터를 넘은 ‘리메이크’작으로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어 게이머들의 오감을 즐겁게 해주었고, 곧 6월경 ‘용과 같이 5’의 리마스터 버전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 북미판 타이틀은 ‘야쿠자 5’로, 당연히 한국어판으로도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보시길.

또 다른 경쟁 콘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은 한국에서보다 북미나 유럽 시장에서 더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리마스터 부분에서는 이쪽이 PS 진영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이유는 오리지널 Xbox와 그 후속기 Xbox360에 대한 하위호환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게임을 100% 지원하진 않지만 일단 하위호환을 지원하는 게임을 Xbox One에서 돌려보면 해상도 업스케일링과 프레임레이트 향상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죠. 더구나 성능면에서는 Ps4 Pro를 '훨씬' 넘어서는 현존 최강 콘솔인 Xbox One X에서는 옛날 게임임에도 무려 4k 해상도 및 HDR 기능까지 추가돼, 별도의 리마스터 판을 재발매하지 않고 Xbox One X의 성능만으로도 리마스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타이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화제가 된 락스타게임즈의 최신작 '레드 데드 리뎀션 II'의 전작인 '레드 데드 리뎀션'이죠.

  

한국 시장에선 보급률 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적어도 리마스터 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Xbox One X를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들은 능히 '승자'의 여유를 부릴 만 합니다.

▶ 바로 비교 가능한 콘솔 하드웨어 간 차이입니다(레드 데드 리뎀션의 화면).
▶ 구 엑박의 스타워즈 걸작, 구공화국의 기사들도 하위호환 + 그래픽 업스케일링으로 제법 할 만한 게임이 되었죠.

여기서 잠깐. 리마스터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라 한다면 단연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들지 않을 수 없겠네요(원래 PC 게임이었지만 후에 멀티플랫폼으로 이식되었던 관계로 콘솔 게임 범주에서 설명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1과 2, 인피니트까지 합본으로 발매된 야심찬 리마스터 프로젝트였던 이 바이오쇼크의 경우, 2편과 인피니트는 그럭저럭 괜찮은 평을 받았으나 1편은 무지막지한 수의 버그들과 끔찍한 랙, 프리징, 할말없는 텍스처 퀄리티 다운 등으로 팬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습니다.

PC게임의 걸작들도 리마스터링 대열에 합류하다
  

PC 기반으로 발매되었던 유명작들도 리마스터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 중 아무래도 게이머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바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들의 대표작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III의 리마스터겠죠.

  

한국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1998년작 스타크래프트. 그 인기에 대해선 굳이 여기서 언급할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인 이 게임이 2017년 리마스터되었습니다. 주로 4k 해상도 지원 및 실시간 라이팅 등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환골탈태'했고, 기타 배틀넷 기능 개선 등에 중점을 두고 출시되었더랬습니다.

▶ ‘스타 한판?’의 추억에 푹 잠길 수 있는 의미 있는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본진' 한국에서도 굉장한 홍보가 이루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흥행성적은 -분명 큰 이슈가 되었고 발매 초반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그 동안 스타크래프트가 보여줬던 인기를 생각하면- 부진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게임에 무한 지지를 보여줬던 게이머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발매된 것이라고 보는 게 훨씬 마음 편할 것 같네요.

  

이제 블리자드는 두 번째 리마스터 게임,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이하 리포지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디어 대상의 시연회도 진행했었으며 싱글 플레이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죠?  

리포지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는 달리, 캠페인 등 일부는 리메이크에 준하는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의 경우와 달리 오리지널 워크래프트 III는 한국에서 신통치 않은 실적을 보였기 때문에, 그 반동으로 이번 리포지드에 유저들이 거는 기대감은 상당한 것 같습니다. 한 때 워크래프트 II의 스토리를 미치도록 좋아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수백 시간 즐겼던 필자로서도 이번 리포지드의 발매는 기대가 될 수밖에 없네요.

  

이 외에도 실시간 전략 게임의 걸작 중 하나인 앙상블스튜디오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도 '결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리마스터된 전력이 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유독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들이 리마스터가 많이 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

MMORPG 리마스터, 스타트는 끊었다

  

자, 이제 자연스럽게 시선은 PC 기반의 MMORPG로 돌아가게 됩니다. 리마스터라는 개념으로 부르기는 좀 '낯 뜨거운' 정도지만 서비스 된 지 오래된 게임들이 비주얼 등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안 했던 것은 아닙니다.

  

출시된 지 10년이 훨씬 넘은 게임들은 서비스 초기 지원 해상도가 10인치 대 모니터에나 잘 어울렸던 640 X 480 정도에 불과했었으니까, 점점 PC 사양과 모니터 등 그래픽 퀄리티가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에서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붉은보석과 리니지 같은 경우, 화면 해상도를 640 X 480에서 1024 X 768까지 지원하도록 조정하기도 했습니다(리니지는 1600 X 1200 해상도까지 지원).

  

MMORPG의 본격적인 리마스터 사례는 검은사막이 만들어 냈습니다. 서비스된 지 그리 오래 된 게임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그래픽 및 사운드 개선, 그리고 엔진의 최적화를 시켰죠. 아무래도 이쪽은 노후된 시스템을 보강하는 관점보다는 자사의 기술적 성취를 자랑(?)하는 차원에서 단행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래픽 개선과 엔진 최적화로 훨씬 보기 좋은 게임으로 바뀌었고, 특히 BGM도 풀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재녹음하는 정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3월 27일,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대한민국 1세대 MMORPG의 대표작이자 한국형 온라인 게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가 드디어 리마스터 대열에 올라탔습니다.  

리니지 탄생 20주년 기념 업데이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1920 X 1080의 와이드 풀HD 그래픽으로 게임이 완전 '천지개벽'했다는 것이 비주얼적으로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UI도 오래 전부터 익숙한 게이머들을 위한 클래식 UI에서부터 시인성 향상과 직관성을 위주로 한 모던 UI 등 다양하게 준비해 게이머들의 선택에 맡기는 등 인터페이스도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습니다.

▶ UI의 새단장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드코어 리니지 유저뿐 아니라 리니지와 대척점에 서있는 모든 MMORPG 유저들을 상대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식 자동사냥 플레이,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PSS)'과 굳이 게임 플레이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나의 플레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예티' 앱 서비스 등 게임 퀄리티의 리마스터링 이외의 파격적인 시스템도 갖춰놓았습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의 PC게임 일간 검색어 순위에는 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만, 아직 PC방쪽에서는 다소 조용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주로 개인공간에서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먼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여전히 새로 도입된 PSS와 예티 등 서비스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도 하죠.

  

리니지 리마스터는 런칭 직후 곧바로 시장을 크게 흔들만한 '대격변'을 일으키지는 않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1세대 MMORPG 대명사로서 리니지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가 세간의 관심을 끄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리니지 리마스터, MMORPG 리마스터링의 시발점이 될까?

  

'우리에게 큰 감동과 추억을 남겨준 과거의 명작을 향상된 기술력의 도움으로 퀄리티 업된 버전으로 다시 즐긴다'는 리마스터 본연의 취지에 들어맞는 MMORPG의 등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리니지 리마스터가 어떤 흥행성적과 세간의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리니지 리마스터가 보여준 결과가 향후 다른 MMORPG의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해봅니다.

  

휴대성과 간편함 위주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갈아탄 리니지 형제들의 'M화' 대박이 잇따른 온라인 게임들이 M화로 가는 시발점이 되었듯이 말입니다.

글/ 다스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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