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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눈으로 본 로스트아크, ‘혜자’게임 맞나?

중년 아재의 로스트아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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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어바웃 작성일자2018.11.28. | 6,468 읽음

지난 7일 오픈 베타 서비스에 들어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PC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공개된 첫 주말의 ‘동접 25만’ 성적표, 평일 저녁 시간 대기열 약 18,000명을 훌쩍 넘는 사람과 대기시간 약 3시간, 서비스 2주 차 ‘동접 35만 돌파’ 등등 도처에서 수많은 뉴스와 기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게임 시장의 대세가 모바일로 옮겨간 후 정을 붙이고 할만한 ‘근사한’ 신작 MMORPG가 마땅히 없었던 때여서겠지요.

  

이런 로스트아크, 서비스 실시 후 이제 막 3주가 되어갑니다. 온라인 게임을 손 놓은 지 어언 몇 년인가… ‘그래도 최신 게임이니 해봐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엄청난 대기열과 대기시간의 압박에 좌절하면서 꾸준히 플레이해본 어떤 중년 아재가 겪은 로스트아크의 이모저모. 한번 읽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이 글을 쓴 중년 아재는 젊은 시절, 넘쳐나는 체력과 시간으로 꽤나 많은 MMORPG를 전전하며 새벽을 불태웠으나 이제는 40대 중반에 들어서 무서운 와이프와 팍팍한 생계의 압박, 그리고 밤 12시를 넘기기 힘들게 된 저질 체력으로 MMORPG는 끊은 지 오래, 겨우겨우 틈틈이 10년 넘은 철 지난 휴대용 게임기 전원이나 껐다 켰다 반복하며 얄팍한 게임 라이프를 연명하고 있는 이 시대 슬픈 중년아재의 말단 대표격 되는 사람임을 밝힙니다)

PC에 게임 인스톨, 이게 얼마 만이야 대체?

그래요,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이제 막 오픈한 따끈한 신작 RPG를 제 PC에 인스톨한 것은. 하드 용량은 그나마 남아돌긴 해서 괜찮았지만, 사양이 걱정됐죠. 필자의 PC를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으니까요(솔직히 사양도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그리고 말이 최신형이었지 최고급 사양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풀스펙 MMORPG나 액션 게임을 돌리기엔 버거운 보급형으로 PC를 꾸몄었거든요. 물론 디아블로3는 그럭저럭 잘 돌아갔다능.

  

어쨌든, 과연 6년 전 보급 사양의 PC로 2018년의 최신 MMORPG인 로스트아크를 제대로 잘 즐길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인스톨, 본격적으로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아, 물론 미친 듯한 대기시간을 뚫고 막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한 자정 즈음에요… ㅜㅜ

▶ 아 정말 얼마만의 모험인가? 하지만 졸려 죽을 것 같다… OTL

결론은 약간의 프레임 저하가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로스트아크의 요소들을 빠짐없이 즐기기엔 괜찮았다는 것입니다. ‘최적화가 잘 되어있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기본적인 모험 콘텐츠를 즐기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래픽은 꽤나 보기 좋아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리니지2’ 이후 비슷한 분위기의 캐릭터나 장비 등의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꼼꼼하고 세밀한 배경의 디테일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 풍경 등은 정말 잘 만든 것 같습니다.

▶ 맵을 탐험하면서 찾아야 하는 멋진 풍경의 뷰포인트도 콘텐츠의 일부로 만들어두었습니다.

한 가지, 초반 경험에서 한 가지 칭찬해 주고 싶은 기능은 바로 페이스북이나 지메일 등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로그인 환경을 이용해서 게임에 접속하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보편적인 환경을 PC 온라인 쪽에도 적용한 것 같은데요, 자사 회원유치에 급급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이 게임을 간단하게 시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배려 같아서 좋았습니다. 복잡하고 짜증 나는(특히 각종 인증 부분!!) 회원가입 절차 없이 늘상 이용하는 지메일 계정으로 간단히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 스마일게이트와 스토브, 칭찬합니다!

약간 지루해지려는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끝나는 튜토리얼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고르고, 스토리를 느긋하게 읽어가며 '펑펑~!', '쿵쾅~!' 액션 씬을 즐기면서 게임의 키 조작이나 진행방법 등을 익히는 튜토리얼은 유저들이 게임과 대면하는 '첫 만남'이기에 개발사들마다 엄청나게 공을 들이곤 하죠. 여기서 잘못 삐끗하면 인내심 없는 유저는 바로 떨어져 나갑니다.

  

로스트아크의 튜토리얼은 우선 화려하고 세심한 연출 부분에서는 성공했습니다. 캐릭터별로 시작 위치가 모두 다르고 직업별 특성에 어느 정도 부합할 수 있는 스토리와 배경 설정을 주어 흥미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무도가는 무술인답게 지극히 무협지스러운 설정과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스팀펑크 세계관이 돋보이는 직업도 있죠? 이건 여담이지만, 마을 가니까 기타 치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근데 이건 스팀펑크랑 뭔 상관???

▶ 튜토리얼의 전개와 연출은 몰입도가 상당합니다.

아무튼, 거기까지는 다 좋은데.... 스토리 자체가 좀 지루합니다. 눈에 팍 꽂히는 부분을 마땅히 찾기 힘들었어요. 거기다 튜토리얼 분량 자체가 너무 길어요. 그래서 분명 튜토리얼인 것 같은데 계속 하다 보면 튜토리얼 건너뛰고 바로 게임 시작한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겨우 끝냈더니 강제로 전직하라고 합니다. 아, 난 무도가라는 이름으로 좀 더 해보고 싶은데...

▶ 이것이 본격적인 캐릭터 선택 창. 분명 전직인데 전직 같지 않은 것이…

튜토리얼에서 이어지는 진행을 잠깐만 더 보자면, 캐릭터별 시작지역과 스토리 진행이 개성 있어서 좋았지만, 튜토리얼을 끝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잃어버린 아크를 찾으러 떠나는 메인 스토리쪽으로 넘어가면서 활동 지역과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져서 갑자기 개성이 확 사라져버립니다. 이게 꽤나 부자연스러워요.

  

처음에 선택한 캐릭터로 어느 정도 플레이하다가 다른 캐릭터와 직업도 한번 해보고 싶어 다시 키우는데, 딱 튜토리얼까지만 다르고 이후는 사제 아만을 따라다니며 아크의 행방을 뒤쫓는 전개와 시작지역은 똑같습니다. 너무 많은 걸 기대했었나…하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

  

그래도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분기가 되는 곳도 있고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새로운 스토리가 계속해서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겠죠.

'액션', 'MMO', 'RPG' 그 명칭에 충실한 방대한 콘텐츠

로스트아크의 각 캐릭터들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스킬들이 있고 이들을 전략적으로 잘 써줘야 효율감 넘치는 사냥과 레벨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ARPG와 같이 스킬의 효과와 타격 범위, 레벨 별로 상승하는 능력치 등 '공부'해야 할 것들이 꽤나 많죠.

▶ 스킬창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공부는 게임에 좀 더 익숙해진 뒤로 미루고, 처음은 일단 쿨타임 돌아오는 스킬부터 마구 눌러대는 플레이가 저와 같은 많은 아재들이 즐기는 방식일 겁니다. 대부분의 스킬이 비쥬얼 효과나 타격감이 꽤 우수해 몹을 잡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 경우 무도가에서 배틀마스터로 전직해 주로 즐겼는데 배틀마스터 특유의 아이덴티티인 엘리멘탈 버블을 쌓은 후 적절히 터트려가면서 몹을 쓸어버리거나, 넓은 범위에 장판(?)을 까는 스킬로 몰이사냥을 하는 등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를 배틀마스터로 충분히 풀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예로, 전사 전직 계열 중 하나인 디스트로이어는 중력을 끌어모아 방출하는 스킬로 강력한 한방 폭발력을 발휘, 눈길을 끌기도 하더군요.

  

사운드 효과 자체가 좋고 대미지 들어가는 타이밍도 랙 없이 싱크가 잘 맞아 전반적으로 타격감은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볼륨을 조금만 키워도 너무 시끄러운 나머지 밤에 마눌님 등쌀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들릴락 말락 작게 설정해놔야 하는 부작용이… T^T

▶ 디스트로이어의 스킬들은 중력을 아이덴티티 스킬로 활용합니다.

전체 지도를 보면 모험을 위해 준비된 지역도 상당히 방대한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 현재의 스토리에 맞는 활동지역 곳곳에 숨겨지거나 준비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면 채워지는 일종의 도전과제 및 업적 시스템인 '모험의 서'도 허투루 만들어진 느낌이 없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걸 100% 달성하지 못하면 볼일 보다 도중에 끊고(?) 나온 것 같은 싸한 느낌에 조금이라도 더 플레이하게 됩니다. 물론 제 모험의 서는 빈칸투성이입니다. 나중에 천천히 하죠 뭐.

▶ 모험의 기본은 역시 느낌표!

▶ 배틀마스터로 제일 많이 쓴 ‘지뢰진’과 ‘오의: 나선경’ 스킬. 터지는 맛이 아주 그냥…

▶ 일단 첫 번째 지역은 이 정도로 마감하고, 나중에 100% 채워줘야죠.

플레이 중후반에는 배와 선원을 마련해 본격적인 대항해 시대를 경험하는 콘텐츠도 있고 당장 24레벨부터 해금되는 다양한 제작 콘텐츠도 꼭 경험할 수밖에 없는 RPG의 기본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가디언 레이드, 시네마틱 던전 등 5가지나 준비된 다양한 던전, PvP, 보스 러쉬 등 MMO콘텐츠도 충실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겠네요. 지금까지 나왔던 많은 MMORPG의 콘텐츠들이 정말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골고루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콘텐츠의 수준이 또 하나같이 평균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직접 경험해 본 몇 가지만 보더라도 그렇고,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한 게임 고수들이 이미 경험한 고레벨 콘텐츠들에 대해 전해지는 얘기들을 취합해 볼 때도 그렇습니다.

  

사실 액션 RPG의 귀감이 되는 몇몇 게임들의 제목을 말하면서 '이거 OOO에 있던 거네'라며 지적할 만한 콘텐츠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콘텐츠들이 '베꼈다'거나 '짝퉁이네'라고 말할 정도로 어설프게 흉내 내어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꽤 본격적인, 탄탄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로스트아크 게임 전체에 녹아들어 있다고 봐야 될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로스트아크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 또는 ‘먹을 게 엄청 많은데 그게 또 하나같이 평균 이상의 맛을 보여주는, 가성비가 꽤나 훌륭한 뷔페’라고요. 필자 역시 이러한 평에 크게 공감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혜자 게임 로스트아크

보통 육아 그리고 직장생활에 치일 대로 치인 아재 게이머들은 정말 ‘꽂힌’ 게임 아니면 한 게임을 10시간, 20시간 이상 꾸준히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로스트아크의 현재 콘텐츠 분량과 필자가 이 글을 쓰기까지 게임을 즐겼던 시간을 생각해 볼 때, 틈날 때마다 혼자 즐기게 되면 대략 50~60시간 이상 해도 콘텐츠가 바닥날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될 것 같더군요. 거기다 과금을 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불가능한 정도의 사악한 과금체계를 가진 게임도 아닙니다. 이 정도라면 정말 오랜만에 '혜자스러운' 게임이 나왔다고 소감을 말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글 마무리 할 타임에 들려온 희소식, 스마일게이트 측의 추가작업으로 신규 서버 추가와 함께 대기열이 대폭 감소했다죠? 실제로 피크타임에 몇천 대의 대기열이 떠도 예전에 비해 대기열 줄어드는 시간이 눈에 띠게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도…지금처럼 계속 함께해요~!

그동안 잠시 일에 치어, 가사에 치어 MMORPG와 함께했던 즐거움에서 멀어졌던 아재들이여, 간만에 등장한 혜자 게임 로스트아크를 계기로 다시 키보드와 마우스를 손에 꼭 쥘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글/ 베이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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