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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스'와 함께하는 탱크의 역사

조회수 2018. 11. 12.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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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읽는 역사, [포트리스]

※ [게임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는 우리가 즐기는 게임을 역사 및 인문학 지식으로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입니다. 평소 즐기던 게임이 단순한 타임킬링용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녹아있는 문화콘텐츠라는 자부심으로 플레이를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탱크들아, 넌 어디서 왔니?

10월 19일, 추억의 게임 ‘포트리스’의 모바일판 ‘포트리스M’이 출시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포트리스M은 다른 의미로 ‘포트리스2’를 떠오르게 했죠. ‘포트리스M’은 기존 클래식모드와 신규 ‘리얼대난투모드’를 지원해 기존 방식에 익숙한 유저들은 클래식모드, 처음 포트리스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리얼대난투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포트리스M은 과거 포트리스2, 3, 뉴포트리스에 참가했던 탱크들을 활용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도트캐릭터, 커스텀캐릭터를 넣기도 했죠. 포트리스2에 참가했던 탱크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때 참가한 탱크들의 특징은 각 탱크의 모티브가 등장한 시기에 따라 고대-근대-현대-미래로 상성을 나눴다는 점입니다. 그럼 포트리스에 등장하는 탱크들의 모티브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포트리스에 등장하는 탱크들을 주제로 ‘화포’의 발전사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이번 글에서는 포트리스2의 탱크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겠습니다.

1) 성벽을 뛰어넘기 위한 인간의 노력,
고대의 화포

아주 먼 옛날, 전쟁은 성과 들판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수비 측의 화력이 강하다면 들판에서 요격하는 방법을 채택했고 약하다면 성에서 적을 막아냈죠.

  

대부분의 수비 측은 효율적인 수성(守城)을 택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도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출처: 위키피디아

반면 공격자 입장에서는 성을 공략하기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높은 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병력을 요구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성을 확실히 무력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 가장 공격적인 방법이 ‘공성병기’였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공성병기 트리뷰셋 투석기
출처: 위키피디아
▶ 발리스타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주 쓰인 공성병기입니다

포트리스의 캐릭터 ‘카타펄트’와 ‘크로스보우’는 과거 공성전에 사용한 투석기(catapult)와 발리스타(ballista)를 모티브로 만든 탱크입니다.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카타펄트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크로스보우

두 탱크는 각각 돌탱과 독탱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더 유명하죠. 실제로 카타펄트는 투석기의 영어명입니다. 또한 크로스보우는 독화살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했습니다. 이들의 주 임무는 직접 성문이나 성벽을 공격해 무너뜨리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두 공성병기는 화약의 발견으로 인해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화약은 인류의 전쟁 구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화포는 공성전 외에도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또 높은 숙련을 요구하는 활과 달리 화승총은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누구나 활용이 가능했습니다.

  

결국 화약을 활용한 병기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이전 병기들을 교체했습니다. 이전처럼 높은 수준의 검술이 필요하지 않았기에 기사(Knight)계급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캐논

포트리스의 캐논은 화포를 모티브로 제작한 탱크입니다. 캐논같은 모습의 화포는 오늘날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일본군을 박살낸 조선 수군의 화포와 대한민국 육군의 105mm 견인포처럼 포병은 국가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로 자리매김합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105mm 견인포
2) 과학의 힘으로 전장을 지배한다
‘근대의 화포’
출처: 위키피디아

화기가 발전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갑니다. 수비자가 공격자를 압도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관총과 같은 대량살상무기가 등장하면서 공격자임에도 섣불리 공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특히 1914년부터 4년 동안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를 중심으로 다가오는 적을 기관총과 야포로 막는 장기전이 두드러졌습니다. 일례로 ‘솜 전투’에서는 하루에 10만명이 전사하는 믿기지 않는 결과를 불렀죠.

  

결국 공격자 입장에서는 대량살상무기에 맞서 아군을 방어하고 화력을 보완할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발명된 것이 바로 전차(Tank)입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초기 전차는 궤도가 차체를 감쌌습니다

전차는 공격자의 방패를 목적으로 제작된 화포입니다. 현재도 전차의 목적은 적 전차의 무력화 혹은 아군 보병 전진 보호입니다. 그만큼 공격자의 수비력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물건이죠. 초기 전차는 잦은 고장으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후 개량을 거듭해 참호를 무력화시켰습니다. 전차가 앞에서 방패가 되고 뒤이어 보병들이 전진했습니다.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M4 셔먼 탱크

전차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높은 기동과 강력한 화력, 단단한 장갑으로 육전의 꽃이 됐습니다. 앞서 다룬 대포가 사거리와 정확도를 보완한 자주포와 견인포로 진화했다면 전차는 장갑과 기동력을 활용한 공격을 위해 진화한 거죠.

출처: 위키피디아
▶ 파괴당한 북한 T-34 전차

과거 6.25전쟁 초기 3.8선을 넘어 돌진하는 북한 T-34 전차에 맞서 우리 국군이 분전했지만 전차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전차를 단 한대도 갖지 못했기에 결국 수도 서울을 북한군에게 내줘야 했습니다. 그만큼 전차는 근대~현대에 아울러 육군 전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포트리스의 캐롯탱크는 이 시기의 전차들을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전차를 모티브로 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미국의 M4 셔먼 혹은 소련의 T-34로 추정됩니다. 게임에서 캐롯탱크는 특유의 색상으로 인해 ‘인민탱크’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캐롯탱크는 전형적인 전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준수한 방어력과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절륜한 화력은 전차가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게임에서는 캐논과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탱크로 자리매김했죠.

출처: 위키피디아
▶ 당시 독일의 대표적인 구축전차, 야크트판처(Jagdpanzer)

한편 전차가 지상전에서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전차에 대항하기 위한 대전차무기도 탄생했습니다. 특히 연합군과 싸우던 독일은 ‘전차를 상대하기 위한 전차’, 구축전차(驅逐戰車)를 개발했습니다.

출처: 종이모형왕국
▶ 듀크탱크

포트리스의 듀크탱크는 이 ‘구축전차’를 모티브로 개발한 탱크입니다. 물론 게임에서는 캐롯탱크와 함께 근대형 탱크로 같은 상성을 지닙니다. 특이한 점은 화학무기가 처음 등장한 시대를 반영해 특수무기인 독가스 포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독탱’이란 별명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수류탄을 투척하는 무기

이 외에 마인랜더도 근대 상성으로 분류됩니다. 모티브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수류탄과 지뢰를 투석기에 담아 쏘는 방식을 활용한 사례에서 따왔습니다. 마인랜더는 특수무기 지뢰투척이 팬들에게 큰 인상을 줬습니다. 그래서 ‘지뢰탱’이라는 별명도 얻었죠.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마인탱크
3) 미사일과 탱크의 만남,
현대의 화포
출처: 위키피디아
▶ 미국 M1A2 전차

전차는 현대에도 아주 강력한 존재입니다. 대전차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보병 입장에서 전차는 무적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전차는 현대전에서 위기를 맞이합니다. 전차의 천적 ‘헬리콥터’의 발명과 대전차무기의 발전으로 전차의 활용은 제한됩니다.

  

특히 핵무기와 미사일의 출현은 전쟁의 판도를 뒤집어놨습니다. 과거 전쟁이 많은 병력을 적진에 투입해 피를 흘려야 했다면 현대전은 아군의 희생 없이 버튼 하나로 적을 초토화 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전쟁에는 미사일을 활용한 화기가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 스탈린의 오르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카튜샤 다연장 로켓
출처: E밀리터리뉴스
▶ 우리나라 육군이 보유한 다연장 로켓 ‘천무’

대표적인 화기가 바로 다연장 로켓입니다. 다연장 로켓은 제2차세계대전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됩니다. 초기 미사일은 넓은 범위를 타격하기 위해 명중률을 포기한 다연장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천무’라는 다연장 로켓을 보유하고 있죠.

출처: 위키피디아
▶ 스커드 미사일

또한 냉전시대에 탄도 미사일을 개발, 스커드(SCUD)미사일같은 미사일이 등장해 오늘날까지 활용 중입니다. 북한이 매년 열리는 군사퍼레이드에서 스커드 미사일 보유를 과시할 만큼 현대전에 중요한 무기로 자리잡았습니다.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멀티탱크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미사일탱크

미래의 화포, 상상력의 세계

그렇다면 지금까지 발전해온 화기들이 미래에는 어떻게 바뀔까요? 포트리스에서는 레이저 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레이저탱크(일명 다리미탱), 해당 지점을 위성을 이용해 공격한다는 미국의 SDI에서 착안한 이온 어태커(일명 위성탱), 외계 생명체의 기동병기를 모티브로 한 세크윈드(일명 오징어탱), 물을 포로 이용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차용한 포세이돈(일명 물탱)을 제시했습니다.  

레이저탱크는 말 그대로 레이저 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현재 금속 탄자를 전자기력으로 가속하여 발사하는 레일 건이 개발 중이기에 레이저 건도 머지 않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온 어태커의 모티브인 미국의 SDI는 냉전시대 극심한 소련과 미국의 갈등 사이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입니다. 당시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정부는 적의 미사일을 레이저를 인공위성에 쏘아 반사시켜 격추한다는 엄청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요. 

출처: 위키피디아
▶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출처: 위키피디아

이것이 바로 미국판 ‘스타워즈 프로젝트’ 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전략 방위 구상)입니다. SDI는 단순히 미사일 방어뿐 아니라 적대국가의 인공위성 격추 등 우주에서도 적국의 자원을 공격한다는 엄청난 아이디어의 결정체였죠. 포트리스에서 이온탱크의 위성공격과 비슷한 원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만, 게임에서 위성이 직접 레이저포를 쏜다면 SDI는 지상에서 쏘아올린 레이저포를 인공위성 반사판을 이용해 공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세크윈드
출처: 포트리스2레드 홈페이지
▶ 포세이돈

그 외에도 세크윈드(오징어탱)이나 포세이돈(물탱)처럼 상상속에 존재하는 병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리가 긴 외계 병기는 스타크래프트2의 거신이나 영화 우주전쟁(2005)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의 오랜 상상력의 결과입니다.

출처: 스타크래프트2 공식 홈페이지
▶ 스타크래프트2에서 거신의 외형은 멀리서 봐도 확실히 구분 가능합니다

이 중에서 무엇이 미래에 우리의 안전을 책임질 무기가 될까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미래이기에 어떤 상상력이든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면서(건담…. 건담….) 본 글을 마치겠습니다. 

글/ 게임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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