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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운 사람'은 즐길 수 없는 '배틀필드V' 오픈베타 체험기

조회수 2018. 9. 11. 11: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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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비판에 대해 '못 배운 사람들'이라며 조롱했던 EA, 중요한 게임은?

2002년 ‘배틀필드 1942’가 첫 등장한 이래, ‘배틀필드’ 시리즈는 15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시리즈를 발표해 왔다. ‘배틀필드’ 시리즈는 거대한 전장에서 일반적인 보병전은 물론, 전차나 전투기 등 다양한 병기에 탑승해 전쟁을 체험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내세워 오랜 기간 동안 살아남은 프랜차이즈다.

   

그런 ‘배틀필드’ 시리즈가 최근 구설수에 휩싸였다. 최신작인 ‘배틀필드V’는 트레일러 공개 직후부터 격렬한 논란에 휩싸였다. ‘배틀필드V’ 첫 공개 트레일러에 등장한 ‘한 손에 의수를 단 괴기한 얼굴 분장의 여성 캐릭터’에 많은 게이머가 항의했다. 여기에 대한 ‘배틀필드’ 개발진의 응답은 항의하는 게이머를 두고 ‘못 배운 사람들이다’며 비웃는 조롱이었다.

  

그 결과는 ‘배틀필드V’의 저조한 예약판매 실적과 지난 9월 초 EA의 주가 폭락이었다. “못 배워서 안 샀는데 꼴 좋다”는 게이머의 조롱이 이어졌다. 발매 전부터 온갖 구설수에 오른 ‘배틀필드V’의 오픈 베타가 지난 9월 4일부터는 사전 예약 구매자들을, 6일부터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과연 ‘베틀필드V’는 개발진이 게이머를 두고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조롱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게 개발 중일까?

배틀필드 시리즈의 골격은 그대로

현재 진행 중인 ‘배틀필드V’ 오픈 베타에서 제공 중인 맵은 ‘로테르담’과 ‘나르빅’ 2개다. 각각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맵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배틀필드 시리즈의 게임 모드인 ‘컨퀘스트(Conquest)’와 ‘배틀필드1’에서 선보였던 ‘오퍼레이션(Operation)’모드를 강화한 ‘그랜드 오퍼레이션(Grand Operation)’ 모드 등을 즐길 수 있다.

▶ 아무튼 배틀필드는 배틀필드다
▶ 정찰병과 입장에서는 기갑을 만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배틀필드V’의 오픈베타는 기존 ‘배틀필드’ 시리즈의 맥만큼은 그대로 잇고 있다. 전작을 해 본 팬이라면 별 다른 튜토리얼 없이 바로 ‘배틀필드V’의 전장에 뛰어들 수 있다. 분대원을 이끌며 거점 점령이나 수비 등의 명령을 내리는 분대장 시스템도 전작과 큰 차이 없이 적용되어 있다. 비주얼 적인 면에서는 대체로 전작 ‘배틀필드1’ 보다 더 밝고 화사한 느낌의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보병 전투에서 ‘배틀필드V’는 좀 더 캐주얼하고 직관적으로 변했다. 전작인 ‘배틀필드1’은 거리에 따른 낙차와 데미지 증감(소위 스위트 스팟(Sweet spot) 시스템)이 있어 초보자가 쉽게 적응하기에는 어려운 시스템이었다. 볼트액션 혹은 반자동 소총을 낙차는 물론 거리에 따른 데미지 증감까지 한 발 한 발 계산하며 전투를 벌여야 했다.

▶ 총기를 많이 사용해 경험치를 쌓아 해당 총기를 '특화'하는 시스템이 돌아왔다

‘배틀필드V’는 근-중거리 전투에서 훨씬 직관적이다. 대부분 클래스의 기본 무기가 연발이 가능한 돌격소총, 기관단총, 기관총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제 최소한 근거리에서 정조준해서 총을 쏘면 쏘는 대로 적에게 맞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도록 변했다. 원거리 사격 시 낙차는 여전하지만, 몇 번 연습해 보면 ‘아 이렇게 쏘면 여기에 박히겠구나’ 감이 올 정도다.

▶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로테르담은 화사한 분위기다

오픈베타에서 제공되는 두 맵은 각각 특색이 있다.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체적인 맵은 건물이 빽빽한 도시를 관통하는 고가와 운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골목을 돌면 적과 마주쳐 격렬한 교전을 벌일 수 있는 전형적인 시가전 맵이다. 반면 ‘나르빅’은 눈 덮인 노르웨이의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설원 위에서 언덕싸움, 마을이나 폐허가 된 항구 시설을 낀 시가전 등을 한 맵에서 즐길 수 있다.

빛 좋은 개살구

‘배틀필드V’의 첫 인상은 나쁘지 않다. 비주얼 적인 면에서 ‘배틀필드V’는 전작보다 더 화사해졌고, 나르빅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수 장면이나 로테르담에서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안개, 비 등의 날씨 효과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하지만 실제 ‘배틀필드V’ 오픈베타의 내용물은 화사한 외모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배틀필드V’의 게임 내용 상 가장 큰 변화점은 바로 ‘배틀필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팀 플레이와 분대 플레이의 변화다. 분대원수가 5명에서 4명으로 감소했고, 분대장은 분대 점수를 쌓아 강력한 로켓 공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배틀필드V’에서는 치명상을 입었을 때도 전작처럼 주사기 한 방에 빠르게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긴 시간 동안 아군의 처치를 받아야 한다. 체력이나 탄약을 보충하는 것도 e키(PC판 기준)을 눌러 맵에 배치되어 있는 탄약상자나 치료상자와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배틀필드V’에는 분대원 수가 왜 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클래스 수에 맞춰 줄인 것일까? 어쨌든 분대원 수가 줄어든 만큼 전편보다 분대 플레이로 극적인 상황을 이끌어 내기가 힘들어졌다. 오픈베타라 그럴 수 있겠지만, 공방에서 처음 만난 분대원끼리 역할을 맞춰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거점을 점령하고 점수를 얻는 상황은 더더욱 어렵다.

▶ 너무 잘 교육받은 게임이라 56톤짜리 6호전차가 자동차를 밟아도 자동차에 흠집하나 안난다

‘배틀필드V’의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자체도 어딘가 나사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분명 64명이 가득 찬 32:32 컨퀘스트나 그랜드 오퍼레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전작만 한 긴장감이나 소위 ‘뒷치기’를 통한 짜릿한 역전의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맵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잘못 설정되었는지, 아니면 경로를 잘못 짰는지 모르겠지만 로테르담 같은 시가전 맵에서도 긴장감을 쉽게 느끼긴 어려웠다.

  

또 하나 ‘배틀필드V’의 문제점은 난잡해진 UI다. 향후 개선의 여지를 생각하더라도 ‘배틀필드V’의 UI는 처음 접하는 사람이 혼란을 겪으라는 듯이 설계되어 있다. ‘배틀필드V’에서는 총기에 부착물을 달거나, 차량을 ‘개선’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능들이 어떤 일관된 흐름에 따른 UI/UX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 게임에 마구잡이로 쑤셔 넣어져 있는 수준이다. 툭하면 등장하는 세션 오류나, 차량 개조나 무기 개조시에 허구헌 날 등장하는 구입 실패 메시지는 오픈베타니까 그렇다 쳐도.

▶ 오픈베타니까 봐준다
▶ UI도 난잡한데 이런 오류까지 툭하면 뜨니 짜증이 더하다
▶ 총체적 난국

과연 누가 못 배운 사람일까?

‘배틀필드V’ 초기 공개 트레일러 당시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한 손에 의수를 단’ 여성 캐릭터는 아쉽게도(?) 아직 찾아볼 수 없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메뉴도 아직 지원되지 않았다. 다만 연합군 정찰 병과가 동양인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처음 보고 굉장히 깬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작 ‘배틀필드1’에도 독일 제국군에 역사상으로는 맞지 않는 흑인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그나마 어색함이 덜했던 반면, ‘배틀필드V’의 이 뜬금없는 동양인 여성 캐릭터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

논란 끝에 등장한 ‘배틀필드V’ 오픈베타는 기대 이하였다. UI는 난잡하고, 분대원은 넷에 서로 따로 노는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고, 정신없이 전장에서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 새 라운드가 끝나 있던 ‘배틀필드’는 없고 루즈한 느낌에 하품마저 나왔다. 다이스가 내세운 ‘그랜드 오퍼레이션’도 오히려 ‘배틀필드1’보다 퇴보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배틀필드’ 시리즈의 팬들이 간절히 바래 온 시리즈의 원점,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배경을 잡았지만 ‘배틀필드V’는 화려한 외양에 비해 내실이 부족한,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발매를 한 번 연기한 상태에서 오픈베타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배틀필드V’ 제작진의 주장대로 내가 못 배워서, 아니면 성차별주의자라서 그런 것 같다.

▶ 북극의 오로라까지 구현할 시간에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편이 낫지 않을까?
▶ 로테르담은 그래픽 효과를 너무 많이 줘서 때로 눈이 아플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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