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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매력이 없다! 카이저 리뷰

조회수 2018. 6. 19. 1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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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MMORPG중에서 카이저를 선택할 이유는?

어떤 게임을 리뷰하거나 체험기를 쓸 때 가장 골머리를 썩이는 게임은 아주 잘 만든 게임이나 형편없이 못 만든 게임이 아니다. 바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게임이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먹었더니 이건 맛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는 그런 음식이다. 지난 6월 7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모바일 MMORPG, ‘카이저’를 즐긴 솔직한 감상이 그렇다.

모바일 MMORPG의 왕도를 따라가는 ‘카이저’

패스파인더8이 개발하고 넥슨이 내놓은 ‘카이저’는 단적으로 말하자면 모바일 MMORPG의 왕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게임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가 그런 것처럼, 시간은 별로 없지만 옛 PC MMORPG에 추억을 가진 30~40대 게이머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카이저’는 처음부터 ‘R등급 RPG’를 표방하며 3040 세대 게이머에게 어필하고 있다.

▶ 음..그렇군요...
▶ 멋진 누나로 시작했다

전반적인 ‘카이저’의 느낌은 나쁘지 않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리니지m’ 등 다른 인기 모바일 MMORPG를 해 봤다면 ‘카이저’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전에 했던 넥슨의 다른 모바일 액션 게임이나 MMORPG와는 달리 다소 귀찮은 면도 있긴 하지만, 과금 유도도 생각처럼 심한 편은 아니다. 게이머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정도로 ‘조용해’ 진 모습이다.

▶ 어딜 가든 사람이 그득하다

‘카이저’의 게임 진행 역시 초반에는 다른 모바일 MMORPG와 비슷한 퀘스트 – 사냥 – 퀘스트 순으로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 매번 퀘스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마다 자동사냥을 켜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 자체가 크게 불편했거나, ‘이건 과금을 유도하는 무리수다’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없었다.

엉망인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매력이 없다

분명 ‘카이저’는 모바일 MMORPG의 왕도를 따르면서도, 나름 완성도 있게 만들어 진 모바일 게임이다. 확실히 모바일 MMORPG 이름만 걸고 기본도 못하는 게임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카이저’는 기본 이상은 하고 있다 단언할 수 있다. ‘모바일 MMORPG’ 장르 특유의 문법에 거부감만 없다면 ‘카이저’는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이다.

▶ 렙업은 무난하게 빠르다. 41 전까지는.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왜 다른 모바일 MMORPG 대신 굳이 카이저를 즐겨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게임 안에 없다는 점이다. 주말 하루 정도만 투자하면 무난하게 ‘카이저’ 안에서 캐릭터 레벨을 대충 41 정도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레벨을 올리고 나서 계속 ‘카이저’를 즐겨야만 하는 매력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


    

굳이 레벨 41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카이저’가 시스템 상 ‘벽’으로 세워놓은 지점이 여기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자동진행과 자동전투로 그럭저럭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던 레벨업은 41을 기점으로 갑자기 엄청나게 힘들어 진다. 다음 메인 퀘스트를 받기 위해서는 레벨 43까지 올려야 한다. 여기부터 혼란해지기 시작한다.

▶ 몬스터보다 사람이 많다. 저 '겟슈'라는 이름은 아마 카이저를 제대로 즐긴 사람이라면 절대 잊지 못할 이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레벨 43을 사냥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가 보면, 사냥터에는 레벨을 올리려는 사람이 몬스터의 한 100배는 몰려 있다. 더 끔찍한 점은 그런 인파 사이에서 몬스터를 한 마리 잡으면 요구 경험치의 0.0x%가 오른다. ‘카이저’의 시스템 상 몬스터를 잡았을 때 아이템은 막타를 친 사람이 독식하기 때문에 자동사냥을 돌려도 아이템이 잘 파밍되지도 않는다.


    

시스템이 세워 놓은 벽 앞에서 이제 다른 레벨업 수단을 찾아봐야 한다. ‘카이저’의 시스템이 권하는 레벨업 수단은 던전이다. 게임 내에서는 던전을 파티플레이 하라고 계속 권한다. 그런데 ‘카이저’는 복고풍을 지향해서 그런지 자동 파티플레이 매칭 시스템이 없다. 괜히 전체 외치기로 사람들이 파티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 겟슈를 잡다 지쳐 던전에 입장했는데 던전이 이렇다. 처음에는 필드에 잘못 들어온 줄 알고 혼란스러웠다.
▶ 이런 필드에서 몬스터 400마리를 잡아야 한다.
▶ 이런 필드에서 몬스터 500마리를 잡아야 한다.
▶ 이런 필드에서 몬스터 600마리를 잡아야 한다.
▶ 꼬우면...아시죠?

아니면 몬스터 300마리 400마리 500마리 600마리를 잡으라는 퀘스트를 자동사냥으로 꾸역꾸역 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그러나 자동사냥으로 꾸역꾸역 사냥을 하려 해도 ‘카이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사냥터는 소위 말하는 ‘분쟁지역’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PK가 가능하다. 심지어 캐릭터 간 ‘길막’도 가능하다. 그러니 자동사냥을 켜 놔도 안심할 수가 없다.


    

앞서 카이저가 3040세대 게이머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R등급 RPG’를 표방했다는 슬로건과 달리, 실제 ‘카이저’를 즐기며 “오 이것이 R등급 모바일 MMORPG구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단지 ‘분쟁지역’에서 자유롭게 PK가 가능한 점과, 개인간 1:1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R등급’을 표방했다면, 매력은 고사하고 별로 달갑지 않다는 정도로만 언급하겠다.

▶ 겟슈를 그렇게 때려죽였는데 아직도 레벨 41에서 탈출 못했다. 이제는 800마리를 쳐죽이라고 한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숫자에 질려 포기하지 않을까?

이 시점에서 ‘카이저’를 포기했다. 아무리 수많은 컨텐츠를 준비해 놨다고 막상 이런 벽에 부딪혔을 때 더 이상 게임을 해야 할 매력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모바일 MMORPG를 많이 즐긴 3040게이머라 해도, 레벨 업해서 탈출하고 싶다면 그 놈의 ‘겟슈’ 시리즈를 수 천 마리 잡으라고 강요하는 ‘카이저’ 식의 벽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파티 구한다고 월드 채팅으로 매번 외쳐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

▶ 게임 내 메뉴에서 공지에 올라온 '앞으로 달라지는 카이저, 카이저의 새로운 변화 소개'라는 글을 읽으려고 하니 따로 카페에 가입하라고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안 읽고 말지 카페에 굳이 가입하진 않을 것이다. 아마도.

기본이 탄탄한 만큼, ‘카이저’를 즐겨야만 하는 매력을 드러내 봤으면

물론 모바일 MMORPG의 문법이 다 거기서 거기고, 다른 모바일 MMORPG 히트작인 ‘리니지m’이나 ‘리니지2 레볼루션’, 그리고 얼마 전에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 ‘뮤 오리진 2’ 같은 게임도 마찬가지 아니냐 반문할 수 있겠다. 맞다. 대부분 모바일 MMORPG의 문법은 대동소이하다. 자동으로 퀘스트와 전투를 진행하고, 레벨이 좀 올랐다 싶으면 장비를 맞추고 나머지 컨텐츠를 즐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모바일 MMORPG를 내버려두고 굳이 ‘카이저’를 즐겨야만 하는지 게이머에게 뭔가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식상하고 비겁하게 들리겠지만 “우리 게임은 컨텐츠가 매우 풍성하다”나, 다 알고 속는 거짓말이지만 “우리 게임은 중과금이 필요 없다”라는 식의 과금구조나, 하다못해 “몇 년 전 즐겼던 추억의 PC MMORPG를 모바일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감성팔이라도 해야 한다.


     

‘카이저’는 분명 모바일 MMORPG의 왕도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한 마디로 기본이 탄탄한 게임이다. 하지만 부족하다. 모바일 MMORPG의 문법을 처음부터 거부하는 게이머는 그렇다 치고, 모바일 MMORPG를 즐기는 게이머에게 지금 다른 게임을 제쳐 두고 ‘카이저’를 즐겨야만 하는 매력에 대해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가? 최소한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기본이 탄탄한 만큼 더욱 안타까운 부분이다. ‘카이저’가 게이머를 사로잡을 매력적인 컨텐츠를 게임 내에서부터 확실히 드러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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