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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사랑한 위대한 서사, ‘더 위쳐 시리즈’

IT 혁명을 겪지 못한, 게임 불모지에서 피어난 위대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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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게임산업을 이야기할 때, ‘더 위쳐 시리즈’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유럽에서 떠오르는 신생 게임산업 국가이자, 2015년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낸 폴란드. ‘갓겜 연구소’ 이번 에피소드는 게임 산업의 불모지였던 폴란드에 혜성같이 등장한 ‘더 위쳐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더 위쳐’: 게임 산업의 불모지 폴란드에서 일어난 기적

▶ 갈수록 피폐해지는 모습으로 유명해진 CDPR의 CEO, Marcin Iwinski

‘더 위쳐 시리즈’가 폴란드 게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폴란드 게임산업은 ‘더 위쳐 시리즈’로 시작해서. ‘더 위쳐 시리즈’로 설명이 끝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더 위쳐 시리즈’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엄청나다는 것이고. 시니컬하게 보자면 폴란드 게임산업의 브랜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폴란드는 격동의 20세기를 보내왔다.

물론 폴란드에게는 충분한 변명이 있다. 폴란드는 공산주의와 일당독재의 역사로 인해, 90년대에 IT 혁명에 합류하지 못하였다. 열악한 IT 인프라도 최악이었지만, 없다시피 한 저작권의 인식은 설상가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래서는 게임산업이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쪽이 더 이상하다.

   

오히려, 게임산업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폴란드에서 싹을 틔운 ‘더 위쳐 시리즈’가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2007년에 ‘더 위쳐’가 나오기 전까지, 폴란드의 게임산업이란 그 존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더 위쳐’는 폴란드와 관련이 있는 첫 번째 게임이었습니다.
-Karol Zajaczkowski, 11 Bit Studios 마케팅 책임자 (Interviewed with VB)

PC판으로만 발매된 ‘더 위쳐’는 RPG 마니아들의 흥미를 사로잡았으며, 100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2017년 기준으로는 100만 장은 ‘큰 성공’이라 하기에 적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10년 전이었음을 고려하자. (당시 단일 플랫폼으로 가장 성공적이었던 ‘헤일로 3’의 판매량이 4백8십만 장이었다.)

   

‘더 위쳐’의 성공은 개발사 CD Projekt Red (이하, CDPR)만의 행복이 아니었다. ‘더 위쳐’는 폴란드인의 자랑이자, 폴란드의 국보와 같이 여겨지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비유하면 ‘국뽕’의 상징이 된 셈이다.

▶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와 제작사 CDPR을 기념하기 위한 우표도 발행되었다.

"이 세상에 영웅은 필요없다. 전문가가 필요할 뿐" 냉혹하고 현실적인 세계관

▶ “이 세상에 영웅은 필요 없다. 전문가가 필요할 뿐”은 ‘더 위쳐 시리즈’를 잘 보여주는 광고 카피이다.

물론 게임 ‘더 위쳐’의 성공은 원작 소설 ‘더 위쳐 시리즈’가 훌륭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더 위쳐’가 보여주는 독특하고 매력 넘치는 ‘더 위쳐 시리즈’의 세계관은 RPG 마니아들의 흥미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매스 이펙트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를 비롯해, 서구권의 오픈월드 RPG는 넓고 방대한 세계관과 캐릭터들 간의 대화를 중요한 콘텐츠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유도를 중요시하는 게임이라면서 ‘사악한 선택지’는 빈약하게 설정해두거나,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두기도 한다. 딜레마의 의미도 없어지고, 선택의 중요성도 퇴색되는 셈이다.

▶ ‘폴아웃: 뉴 베가스’와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대화의 중요성과 다양성이 잘 살아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더 위쳐 시리즈’는 다르다. 게임과 소설의 주인공인 ‘리비아의 게롤트’ 부터 최악과 차악의 구분 없이 공평한(?) 정의 집행을 하는 성격이며. ‘더 위쳐 시리즈’가 보여주는 세계관과 인물상은 (현실과 맞먹을 정도로) 냉혹하고 기상천외하다. 작품의 주된 테마도 단순한 권선징악의 내용이 아니라, 인간이 지니는 추악함과 모순성을 다루고 있다.

   

RPG 마니아들은 서양 RPG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더 위쳐’에 금방 매료되었다. 최악이 차악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도 하는 현실적인 모습은 기존 서양 RPG의 ‘좋은 게 좋은 거지~’와 비교하면 매우 매력적이며 흥미로운 테마였으니 말이다.

▶ 1990년에 출간한 첫 작품 Wiedźmin

물론 앞서 서술했듯. 게임 ‘더 위쳐’가 매력적인 세계관을 지니는 이유는, 원작 소설인 ‘더 위쳐 시리즈’가 뛰어난 소설임을 빼놓아선 안 된다. 

   

폴란드인 소설 작가 Andrzej Sapkowski가 작성한 ‘더 위쳐 시리즈’는, 1990년 첫 작품(‘Wiedźmin’) 이 발매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의 문화와 전설들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과 이야기들은 폴란드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는 폴란드인들이 ‘더 위쳐 시리즈’를 자랑스러워하는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위쳐의 나라, 폴란드

폴란드인들이 왜 게임 ‘더 위쳐’를 좋아하는지는 너무나 쉬운 이야기다. 폴란드의 문화를 바탕으로, 폴란드인이 작성한, 폴란드의 판타지 소설을, 폴란드의 게임회사가 큰 성공을 거뒀으니. 폴란드인이라면 당연히(?) 자긍심에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더 위쳐 2: 왕들의 암살자’ 콜렉터즈 에디션 구성

폴란드인의 ‘더 위쳐 시리즈’에 대한 자긍심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1년 폴란드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의 총리(Donald Tusk)로부터 ‘더 위쳐 2: 왕들의 암살자’의 한정판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국가 정산 간의 외교에서 선물은 매우 중요한데,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물’인 만큼. 보통은 그 국가의 문화와 가치관이 담긴 물건을 주로 선물한다. 즉, 폴란드의 총리는 ‘더 위쳐 2: 왕들의 암살자’가 폴란드를 대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셈이다.

▶ 버락 오바마, 폴란드 총리에게서 ‘위쳐 2’를 받은 일화에 대해서

외교 선물로 게임을 받았다는 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는지. 3년 뒤 폴란드를 다시 방문한 버락 오바마는 폴란드 총리와의 대담 중에 이때의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폴란드의 총리는 폴란드를 ‘더 위쳐의 나라’라고 알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소설 기반 게임 및 RPG의 새로운 교과서

2015년에 발매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에 이르러서는, RPG 게임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완벽한 ‘갓겜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스카이림’이후 매너리즘에 빠진 오픈 월드 게임들과 대비되며 더욱 호평을 받았다.

▶ 총리가 CDPR에 찾아와 직접 격려의 인사를 나눠줄 정도

2015년 최다 GOTY Picks 수상을 받으며 ‘갓겜’의 입지를 더욱 튼튼하게 굳힌 ‘더 위쳐 3’. 시리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더 위쳐 시리즈’의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이 발표가 되는 등, 시리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의 폭발적인 성공과 함께, 게임 ‘더 위쳐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 2천만 부를 달성하는 쾌거도 이뤄 냈다. (절반가량이 ‘더 위쳐 3’의 판매량이라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조금은 체감이 되기도 한다.)

‘더 위쳐 3’의 흥행은 원작 소설인 ‘더 위쳐 시리즈’의 접근성도 올려주었다. 2017년까지 7권의 소설들의 영어 번역이 완료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도 ‘더 위쳐 3’의 흥행 덕에, ‘더 위쳐 시리즈’의 소설들을 접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게임 마니아로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CDPR의 게임 ‘더 위쳐 시리즈’의 흥행은 원작 소설의 튼튼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 ‘더 위쳐 시리즈’의 세계관을 게임에 그대로 집어넣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주인공 게롤트의 캐릭터성과 ‘더 위쳐 시리즈’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발전시켜온 CDPR의 노고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원작 소설의 인기와 작품성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리비아의 게롤트’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CDPR의 ‘더 위쳐 시리즈’. 소설 ‘더 위쳐 시리즈’가 낳은 달걀은 어느새 어미닭처럼 훌륭한 모습으로 자라주었다. 게롤트 일대기를 마무리 지은 CDPR의 다음 ‘더 위쳐 시리즈’는 무슨 작품일까? 다음 작품에 대한 떡밥이 나올 때까지 원작 소설을 읽으며 기다려보자.

번외: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폴란드의 게임산업

▶ 폴란드의 비디오 게임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 중이다.

CDPR에서 만든 게임 ‘더 위쳐 시리즈’는 탄탄한 성공가도를 걸으며, 폴란드의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폴란드의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CDPR의 ‘더 위쳐 시리즈’를 등대로 삼으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고, ‘더 위쳐 시리즈’에 감명받은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도 눈 여겨볼만하다.

    

‘제 2의 더 위쳐 시리즈’를 만들겠다는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덕분인지, 폴란드의 게임산업은 날이 갈수록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다잉 라이트’, ‘디스 워 오브 마인’, ‘911 오퍼레이터’, ‘레이어스 오브 피어’, ‘슈퍼 핫’, ‘Agony’를 비롯해, 폴란드의 게임들은 뛰어난 상상력과 개성을 무기로 기존의 게임산업에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 (또한 ‘더 위쳐 3’의 효율적인 개발비에서 볼 수 있듯, 폴란드의 효율적인 투자 문화도 상당한 강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폴란드 게임산업이 가장 무서운 점, 그리고 가장 부러운 점은 무리하게 ‘자국 문화’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폴란드 정부와 게임 개발사들은 ‘더 위쳐 시리즈’의 성공으로 폴란드 문화가 유명해진 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아시아의 어느 국가처럼 억지로 트렌드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고, 내용물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6년 전까지만 해도 ‘더 위쳐 시리즈’가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더 위쳐 시리즈’의 성공과 폴란드 게임산업이 노력하는 모습은, 갈수록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한국 게임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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