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떡칠' 모바일 게임 편견 깰 수 있을까, 검은사막 모바일 체험기

조회수 2018. 3. 7.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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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모바일'은 과연 호언장담대로 모바일 MMORPG의 '쥐어짜내기'를 극복했을까?

개인적으로 모바일 MMORPG 장르를 아주 싫어한다. 자동 사냥으로 게임의 대부분을 진행하는게 문제라는 꼰대(?)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름 아닌 게이머를 극한까지 쥐어짜내려는 ‘상술’이 너무 싫다. 게임을 해보고 공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편견은 나쁘지만, 단순히 편견이 아니라 실제로 최근 해 본 대작 모바일 MMORPG라는 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예를 들어 이렇다. 게임 내에서 정리할 것이 있어 무슨 메뉴에만 들어가면 패키지를 사라며 창이 뜨고, 게임을 하다 죽으면 더 강력한 무기를 뽑을 수 있다며 또 패키지창이 뜨는 식이다. 이 정도야 다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렇다 쳐도, 그렇게 사라고 강요하는 아이템들의 가격은 하나같이 평범한 직장인이 턱하고 지르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들이다.

지난 2월 28일 정식서비스에 들어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도 시작하기 전까지는 그런 ‘편견’의 범위 내에 있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인터뷰로 ‘착한 과금’을 강조했다고 해도 냉정하게 말해 돈 앞에서는 장사 없는 법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과연 호언장담대로 모바일 MMORPG의 ‘쥐어짜내기’를 극복했을까?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모바일 MMORPG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휩쓸고 있는 모바일 MMORPG들은 대부분 그 형식이 정해져 있는 편이다. 대부분의 진행을 자동으로 해결하다가 캐릭터의 스킬을 찍고, 가방을 비우는 정도만 사람이 해 주면 된다. ‘검은사막 모바일’도 이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평범한 몬스터를 때려잡는 정도의 퀘스트 진행은 거의 대부분 자동으로 가능하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분명 우수하지만, 모바일 게임에서 커스터마이징이 사실 얼마만큼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약초를 채집한다든가, 물건을 줍는다든가, 포로를 풀어준다든가 하는 등의 액션은 게이머가 직접 해 줘야 한다. (그냥 내버려 두면 일정 시간 지연 후 진행이 되긴 한다) 관점에 따라 완전 자동 진행이 안 된다는 점에서 미묘하게 불편 할 수도 있고, 게이머의 조작이 필요한 게임으로서 최소한도의 구색은 갖췄다 볼 수도 있다.


자동 진행이라는 점이 모바일 MMORPG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만큼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자동 진행이 가능하게 할거면, ‘검은사막 모바일’처럼 굳이 자잘한 액션은 게이머가 하라는 식으로 하는 것보다는 그냥 전부 자동 진행이 되게 하는 편이 낫다 본다. (물론 관점에 따라 이 부분은 다를 수 있다.)

▶채집 같은 건 수동으로 해줘야 한다
▶나머지는 호쾌하게 자동으로 밀어버리면 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전반적인 퀘스트 내용은 MMORPG 장르의 왕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대략 살펴보자면 특정 지역에 진입해 몬스터를 대량학살(?)하고, 약간의 아이템을 모아오고, 인스턴스 던전형의 필드에 진입해 보스를 처치하는 식이다.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게임을 돌리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점도 다른 모바일 MMORPG와 비슷하다.


물론 ‘검은사막 모바일’만의 특별함도 있다. 캐릭터의 파트너라 할 수 있는 ‘흑정령’의 존재나, ‘영지 시스템’이 그렇다. ‘흑정령’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동료 캐릭터(?)다. 계속 사악한지 아닌지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를 하며 ‘검은사막 모바일’ 스토리에 흥미를 더해준다. 장비 강화나, ‘흑정령 퀘스트’를 주는 등 실제 게임 기능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영지 시스템은 쉽게 말해 실사풍 그래픽의 SNG다. '에X리타운' 같은...
▶파트너(?)인 흑정령. 그냥 헛소리만 하는 것 외에도 스토리부터 시작해 게임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친구다.


‘영지 시스템’은 간략화 한 SNG를 ‘검은사막 모바일’ 내에 구현한 모습이다. 자신만의 독립된 영지에서 영지민들을 모집하고, 장비나 강화 재료를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건물을 지어 발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지 시스템’만 따로 떼어도 어지간한 모바일 SNG 수준은 될 정도다.


이 흑정령이나 영지 시스템이 ‘검은사막 모바일’ 컨텐츠의 포인트다. 전반적인 진행에 있어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은 타 모바일 MMORPG와 크게 다를 점이 없지만, ‘흑정령’의 관리나 ‘영지’ 관리 등 게임을 자동 사냥만으로 ‘진행하지 않을’ 동기를 계속 부여해 준다. 흑정령이나 영지 모두 결과물이 캐릭터의 스펙 향상에 큰 도움이 되므로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든다.


초반 튜로리얼을 빼면 흑정령이나 영지나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원한다면 관련 알림을 전부 꺼버리고 자동 사냥, 그리고 반복 퀘스트만으로 캐릭터 스펙 올리기에 집중할 수도 있다. 다만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비효율적이다. '자동'으로 안되는 흑정령이나 영지 같은 컨텐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이다.


세상에 완전 착한 과금까지는 없겠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은 다르긴 다르다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 이전부터 가장 화제가 되었던 점이 바로 소위 말하는 ‘착한 과금’ 혹은 ‘혜자 게임’의 면모였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만든 펄어비스가 인터뷰나 게임 언론 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시스템은 어떠할까?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 이후 일부 게이머와 소위 말하는 ‘유튜브 게임리뷰어’들이 “결국 검은사막 모바일도 중과금을 요구하기는 마찬가지다”라는 식으로 비난을 하기도 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유료 상점 메뉴에 들어가 보면 이런 비판은 그럴듯해 보인다. 수 만 원대 상품들이 상점 전면에 포진해 있다. 악명높은 ‘패키지’ 상품도 있다.

▶어머나!! 사악한 패키지!!!
▶아니 이건 진짜 살뻔했다...


그러나 이런 일부의 비난과 달리 ‘검은사막 모바일’이 게이머에게 과금을 강요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레벨 30까지 진행하며 ‘검은사막 모바일’ 게임 내에서 별도로 창을 띄우며 패키지 구입이나 과금을 강요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상점’ 메뉴다. 상점 메뉴에서는 패키지 상품에 대해 팝업창을 띄우며 안내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매우 신사적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게임 내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의 면모를 살펴보아도 최소한 펄어비스가 정식 서비스 이전 내세웠던 정책에 어긋날 정도로 지나친 상품은 보이지 않았다. 거의 유일한 필수 과금 요소가 있다면 ‘무게’ 상품 정도인데, 이것도 게이머에게 불편을 강요해서 과금을 유도하는 식은 아니다.

▶장신구 아이템은 매일 상점 내에서 랜덤하게 실버로 구입할 수 있다. 무료 상품도 있다.


실제로는 이렇다. 게임을 진행하다 가방 속 소지품 무게가 한계에 달하면 게임 내에 경고하는 아이콘이 뜨며, 이 아이콘을 터치하면 근처의 마을에 있는 상점 캐릭터까지 자동으로 보내준다. 마을까지 가기 싫으면 위에서 소개한 ‘흑정령’에게 잉여 물품을 주고 흑정령의 스펙을 올릴 수도 있다.


터치 한 두 번에 마을까지 왔다갔다하는 1분 내외의 시간이 귀찮으면 그제서야 무게 제한 관련 상품을 과금 하면 된다. 사실상 이 무게 제한조차도 어디까지나 옵션에 불과하고, ‘이것조차 귀찮으면’ 상점에서 잘 찾아보고 무게 제한을 추가하는 상품을 네가 알아서 사라는 식이다. 모바일 MMORPG에서 흔하게 보이는 유료 확률형 고오급 장비 뽑기 따위는 상점에 보이지도 않는다.

▶왼쪽의 ! 표가 뜨면 그냥 터치해서 마을 가 가방 비우고 다시 오면 된다...


나머지 상품은 외형 꾸미기나, ‘성질 급한’ 아저씨 게이머를 위한 게임 내 행동력 회복 같은 기능성 아이템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게다가 ‘검은사막 모바일’에 등장하는 유료 과금 아이템은 무게 증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거래소를 통한 게임머니 거래가 가능하다. 기존에 모바일 MMORPG를 즐기던 게이머들이 “무슨 게임이 과금을 해도 티가 안 난다”며 당황할 정도다.


세상에 완전한 ‘착한 과금’은 없다 본다. 게임회사도 회사이므로, 이윤을 추구해야 하고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간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정책은 확실히 주류 모바일 MMORPG와는 명백히 다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과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상점 기능에 들어가면 안내 팝업이 한 번 뜨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아직 ‘검은사막 모바일’이 갈 길은 멀다. 게임의 전반적인 컨텐츠가 다른 모바일 MMORPG 대비 특별한 차별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사냥으로 모바일 MMORPG를 진행하다 보면 결국은 그래픽 옵션을 낮춰 놓고 하게 된다. 그러나 딱 하나 과금에 있어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검은사막 모바일’의 특별한 점이고 의의다.

▶그래픽은 분명 훌륭한데 이걸 또 게임 속에서 맛볼 기회가 많냐 하면...


어차피 비슷비슷한 컨텐츠라면 게이머는 분명 어디 메뉴에 들어 갈 때마다 뭘 사라며 난리를 치는 게임보다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게이머가 스스로 꼼꼼하게 살펴보고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편안한’ 게임을 선택할 것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차별화 되는 컨텐츠를 추가해 더욱 입지를 다져 나가고, 과금하라고 빽빽 ‘소리지르는’ 모바일 게임 업계의 관행을 깨부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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