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중국 게임의 반격, 열혈강호 for Kakao

조회수 2017. 11. 14.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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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중국식 오토 RPG.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

개발사: 조이파이게임(JoyPieGame)

서비스: 룽투 코리아(Longtu Korea)

게임용량: 최초 527MB, 패치 후 996.1MB (iOS, 2017년 11월 13일 기준)

장르: MMORPG

타입: 무료 플레이+인앱 결제 가능

지원: And/iOS

 

필자의 의문은 사실 딱 하나였다. 중국산 양산형 오토RPG라는 말이 맞는다면 왜 몇 주째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까. 다운로드 순위만이라면 모를까 매출 순위가 높다는 건 꾸준히 결제하는 유저들이 있다는 뜻 아닌가. 그럼 그 유저들은 이 게임의 뭐 때문에 돈을 쓰고 있을까. 다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거지 같은 게임이라면 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인지.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얘기해야겠다. 잘 만든 게임이다.

 

* 필자는 총 플레이 시간 약 6일, 52레벨까지 플레이했고 과금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참 쉬운 RPG

‘열혈강호 for Kakao’는 전형적인 중국식 오토RPG다. 오픈 월드 타입의 MMORPG는 모바일에서 시도된 바가 없지도 않고, 중국산 게임이라면 꽤 있는 편이다. 당장 열강의 개발사인 룽투의 전작 검과 마법만 해도 MMORPG니까. 중국식, 오토, MMORPG, 다 맞는 말이다.


 

중국게임이라면 없을 리가 없는 VIP 시스템, 들어가 있다. 오토? 당연한 소리를. 정신없는 UI? 빠지면 아쉽지. 하지만 복잡한 듯 복잡하지 않다.

게임화면을 처음 마주하면 뭐가 뭔지 알 수 없어 정신 사납다는 생각이 들지만, 터치 몇 번으로 끊길 틈 없이 진행되는 튜토리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게 오토로 진행되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보면 단점이지만 장점이기도 하다. 모바일에서 편하다는 건 중요하니까.


 


 

퀘스트 리스트만 터치하면 알아서 이동하고 대화도 한다. 스크립트는 살짝 유치한 감도 있지만, 그럭저럭 소소하게 웃기다. 바로 옆에 있는 거 주워오라고 하는 퀘스트 받으면 투덜대기도 한다. 전투도 별다른 조작 없이 진행된다. 수동조작도 가능하지만 오토로 돌리는 거랑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조작하는 맛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픽은 훤칠하게 뛰어나지도 않고 이펙트도 평범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어떤 RPG를 하건 어떤 식으로 육성할지 혹은 어떤 걸 먼저 키울지에 대한 고민이 있기 마련이고, 어떤 콘텐츠 위주로 플레이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열혈강호 for Kakao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좋게 말해 쉽고 짤 없이 말하자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일률적인 길이다. 

할 일 많은 게임, 정말 많은 게임

일반적인 RPG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콘텐츠는 일단 다 있다. MMORPG답게 메인 퀘스트라인과 그에 따른 필드 전투, 던전, 전장, 길드라고 할 수 있는 문파 관련 콘텐츠에 부가적인 콘텐츠까지 한번 켜면 정말 할 일 많은 게임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자연히 콘텐츠는 더욱 늘어나고, 레벨업 자체가 매우 쉽기 때문에 콘텐츠 오픈도 어렵지 않다. 경험치와 골드를 얻을 수 있는 던전이 매일 열리는 데다가 보상도 나름 후한 편이라 아이템 강화도 어렵지 않다. 갈수록 난이도는 올라가지만 시키는 대로 할 거 하면서 진행했으면 착착 클리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길드 개념인 문파 관련 콘텐츠도 다양하다. 문파원들의 재료기부를 통해 활성화되는 문파 스킬에서는 다양한 효과를 제공한다. 또 매일 주어지는 문파 퀘스트를 통해 문파 재화를 획득하고 이걸로 특수한 장비나 강화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문파 퀘스트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재료도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문파는 필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MMORPG지만 한가롭게 필드를 돌아다닐 시간은 없다. 콘텐츠가 정말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으며 일정 시간 이상 접속해서 콘텐츠 몇 개를 플레이하면 보상받는 것도 일이다.

 

혜자한 게임? 캐시 퍼주는 게임? 말이 됩니까?

그래, 말이 안 된다. 게임도 상품이고 장사다. 캐시라는 현금재화를 퍼주다 보면 게임은 망할 수밖에 없다. 현금 재화로 살 수 있는 아이템과 콘텐츠는 보다 상위 티어여야 하고 그래야 적절한 인게임 경제가 성립된다. 하지만 모든 유저가 현금 재화를 풍족하게 가지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상위 콘텐츠가 아니다. 결국 게임을 통한 수익구조가 성립되려면 과금유저가 있어야 하고, 과금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있어야 하며, 이로써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당연한 얘기를 왜 했냐면, 이 게임이 일정한 퀘스트나 이벤트 보상으로 캐시를 퍼준다에 가깝게 뿌리기 때문이다. 매일 두 시간만 접속하면 각종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로그인 20일을 하는 동안 온갖 아이템을 다 준다. 첫날부터 전설 무기를 받을 수 있고 다음 날은 펫도 생긴다. 일주일쯤 열심히 플레이하면 탈것도 생기고 코스튬도 생긴다.


 

이렇게만 들으면 꽤나 혜자한 게임 같지만 글쎄, 그렇지만은 않다. 재화구조가 이중이니까.

이중 재화구조라는 건 말 그대로 같은 재화가 이중으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인게임 캐시인 '금화'는 귀속 금화와 그냥 금화 두 종류가 있다. 골드도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뿌리는' 캐시는 귀속 금화다. 이 귀속 금화로는 거래소 거래도 불가능하며 일반적인 캐시로 살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다. 말하자면 그냥 캐시인척 하는 골드 같은 거다.

하지만 이 '귀속 금화', 즉 보상으로 받은 무료 캐시로는 일반적인 게임들에서 캐시로만 할 수 있었던 일을 할 수 있다. 스테미너 구입, 골드 구입 같은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해 필드에서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전송 부적 구입 같은 것 말이다. 유저들에게 이런 아이템은 캐시로만 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식되어 있으며 골드로는 해결 불가능한 얘기였다.


 

만약에 이런 일들을 유료결제 캐시로만 할 수 있었다면 무과금러는 열심히 필드를 뛰어다니며 퀘스트를 해야만 하는 그런 플레이를 해야만 한다. 솔직히 너무나 불편하고 번거롭다. 하지만 열혈강호 for Kakao에서는 열심히 플레이만 한다면, 이런 편의적인 부분들은 보상으로 나오는 무료 캐시로 해결할 수 있다.

 

잘 짜인 시스템, 유저 친화적인 태도, 당연한 결과

할 일 많고 갈 길은 멀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이것이 열혈강호 for Kakao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이다. 콘텐츠 플레이에 있어 유료결제는 필수적이지 않으며 열심히만 하면 대부분의 콘텐츠를 심도 있게 즐길 수 있다.


 

VIP시스템, 존재한다. 그놈의 VIP 시스템을 도입한 놈들...하며 이를 득득 갈던 게 바로 그저께 일이거늘. 도탑전기 이후로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는 VIP 시스템이 들어갔고 무과금 유저는 마치 사람 취급을 안 해주는 것 같은 소외감과 짜증을 느껴야 하지 않았냔 말이다. 물론 무슨 게임을 하든 난 언제나 매우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는 재력의 소유자라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만 원만 넘어가도 으흥...만 원...하면서 고민을 하게 되는 선량한 서민이니까.

▶ VIP 시스템과 혜택

하지만 열혈강호 for Kakao에서 결제와 VIP 시스템이 갖는 의미는 좀 더 수월해진다는 것, 좀 더 쉽게 강해진다는 것이다. 결제 보상으로는 완성된 장비를 얻을 수 없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강화재료나 특권은 부가적인 것이며, 무과금 유저가 이론적으로 절대 얻을 수 없는 콘텐츠는 아니다.


 

더불어 무료 캐시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은 유저에게 캐시 결제와 그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에는 충분한 설정이다. 좀 더 오래 플레이하기 위해서, 좀 덜 번거롭게 플레이하기 위해서 캐시로 구매해야 했던 일들을 지금까지의 플레이 보상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수없이 존재했던 'VIP시스템을 탑재한 RPG'에 우리가 분노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결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그 명제 때문 아니었을까? 말뿐인 무료 플레이, 결국 일주일도 못 가 만 원 이상은 결제해야 사람답게 플레이할 수 있는 그런 부분 아니었나? 과금 액수가 적거나 없는 유저는 사람취급 안 해주는 것 같은 무자비함 때문에 우리는 VIP를 혐오했던 게 아니었나. 그것도 등급을 높이려면 백만 원 단위의 결제를 해야 하는 그 시스템.

 

부담없는 게임, 결제는 유저의 몫으로

솔직히 걱정하며 시작한 게임이었지만, 부담 없이 좀 더 플레이해 볼 것 같다. 말 그대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처음엔 열혈강호 IP를 쓴 게임치고 즐겁게 플레이했던 게임이 있었나 하면서 반신반의했었다. 중국산 RPG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은 카테고리 때문에는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억울할 정도로.


 

국내 모바일 MMORPG가 이런 모델을 채택할 수 있을까, 혹은 이런 방식으로 유저들에게 '결제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열혈강호 for Kakao, 솔직히 말해 모든 부분이 완벽한 게임은 절대 아니다. 허술한 부분도 많이 보이고 좀 더 박진감 넘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쉽고 간편한 RPG라는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된 이 게임은 나름대로의 장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아주 '쉽고',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복잡해 보일 정도로 수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유저에게 그만한 보상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글/ 김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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