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짧았지만 깊은 인상 남겨준 '로스트아크' 2차 CBT

조회수 2017. 9. 29. 11: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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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2차 CBT의 리뷰입니다.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간 진행됐던 스마일게이트 RPG의 기대작 로스트아크의 2차 CBT가 종료됐습니다. 작년 8월 24일 진행됐던 1차 CBT를 워낙 재미있게 해서 그런지 이번 2차 CBT에 대한 기대도 컸죠.


그럼 1년 만에 다시 만나는 로스트아크는 어땠을까요? 이번에 새로 추가된 콘텐츠인 항해는 해보지도 못하고, 36레벨에서 테스트를 마무리한 만큼, 인상깊었던 것들 위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눈을 사로 잡는 웅장한 연출부터 소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연출까지 

이번 2차 CBT에서도 가장 돋보인 건 연출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쿼터뷰 시점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지만, 연출이 필요한 장면에는 가차없이 카메라 뷰를 바꿔가며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거든요.


지난 1차 CBT에서도 유명했던 '영광의 벽'이라거나, 이번에 추가된 '광기의 축제' 같은 곳에서 대규모 병력 간의 전투를 그린 연출은 물론, '남겨진 바람의 절벽'처럼 쿼터뷰 시점의 게임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연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부터 영광의 벽과 광기의 축제. 둘다 대규모 병력의 충돌을 그리고 있지만, 경험할 수 있는 건 전혀 달랐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직접 플레이를 통해 체험해보시길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모라이 유적'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장치를 작동시키고, 숨겨진 장소를 찾기 위해 벽을 부수고 이곳저곳 디벼보는 게 탐험하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항상 이렇게 장대한 연출만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루테란을 떠날 때 진행하는 에필로그 퀘스트입니다, 지금까지 들렸던 곳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후일담 내지 감사 인사를 들을 수 있는 서브퀘스트였죠. 마지막에는 안내해주던 서기관이 자기가 쓴 평전을 직접 읽어주면서, 이런 거라도 있어야 다시 뵐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러는 게 괜히 감동적이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새로운 연출을 보여주다보니 '연출'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하는 동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괜히 감동적이었던 에필로그 퀘스트. 하라는 대로 착실히 다 해도 욕만 들었던 마XX기라는 게임을 해왔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처음 봤을 때는 감동을 줬던 연출도, 다른 캐릭터를 키우면서 두 번 이상 볼 때는 지루할 수 있습니다. 파티 플레이가 가능한 던전에서의 연출은 대체로 스킵이 가능하지만, '영광의 벽'처럼 혼자 즐기는 던전의 연출은 대체로 스킵이 불가능해서 더욱 그럴 수 있죠.


그래도 매우 인상깊은 연출이 있었는지 한 던전을 수 차례 도는 유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모라이 유적'은 세 번 이상 돈 뒤에 다음 순서로 진행했을 정도죠. MMORPG에서 수차례 보고 싶을 정도로 꽂히는 연출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한 번 가볼까?"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필드맵

로스트아크는 CBT지만 상당히 할 게 많았습니다. 만렙에도 미치지 못하는 36레벨까지 밖에 못했지만, 그 성장 과정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상당히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필드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로스트 아크의 필드맵은 모두 열려있습니다. '던전'도 비밀지도를 통해 들어가는 비밀 던전 외에는 언제든 지도를 띄워놓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마을도 던전도, 지도는 기본 지원


이래서야 모험할 맛이 생길까 싶기도 합니다만, 오히려 맵이 열려있기 때문에 저기도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퀘스트 중에 어째서인지 들리지 않는 구역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런 지역들도 괜히 궁금해져서 한 번씩 가보게 되죠.


지역별 특징을 잘 살린 세밀한 배경 그래픽도 돌아다니는 이유이긴 하지만, '한 번 가볼까?'하며 가본 곳에 꼭 뭔가 있었다는 것도 모험을 종용합니다. 맵에는 나와 있지 않은 비밀통로, 서브 퀘스트 관련 아이템이나 NPC, 뷰 포인트로 보는 멋진 광경은 이런 '모험'에 대한 보상이었고, 메인 퀘스트가 끝나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때도 한 번은 더 돌아보게 만듭니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면 이곳저곳 돌아다녀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에요.

▶잘 헤집고 다니면 비밀 공간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 상으로 왼쪽 위를 보면, 맵 밖에 캐릭터가 위치한 걸 볼 수 있지요.
▶뷰 포인트 수집, 특정 몬스터 사냥 등을 수행해 완성하는 '모험의 서'와 로스트 아크의 세계를 파악하지 않으면 높은 등급을 따기 어려운 퀘스트를 내주는 '메달 할아버지', 그리고 업적, 칭호 등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원정대' 등 모험의 동기를 부여하는 콘텐츠도 여럿 있었죠.


또, 몬스터를 사냥하다보면 얻을 수 있는 '비밀지도'도 모험심을 끌어오르게 합니다. 흔히 보물지도가 등장하는 매체를 보면 목적지의 위치를 '동쪽으로 몇 걸음, 북쪽으로 몇 걸음...' 뭐 이런 식으로 표현하잖아요.


로스트 아크도 동일합니다. 비밀지도를 열고, 비밀지도에 표시된 장소 근처에 가면 지도에 '동서쪽으로 몇 걸음' 이렇게 딱 표시되거든요. 이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비밀던전의 위치가 예상치 못한 곳이었던 것도 좋았어요. 심지어 마을 안쪽에서 비밀던전이 등장할 때도 있어서 되게 특별해지는 기분이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2차 CBT에서 배를 타지 못해서 정말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곳에서는 이런 모험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을테니까요.

▶여담이지만 비밀던전은 찾을 때까지만 재미있고 찾고나서는 별로 재미없습니다. 모라이 유적 같은데서 보여준 모험심을 끌어오르게 하는 연출은 다 어디가고 보스 몬스터를 해치우면 아이템을 주는 그런 것만 있었거든요.




맵은 넓은데 오로지 '달리기'와 '스퀘어 홀', 불편한 이동

개인적으로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며 지루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연출도 좋고, 전투도 재미있는 편이고, 할 것도 많은데 왜 지루했을까요?


저는 '이동의 불편함'를 그 원인으로 꼽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는 달리기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엄청 느려보이진 않습니다. 속도감이 있어서 달리는 것 자체는 괜찮아요.


그런데 맵이 너무 넓습니다. 그래서 퀘스트 NPC에게 퀘스트를 받고, 퀘스트를 수행하러 가는 거리도 너무 멀어요. 포탈의 역할을 하는 '스퀘어 홀'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 배치된 것도 아니라서 지역 간 이동이라면 모를까 해당 지역의 이동에서는 큰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 돌발퀘스트, 협동퀘스트를 모두 완료하고자 한다면 넓은 맵 크기는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상당히 먼 거리를 뛰어다녀야하니까요. 그래서 메인퀘스트만 진행하며 진도를 빼는 유저들도 상당수 볼 수 있었습니다.

▶맵 크기에 비해서 스퀘어 홀이 너무 적습니다.

일반적인 마을은 괜찮지만, '루테란 성'으로 대표되는 대도시에서의 이동은 정말 불편합니다. 루테란 성에는 왕성 입구와 루테란 성 입구에 각각 하나씩, 총 두 개의 스퀘어 홀이 설치돼있을 정도로 엄청난 넓이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각종 생산 NPC와 상인 NPC, PVP를 즐길 수 있는 '증명의 전장', 레이드 게시판 등 다양한 시설 모여있는 곳이도 합니다. 고고학 복원, 어빌리티 스톤 세공처럼 여기서만 가능한 것도 있고요.

▶루테란 성의 지도. 스퀘어 홀은 성 양 끝에 위치해있고, 그 사이에 상점, 생산 시설들이 배치돼있습니다.


그런데 저 여러 시설들이 스퀘어 홀 사이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 각각의 시설이 한 자리에 몰려있지도 않아요. 예를 들어, 저는 생활 스킬로 고고학을 올렸습니다. 그래서 종종 루테란 성 도서관에 있는 '고고학 복원가'를 찾아가 유물 복원을 맡겨야 하죠. 가는 김에 겸사겸사 고고학으로 얻은 '어빌리티 스톤' 세공도 맡기려고 합니다. 이건 대도시에서만 가능하니까요.


근데 위쪽 스퀘어 홀과 아래쪽 스퀘어 홀 무엇을 타고 진입해도 빠르게 접근하기 어렵고, 맵 기준 좌측 끝에 위치한 고고학 복원가를 만난 뒤 우측 끝으로 가서 어빌리티 스톤 세공과 장비 수리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달려서요. '내가 이러려고 루테란 성을 탈환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편합니다.


필드에서는 몬스터를 사냥하면 종종 나오는 '바람의 에테르'나 배틀아이템 '신속의 물약' 등으로 이동속도를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지만, 마을에서는 그것도 안돼요.


그러니 다음 CBT에서는 이동의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는 조치가 취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탈 것'을 추가한다거나, 마을 내에서는 기본 이동 속도를 늘려준다거나, 아니면 스퀘어 홀을 더욱 많이 배치해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여담이지만, 생산 NPC 이용도 불편했습니다. NPC 하나당 하나의 생산만 요구할 수 있는데다가 1회 생산량도 제한돼있었거든요. '석판: 네리아의 기록'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재료가 많아도 한 번에 10개만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고고학은 인내의 학문이니 어쩌니 하는 NPC를 보니 약올리나 싶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로스트아크는 세심한 그래픽과 수많은 콘텐츠, 그러면서 퀄리티까지 지켜낸, 개발자들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는 게임이었습니다. 배도 한 번 타봤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열흘 간의 CBT를 개인 사정 상 충분히 즐겨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쉽습니다.


오랜 만에 정말 재미있게 즐긴 온라인게임이었습니다. 다음 CBT에서는 휴가를 내서라도 오랜 시간, 차분히 즐겨보고 싶네요. 그런데 다음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또 내년...?

▶다음 CBT에서는 꼭 배를 탈 겁니다... 그보다 다음엔 CBT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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