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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알고 보면 오싹한 정치스릴러

언어 압박으로 스토리를 알기 어려웠던 스타크래프트1의 스토리를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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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늦여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던 나는 드디어 늦은 휴가를 얻을 수 있었다. 길지 않은 이 휴가 기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지난 8월 15일 출시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선택했다. 

 

16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나, 어릴 적 추억도 매력이지만, 그보다는 그 동안 벼르고 있었던 ‘스타크래프트’ 스토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를 그냥 넘겨버렸던 그 시절

잘 알고 있듯 1990년대 말~2000년대 ‘스타크래프트’는 가히 국민게임으로 불리며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게임 경기를 보러 수천 수만명이 몰리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람이 즐긴 게임임에도 의외로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를 꼼꼼하게 ‘읽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들 빠른 무한 맵은 열심히 했지만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지금과는 다르게, 영문판으로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영어만 보면 일단 울렁거림부터 느끼는 사람이 대다수다. 하물며 재미를 위해 즐기는 게임에서 영어로 나오는 문장을 꼼꼼히 읽고 해석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예 불법복제를 위해 동영상과 음성을 싹 뺀 ‘립버전’까지 돌고 있었으니 더더욱 그랬다.

 

이러니 ‘스타크래프트’의 그 방대한 이야기는 일단 제쳐 두고, 말이 필요 없는(?) 그냥 멀티플레이만 재미있게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 PC방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장님이 시간이나 때우라며 건네 준 ‘스타크래프트’ 매뉴얼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스타크래프트’ 정품 패키지에는 꽤 두터운 한국어 매뉴얼이 동봉되어 있었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패키지에도 매뉴얼이 있다. 패키지를 가지고 있다면 꼭 읽어보자.

처음 읽어 본 ‘스타크래프트’ 매뉴얼에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유닛의 컨셉 아트와 세부적인 설정이 담겨 있었다. 게임 매뉴얼이 아니라 가히 한 편의 SF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영어’라고 다 넘겨버렸던 캠페인에 이런 방대한 설정이 담겨있었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집에서는 맨날 ‘립버전’만 했으니 그런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머리가 좀 더 굵어진 다음 ‘스타크래프트’ 정식 발매 패키지를 구입했고, ‘스타크래프트2’ 시리즈도 전부 구입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생각 외로 더 방대했다. 게임, 그것도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스토리가 뭐 대단할까 생각했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어지간한 ‘미드’나 SF소설보다도 방대한 이야기가 거기 담겨 있다.

 

정치스릴러 뺨치는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히 3종족이 패권을 놓고 대립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휴가 기간 동안 미드 대신 ‘스타크래프트’를 선택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꼼꼼히 ‘정주행’해보면 실제로 이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탈을 쓴 SF 정치 드라마(?)라는 점이다. 어지간한 정치 스릴러 드라마보다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정치 게임이 더 재미있다.

 

특히 이번에 리마스터 된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에서 이런 면이 잘 드러난다.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악당(?)인 아크튜러스 멩스크가 구체제를 뒤엎으려는 젊은 혁명가에서, 온갖 지저분한 일을 해서라도 권력만을 탐하는 독재자로 변질되는 모습은 테란 캠페인을 관통하는 주제다. 썩어 빠진 테란 연합을 엎겠다는 멩스크가, 결국에는 ‘내가 옥좌에 앉아 당신들을 보호하겠다’는 연설로 자신을 정당화 하는 장면은 너무나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의 또 다른 중요 인물인 사라 케리건도 스타크래프트 캠페인에서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멩스크와 합류해 썩은 테란 연합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임무를 수행하다가 저그에게 사로잡히고 결국은 새로운 저그의 통치자 ‘칼날여왕’으로 등극하는 모습은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과 브루드워 캠페인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다.

▶ 아크튜러스 멩스크의 첫 등장

▶ 그리고 독재자로 등극한 순간

프로토스 캠페인에서도 이런 정치적 음모(?)는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등장한다. 구체제를 수호하는 보수적인 정치가 포지션을 맡고 있는 대의회와, 대의회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대신 자신의 신념과 프로토스 종족 전체를 위해 반역자라는 오명까지 마다 않는 테사다르의 대립이 등장한다.

 

브루드 워에서도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진다. 오리지널 캠페인에서 살아남은 심판관 알다리스는 브루드 워 프로토스 캠페인에서 반란을 일으킨다. 알다리스의 반란에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본성 아이어가 함락당한 프로토스에 불화를 일으키는 씨앗이 되고 말았다. 

 

이 알다리스의 반란으로 보수적인 계급은 몰락하고, 프로토스의 이야기는 젊은 아르타니스와 ‘아웃사이더’ 였던 제라툴이 이어가게 된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세계관에서 등장한 종족들에게 새로운 위협 세력으로 떠오른 UED의 등장도 브루드 워의 ‘정치드라마’ 적인 부분을 한껏 살려준다. 

 

음모와 배신은 정치 스릴러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며, 브루드 워 테란 및 저그 캠페인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 뒤에서 줄을 당기는 칼날 여왕 케리건은 영락 없이 정치 스릴러에 등장하는 악역을 연상케 한다.

 

이 복잡한 ‘스타크래프트’의 정치 드라마 뒤에는 언제나 짐 레이너가 있다. 깡촌(?) 마 사라의 보안관으로 ‘스타크래프트’에 첫 등장한 짐 레이너는 정치 스릴러로 따지면 정의롭지만, 자주 좌절을 겪는 주인공이다. 

 

‘스타크래프트’의 거의 모든 핵심 인물들과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고 정의감이 강한 인물이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배신당하고 좌절하는 아픔도 겪는다.

 

정치 스릴러 미드 대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어떨까?

‘스타크래프트’에서 3종족이 대립한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의 한국어 더빙과 자막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파악한 게이머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원류인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사실 전체 이야기의 반쪽만 본 것이나 다름없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2’에서 등장하는 테란 자치령의 황제인 아크튜러스 멩스크가 왜 사라 케리건과 불구대천 원수인지는 사실 ‘스타크래프트2’ 만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안다고 해도 멩스크가 단지 배신을 때린 독재자 정도로 파악되지, 멩스크와 케리건 사이의 악연(?)에 대해 세세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스타크래프트’ 캠페인까지 꼼꼼히 즐기고, 매뉴얼까지 제대로 읽는다면 이 둘이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에 걸쳐 그렇게 장대한 대립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영어(?)의 장벽에 부딪혀 그런 깊은 스토리를 보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스타크래프트’ 스토리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는 오랜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는 영문판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면서도 ‘옛날 스타크래프트 때도 이 인물들이 이랬나?’라는 의구심이 가끔씩 들기도 했다. 짧은 영어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를 완전히 반대로 파악했다가 나중에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길지 않은 휴가 기간이지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정주행 하면 되기 때문이다.

 

빠른 무한 멀티도 여전히 재미있지만, 다양한 인물 군상이 벌이는 정치 스릴러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캠페인을 정주행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곱씹어 보는 것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즐기는 한 방법이다. 이게 바로 내가 넷ㅇ릭스 대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선택한 이유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에 굶주렸다면 정식 발간된 소설로 채워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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