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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기말, 실시간 전략 게임의 화려한 불꽃놀이

커맨드 앤 컨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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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전략 게임, 영광의 한 시절

‘커맨드 앤 컨커’와 ‘워크래프트2’로 촉발된 RTS 붐은 ‘레드얼럿’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1996년 10월, 웨스트우드가 내놓은 ‘커맨드 앤 컨커: 레드얼럿’은 PC게임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을 만들어 과거로 떠나 히틀러를 제거한다면? 소련이 악의 축이 되어 유럽을 전면 침공한다면?’이라는 충격적인 스토리부터가 남달랐다.

전작인 ‘커맨드 앤 컨커’를 더욱 발전시킨 시스템도 호평을 받았다. 부대지정, 예약명령, 본격적인 네트워크 플레이 등 이후 RTS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시스템이 모두 들어 있었다. 윈도우 시대에 맞게 개선한 그래픽과 빠른 템포의 게임 플레이, 뚜렷한 상성관계 등 RTS의 ‘정석’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임이다.

이듬해인 1997년에도 다양한 대작 실시간 전략 게임이 등장하며 PC게임 시장을 주도했다. 앙상블 스튜디오가 내놓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문명’과 ‘워크래프트’의 장점을 합친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데뷔에 성공했다. ‘커맨드 앤 컨커’와 ‘워크래프트’가 각각 SF와 판타지 배경이었다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실존했던 문명과 역사에 바탕을 둔 게임이었다.

▶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1997년 한 해 동안 ‘어스 2140(Earth2140)’, ‘KKnD’등 다양한 RTS가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C&C의 아류작에 지나지 않았지만 RTS의 진보는 계속되고 있었다. 드디어 그 해 가을, 전설적인 명작 RTS ‘토탈 어나힐레이션’이 등장하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 토탈 어나힐레이션

‘토탈 어나힐레이션’은 RTS에 최초로 3D 지형과 유닛을 도입하며 충격을 주었다. 지형에는 2D와 3D를 혼합해 높낮이와 유닛의 사선을 구현했으며, 포탄에 물리 엔진을 도입하는 등 많은 시도가 이루어졌던 게임이기도 하다.

 

대규모 물량을 지휘할 수 있는 RTS로도 유명했는데, 엄청난 수의 메카닉이 뒤엉켜 싸우는 장엄한 광경은 ‘토탈 어나힐레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RTS 영광의 절정, 스타크래프트의 등장

1998년에도 RTS 장르는 약진을 계속했다. ‘배틀존(Battlezone)’, ‘다크 리전(Dark Region)’, ‘KKnD2’ 등 다양한 RTS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1998년을 빛낸 게임이라면 단연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였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2’ 이후 3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했다.

 

‘워크래프트2’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타크래프트’의 초기 버전은 평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건 워크래프트의 우주 버전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았을 정도다. 영 좋지 않은 그래픽에 그저 그런 2진영 구도는 이제 지겹다는 비판도 받았다. 비슷한 시기 등장한 ‘토탈 어나힐레이션’의 뛰어난 그래픽은 ‘스타크래프트’를 더욱 초라하게 보이게 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의 대대적인 개조에 나섰다. 밸런스 문제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3종족 구도로 변경했다. ‘워크래프트2’를 기반으로 하던 게임 엔진도 크게 개량했고, 그래픽도 3D 툴을 도입해 좀 더 산뜻하게 바꿨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라는 3종족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싸운다는 우주 서사시적인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회심의 무기인 배틀넷(Battle.net)시스템도 ‘스타크래프트’ 게임 안에 집어넣었다.

‘스타크래프트’는 발매 이후 9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놀랍게도 게임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PC방 문화가 한창 발흥하던 시기에 ‘스타크래프트’는 게이머를 PC방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빠른 템포의 게임 속도와 배틀넷을 이용한 멀티플레이어 매치는 경쟁을 좋아하는 한국 게이머의 취향에 적중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다. 게임 고수가 ‘스타크래프트’ 대전을 벌이는 모습을 중계하는 방송국이 등장했고, 상금이 걸린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타크래프트’를 전문으로 하는 게이머가 등장했다. 이들은 ‘프로게이머’로 불렸고, 이 경쟁에는 ‘e스포츠’ 라는 이름이 붙었다. RTS 열풍이 게임 불모지 한국에서 낳은 가장 위대한 유산이었다.

 

불꽃놀이의 끝, 전략 게임에 내리는 어둠

1996년 ‘레드얼럿’부터 시작된 실시간 전략 게임 열풍은 90년대 말 PC게임 시장을 강타했다. 레드얼럿, 토탈 어나힐레이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스타크래프트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실시간 전략 게임이 흥행하던 시절이다. ‘스타크래프트’의 흥행으로 전략 게임은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스타크래프트 흥행 이후에도 한 동안 RTS 열풍은 계속되었다. 1999년도 화려했다. 먼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가 등장했다. 전작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 이어 역사와 실시간 전략을 잘 결합했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 렐릭의 '홈월드'

이어 진정한 풀 3D 실시간 전략 게임, 렐릭의 ‘홈월드’가 등장했다. 렐릭이 내놓은 첫 전략 게임인 ‘홈월드’는 유닛과 지형은 물론, 3D 공간인 우주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제대로 구현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5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홈월드’를 플레이 하는 게이머가 있을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RTS 열풍의 이면에 이미 몇 가지 불길한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RTS 게임 제작의 고참이었던 웨스트우드가 흔들리고 있었다. 웨스트우드는 EA에 인수된 후 1999년 ‘커맨드 앤 컨커: 타이베리안 선’을 출시했지만 지나치게 높은 사양과 식상한 게임 플레이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웨스트우드는 이듬해 ‘레드얼럿2’를 내놓았다. 기존 ‘레드얼럿’과는 다른 코믹한 세계관과 경쾌한 게임 진행, 복셀 엔진은 활용한 그래픽 등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예전 같은 대박흥행은 아니었다. 

 

이어 2002년 ‘커맨드 앤 컨커’ 세계관을 활용해 내놓은 ‘레니게이드’ 시리즈가 또 흥행에 실패하며 웨스트우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EA LA가 되었다.

 

웨스트우드가 저물어가는 동안에도 신선한 시도들은 있었다. 2001년에는 2차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RTS인 ‘서든 스트라이크(Sudden Strike)’가 출시되어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은 건설 및 생산 대신 주어진 유닛을 활용해 미션을 해결하는 RTT(Real Time Tactics)의 성격이 더 강했고, 2차세계대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 힘입어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2002년에는 ‘엠파이어 어스(Empire Earth)’가 등장했다. 이 게임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처럼 역사와 실시간 전략 게임을 합쳐 놓은 형태의 게임이었다.

▶ 워크래프트3

블리자드 역시 2002년 ‘워크래프트3’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전략 게임 흥행 몰이에 나섰다. ‘워크래프트3’은 특히 강력한 맵 에디팅(일명 커스텀 게임)으로 인기가 많았는데, 이 ‘워크래프트3’의 에디트 맵 중에 ‘도타’라는 맵이 끼어있었고 게이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도타’는 모두가 알고 있듯, AoS 열풍을 불러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하며 새로운 장르로 뻗어나갔다.

 

물론 ‘워크래프트3’ 자체도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 한국 프로게이머 장재호 선수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 주자를 맡아서 뛰었을 정도며, 한국에서 ‘워크래프트3’ 열풍이 잦아든 뒤에도 중국에서는 ‘워크래프트3’ 대회가 2000년대 내내 이어졌다.

 

‘워크래프트3’은 ‘스타크래프트’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물론 ‘영웅’ 캐릭터와 RTS를 섞은 새로운 시도는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기존의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확장하는 충격적인 스토리 역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설명했듯 ‘도타’를 비롯한 다양한 커스텀 게임을 많은 게이머가 즐긴 것도 사실이다. 단지 ‘스타크래프트’에 조금 못 미쳤을 뿐이다.

▶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한편 RTS 게임을 마구잡이로 찍어대던 다른 게임 회사들은 2000년대 중반이 지나며 서서히 RTS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보드게임 IP를 활용한 렐릭의 ‘워해머4k: 던 오브 워’(2004), 2차세계대전 RTS로 명성을 날린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2006)나 이제는 EA LA가 된 옛 웨스트우드의 ‘커맨드 앤 컨커3’(2007) 정도가 주목을 받으며 RTS의 자존심을 유지했다.

 

RTS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성장하고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장르였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플레이 해야 하는 RTS는 가정용 게임기에 이식하기가 힘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음성인식으로 유닛을 조종하는 ‘톰 클랜시의 엔드워’(2008) 같은 시도가 있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턴 전략 게임은 이미 1990년대 중반 이후 쇠퇴하고 있었다.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던 실시간 전략 게임 역시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기울고 있었다. 곧 전략 게임 시장에는 혹독한 추위와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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