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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원류를 찾아서 1. 전략시뮬레이션의 조상들

보드게임을 컴퓨터게임으로 옮긴 결과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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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이 전략 게임 하면 떠올릴 '스타크래프트'

전략 게임(Strategy video game)은 게임에서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게이머가 심사숙고 해 ‘전략’을 짜고 수행해야 하는 게임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전략 게임은 1990년대 PC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나, 21세기에 들어서는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던 전략 게임의 무대를 컴퓨터로 옮긴 전략 게임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초창기의 전략 게임

현존하는 모든 전략 게임의 근원은 체스나 장기, 바둑 등의 보드게임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체스, 장기, 바둑 모두 전쟁을 간략하게 줄여 보드 게임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이 구도는 컴퓨터 게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돌이켜 보면 초창기의 컴퓨터 게임은 이미 현실에 있는(?) 스포츠나 보드 게임을 컴퓨터로 옮기려는 시도가 많았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 중 하나가 전략 게임이었다. 보드 게임으로 전략 게임을 즐기려면 꽤나 복잡한 규칙을 익혀야 했고, 사람이 일일이 말을 놓고 움직이는 등 귀찮은 부분이 많았지만, 컴퓨터 전략 게임은 이런 귀찮음을 컴퓨터가 다 해주는 만큼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 SSI의 컴퓨터 비스마르크

최초의 컴퓨터 전략 게임은 1972년에 발매된 ‘인베이젼(Invasion)’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본격적인 장르로 ‘전략 게임’이 출발하게 된 계기는 1980년 애플2 기종으로 발매된 ‘컴퓨터 비스마르크(Computer Bismarck)’의 발매를 꼽을 수 있다.

 

‘컴퓨터 비스마르크’는 Strategic Simulations, Inc.(이후 SSI로 불리는) 라는 신생 회사가 제작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1941년 벌어진 ‘전함 비스마르크 격침 작전’을 다루고 있으며, 게이머는 영국 해군의 지휘관이 되어 비스마르크를 격침하고 독일 해군을 제압해야 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다양한 유닛을 운용하고, 지역을 탐색하며, 적과 접촉해 격멸하는 컴퓨터 전략 게임의 기본적인 요소가 이미 이 게임에 대부분 구현되어 있었다. ‘컴퓨터 비스마르크’에 대한 반응은 ‘상업용 워 게임 개발의 이정표’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했다.

▶ 미군의 '워 게임'. 컴퓨터로 구동되는 군사 시뮬레이션은 대부분 군사기밀로 취급된다.

사실 ‘컴퓨터 비스마르크’ 이전에 전략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워 게임(War game)’이라 불리는 군사용 시뮬레이션이었고, 누구나 접할 성질의 일반적인 게임은 아니었다. ‘컴퓨터 비스마르크’는 군사용 시뮬레이션에 속하던 워 게임을 컴퓨터 게임으로서 보급하계 된 계기가 된 기념비적인 게임이었다. SSI는 ‘컴퓨터 비스마르크’ 이후 다양한 전략 게임을 내놓으며 1980년대 전략 게임 시장을 주름잡았다.

▶ 우리나라에는 한자를 그대로 읽은 '신장의 야망'이라는 이름으로 퍼졌다.

비슷한 시기 지구 반대편 일본에서는 코에이가 ‘노부나가의 야망(信長の野望, 1983)’이라는 전략 게임을 만들어 냈다. ‘컴퓨터 비스마르크’가 1941년의 대서양이라는 좁은 범위의 전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면, ‘노부나가의 야망’은 전국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좀 더 폭넓은 전장을 다루고 있었다. 

 

각지에서 할거하고 있는 다이묘가 되어 일본을 통일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영지 경영이라는 대전략(Grand strategy)이 필요한 게임이라는 것이 특징이었다. 코에이 역시 ‘노부나가의 야망’ 이후 ‘삼국지’ 등 다양한 전략 게임을 발매하며 명가로 자리잡게 된다.

 

실시간 전략 게임의 여명

이 시기 컴퓨터 전략 게임은 기본적으로 턴 방식(Turn-based)이었다. 턴 방식이란, 간단히 말해 둘 이상의 게이머(컴퓨터 포함)가 동시에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번갈아 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체스나 장기, 바둑 등의 보드게임은 거의 대부분 턴 방식이었고, 컴퓨터 전략 게임에서도 이 구도를 충실히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턴 방식 전략 게임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게이머가 많았다. 턴 방식의 문제점은 게임 진행이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컴퓨터 게임으로 전략 게임을 만들면서 게이머가 일일이 말을 옮기거나 지도를 기록하는 등의 귀찮은 부분은 많이 해소되었다.

 

그렇지만 이 당시 PC 성능의 한계 때문에 유닛이 많아지거나 지도의 크기가 크면 턴을 한 번 넘길 때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턴을 넘겨놓고 컴퓨터가 계산할 동안 아예 커피를 한 잔 타서 마셔도 될 정도로 진행이 느렸다.

 

심할 경우에는 한 시간 동안 10턴도 진행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 성질 급한 게이머는 울화통이 터질 정도였다. 이런 턴 전략의 단점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전략 게임이 등장했고, 이들은 후에 실시간 전략 게임(Real-time strategy game)의 선구자로 불리게 된다.

▶ Stonkers

1983년 등장한 ‘Stonkers’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키보드나 조이스틱을 이용해 자신의 유닛을 실시간으로 움직여 상대를 물리치는 새로운 개념의 워 게임이었다. 게이머는 보병, 포병, 전차를 이용해 적을 물리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보급 트럭으로 주기적으로 보급을 해 줘야 했다. ‘Stonkers’는 1984년 최고의 워 게임으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 보코스카 워즈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보코스카 워즈(1983)’처럼 롤플레잉 게임에 실시간 방식의 전략 게임을 혼합한 게임이 등장했다. ‘보코스카 워즈’는 이후 ‘전략 롤플레잉 게임(SRPG)’로 불리는 장르의 시조격이 되었다. 다만, ‘보코스카 워즈’는 실시간 전략 방식을 채택했지만 이후 등장한 SRPG는 대부분 턴 전략에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을 섞은 방식으로 나아갔다.

 

1983년이라는 시기에서 볼 수 있듯, 생각보다는 이른 시기부터 실시간 전략 게임이 시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실시간 전략 게임은 지금처럼 독자적인 장르를 형성했다기 보다는, 그냥 턴 전략 게임 사이에서 나온 ‘이례적인’ 게임으로 취급 받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이 게임들이 RTS의 선조격이라는 개념이지 당시에는 이들을 독자적인 장르로 분류하진 않았다. RTS가 하나의 장르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 했다.

 

전략 게임의 내일을 향해

1980년대는 턴 전략 게임의 여명기이자 전성기였다. 80년대 턴 전략 게임은 매니아를 다수 확보하며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SSI는 ‘컴퓨터 비스마르크’ 이후 워털루, 바르바로사 작전, 제3차 세계대전 등 각종 유명 전투를 배경으로 한 전략 게임을 쏟아냈다.

 

보드게임 회사로 유명한 아발론 힐(Avalon Hill)도 컴퓨터 전략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생 회사인 마이크로프로즈(MicroProse)도 각종 밀리터리 전략 게임을 잇달아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일본에서는 코에이가 역사 전략 게임의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었다.

 

이 시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은 아직 태동기였다. ‘실시간 전략 게임’을 독자적인 장르로 취급하지 않았고, 대부분 ‘어쩌다 나온’ 독특한 전략 게임으로 취급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면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전략 게임이 컴퓨터 게임에서 ‘핫 한’ 슈퍼스타가 될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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