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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면서도 세련된 맛 살릴 것", '건그레이브 VR' 개발자 인터뷰

조회수 2017. 7. 6. 18: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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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그레이브 VR'을 개발 중인 이기몹 김민수 사업이사, 조선익 VR개발부 기획파트팀장

예전에 VR 게임 ‘로보 리콜’ 핵심 개발진 인터뷰의 서문에서, 기자는 VR 게임 중 가장 재미있는 게임으로 ‘로보 리콜’을 추천한다고 썼었습니다. 팔을 움직여 허벅지나 등에서 총을 꺼내 쏘고, 적들의 팔다리를 뜯어 무기로 사용하는 플레이가 상당히 재미있었으니까요. ‘VR 게임이라면 당연히 이래야지’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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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주, VR 서밋에서 VR 게임에 대한 편견이 깨졌습니다. 1인칭도 아니고, 체감형 컨트롤러를 쓰지도 않는 VR 게임 ‘건그레이브 VR’을 만났거든요. 건그레이브 VR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모두 지원하는 게임으로, 체감형 컨트롤러가 아니라 듀얼쇼크 같은 일반적인 게임 패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3인칭 시점으로 진행하는 파트였습니다. 다른 게임들은 멀미 때문에 텔레포트로 대체하는 캐릭터의 자유로운 이동도 가능했죠. 그래서 처음에는 조작도 어색하고 멀미도 엄청 심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VR 환경에서도 이런 3인칭 액션 게임이 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쾌적했습니다. 뒤를 보기 위해 몸을 무리하게 돌릴 필요 없이 편하게 앉아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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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게임 중 가장 재미있는 게임으로 ‘건그레이브 VR을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할 정도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게임을 만들게 됐는지도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으로 ‘건그레이브 VR’, ‘건그레이브 O.R.E’를 개발 중인 이기몹의 김민수 사업이사, 조선익 VR개발부 기획파트팀장을 만나 건그레이브 신작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아, 건그레이브 IP의 부활 자체에 관심을 가진 여러분에게도 의미있는 인터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왼쪽부터 이기몹 김민수 사업이사, 이기몹 조선익 VR개발부 기획파트팀장


- 먼저, 이기몹에 대한 소개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기몹 김민수 사업이사(이하, 김): 이기몹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입니다.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용 건그레이브 VR과 건그레이브 O.D의 후속작,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저는 세가에서 콘솔, PC, 모바일게임 사업개발을 담당하다 지금은 이기몹에서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기몹 조선익 VR개발부 기획파트팀장(이하, 조): 저는 건그레이브VR 기획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소프톤엔터테인먼트에서 다크에덴 기획 팀장으로 근무했었고, 이후엔 넷마블 엔투 에서 일본 프로젝트를 담당했었습니다.



- 건그레이브라는 이름을 듣는 것도 오랜 만입니다. 어떤 매력 때문에 건그레이브를 선택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IP를 취득하는데 있어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나요? 

김: 전부터 게임이 갈수록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되고, 유저들에게도 높은 수준의 학습을 요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액션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보여주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IP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마침 회의에서 자주 등장하던 이름이 건그레이브의 주인공인 ‘비욘드 더 그레이브’였습니다. 개발자들도 게이머라 건그레이브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바로 그 건그레이브야말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게임성과 캐릭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원 판권자인 레드 엔터테인먼트 측에 사업 제안을 했습니다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일본 IP 오너 특유의 프라이드도 상당했고, 과정에서도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다행히 레드 엔터테인먼트와 원작자인 나이토 야스히로 씨가 우리의 정성을 이해해줘서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계약을 체결하게 됐습니다.



- 앞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하셨는데요, 현재 개발 중인 작품들은 설정 상 기존 작품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 

조: 건그레이브 VR은 전작인 ‘건그레이브 O.D’와 후속작인 ‘건그레이브 O.R.E(G.O.R.E)’ 스토리의 사이에 위치합니다. ‘건그레이브 O.D’의 후속작인 ‘G.O.R.E’는 건그레이브 오리지널 작가팀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채용한 후속작으로, 나이토 야스히로 씨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디자인 된 그레이브가 등장합니다.


김: G.O.R.E의 스토리 시작에서는 그레이브가 전세계를 돌며 시드의 잔당을 소탕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야기를 다루는 게 ‘건그레이브 VR’입니다.

여담이지만,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작명에는 전통이 있습니다. 원작자에게 왜 건그레이브 O.D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칠판에 게임의 풀네임인 ‘Gungrave Over Dose’를 쓰더군요. 그러더니 이니셜을 빼고는 나머지를 지우고 읽어 보라길래 ‘GOD’이라고 했더니 바로 그거라고 하더라구요. 이처럼 게임의 이름과 부제를 연결해 하나의 단어를 만든다고 합니다. G.O.R.E(GUNGRAVE – Obsolete . Refuse. Empire-) 역시 마찬가지죠.



- 흔히 원작이 있는 게임들을 다른 개발사가 새로 만들 때는, 원작을 중시하거나 아예 새로 만들거나 하는 편인데, 그에 따른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예 시리즈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임들도 있지요.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이기몹이 건그레이브 IP로 게임을 만들 때 건그레이브 본연의 재미를 살리는 것과 건그레이브를 바탕으로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것 중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뒀는지 궁금합니다. 

김: 원작이 있는 게임 IP로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만 우리는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어떤 IP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IP가 가진 아이덴티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기본적으로 건그레이브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면서, 최신 그래픽과 시스템을 입히는 형태로 만들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레이브는 VR버전에서도 여전히 ‘켈베로스’와 ‘데스코핀’으로 싸우지만, 새로운 스킬과 애니메이션을 추가해 원작의 전투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형태로 개발 중입니다.



- 건그레이브 원작은 3인칭 액션 게임이었습니다. 이를 계승해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VR로 만들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 건그레이브 모바일을 보고 많은 이들이 콘솔로 진출하면 어떻겠냐고 말해줬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VR 게임 붐이 일어났습니다. 건그레이브를 VR로 보여주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VR 기기가 가진 기능은 제스처에 의한 상호작용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고자 했죠.


- 1인칭 시점에 체감형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기존의 체감형 VR 게임과 달리, 건그레이브는 3인칭 시점도 지원하고 듀얼쇼크 같은 게임패드를 활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VR 서밋에서 직접 플레이했을 때도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처럼 기존 VR 게임과 다른 형태의 VR 게임을 기획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 3인칭 시점을 넣게 된 건 IP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1인칭 시점으로만 진행하면 그레이브가 보이지 않는데다가, 다른 1인칭 VR 게임과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 IP는 보여주는 데서 오는 고유의 맛이 있는데,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3인칭 시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작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많이들 사용하는 체감형 컨트롤러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었죠. VR 게임 대한 사전 조사 차원에서 한국, 일본, 미국 등 여러 VR 게임 개발 현장을 다니며 느낀 게, 제스처를 이용한 조작은 신선함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장시간 게임을 즐길 때는 쉽게 피로해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게임성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패드와 헤드트래킹 조작을 채용해 3인칭 시점과 1인칭 시점을 동시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3인칭 시점에서는 캐릭터 IP의 맛을 보여주고, 1인칭 시점에서는 VR 특유의 몰입감, 임장감을 제공하는 것이죠.



- 기존과 다른 방식의 VR 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것이 있었나요?  

김: 전부 어려웠습니다. 특히, 3인칭 모드는 캐릭터 IP의 멋도 보여주고, VR 특유의 몰입감을 주는 것도 간과할 수 없었기에 이를 동시에 충족시켜나가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 VR 환경에서 원작의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는지 궁금합니다. 

김: 모든 게임은 그 게임 고유의 ‘맛’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부로 새로운 걸 넣을 수는 없어요. 짜장면에 크림 파스타 소스를 넣으면 새로울지는 몰라도 그 맛에 적응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것처럼요. 그래서 우리도 건그레이브가 보여줬던 고유의 ‘맛’이 VR을 만나 “익숙하면서도 세련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총격의 맛을 살렸다’라기보다는 ‘원작의 전투에서 그레이브가 보여준 특유의 맛’을 살리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VR 게임들을 보면 VR 게임이 어떤 건지 보여주는 정도의 체험판스러운 느낌의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진 게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건그레이브 VR에 대해서도 이런 게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죠. 다른 VR 게임과 비교해 건그레이브 VR의 전체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요? 

조: 전혀 체험판스럽지 않을 겁니다. 플레이 방식이나 난이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 VR 게임보다는 충분한 플레이 타임을 보장하려고 합니다. 현재 개발 중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은 양해 바랍니다.


- 원작에는 없던 '불릿타임'과 '총기 과열'과 '쿨링' 시스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릿타임은 건카타가 등장하는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라 '드디어!'라는 느낌이지만, ‘총기 과열’과 ‘쿨링’은 ‘무한탄창’이라는 그간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와는 오히려 충돌하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간 기획의도를 들을 수 있을까요?

조: 쿨링은 전투에 페널티를 부여하고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넣었습니다. 제한 없이 난사가 가능하면 게임성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김: 별다른 설명 없이 시작하자마자 전투에 돌입하는 개발 버전을 처음 접했다면 ‘쿨링’이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편에서는 튜토리얼에서 ‘쿨링’을 통한 전략적인 전투의 재미와 ‘맛’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정식 버전에서는 다른 인상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3편은 시기상 건그레이브 OD 이후를 다룬다고 들었는데, 현재 공개된 VR 캐릭터의 의상이나 장비는 모두 1편 시점입니다. 데스코핀 역시 OD에서 업그레이드되는데, 오히려 1편 시점으로 다운그레이드된 모습이라 그 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건지 설정상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 설정상의 변화는 없습니다. 이번 건그레이브 VR은 건그레이브 O.D 이후 13년 만에 나오는 타이틀인 만큼, 팬들에게 익숙한 모습의 ‘그레이브’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 전작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다보니, 전작을 즐기지 않았다면 본작의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간 스토리 요약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지 궁금합니다. 

김: 별도의 스토리 요약 기능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건그레이브 VR은 G.O.R.E 이전에 그레이브가 시드 잔당을 소탕하고 다니던 시절을 그리고 있거든요.



- 캐릭터 원안인 나이토 야스히로씨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신규 캐릭터나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감수만 하는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김: 건그레이브 VR은 1편의 디자인을 쓰고 있는 만큼, 캐릭터 원안과 모델링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G.O.R.E는 나이토 야스히로 씨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그레이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이토 야스히로씨 뿐만 아니라, 건그레이브 게임, 건그레이브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했던 시나리오 라이터, 음악감독님, 성우 분들이 함께 참여해서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건그레이브 O.D는 그레이브 외에도 카바네 쥬지, 로켓빌리 레드캐딜락 같은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건그레이브 VR에도 그레이브 외에 다른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계획 중인가요? 

김: 다른 플레이어블 캐릭터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업데이트를 통해 O.D 버전의 그레이브라거나 쿠가시라 분지 등 원작에서 인기 있었던 캐릭터들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하려고 합니다.



- 건그레이브 VR의 출시 시점이 궁금합니다. 

김: 2017년 내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 끝으로 새로운 건그레이브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김: 저희가 가고자 하는 목표는, 건그레이브 VR을 즐기며 콜라나 캔맥주를 마실 때의 시원함과 통쾌함을 게임에서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건그레이브'의 그레이브를 그레이브답게, 특유의 ‘맛’과 ‘멋’을 살려 여러분에게 선보이는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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