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리뷰] 기다리고 기다리던 철권7, 첫 인상은 '실망'

조회수 2017. 6. 9. 10:5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이것저것 챙긴 건 많지만, 마무리가 아쉽다

2016년, 그리고 2017년은 대전격투게임에 있어서는 또 하나의 전성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5,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IV, 길티기어 Xrd 레벨레이터2, 인저스티스2 등 인기 격투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이 속속 등장했거든요.


하지만 한국은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5는 한국의 격투게이머들 사이에서만 돌풍을 일으키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IV는 여러가지 이유로 까일 때나 관심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외 다른 격투게임들은 아웃 오브 안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6월 1일부터는 사정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한국에서만큼은 범접할 수 없는 인기를 자랑하는 대전격투게임 '철권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7'의 콘솔 버전이 출시됐거든요. 게다가 이번 작품은 시리즈 최초로 PC판으로도 출시된다고 밝혀 한국의 많은 철권팬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대전격투게임의 단짝 '아케이드 스틱'의 품절 대란도 철권7의 영향이었죠. 한국의 대표적인 아케이드 스틱 제작, 유통사인 IST몰도 이처럼 새 주문을 받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도 정상가를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알만 합니다.

물론, 저도 엄청 기다리고 있었어요. 철권7을 오락실에서 즐기고 있는 유저이기도 하고, 미시마 헤이하치와 미시마 카즈야의 부자 싸움의 결착도 정말 기대됐지요. 오락실 가동 이후 약 2년이 지난 시점이니 만큼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플레이해 본 철권7은... 좋은 부분보다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하나씩 이야기해보도록 하지요.

*본 리뷰는 철권7의 PS4판, PC판을 플레이한 뒤 진행했습니다.
*PS4는 노멀입니다. PC판의 그래픽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있을 건 다 있지만 뭔가 부족한 싱글플레이 콘텐츠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대전격투게임이지만, 싱글플레이 역시 상당히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게임 시스템을 익힐 수 있고, 캐릭터, 스토리 등으로 게임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게 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철권7의 싱글플레이는 괜찮은 편입니다. 먼저, 즐길 거리로는 C모사의 S모게임에 수록되지 않아서 논란이 됐던 '아케이드 모드'를 비롯, 시네마틱 스토리 모드인 '미시마 사가', 끊임없이 AI를 상대하며 커스터마이즈 아이템을 수집하는 '트레저배틀' 모드가 수록돼있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와 대결할 수 있는 'VS 모드'와 다양한 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는 '연습 모드'도 물론 있지요.


볼 거리도 풍부합니다. 20주년 기념작 답게 철권 1부터 철권7까지의 오프닝과 엔딩 동영상, 각종 일러스트는 물론, 파치슬롯으로 등장했던 철권의 동영상과 일러스트까지 수록한 '갤러리 모드', 파이트머니나 트레저배틀로 수집한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꾸며줄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모드'가 수록돼있지요.


PS4 버전에는 PS VR 뷰어와 VR 배틀 모드, 게임 배경 음악을 역대 시리즈의 음악으로 설정할 수 있는 '주크박스'가 독점 수록돼있습니다.


일단 뭐가 많긴 한데... 하나씩 뜯어보면 조금씩 나사가 빠져 있습니다.

1) 독특한 시도가 돋보였던 '미시마 사가' ... 스토리 자체는 미묘

먼저, 가장 기대했던 스토리 모드입니다. 시네마틱 스토리 모드인 '미시마 사가'는 미시마 헤이하치와 미시마 카즈야의 이야기를 다룬 '미시마 사가'와 그 외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캐릭터 스토리 모드'로 나뉘어 있습니다.


'미시마 사가'에서는 대전격투게임의 시네마틱 스토리를 통틀어서도 독특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가장 특징적인 건 전체적인 이야기를 외부자인 '기자'의 시점에서 풀어나갔다는 점입니다. 이 '기자'는 모종의 이유로 미시마 가문에 대해 조사하고, 주요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의 사건들을 하나씩 짚어나갑니다. 직접 그 상황에서 플레이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전 철권 시리즈의 스토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어떻게 미시마 헤이하치와 미시마 카즈야가 대립하게 됐는지부터 지금의 상황 등 스토리를 즐기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이전 시리즈를 접하지 않고도 무리없이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주요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기자'. '기자'도 지금의 사태의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여러 인물을 만나 진상을 파헤쳐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들도 과거의 이야기를 알 수 있고 말이죠.

다음은 '연출'입니다. 철권7은 출시 전부터 CG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게임 화면으로 넘어가는 연출을 강조해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는 더 좋았고요. 대전 사이사이에 스토리적인 연출을 집어넣기도 하고, 대전과 CG 영상 간의 차이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레 변화하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대전격투게임 스토리에서 이런 연출을?'이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참신한 연출도 있었는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여기 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런 것도 획기적이라면 획기적입니다.

끝으로 '조작'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대전격투게임이 스토리 모드를 '대전으로 가는 발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조작'입니다. 상상 속에서는 멋진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익숙하지 않은 조작으로 깨작거리다가 결판이 나는 그저 그런 전투가 벌어질 때가 많아요. 또,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는 만큼, 모든 캐릭터를 능숙하게 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지요.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은데 이런 게 몰입을 깨는 경우도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철권7은 이를 '간단 콤보'와 '스토리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극복했습니다. '간단 콤보'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콤보를 써주는 것이고, '스토리 어시스트'는 스토리 어시스트 버튼과 기본 키 조합을 통해 커맨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후자를 좀 더 간단히 설명하면, '초풍신'을 원버튼으로 쓸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스토리에서 어떤 캐릭터가 등장해도 나름 멋진 콤보를 쓸 수 있습니다. 초보자도 즐겁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고 말이죠.

▲펀치 버튼만 연타하면 알아서 콤보가 나갑니다. 타이밍도 알아서 잡아주기 때문에 고민할 것도 없죠. 또,스토리 어시스트와 함께라면 초속풍신권 같은 어려운 기술도 원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이 엄청 편하고, 멋있어지는 건 말할 것도 없겠죠.

스토리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이것저것 준비한 철권7. 이 부분 만큼은 너무나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조금 미묘합니다. 확실히 카즈야와 헤이하치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고우키와 미시마 카즈미의 관계처럼 설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거든요. 카즈미의 존재가 카즈야와 헤이하치가 싸우는 원인이기도 한 만큼, 좀 더 확실히 이야기해줘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또, 너무 후속작을 암시하는 연출이 많아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게임을 만든다."던 하라다 가츠히로 PD의 말이 무색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시리즈의 이미지나 영상을 그대로 차용해 멋진 장면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조금 불만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철권스럽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고우키랑 카즈미는 어디서 어떻게 만난 걸까요...? 고우키가 1회용 스토리 참전 캐릭터라면 함께 밝혀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스토리 곳곳에 전작의 이미지나 영상을 그대로 쓴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봐도 괜찮은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현재 모습과의 괴리감에 괜히 웃길 때도 있지요.

2) 챙길 거 다 챙겨놓고 기본을 빠뜨린 연습모드

연습모드는 대전격투게임에서 빠지지 않는 모드 중 하나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더미 캐릭터를 놓고 마음껏 패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더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연습할 수 있도록 진화했죠. 그럼 현존 최신 대전격투게임 철권7의 연습모드는 어떨까요? 최신작인 만큼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요?


일단 철권7의 연습모드에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카운터 설정, 판정 표시, 경직 표시, 대미지 표시를 비롯, 낙법 설정, 따라하기, 중립 막기, 따라 붙기, 녹화 등 상대 캐릭터의 행동도 다양하게 설정해줄 수 있죠. 고우키나 엘리자처럼 특별한 게이지를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관련 설정도 가능합니다.


캐릭터 별 커맨드 표를 화면에 띄워놓는 기능도 건재하며, 통신 환경을 설정해 핑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한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매칭이 주가 되는 게임인 만큼, 괜찮은 기능이지요. 또, 플레이어의 설정이 저장돼 다음에 켜도 그대로 이어서 연습할 수 있습니다.

▲커맨드 표를 띄워 놓는 기능. 기술을 선택하면 시범도 보여줍니다. 제가 철권의 연습모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있을 거 다 있는 연습모드. 하지만 정말 필요한 기능인, 캐릭터를 초기 위치로 돌려 놓는 '다시 시작' 기능을 단축키로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키보드나 패드 유저라면 상관 없겠지만, 스틱 유저에게는 곤란할 수 있죠.


예를 들어, PS4 버전의 다시 시작 기능은 '터치패드 + X'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터치패드를 탑재한 스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틱들은 터치패드가 없기 때문에 결국 '다시 시작' 기능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5의 경우,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메뉴 화면에서 초기 위치로 돌아갈 수 있지만, 이번 철권7에는 이상하게도 그런 설정이 없습니다. 벽이 있는 맵이라면 엄청 번거롭겠죠.


편의성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옵션이니 만큼,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라도 옵션을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재시작 관련 옵션을 설정하는 '재시작 설정' 메뉴에도 없습니다. 초기화는 설정을 초기화하는 기능이라 재시작과는 다릅니다.

3) "알아서 배워라!" 튜토리얼의 부재

스토리 모드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의 초보자 배려를 보여준 철권7. 하지만 게임 자체는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튜토리얼'도 없거든요. '튜토리얼이 꼭 필요하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전격투게임에서만큼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이 게임에 기본적으로 어떤 시스템이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아야 억울하게 져서 이탈하는 일이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철권은 익혀야 하는 게 꽤 많습니다. 새로운 콤보 시스템인 '스크류'를 비롯, 적의 공격을 옆으로 움직여 피하는 '횡이동', 이를 잡는 '호밍기', 하단을 피하는 '점프 스테이터스'와 상단을 피하는 '클러치 스테이터스', 은근 까다로운 '중립 입력', 이제는 기본기가 되어버린 '백대쉬'에 대한 것 등 유저들 사이에서는 플레이하면서 당연히 알아야하는 것으로 취급되지만 게임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알아서 하라는 거죠.


'공격 버튼은 이거고 방어는 저거야'처럼 너무 떠먹여 주는 것도 문제지만, 아예 아무것도 안 가르쳐주는 것도 문제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것 역시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라도 지원해줬으면 싶네요.

▲스트리트파이터5에는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 조작을 가르쳐주고, '시범' 모드를 통해 게임의 시스템과 캐릭터 별 운용법을 간단히 알려줍니다. 블레이블루 센트럴픽션 역시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부터 심화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주죠. 철권7은 성의가 없는 겁니다.

4) 아케이드 모드와 트레저배틀, 갤러리 모드

아케이드 모드는 오락실에서 매칭이 되지 않았을 때 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 모드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대전 횟수도, 보스도, 고우키 출연 조건도 같습니다. 클리어했다고 특별히 엔딩이 나오거나 하지 않으므로, 크게 의미는 없는 모드입니다. 차라리 캐릭터 스토리 모드를 따로 두지 말고, 지금까지처럼 아케이드 모드를 클리어했을 때 엔딩을 보여주는 식이었으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트레저배틀 모드는 파밍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CPU 대전을 반복하면서 파이트머니와 커스터마이즈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죠. 계속 대전만 하면 심심하니까 캐릭터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터보 배틀, 대미지 2배 배틀, 보스급 캐릭터와 맞붙는 스페셜 배틀, 상대가 장착한 레어 아이템을 뺏어올 수 있는 'HEIST BATTLE' 등 다양한 기믹을 제공하죠. 파이트머니로 살 수 없는 아이템은 여기랑 토너먼트 보상으로만 얻을 수 있으므로 아마 가장 많이 들락거릴 모드가 아닐까 합니다.

갤러리 모드에서는 역대 철권 시리즈의 오프닝과 엔딩 영상, 다양한 일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대전격투게임으로 나온 시리즈 외에 파치슬롯으로 나온 시리즈의 영상도 있지요. 특히, 철권 시리즈가 한국에 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건 '철권4'부터지만, 정식발매되지 않았던 '철권3'의 엔딩에도 한국어 자막이 달려있습니다. 사실 없어도 되는데 있는 거라...세심한 팬서비스가 돋보입니다.

▲역대급 볼륨을 자랑하는 갤러리 모드. 특히, 캐릭터 대사가 없기 때문에 자막을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철권3에도 이렇게 자막이 달려 있습니다. 이 무슨 친절함...

5) PS4 독점의 주크박스 모드와 PS VR 모드

위에 소개한 모드 외에 PS4 버전에는 주크박스와 PS VR 연동 모드가 있습니다. 주크박스 모드는 게임 내 BGM을 역대 철권 시리즈의 BGM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BGM은 조금 그래서 철권 태그 토너먼트 때로 맞춰놨는데 신나더라구요. 다른 플랫폼 버전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왜 PS4 전용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플랫폼에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PS VR 연동 모드는 VR 배틀과 VR 뷰어로 나뉩니다. VR 배틀은 캐릭터를 선택해 제한된 스테이지에서 즐기는 모드로, CPU와의 대전이나 더미를 세워두는 간단한 연습모드를 지원합니다.


이리저리 다양한 시점으로 볼 수 있지만, 캐릭터 시점이나 가까이 근접한 시점은 불가능해서 VR로 보는 맛은 별로 없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적용되지 않죠. 

▲1인칭 모드를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고개를 들어도 볼 수 있는 건 하늘 뿐입니다. 아쉽네요(?)

VR 뷰어는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를 VR로 관람하는 기능입니다. 캐릭터를 회전시키거나 카메라 높낮이를 조절해 다양한 시점에서 캐릭터를 볼 수 있지요. 하지만 화질이 좋지 않고, 캐릭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커스터마이징 모드의 뷰어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서머레슨의 철권 버전을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PS VR은 연동 모드는 '이런 것도 된다.' 정도의 콘텐츠였습니다. 어차피 보너스 모드니까 좀 더 과감했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멀티플레이 콘텐츠, 기본적인 매칭부터 문제

멀티플레이 콘텐츠는 크게 계급과 랭킹에 영향을 주는 랭크 매치, 랭크와 상관 없이 다른 플레이어와 친선 대전을 할 수 있는 플레이어 매치, 다수의 유저가 함께 즐기는 토너먼트 모드가 있습니다. 일단 매칭에 들어가서 핑이 4~5칸 정도로 안정적이라면 문제 없이 대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칭에 들어가기까지가 문제입니다. 특히, 랭킹 매치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PS4 버전은 기본적으로 랭킹 매치의 '웜업' 메뉴를 통해서는 매칭이 아예 이뤄지지 않으며, '매치리스트'에서만 매칭이 가능합니다. 또, 매치리스트의 경우에도 서치된 매치를 선택하면 매칭이 이뤄지지 않고, 그 상태로 기다려야만 매칭이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도 일단 매칭만 되면 문제 없이 대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방법만 알고 있다면 즐길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막 게임을 산 사람이 이런 방법을 알고 있을 리가 없다는 거죠.

▲수없이 봤던 '대전이 성립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
▲매치리스트에서 매칭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이죠.

PC 버전도 비슷한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랭킹 매치를 처음 시작하는 '비기너' 등급에서는 웜업 매치, 매치리스트에서의 선택 매치를 즐길 수 없습니다. PS4와 똑같이 매치리스트에서의 대기를 통해 랭킹 매치에 돌입한 뒤, 비기너 등급을 벗어나야만 정상적으로 웜업 매치 등을 즐길 수 있죠. 다만, 조건을 맞춰도 PS4처럼 매칭에 불편을 겪는 일도 있습니다.

▲PC 버전 역시 간헐적으로 '대전이 성립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다이남코 측은 6월 5일 공식 홈페이지(http://eu.tekken.com/#!/en/news/regarding-tekken-7-online-matching-functionality )를 통해 "현재 관련 문제를 조사 중이고, 매칭 기능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밝히고, 8일에는 오는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수정해나갈 것을 공지했습니다.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일 22시 34분 추가 - PS4 버전은 금일 패치로 매치리스트가 사라지고, 대전이 성립되지 않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습니다. 또, 매칭 시 노출되는 정보가 플레이어 아이콘, 플레이어 네임, 핑으로 제한돼 캐릭터를 보고 매칭을 거르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어 매치, 토너먼트 모드는 매칭 문제 없이 유저들이 모여서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음성채팅을 끌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아는 사람들과 하게 되는 플레이어 매치는 괜찮지만, 완전 타인과 만날 수 있는 토너먼트 모드에서는 트롤링, 욕설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죠.

▲다수의 사람이 모여 즐기는 토너먼트 모드. 가볍게 대회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활용하면 자유로운 채팅이 가능하죠. 음성 채팅 역시 지원합니다.
▲다만, 옵션에서는 음성채팅 관련 설정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끄고 싶어도 끌 수 없죠.
*8일 22시 34분 추가 - PS4 버전은 금일 패치를 통해 '옵션 - 게임 옵션'에서 음성채팅 여부를 켜고 끌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기본은 꺼져 있습니다.

리더보드 역시 부족합니다. 리더보드에서는 유저들의 순위와 계급, 플레이 횟수, 승률 등 간단한 정보만 확인할 수 있지, 해당 유저의 최근 리플레이 등을 보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5의 경우 'CFN(Capcom Fighters Network)'를 통해 기본적인 순위 정보를 지원하는 건 물론, 공격 성공률, 가드 성공률, 가드 빈도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해당 유저의 최근 플레이를 확인하고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누군가는 타인의 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보완하는데 참고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줘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프로게이머나 상위권 유저들의 경기를 모아서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기도 하죠.


반면, 철권7은 다른 사람의 플레이 기록을 가지고 할 게 없습니다. 그냥 무심히 보고, "그렇구나" 하고 말죠. 철권7도 '철권 월드 투어'라는 본격적인 e스포츠를 진행하는 만큼, 유저들이 좀 더 상위권 유저에게 이목을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리더보드의 강화 역시 여기에 속할 수 있고요.

▲스트리트파이터5의 CFN. 리플레이나 순위를 볼 수 있는 건 물론, 정말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철권7의 리더보드는 누가 얼마나 했고 얼마나 이겼는지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리플레이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없죠. 요즘 게임 치곤 많이 심심한 리더보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PC, 콘솔 버전에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쳐... 업데이트로 개선 이뤄지길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된 철권7. 약 2년 간 오락실에서 가동됐던 대전툴로써의 재미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PC·콘솔 버전에서 기대했던 요소들에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패키지 게임들도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게임을 개선하고, 콘텐츠를 추가해나가곤 합니다. 또, 이런 업데이트를 통해 초반의 악평을 조금씩 바꿔나가기도 합니다. 대전격투게임도 예외는 아니지요. 대표적으로 스트리트파이터5가 5월 31일 진행한 업데이트에서 게임과 매칭을 개선해 이전보다는 좋은 평을 받고 있으니까요.


철권7 역시 업데이트를 예고했습니다. 지난 5월 22일 개최한 한글화 대폭발 이벤트에서 하라다 가츠히로 PD는 인터뷰를 통해 "격투게임으로써의 밸런스 업데이트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가고자 합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지요. 한 번에 좋아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급한 것부터 차근차근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네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