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 속 강철의 괴물들 – 미국편

조회수 2017. 5. 31.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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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하는 미국 진영의 전함들을 소개합니다

2차세계대전의 해상 전투를 바탕으로 한 액션 MMO ‘월드 오브 워쉽’. 지난 시간에 소개했던 것처럼 일본은 전함, 미국은 항공모함이 주요 함선으로 등장한다.


태평양전쟁 시기의 미 해군하면 떠오르는 것이 항공모함이다. ‘적에게 달려드는 벌떼 같은 함재기’를 상징하는 그 육중한 모습이다. 이번 시간에는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한 미국의 주요함선을 알아보자.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
(Independence-class aircraft carrier)
▲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 9번함 샌 재신토


‘월드 오브 워쉽’의 미국 5티어 항공모함으로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이 등장한다.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태평양 전쟁 개전 이후 해군 항공전력의 강화를 위해 긴급히 만들어진 항공모함이다. 1941년부터 건조되었으며, 1번함 인디펜던스(Independence)부터 9번함 샌 재신토(San Jacinto)까지 총 9대가 건조되었다.


사실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처음부터 항공모함으로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까지 열강들은 대구경포를 장착한 대형 전함의 건조에 주력하고 있었다.

일본은 물론, 일본의 가상적국인 미국 역시 그랬다. 주력은 어디까지나 전함과 순양함들이었고 항공모함은 보조적인 역할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기습이 벌어졌다. 일본은 항공모함을 동원해 일본에서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진주만을 기습했다.

동남아시아로 위풍당당하게 출격한 영국의 동양함대도 일본의 항공공격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국은 진주만과 영국 동양함대 격침을 계기로 해군에서 항공전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 클리블랜드급 경순양함.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이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제 미국은 전함 대신 항공모함 전력이 급히 필요해졌다. 하지만 에식스급 항공모함은 아직 완성까진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건조 중인 클리블랜드급 경순양함 중 일부를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방안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이다.


인디펜던스급은 태평양 전쟁 개전 직후 미 해군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지만, 경순양함을 개조한 항공모함이라는 한계는 벗어날 수 없었다. 길이 190m 에 불과한 선체에는 고작 33기의 함재기가 실릴 뿐이었고 방어력도 좋지 않았다.

1943년, 미 해군은 주력 항공모함에 비해 상당히 작은 크기인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을 경항공모함(CVL)로 재분류했다.


그래도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31노트(57km/h)의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했고 미 해군의 새로운 전술인 ‘고속 항공모함 기동함대’(Fast Carrier Task Force)의 중추가 되었다.

이들은 비록 함재기 수는 적었지만 태평양 전쟁의 격전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특히 1번함 인디펜던스는 1944년 레이테 만 해전에서 다른 항모와 함께 일본 전함 무사시를 공격해 격침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야마토 공격에도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총 9대가 건조되었다. 1944년 격침된 2번함 프린스톤을 제외한 나머지 8대는 모두 전후까지 살아남아 프랑스에 매각되거나 고철로 처리되었다.
▲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하는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하는 인디펜던스급 항공모함은 그루만 F3F 전투기와 마틴 T4M 뇌격기, 커티스 SBC4 헬다이버 폭격기를 사용한다. 특유의 빠른 속력을 이용해 아군 함선을 돕거나 기습당했을 때 도주하는 등 기동성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렉싱턴급 항공모함
(Lexington-class aircraft carrier)
▲ 렉싱턴급 항공모함 1번함 렉싱턴

렉싱턴급 항공모함은 1번함 렉싱턴(Lexington, CV-2)과 2번함 사라토가(Saratoga, CV-3) 총 2대가 건조되었다. 이 항공모함은 순양전함으로 건조되던 것을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의 체결로 항공모함으로 변경한 것이다.

본래 순양전함 렉싱턴급으로 16인치(406mm) 2연장 함포 4기를 장착한 순양전함으로 계획되었지만 건조 도중 항공모함으로 개장을 거쳤다.


1925년 개장을 끝낸 렉싱턴은 길이 270m, 함재기수 78대의 강력한 항공모함이 되었다. 속도도 33노트(61km/h)로 매우 빨랐다. 렉싱턴은 태평양전쟁 전까지 지진 구호 활동이나 합동 연습 작전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1941년 12월 5일, 진주만에 정박하고 있던 렉싱턴은 항공기 수송을 위해 미드웨이로 떠났고 이틀 후 일본의 기동부대가 진주만에 들이닥쳤다.


운 좋게 살아남은 렉싱턴은 진주만으로 돌아왔고, 초계 작전 도중 일본 잠수함대의 습격을 받았지만 무사했다. 그러나 렉싱턴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1942년 5월 벌어진 산호해 해전에서 렉싱턴은 일본 항공모함 쇼카쿠와 즈이카쿠에서 발진한 뇌격기와 급폭기에 피격 당했다. 응급수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수리를 위해 진주만으로 회항하던 도중 갑작스런 대폭발을 일으켰다. 미 해군은 렉싱턴이 회생 불능이라 판단했고 결국 구축함을 동원해 자침시켰다.
▲ 집중 공격을 받는 렉싱턴
▲ 불타는 렉싱턴

렉싱턴급 2번함 사라토가는 훨씬 운이 좋았다. 사라토가 역시 본래 순양전함으로 계획되었지만 렉싱턴과 함께 개장 공사를 받았고 항공모함으로 다시 태어났다. 


렉싱턴과 마찬가지로 사라토가도 수리를 위해 샌디에이고에 있었기 때문에 운 좋게 진주만 기습을 피할 수 있었다.



사라토가는 1942년 8월부터 과달카날 전투에 참여했다. 사라토가는 일본 경항공모함 류조를 격침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일본 잠수함에게 피격 당해 진주만으로 예인 되었다. 


그 해 11월 수리가 완료된 사라토가는 다시 남태평양으로 출격해 일본군 주둔지와 항구를 잇달아 공격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이후 사라토가는 종전까지 각종 격전에 참여하며 카미카제의 공격을 받는 등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지만 모두 견뎌내고 살아남았다.

▲ 2번함 사라토가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사라토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항공모함이 되어 있었다. 항공모함에 이착륙 한 함재기 수만 9만대 이상인 베테랑 중의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으로 퇴역이 결정되었다.

격전을 치르고도 살아남은 항공모함이기에 기념함이나 박물관으로 보존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결국 예산 부족으로 인해 1946년 비키니 핵실험에 동원되어 최후를 맞았다.
▲ 월드 오브 워쉽에 구현된 렉싱턴급 항공모함

‘월드 오브 워쉽’에서 렉싱턴급은 미 해군 8티어 항공모함으로 등장한다. 렉싱턴은 함재기로 F4U 코르세어 전투기, 그루만 TBF 어벤저 뇌격기, 더글라스 SBD2 던틀라스 급폭기를 사용한다.

하나같이 당대를 빛낸 명 함재기들이다. 의외로 강력한 자체 대공화력을 보유하고 있어 달려드는 적 항공기에 좀 더 강력하게 맞설 수 있다.
에식스급 항공모함
(Essex-class aircraft carrier)
▲ 에식스급 항공모함 1번함 에식스

에식스급 항공모함은 1번함 에식스(Essex, CV-9)부터 24번함 필리핀시(Philippine Sea, CV-47)까지 총 24척이 건조되었다. 길이 270m, 폭 45m, 만재배수량 36000톤, 함재기수 90~100기를 자랑하는 강력한 항공모함이다.

덩치에 비해 속도는 32노트(60km/h)로 상당히 빨랐다.


에식스급은 1930년대 중반 가상적국인 일본이 해군 군축조약에서 탈퇴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항공모함이다.

그때까지 미국도 해군 조약에 묶여 대형 항공모함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일본이 탈퇴하자 미국 역시 조약의 제약에서 벗어난 대형 항공모함의 설계 및 건조를 시작했다.


에식스급의 건조 도중 진주만 기습이 발생했고, 미 해군은 긴급히 항공전력을 보강해야 했다. 그 결과 앞서 설명한 경순양함을 개조한 인디펜던스급이 등장했고, 신형 항공모함 설계 및 건조 대신 이미 건조중인 에식스급을 더 많이 건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이왕 찍어내기 시작한 거 계속 찍어내는 방향으로 갔고, 결국 에식스급 항공모함은 총 24대나 만들어졌다.
▲ 1944년 12월 레이테 만 해전 직후 정박지로 돌아온 38기동부대. 대부분이 에식스급 항공모함이다.
▲ 에식스급에서 발진을 준비하고 있는 F6F-3 헬캣. 일본 조종사들은 ‘구라망’이라며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헬캣을 두려워했다.
▲ 항공기를 수송중인 에식스.

평균 90~100대, 최대 110대를 자랑하는 에식스급 항공모함의 경이적인 함재기 수는 일본의 어떤 항공모함도 따라오지 못했다. 단순히 함재기 수뿐만 아니라 함재기 자체도 핼캣, 코세어 등 막강한 항공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제로센도 헬캣 앞에서는 추풍낙엽이었다. 일본 에이스 조종사조차 ‘구라망(헬캣의 일본식 별명)이 온다’며 두려워했다. 그나마 비슷한 함재기 수를 가지고 있던 일본 항공모함 카가와 아카기는 1942년 미드웨이에서 침몰했다.


또한, 미국의 생산력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에식스급 항공모함이다. 많을 때는 1년에 9척의 에식스급 항공모함이 쏟아져 나올 때도 있었다.

미국은 가장 좋은 일본의 항공모함도 따라오지 못하는 성능의 강력한 항공모함을 붕어빵처럼 찍어냈다. 쏟아져 나오는 에식스급 항공모함 앞에 일본 해군의 수상전력은 차례차례 무너져갔고 이들에 의해 일본 해군의 상징인 야마토도 격침 당했다.
▲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한 에식스급 항공모함

‘월드 오브 워쉽’에서 에식스급 항공모함은 최종 티어인 미국 10티어 항공모함으로 등장한다. 워쉽에 등장하는 항공모함 중 최대인 총 52기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그루만 F8F 베어캣 전투기, 더글라스 AD2 스카이라이더 뇌격기, 커티스 SB2C 헬다이버 급폭기 등 최강의 항공 전력을 자랑한다.
번외: 기어링급 구축함
(Gearing-class destroyer)
▲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한 기어링급 구축함. 이 모습에 치가 떨린다면 당신은…

‘월드 오브 워쉽’의 미국 10티어 구축함으로 기어링급 구축함이 등장한다. 기어링급 구축함은 2차세계대전 당시 건조된 미국 구축함 중 가장 최신예 구축함이다.

총 156척(!)을 계획했고, 그 중 98척(!)이 취역했으니 말 그대로 구축함을 찍어낸 것이다. 이 구축함은 만재배수량 3400톤 정도에 36노트(68.2km/h)의 빠른 속도로 항해할 수 있는 강력한 구축함이다.


기어링급 구축함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구축함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노후한 기어링급 구축함은 대한민국, 브라질, 멕시코, 대만 등 여러 동맹국에 공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부터 기어링급 구축함을 도입해 충북함, 전북함, 대전함, 광주함, 강원함, 경기함, 전주함 등 총 7대를 사용했다.
▲ 대한민국 해군 DD-915 충북함. 구조물이 약간 변했을 뿐 그대로다.

DD-915 충북함만 해도 1945년 취역한 함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어링급 구축함을 들여와 30년 가까이 사용했다. 이들은 50년(!)넘는 함생을 산 끝에 2000년을 전후해 모두 퇴역했으며 지금은 고철로 해체되었거나 해상공원 등에서 안보 전시용으로 쓰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하고 우리나라와도 오랜 인연을 맺은 구축함이 ‘월드 오브 워쉽’에도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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