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66개의 시간을 담은 모래시계 - Lexicon SL-1 스피커

조회수 2021. 3. 8. 14:5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 핑크 플로이드 콘서트의 한 장면 (출처: wikipedia.org)

1994년 3월 프로그레시브 록의 거장 핑크 플로이드는 자신들에게는 물론이고, 록 역사상 길이 남을 공연길에 올랐다. 그 해 가을이 다 가서야 멈춰선 이 공연은 북미와 유럽 60여 도시에서 총 110회가 넘는 무대에 올린 거대 프로젝트였으며 자신들의 마지막 앨범으로 선언했던 ‘Division Bell’ 발매와 맞춰 30년 밴드의 종지부를 찍는 풀 디스코그라피를 쏟아넣었다. 이들의 팬서비스는 확실했다. 그들 최고의 기록물로 평가받는 ‘Dark Side Of the Moon’ 앨범 수록곡 전체를 연주한 처음이자 마지막 투어였던 이 공연에서 핑크 플로이드 사운드의 핵을 품고 있던 기타리스트 데이빗 길모어는 앨범에 담겨있는 사운드 혹은 그 이상을 광활한 공연장에서 재현하고자 했고 이를 실현한 마법상자가 바로 렉시콘의 PCM-70 이었다. ‘Time’의 시계소리가 멎으면서 단말마처럼 떨어지는 베이스의 서큘러 딜레이 모드를 그대로 저장해서 수만 명의 관객을 일시에 과연 달의 뒷 편 같은 신비로운 전율 속으로 몰아넣었다.

▲ Lexicon의 전설적인 리버브 이펙터, 480L

렉시콘은 80년대 하드웨어 방식 리버브 머신 480L 으로 스튜디오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전설과도 같은 이름이 되었다. 딱 전자계산기 만한 6채널 페이더 구성의 이 리버브 머신은 최근과 같은 프로그래밍 이펙터의 시대 이전 디지털 하드웨어 방식의 대단원을 장식했던 이름이다. 그래서 종종 스튜디오 관계자들로부터 ‘디지털 리버브의 아버지’라 칭송받아왔다. 1979년 렉시콘이 최초의 디지털 리버브 프로세서를 제작했을 때, 지구상에 이런 기기들은 몇 없었다. 1971년 설립한 렉시콘은 그로부터 약 2년 전에 심장박동 모니터를 위한 디지털 오디오로 시작했던 기원이 현재까지 이어져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과 그리 가깝지 않던 거리가 1993년 하만 그룹 패밀리가 되면서 영역을 크게 확장시켜 이제 자동차와 스피커에까지 다가와 있다.    


렉시콘 초유의 사운드 스티어 SL-1

▲ Lexicon SL-1 스피커

렉시콘 로고를 스피커에서 마주치는 건 처음으로 보이는데, 특히 홈오디오용 2채널 스피커로서는 이제껏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렉시콘의 노하우와 의욕이 전폭 투입되어 있어 보이는 거함 SL-1에는 단순히 스피커가 아닌 그 의욕만큼이나 명칭이 있다. 컨셉으로 보아서는 와이어리스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시스템이며, 이면에 투입되어 있는 기술과 기능을 그대로 표현해서 사운드 스티어(Sound Steer) 시스템이라고 그대로 부르기도 한다.


본 제품은 딜레이 음향와 디지털 리버브의 거장 렉시콘이 오랜 방식과 노하우를 그대로 투입시켜 완성시킨 궁극의 입체음향 시스템이다. 렉시콘이 리버브 프로세서로 명성을 날릴 때부터 스피커만 제작해 온 기라성같은 스피커 브랜드들을 뚫고 렉시콘 사운드를 제시하기 위한 렉시콘의 결정은 풀레인지와 스마트 입체음향을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대형 시스템이었다. 제품의 안팎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사운드 스티어(SoundSteer)

▲ Lexicon SL-1 스피커는 기존 스피커와 다르게 스윗스팟이 조절 가능하다.

본 제품에는 홈오디오 범주에서는 처음으로 마주치는 리얼 스테이징 구현 시스템이 들어있다. 대규모 드라이버 시스템이 사운드의 품질을 구현한다면, 본 스윗스폿 설정 시스템은 SL-1의 현장재현 형식을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초유의 기능이다.


이 방식은 렉시콘 고유의 DSP 연산 프로세싱을 빔 포밍, 혹은 스티어링 기술에 활용해서 시청자가 인식하는 음파확산 방향과 위치, 스윗스팟의 사이즈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채널 스피커에서 스윗스팟의 크기를 2-3 단계 구간으로 크게 설정하거나 혹은 카오디오에서 슬라이드식으로 시청범위와 감도를 조절하는 경우가 시도되는 경우는 일부 있었으나 이렇게 전용앱에 공간을 띄워 스윗스폿의 반경과 위치를 설정하게 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스테이징이 뭔지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사용자가 손가락을 인식시켜 소리의 변화를 느끼면서 세팅하는 자유정신의 재미가 있다.

인터페이스

▲ Lexicon SL-1 스피커의 사운드 스티어앱

사운드 스티어링은 유무선 입출력의 중추가 되는 전용 허브 SLC-1과 전용 사운드스티어 앱으로 전 기능이 동작한다. 인터페이스는 남거나 모자라지 않게 설정되어 있다. SLC-1은 24비트 기반 대부분의 음성신호 포맷 및 렉시콘의 명성이 발휘되어 있는 돌비 디지털과 DTS 서라운드, 4K UHD 비디오 신호까지 지원한다. ARC 아웃을 포함해서 총 5개의 HDMI 입력과 아날로그 입력 및 구글 크롬캐스트, 그리고 여타의 허브처럼 랜과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까지 무선 소스를 인식한다.


직관적으로 스윗스팟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운드 스티어 앱은 전술한 대로 스윗스팟의 위치와 사이즈를 손가락 터치 방식으로 미세한 크기와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훌륭한 동작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정 세팅이 끝나면 사용자가 프리셋을 고정시켜 설정할 수도 있다는 점도 편리하고 사용자 친화적이다. 또한 대역배분 EQ 설정도 포함되어 있다.  

스피커 시스템

▲ Lexicon SL-1 스피커의 유닛과 내부 설계도

SL-1의 메인 바디는 360도 지향의 무지향 풀 액티브 시스템이다. 그릴을 뗀 채로 대면하면 처음엔 정체 파악이 안되어 난감할 정도로 도열한 유닛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찬찬히 구성을 살펴보면 정체가가 파악되기 시작한다. 한 쪽 스피커를 기준으로, 총 33개의 장대한 유닛 구성을 하고 있다. 큰 모래시계 혹은 항아리 모양으로 중간이 잘룩한 디자인의 구간별로 설명을 하자면, 10인치 서브우퍼가 있는 하단 위에 상하대칭형의 원통형 인클로저가 올려져 있는 구조이다. 이 인클로저의 상하단에는 전후면을 향해 5.2인치 우퍼가 두 개씩 총 4개가 자리잡고 있고, 그 사이에 2인치 미드레인지가 상하 각 8개씩 총 16개, 그리고 항아리의 잘룩한 허리 부분에 3/4인치 트위터가 12개 왕관처럼 둘러있다. 총 33개의 유닛들은 23개의 디스크리트 구성 앰프로 동작한다.

그릴은 4개 방향에서 탈부착하게 되어있는데, 그릴 탈착에 따른 음압 변화를 인식해서 스스로 이퀄라이징시키는, 놀라운 등급의 민감하고 세심한 세팅으로 동작하도록 제작되었다. 우퍼와 미드레인지 사이의 둘레에는 상하단 각 하나씩의 푸른 빛 램프가 들어와 있는데, LED 로 동작하는 이 듀얼 링은 단순히 디자인만을 위한 게 아니라 음의 확산 방향과 반경의 크기를 그대로 나타내주는 신박한 기능으로 조작을 하는 사람 이외에도 대략 어디쯤에 스윗스팟이 형성되고 있는 지 알려줄 수도 있다.


본 제품이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2019년 뮌헨 페어에서였으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스템과 디자인 포맷, 더우기 렉시콘 로고를 붙인 SL-1은 현장에 모인 방문객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을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 편, 심플한 투 바디로 모든 시스템구성이 완료되는 본 제품의 큰 장점으로서 여타 케이블이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 등은 공간구성에 대한 큰 장점을 발휘하게 한다. 특히 비주얼 기기와의 손쉬운 연결 및 배치는 역시 렉시콘의 본원적 컨셉으로서의 통합 영상시스템을 구축할 때 큰 위력을 발휘한다. SL-1 을 시청한 HMG 메인 시청실에는 훌륭한 디스플레이 또한 눈에 뜨였다. 삼성의 292인치 벽면 장착용 8K 울트라 HD 디스플레이는 전체 공간의 비율과도, SL-1 과도 잘 어울리는 비율을 보였다. 과연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 지 궁금할 것이다.


사운드 품질

▲ Lexicon SL-1 스피커
처음 SL-1을 마주하면 당황스러운 것 중 하나로서 토우 인이나 시청 위치 등을 굳이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시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익숙해진다. 역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서로간의 경직된 분위기가 하나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B&O 베오랩 90 이 생각났는데, 굳이 모드를 바꾸거나 스피커의 각도를 눈을 가늘게 뜨며 습관적으로 맞추려할 일이 없어졌다. 그와는 감촉이나 앰비언스의 느낌이 많이 다른 스피커이다.

처음엔 시청 음원을 선택하고 음악이 나오자마자 사운드 스티어 앱을 터치해서 반경과 위치를 바꿔보기 바빴다. 시청은 360도 모드로 놓는 게 가장 일반적인 시청에 맞았는데 이미징이 예리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이렇게 설정했을 떼 음상의 크기가 최적으로 떠올랐다. 스피커와의 거리가 충분히 멀기도 했지만(약 3미터 이상) 귀높이를 굳이 트위터 높이에 맞추려 애쓸 필요도 없어보였다.
Helene Grimaud - Mozart Piano Concerto No.20

가장 먼저 필자의 귀에 들어오는 인상은 자극없이 천연덕스러운 중고역과 순간 순간 돋보일만큼 두드러지는 베이스였다. 엘렌 그리모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1악장의 오케스트라 합주에서 트랜지언트 순간의 베이스 운행이 다소 도드라질 만큼 임팩트를 안겨준다. 중역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타일이라기보다 임팩트있게 쇄도하는 터보엔진같은 순간이 있다. 물론 베이스의 품질은 뛰어나서 작위적이거나 부자연스럽지 않은 고급의 베이스로 쿠르릉거린다. 피아노음이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이 부문에서 두드러지는 극강의 스테이징이나 자연스러운 해상도를 자랑하는 스피커를 떠올려보면 그걸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 가격대로서는 훌륭한 대역 배분으로 각 대역을 원활히 그리고 신속하게 펼쳐서 보여준다. 잠시 영화보기에 좀더 최적이 아닐까 싶은 렉시콘의 기질 같은 게 스쳐 지나간다.  

Dua Lipa - Break My Heart

베이스의 위력이 대단하다. 굉장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베이스비트가 강렬한 곡을 들어보면 거침없는 수준까지 큰 파워핸들링으로 베이스를 시청실 가득 채운다. 낮은 대역에 관여하는 유닛을 헤아려보니 5개 - 두아 리파의 ‘Break My Heart’ 의 베이스는 양감이 많이 나오면서도 잘 통제되어있다. 시청실에 맞게 세팅된 베이스라고 생각되며 사이즈에 따라 대역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잠시 떠올려보았다. 기본적으로 시청실의 어쿠스틱이 베이스를 매우 잘 콘트롤해서 넘치지 않지만 조금 구체적으로 관찰해보면 드라마틱하게 멈추고 동작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음시에는 빠른 속도로 정적이 된다는 것도 이 스피커의 뛰어난 능력 중 하나로 여겨진다. 크게 동작하지만 계산된 댐핑으로 정확한 시점에 멈춰서며 귀를 어지럽히는 부산물들이 없어서 깔끔하다.

Massive Attack - Unfinished Sympathy

같은 맥락에서 매시브 어택의 ‘Unfinished Sympathy’ 도입부의 다이나믹스는 역시 강렬하게 출렁인다. 쿵쿵거리는 베이스 비트를 길게 끌지 않는 모습이 역시 훌륭하다. 다른 상위대역과 수많은 악기들과 섞이는 느낌이 전혀 없다는 것도 좋아서 룸 어쿠스틱의 솔루션만은 아닐 것으로 여겨졌다. 악기 수가 늘어갈 수록 뛰어난 쿠션과 자연스러운 분해력을 발휘했다.

Ariel Ramirez - Misa Criolla, Kyrie

베이스가 재미있어지는 이 시스템을 좀더 깊게 들어보았다. 메르세데스 소사와 에스투디오 코랄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부르는 라미네즈 미사 크리올라 중 ‘키리에’는 가히 압권이다. 이웃의 눈치를 보지 않고 넓은 공연장에서 실제 들을 수 있는 베이스는 이렇게 거침없이 나와야 할 것 같았다. 소사의 이미징이 좀더 예리하게 맺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음악을 듣는 동안은 베이스에 시선을 빼앗겨서 그럴 겨를이 사실 없었다. 그만큼 이 곡 특유의 베이스 슬램이 강렬하고 침투력있게 번져온다. 자연스러움을 넘어 베이스가 다소 부각시키는 수준이며 웅장하고 드라마틱하고 포만감으로 듣는 사람을 가득 채운다. 어둠을 밝혀오는 듯한 코러스의 그라데이션 또한 일품이다. 이 부분에 담겨있는 스테이징 정보가 넓은 공간임에도 시청자를 감싸오듯 입체적으로 둘러싸며 사라진다.

Philippe Herreweghe - Bach Johann Passion, Dein Will geschehe Herr Gott zugleich

스테이징, 특히 홀로그래픽한 녹음 품질이 뛰어난 곡에서의 좌우펼침은 본 시스템의 큰 미덕 중의 하나를 보여준다.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부르는 바하 요한수난곡 중 ‘Dein Will geschehe Herr Gott zugleich’의 좌우펼침이 푸짐할 정도로 넓고 광활하다. 합창단원과 악단 전후간 거리간격이 크지 않은 본 녹음의 정밀한 전망이 입체적으로 잘 느껴진다. 음색도 딱 듣기 좋다. 감촉이 좋은 코러스, 중역대에 분석적이지 않아서 좋은 매끄러운 윤기가 있다. 솔로가 등장하면서 서포트하는 저현악기와의 밸런스가 딱 듣기 좋다. 듣기 좋은 하모닉스가 피어오른다.


베이스를 중심으로 뭔가 스펙터클한 사운드컨셉을 지닌 듯하지만, 섬세한 묘사가 도드라지지 않으며 전체대역의 조화가 결국은 조화로운, 여러 곡을 들을 수록 결국 그런 사운드 컨셉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넓은 공간, 그리고 어쿠스틱이 좋은 곳이라서 다른 곳에서의 시청은 어떨까 잠시 생각을 해보니 그 또한 본 제품의 장점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키가 높은 편이지만, 또 천정이 높은 곳일 수록 더 좋은 어쿠스틱을 발휘하겠지만 사운드 스티어링 시스템이 어느 곳에서나 최적의 지점을 찾아줄 거라 생각해보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보인다.


하만 그룹의 목소리

▲ Lexicon SL-1 스피커

‘우리는 SL-1으로 프리미엄 클래스의 완벽히 플렉서블한 올인원 시스템을 제시한다’ 하만 럭셔리 오디오 패밀리 브랜드로서 렉시콘의 이 말에는 소리를 듣기 이전에 이미 본 제품에 대한 설명이 절반 정도는 담겨있다. 렉시콘은 처음으로 플래그쉽 스피커를 제시하면서 하이엔드 스피커 브래드들이 혈투를 벌여 온 대략 30년 정도의 시간을 압축시켜 뛰어넘으려 했다. SL-1에는 없는 게 없다 - 유일하게 스피커 히스토리가 없을 뿐 - 현장의 사운드 재현, 사용자 편의성, 활용의 융통성과 음악 본연의 사운드 품질까지.


멀티채널 프로세서가 아니고서는 렉시콘은 오디오파일조차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을 브랜드이다. 하만 패밀리가 되면서 물살의 반경과 크기가 크게 달라졌으며, 높게는 롤스로이스 팬텀과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전 차종, 에쿠우스, 그리고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 등의 카오디오 시스템으로 렉시콘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렉시콘 초유의 스마트 와이어리스 스피커 SL-1은 여전히 오디오파일들이 쉽게 도전해볼만한 등급의 가격은 아니지만, 앰프를 포함해서 전체 시스템의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눈높이에까지 근접할 오디오파일들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이 걸리적거린다던가 오디오 세팅을 위한 각이 나오지 않는다던가 하는 고민 자체를 그냥 뛰어넘고 싶은 오디오파일이라면 SL-1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아보인다. 이 제품이 좀더 다양한 곳에서 보여졌으면 싶다. 디스플레이까지 갖추었다면 좀더 손쉽게 개인극장을 구성할 수도 있는 스마트 사운드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스피커 디자인에 익숙한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디자인이 다소 낯설다거나 평범하다고 할 수 있어보이는데, 반대로 의식하지 않는 공간 속 오브제가 될 수도 있어보인다. 미술관 혹은 디자인 사무실에도 잘 맞을 모습과 스펙의 스피커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