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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가 들려주는 음악으로의 채움

조회수 2021. 1. 4.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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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C7ES-3 XD 스피커

하베스 스피커가 또 다시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PLUS 버전이라거나 Anniversary 버전이 있었으며, 이번에는 XD 시리즈다. 그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겠지만, 하베스 스피커가 디자인은 거의 같더라도 과거 구형에 비해 꾸준히 성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직전 버전에 비해 뭔가가 엄청난 차이가 있을만큼 확연히 바뀌었냐고 묻는다면, 바로 직전 모델을 무시해도 될만큼 확연히 바뀌었다고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하베스 스피커를 좋아했었다. 오리지널 HL5 나 Compact7 구형은 중고로 구입해서 사용해봤고, HL5 가 Super 라고 이름을 달고 나왔을 때부터 신품을 사용했고, Compact7은 Compact7 ES2 부터 신품을 사용했다. 아마도 Compact7 과 HL5 는 이정도 동일 사이즈의 스피커 중에서는 오디오 시장 내에서 가장 큰 지분(인지도)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 모델일 것이다. 그중에서 C7ES-3 XD 를 먼저 진지하게 테스트 해봤다.


전통은 유지하고 트렌드에는 다가가고..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Compact7 ES3 구형 버전과 Super HL5 구형 버전만 하더라도 통울림이 많았다. 통울림이 많아서 좋은 것은 중저음이 나긋나긋하고 풍요롭게 재생되며 중저음이 진득한 느낌이 있는 것이지만, 단점이라면 중저음의 울림이 많아지고 공명이 많아지기 때문에 음의 정교함이나 스피드, 이미징, 단단함 등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베스 스피커는 정교함만으로 사용하는 스피커가 아니다. 그리고 그 특유의 그윽하고도 깊고 풍윤한 음악의 정보를 감미롭게 들려주는 스피커는 없었던 것이다. 이런 몸을 살짝 따스하게 해주면서도 포근하게 깜싸주는 듯한 느낌의 음은 작은 스피커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과장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객관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런 감미롭고 진득한 음은 당연히 통울림이 어느정도 있어야 된다. 정확한 음을 내는 것을 최우선하는 스피커는 이런 음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신형이 될수록 통울림을 아예 없애지는 않지만, 중저음의 울림이 과도하게 지저분해지거나 과도하게 끈적거리는 느낌은 줄이면서 중고음에서도 약간 더 기름기를 빼면서도 맑은 음을 낼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 바로 종전 버전인 Plus 버전을 청음했을 때도 그전 구형보다는 기름기가 빠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XD 시리즈도 비슷하다. 다만, 개인적 느낌으로 Compact7 ES3는 구형에 비해 확실히 이번 신형인 XD 시리즈가 개인적으로는 더 낫기는 하다.

과거에 이름모를 오디오 동호회원 몇분이 모여서 한참 더 저렴한 AV용 스피커와 하베스 스피커를 비교하면서 대부분의 비교청음 참가자가 더 저렴한 AV용 스피커의 음을 더 좋게 평가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었다. 그렇게 평가한 이유는 하베스에 비해 비교되었던 AV용 스피커의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 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음악을 선명함만으로 듣는걸까? 음질이라는 것은 선명함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의 뉘앙스를 잘 표현해줘야 될 것인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선명하다는 것은 특정 중음역대가 다른 음역대와 섞이지 않고 좀 더 도드라져서 먼저 들렸을 때, 선명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그 선명함이라는 말을 굳이 다소 폄하하자면 중음만 들리고 다른 음역대는 안 들렸을 때, 선명하게 들린다는 의미다.

그런데 하베스는 그렇게 중음의 특정 대역을 좀 더 도드라지게 재생하기 보다는, 중음 전체를 화사하고 맑게 재생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좀 더 폭넓은 대역을 좀 더 풍부하게 재생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좀 더 많은 대역을 좀 더 풍부하게 재생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중립적인 앰프를 사용하면 중저음이 기준 이상으로 강조가 되어서 그 느낌이 다소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최근 버전들은 그 기름기나 중저음의 울림을 약간씩 빼내고 있다. 그렇다고 구형의 매력을 아예 빼버리고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실수인데, 하베스는 이 분야에서는 최고의 베테랑이다.

거실정도의 규모에서 C7ES-3 XD (Super HL5 Plus XD)를 재생해 보고 나서 어쩌면 이렇게 부드럽고 매끄러운 구형 하베스 스피커의 매력은 근사하게 남겨놓은 상태에서, 구형 스피커의 단점으로 종종 작용되었던 과도하게 음이 두툼하게 느껴지는 점이나 중저음이 과도하게 울려서 전체 음이 지저분해지게 되는 것을 단정한 듯 하면서도 매끈하게 잘 잡았는지 무릎을 탁 치게 된다.


힘을 약간 빼면 방에도 어울리고
정통적으론 거실에도 어울리는 Compact 7ES-3 XD

Compact 7ES-3 XD는 아마도 하베스 스피커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기는 6인치 내외 우퍼 유닛이 탑재된 일반적인 북쉘프 스피커보다는 부피가 2배정도 더 크다. 그러니 북쉘프 스피커 기준으로는 이보다 부피가 더 큰 북쉘프 스피커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이런 스피커를 박스형 스피커라고 부르는데, 박스형 스피커는 확실히 일반 북쉘프 스피커보다는 부피도 크고 사용하는 우퍼 유닛의 크기도 크다. 우퍼 유닛은 8인치이며, 크기는 520 x 272 x 305 mm 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북쉘프 스피커보다 부피가 2배쯤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퍼 유닛도 크고 전체 부피도 크기 때문에 당연히 일반적인 북쉘프 스피커보다 저음의 양감이 풍부하게 재생된다고 기대하면 된다. 아마도 중저음이 미끈하고 포근하고 부드럽게 재생되는 느낌은 6인치 이하 우퍼유닛이 1개 탑재된 크기가 크지 않은 톨보이 스피커보다도 더 좋을 것이다. 당연히 슬림한 스피커들에 비해서 더 감미로울 수 있으며, 중저음이 그윽하게 퍼지면서 음악이 부드럽게 공간에 스며들고 깔리는 느낌을 만들어주는 능력도 우수하다.

그리고 XD시리즈는 구형에 비해 좀 더 맑은 느낌을 잘 내준다. 그 맑음을 얇고 가볍지 않게 풍부하면서도 맑게 재생해 주는데, 그 부드러움이 넉넉하면서도 맑음까지 넉넉하면서도 중저음이 과도하게 뭉치지 않는 것이 하베스 C7ES-3 XD 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유 - 밤편지

솜사탕과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의 음이다. 달콤하면서도 새하얀 미백의 음이다. 이것은 매칭된 앰프와 소스기(오디아플라이트 FL3S)의 영향이 크기도 하지만, 스피커가 그정도로 맑은 음을 낼 수 있는 기본이 되어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게다가 신품을 개봉한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이정도 맑은 음을 내준다는 점에서 참 기특하다. 하베스로도 이런 미백의 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지극히 대단히 맑으면서도 매끄럽고 부드럽다. 하모니와 중음의 표현력이 단조롭지 않고 배음과 화음이 풍부하면서도 그 질감은 대단히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대중가요는 사실 항상 단조롭게 감상했던 느낌이 있지만, 하베스를 잘 매칭해서 감상하니 대중가요도 마치 진한 재즈 보컬처럼 고급진 느낌이 베어난다.

이 곡을 일반 오디오에서 재생하면 아이유의 목소리가 대단히 명징하고 선명하긴 하지만 약간은 뻣뻣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하베스에서는 그런 경향이 없어서 좋다.

Lawns – Carla Bley

저음의 근사함이 어지간한 슬림한 디자인의 톨보이 스피커들보다 낫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슬림한 톨보이 스피커들은 대부분 우퍼 유닛이 6.5인치 이하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저음의 근사함은 스피커의 전면배플이 넓을 때 더 잘 나와준다. 그래서 슬림한 톨보이 스피커보다 오히려 이런 박스형 스피커가 재즈 음악은 더 근사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너무너무 근사한 나긋하고도 감미로운 울림이다.

피아노 음에 적절히 상큼함과 미려함이 베어있다. 특별히 음이 앞으로 튀어 나오면서 이미징이 극도로 뚜렷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영롱함이나 맑은 느낌만큼은 그 어느때의 하베스보다 더 뛰어나다. 앰프만 음을 가볍게 만들지 않게 잘 매칭해 준다면, 재즈 음악을 듣기에 가장 적합한 스피커로도 빠트리지 말아야 할 음을 들려준다.

Billie Eilish - Bad Guy

그 어느 때의 Compact7보다 저음이 잘 나온다. 은근히 팝음악이나 힙합 음악에도 잘 어울리는 톤이다. 이 말은 하베스가 팝이나 힙합 음악에 최고로 잘 어울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거에 비해 잘 어울린다는 정도로 해석해 주기 바란다. 물론, 그렇다고 나쁘다는 말도 아니다. 공간만 허락된다면 상당히 힙하고 슬램한 느낌을 구현시키는데에 오히려 비슷한 가격의 다른 톨보이 스피커보다도 더 나을 수도 있는 음이다. 당연히 공간이 좁고 앰프가 약하면 펑퍼짐하게 퍼지는 저음을 감수해야 될 것이지만, 200만원 초반의 빈센트오디오만 사용해줘도 상당히 힙하고 슬램한 저음을 만끽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느낌은 과거 구형 하베스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느낌이다. 통울림이 너무 많아서 저음이 너무 번졌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XD시리즈는 저음의 양감의 늘어짐이 평소에는 적은 것 같은데, 저음이 많이 나오는 음악에서는 마치 클럽에서 듣는 저음와 유사한 탄력적이며 강력한 저음을 들려준다. 우퍼 유닛의 엣지를 만져보더라도 과거 구형보다는 좀 더 탄력적이고 탱글탱글한 느낌이다. 우퍼 유닛의 디자인도 구형과 동일하지만, 그 성능을 많이 향상시켰다고 한다.

Anne Sophie Mutter - Brahms: Hungarian Dance No.1 In G Minor

의외로 워낙 오디오 테스트를 많이 해서 그런지 바이올린 소리에 예민한 편이다. 음의 뻗침이 강하거나 예리한 경우는 피곤해서 듣지를 못한다. 실제 바이올린 소리를 앞에서 들으면 제법 뻣뻣하고 앙칼지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하베스는 그보다는 약간 더 부드럽게 표현한다. 다만, 바이올린 연주의 표정이나 하모니를 더 표현하기 위한 배음이 좀 더 풍부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그 느낌이 크게 싫지는 않다. 오히려 연배가 어느정도 있으시면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현악 연주를 듣기에는 더 적합한 음이라고도 생각된다. 감미로우면서도 서정적이며 일종의 사려깊은 연주라고 생각된다.

중음의 표현력과 뉘앙스가 풍부한 것은 더 이상 강조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단순히 명쾌한 음만 내는 현대적 디자인의 스피커에 비해서 한결 더 풍부한 표정의 바이올린 음을 들려주며, 그 음색톤이 자극적이거나 까칠하지 않고 나긋나긋하며 마음이 편안하도록 맑고 부드러움이 가득하게 들려준다. 모든 클래식 음악을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음악의 채움

이 스피커들을 설계할 때, 원래 작은 방에서 사용할 때는 P3ESR 정도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약간 더 넓은 공간에서는 Compact7 정도를 사용하길 권하고 있다.

사실 소형 북쉘프 스피커는 뭔가 음악으로 공간을 채워준다는 느낌까지는 별로 안 들지만, C7ES-3 XD는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공간에 스며들고 자연스럽게 채워줌을 느낄 수 있는 스피커다. 일반적으로 우퍼 유닛이 8인치정도는 되면서 통울림도 적당히 있어줘야 이런 채워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거 구형과의 차이점도 분명하다. 구형은 울림이 좀 더 많았고 길게 울렸었다. 그래서 좋은 말로는 진득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저음이 다소 불분명해지고 좁은 공간에서는 중음이 답답하거나 지저분하게 들리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C7ES-3 XD는 우퍼 유닛의 엣지만 만져봐도 구형에 비해서는 단단하고 탄력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한결 정갈한 음을 재생하지만,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맑은 음을 풍부하게 재생해 주는 느낌은 여전하다.

구동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딱 적절한 크기와 이상적인 디자인의 C7ES-3 XD로 음악의 채움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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