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시스템의 축소판을 재현하다

조회수 2020. 12. 22. 11: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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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LS50 Meta 스피커

KEF LS50은 2012년에 발표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모델이다. LS50은 플래그쉽 모델인 Muon과 Blade의 기술을 이식받은 모델 중 가장 가격 접근성이 좋은 모델이기도 하지만, 필자에게는 하급기라는 생각보다는 KEF라는 브랜드 자체를 다시 돌아보게끔 만들었던 의미있는 제품으로 각인되어 있다. 이런 연유에는 LS50의 2012년 첫 출시 당시의 평가 때문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선하다. 한결같이 극찬의 평가에 놀라웠었고,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증폭되어 더욱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이후에 스테레오파일에 A클래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도 신기했고, 이런 가격표를 달고 있는 모델에 이렇게 대단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는 것에 신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해외의 엄청난 호평은 국내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는 듯 싶은데, 아니나다를까 LS50은 머지 않아서 중고 매물로도 종종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곤 했다. 하지만 장터에서는 그 인기를 증명하듯 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판매되었기 때문에, 장터 게시판에 잠복하면서 매물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지인들의 모습도 종종 목격되어 인상 깊었었다. 그 당시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몇차례에 걸쳐 샾에서 데모 제품을 들어보기도 하고, 지인이 구한 제품을 직접 들어보기도 하며 왜 이 제품이 인기가 있는지 수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뜨거운 반응의 LS50이 출시된 지도 이제는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제품 사이클로 보면 후속 세대의 모델이 나올법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LS50출시 이후에 동일 유닛의 무선 액티브 버전(LS50 Wireless)도 발매되었고, LS50의 기술을 트리클 다운한 LSX라는 하급기도 발매하는 등 KEF 브랜드는 Reference시리즈와 R시리즈, Q시리즈 및 T시리즈의 발매를 통해 적극적이고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렇게 여러 다양한 모델들이 발매되는 중에, 2018년도에 등장한 12세대의 Uni-Q드라이버는 R시리즈에 적용되어 LS50에 적용되었던 11세대의 유닛 대비 개선된 성능을 들려주었다. KEF 브랜드에서 Uni-Q드라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커서 uni-Q드라이버의 세대교체는 KEF제품 전 라인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업데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LS50의 제품 업데이트도 예상해 볼만한 상황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올해 가을 즈음에 LS50 Meta라는 제품의 발매소식이 들려왔고 최근 국내에 수입되었다. 기존 모델대비 얼마나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을지 기대감을 안고, 오늘의 주인공 LS50 Meta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외관 및 내부 살펴보기

앞서 언급했었던 것 처럼, 이전 모델인 LS50과의 차이점은 Uni-Q드라이버의 세대가 11세대에서 12세대로 변경된 것이 주요 변경 사항이다. 그리고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Meta흡음 물질을 유닛 후방에 배치한 것도 Uni-Q 드라이버 업데이트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밖에도 인클로저 마감구조와 포트 구조를 다듬은 것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Uni-Q 드라이버를 시작으로 본 기에 적용된 세부 기술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Uni-Q드라이버는 동축 방식이기 때문에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의 위치가 여러개의 유닛이지만 동일한 중심점을 가진 하나의 유닛처럼 작용한다. 마치 풀레인지 스피커처럼 점 음원으로써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동축 방식은 여러개의 유닛을 각각 나열한 일반적인 드라이버 배치구조 대비 포커싱에서 큰 장점이 있는 설계 구조이다. 본 기에 적용된 12세대 Uni-Q 드라이버는 구형 LS-50에 적용되었던 11세대 Uni-Q 드라이버 제품에 비해서 착색이나 왜곡을 줄이고, 좀 더 단단하면서도 깊은 저음을 낼 수 있도록 설계가 변경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중간 구조와 댐핑 시스템의 변경으로 공진을 줄였다고 하며, 중저역대의 인덕턴스 감소를 위해 2가지 신기술(Shaped Undercut Pole, Symmetrical Aluminum Demodulation Ring)을 조합하여 적용하였다고 한다. 특유의 꽃잎 모양 형상의 텐저린 웨이브가이드로 마감되어 있는 알루미늄 돔 트위터는 무려 45Khz까지 고역을 재생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5.25인치의 알루미늄 재질의 베이스 콘 유닛은 47Hz까지 저역을 재생해준다.

LS50 Meta에 탑재된 12세대 Uni-Q 드라이버의 후방에는 다른 12세대 탑재 모델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앞서 설명했던 Meta흡음 소재가 최후방에 위치한 부분이다. Meta흡음소재를 설명하기 전에 잠시 스피커의 흡음 구조에 대해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스피커는 구조적인 특성상 플러스(+)에너지와 마이너스(-)에너지를 동시에 발산한다고 할 수 있다. 음악 재생을 위해 보이스 코일에 인가된 신호에 따라 진동판이 움직이게 되고, 이에 따라 스피커 앞쪽으로 발생하는 음을 플러스(+)에너지라고 한다면, 이와 반대되는 방향 즉, 스피커의 후방으로 발생하는 음을 마이너스(-)에너지라고 할 수 있겠다. 마이너스(-)에너지는 스피커 진동판의 엣지 구조상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원치않는 에너지이므로, 적극적으로 소멸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흡음물질 뿐만 아니라, 케비닛의 구조나 포트의 구조 등 스피커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부분의 설계에 복잡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커 제조사들은 각자 고유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마이너스(-)에너지 소멸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포컬 스피커의 경우 IAL(Infinite Acoustic Loading)과 IHL(Infinite Horn Loading)과 같은 기술들을 통해 마이너스(-)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소멸시키고 있으며, B&W의 경우 튜브형 트위터 인클로저를 통해 마이너스(-)에너지를 소멸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캐비닛 안에는 흡음 처리를 위해 회사별로 다양한 구조나 솜과 스펀지 같은 흡음물질을 적극적으로 채워넣는 방식으로 마이너스(-)에너지에 대한 대비를 찾아볼 수 있는데. 본 기에서는 MAT라고 불리우는 메타 흡읍물질을 사용하여 Uni-Q유닛 바로 뒤에 배치하였고, 기존 LS-50모델 대비 흡음 특성이 60%에서 99%까지 향상되어 마이너스(-)에너지 소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였다.

Meta흡음재의 모양은 흡사 미로와 같은 형상의 높이로 형성된 격벽의 흡음재질의 디스크로 3인치 규격에 11mm정도의 높이로 그리 두꺼운 디스크가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복잡한 패턴을 지니고 있으며 이 디스크를 Uni-Q유닛 후방에 배치함으로 인해서 500Hz대역부터 5Khz대역까지 폭넓은 주파수 대역의 마이너스(-)에너지에 대해 효과적으로 흡음(소멸)작용을 하게 된다. 이 흡음재질의 디스크는 KEF와 AMG(Acoustic Metamaterials Group)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올해 여름 COVID-19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렸던 AES 2020학회(Audio Engineering Society 2020)에서 발표된 내용이여서 상당히 따끈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KEF는 이를 재빠르게 상품화하여 이를 본 기에 적용하였고, 효과가 큰 기술이기 때문에 제품명 뒤에 표기할 정도로 대대적으로 본 기술을 강조하며 소개하고 있다.


외관 및 스펙 살펴보기

LS50과 LS50 Meta는 외관상으로 구형 LS50과는 숨은그림찾기를 해도 될 정도로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곡면형으로 유연하고 매끄럽게 마감된 전면 베플 디자인도 동일하고 유닛의 생김새로는 11세대 유닛인지 12세대 유닛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맞는 얘기인 듯 싶다. 하지만 후면을 바라보면 베이스 덕트의 생김새가 좀 더 길쭉해 진 것을 알 수 있고, 개선된 포트 디자인과 내부 격벽으로 인해 스피커 내부 정재파가 미드 우퍼의 재생음 순도를 방해하는 부분에 대해 개선을 이뤄냈다고 한다.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는 동일하고 후면 베플의 가장자리의 디자인이 조금 바뀐것 말고는 시각적으로 차이를 느끼긴 쉽지 않다.

무게는 7.2Kg이었던 전작 LS50보다 600g정도 증가한 7.8kg이고, 공칭 임피던스는 8옴이지만 최저 임피던스가 3.5옴까지 떨어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LS-50은 3.2옴까지 떨어진다.) 따라서 최소 임피던스가 조금 높아진 덕분에 전작보다는 조금은 수월해진 구동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3.5옴까지 떨어지는 스피커는 여전히 이 가격대에서 매칭될 앰프들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존재일 수 있다. 역시 전작처럼 전원부 용량이 튼실하게 설계되어 어느정도 전류 동원능력이 좋은 앰프를 써야할 것 같아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언급될 전작 모델과 비교 시청하는 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2.1Khz로 100Hz정도 낮아졌고, 감도는 85dB로 전작과 동일하다.


들어보기

시청은 풀레인지 측의 배려로 필자의 자택에서 약 한달여의 시간을 두고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이전 제품과의 비교를 위해 지인을 통해 LS50을 섭외해서 본 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시청이 진행되었다. 앞서 잠시 언급했었던 것 처럼 LS50은 앰프를 많이 잡아먹는다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후속기인 본 기의 시청에서는 추가적으로 2가지 방식을 통해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첫번째로는 일반적으로 본 기와 매칭될만한 가격대의 제품을 연결해보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두번째로는 앰프의 물량이 압도적으로 투입되었을 때의 성능 향상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일반적인 가격대의 제품으로는 웨이버사의 W Slim Lite 올인원 앰프 제품에 Ideon Absolute Stream를 USB 연결하여 W Slim Lite의 내장 DAC를 통해 시청을 진행하였고, 물량 투입된 가격대의 제품으로는 마크레빈슨 53 모노블럭과 MSB Select2 DAC과 오렌더 N30을 연결하여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스피커케이블은 오디오퀘스트의 로켓88 제품을 사용하였고, 전원장치는 Transparent의 OPUS PowerIsolator를 공통적으로 사용하였다.

LS50 Meta를 들어본 소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본 기가 지향하는 사운드는 하이엔드 축약형으로 대단히 투명하고 깨끗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북쉘프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로 인한 저역 한계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를 제외한 중고역의 토널 밸런스는 매우 평탄하여 극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저역이 조금 빈약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즉, 클래식 대편성곡이나 저역 양감이 난무하는 하우스 뮤직이나 클럽 음악, 비트가 강렬하거나 일부 저음이 강조되는 팝음악 등에서는 다소 심심하게 들릴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외의 장르에서는 막강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저음이 많지 않은 재즈나 소편성 클래식, 보컬 등에 상당한 강점을 보였으며, 본 기의 가격대를 뛰어넘어 본격적인 하이엔드 시스템에서나 느낄 수 있는 수준높은 재생음이 어렵지 않게 나와서 상당히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즉, 이 가격대에서 들을 수 있는 기대치가 아닌, 가격대를 제외하고도 충분히 하이엔드스럽게 완성도 높은 소리는 본 제품의 지니는 가치와 완성도에 감탄하며 듣게 된다.

시청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유별나게 다이나믹스가 큰 음악이 아닌 이상, 초하이엔드급 시스템에서 느꼈던 느낌을 어느정도 재현해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놀라웠다. 실제로 장난삼아 하이엔드 시스템과 소리를 작게 해 놓고 1:1로 비교해 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수한 사운드 특성은 리뷰를 위해 시청하는 내내 필자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리고 전작 LS50과의 1:1 비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LS50 Meta는 전작 모델 대비 재생음이 좀 더 타이트하고 정확하며, 확장된 베이스와 고역 특성을 보여주는 변화가 있었다. 첫 음만 들어보아도 이 변화는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느껴진다. 박스에서 꺼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충분히 길들이기를 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변화는 어렵지 않게 바로 감지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좀 더 선명하고 정확한 사운드 특성에 깨끗하게 잡소리 없이 순도높은 재생음은 메타 흡음물질의 장점이 발휘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특성 외에도 신형 12세대 Uni-Q유닛의 장점이 발휘도어 전작대비 모든 측면에서 사운드 완성도가 좀 더 최신 하이엔드 경향과 가까워졌으며 탄력적인 느낌이 좀 더 강하고, 저역의 텐션이 개선되어 스피드 감이 좋아진 것으로 느껴진다. 구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작 대비 신형 모델이 좀 더 쉬운 느낌이 들었고 큰 소리를 재현하는데 더욱 최적화되었다고 여겨진다.

리뷰 당시에 들었던 몇가지 곡의 예를 소개하면서, 본 기의 리뷰를 계속 이어나가 본다.

이수현(ACMU) - 사이코지만 괜찮아’ O.S.T, 너의 시간에 살아

투명한 이수현의 목소리가 적막한 배경을 두고 울려퍼지는 피아노 연주에 맞추어 시청 공간에 울려퍼진다. 먼저 전작 모델(LS50)로 들을 때에도 충분히 훌륭한 재생음이었지만 본 기와 면밀하게 비교해 보면, 보컬 주위를 감도는 앰비언스의 느낌이 잘 살지 않고 신형대비 조금은 지져분한 배경과 퍼지는 저역에 약간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본 기로 바꾸어 들어보면 앞서 말했던 부분에 대한 불만족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LS50 Meta로 들었던 재생음은 초증급기에서 기대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수준높은 하이엔드 시스템에서의 소리와 별반 큰 차이가 없었다. 이수현의 목소리는 흡사 ‘공기반 소리반’ 느낌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채워주고 있고, 공간감을 형성해주면서 생생하게 시청 공간을 채워주면서 자연스럽게 울려퍼진다. 음의 표현이 대단히 섬세하고 정보량이 압도적으로 표현되어 기본 해상력이 매우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소리 특성 자체가 최신 하이엔드의 기류에 맞추어 튜닝되어 있으며, 금속 인클로저를 도입한 스피커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부 정재파의 소멸이 매우 잘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작과의 비교시청을 통해 앞서 살펴보았던 12세대 Uni-Q유닛의 개선과 메타 흡음 물질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8년의 시간이 그냥 흐른 것이 아닌 스피커 기술의 발전을 절감할 수 있었던 부분으로, 개선된 여러 기술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완성도 높은 재생음을 정숙하게 표현하는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던 비교 시청이었다.

The Weekend - Starboy 앨범 중 I Feel It Coming (feat.Daft Punk)

먼저 웨이버사 W Slim Lite를 통해 들어보면, 흡사 마이클잭슨의 곡을 연상시키는 느낌의 이 곡은 흥겨운 리듬을 바탕으로 탄력적이면서도 적당한 양감의 저역이 잘 재생되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저역 제한이 있다고 했지만 이 정도의 탄력감은 충분히 재생하고도 남는 것을 알 수 있다. 앰프 구동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전작과는 달리 본 기는 전작대비 생각보다 구동력을 크게 요구하지는 않는 것 같다. W Slime Lite 제품이 체구에 비해 구동력이 상당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대단한 가격표를 달고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제품만으로도 LS50 Meta정도는 가뿐히 제압한다는 느낌이 든다. 저역의 스피드나 윤곽도 잘 묘사되고 있으며 대중음악의 흥과 묘미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같은 곡을 마크 53과 MSB Select2 DAC을 동원하여 들어보면, 음의 생동감과 정보량의 차이가 단박에 느껴진다. 고역이 한창 더 탁 트이게 확장되어 있고 상당히 하이엔드적인 성향을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완벽하게 통제된 저역은 군더더기가 없으며 깔끔하게 제동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축 방식의 유닛은 정밀한 포커싱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으며 무대의 레이어링도 상당한 수준으로 묘사해주었다. 하지만 한계효용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설치 공간이 넓지 않은 곳에서는 완성도가 조금 더 높긴 하더라도 굳이 마크레빈슨 53 모노블럭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비교청취였다. 게다가 큰 볼륨에서는 때로는 앰프의 출력을 스피커가 버거워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기에 이 이상의 지출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물량 투입해서 입력해주는 만큼 그 개선된 점을 충분히 표현해주는 본 기의 모니터적인 특성은 어느 기기에 연결해도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서 상당히 칭찬해줄만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초반에 인트로 연주부분에서 더블 베이스가 내주는 양감있는 저역 부분에 주목하게 되는데, 북쉘프 태생상 제약이 있는 저역 재생 능력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본 기가 들려주는 재생음은 자기 능력치 이상의 양감을 재현하기 위해 물씬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기대치를 뛰어넘어 상당한 양감을 자연스럽게 재현해 주어서 매우 놀라웠다.

상당히 활기차고 적극적인 재생음이 인상적이며, 재즈 드럼의 브러쉬 스틱의 표현도 인상적이다. 피아노 건반의 표현이 조금 포워드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공간을 적극적으로 장악하여 매워주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매우 완성도 높은 재생음을 들려주고 있다. 완성도 높은 사운드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재생음을 체험할 수 있었다. 구형 모델에서 들었을 때 대비 본 기가 들려주었던 재생음은 고역 확산감과 저역 텐션감, 저역의 양과 스피드, 그리고 음의 엣지부분에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으며, 깨끗하고 소리의 순도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본 기의 성향이 확실히 최신예 하이엔드 사운드의 성향에 맞추어 개선되었다는 점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같은 곡을 시스템을 마크레빈슨 53 모노블럭과 소스기기를 MSB Select2로 바꾸어 들어보면, 고역의 개방감이 단연코 인상적이며 해상력이 출중하면서도 섬세하면서고 세밀하게 표현되는 재생음과 더불어서 빠른 저역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저역의 부스트된 느낌은 웨이버사 대비 절제되어 있지만 좀 더 안정적인 토널 밸런스로 저역과 중역, 고역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재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도 고급기를 투입한 만큼의 성능 향상을 잘 표현해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굳이 W Slim Lite의 몇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앰프에 투입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본 기를 위해 값비싼 앰프를 마련해야만 하는 부담감에 대한 걱정은 이제는 떨쳐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T.V Carpio - Across The Universe' Soundtrack 중 I Want To Hold Your Hands

독백하듯 애절하면서도 쓸쓸한 감정을 나지막하게 읖조리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도입부 보컬은 적당한 긴장감을 조성해주는 연주와 더불어서 힘있고 묵직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스케일이 큰 느낌이 든다. 대형기에서 들었을 때와 별반 차이없이 곡이 지닌 느낌을 잘 살려서 묘사해주고 있는데, 이 곡의 재생음 크기는 본 기가 북쉘프 태생이라는 물리적 크기를 잊게 만드는 재생 스케일, 그리고 존재감을 당당하게 뽐내고 있는 듯 하게 들리기도 했다. 섬세하고 세밀하고 적당한 스케일의 곡이 아닌, 때에 따라서는 호방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재생음마저도 본 기가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보컬 뒤에서 기타와 함께 나지막하게 울려퍼지는 북/타악기 소리는 스케일이 제법크게 묘사되어 북쉘프형 모델의 재생음 한계점을 잊게 만들었고, 구형 모델대비 확장된 저역표현력으로 큰 소리를 내는 것에 좀 더 개선된 점으로 다가와 전작대비 확실히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며

본 기는 과거 중급기의 영원한 레퍼런스였던 B&W 805s이후 이 정도로 주목받았던 스피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LS50의 후속 모델이기에, 상당히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앞섰는데, 면밀히 들어본 결과 상당히 개선된 실력으로 필자를 기쁘게 했다. 사실 필자는 본 기의 모델명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LS50 Meta가 LS50의 마이너 업데이트에 가깝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을 리뷰를 진행하기 전에 했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금새 깨닫게 되었고, 구형 모델과 본 기와의 간극은 상당히 큰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차이는 설치 공간에 따라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넓은 공간에서 주로 테스트 했었는데, 니어필드에서 감상할 때에는 드라이버의 성능차이 및 캐비닛의 흡음능력이 더욱 큰 간극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크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방에 포트가 있으므로 가급적 뒷공간에 대한 확보는 필요해보이며, 동축유닛 특유의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징 형성을 위해 스피커 간 사이의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는 배치를 하는 것이 본 기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설치방법이라고 권고드리고 싶다.

본 기는 전작인 LS50에서 사용자들이 아쉽게 생각했었던 점들을 전반적으로 개선하여 시장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반갑게 느껴진다. 특히 상당한 구동력을 요하는 앰프를 물려야만 제 성능을 낸다고 인식되었던 전작과는 달리, 본 기는 전작대비 개선된 임피던스 특성으로 좀 더 쉽게 구동되고 새로운 튜닝으로 개선된 베이스 특성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음의 완성도가 높아져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모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본 기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꾸리는 경우, 예산을 생각해서 (구형 모델대비 앰프쪽에 많이 편중되지 않고도) 적절히 배분하여 시스템을 꾸밀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 이 점을 시스템 구성시에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

본 기는 몇배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볼륨을 낮추고 들었을 때와 유사한 느낌을 전해준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물론 실제로 훨씬 비싼 하이엔드 시스템의 재생음과 비교했을 경우, 같은 낮은볼륨 상황이라는 가정 하에 재생음 차이를 논하려면 많은 미사여구와 군더더기를 동원하며 묘사하여 그 차이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해야만 하는 자체가 본 기의 우수성을 대변한다고 역설할 수도 있겠다. 그만큼 하이엔드의 시스템을 축소판 형태로 정확하게 재현하는 당찬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역의 한계는 있지만 니어필드에서 적당한 볼륨으로 구동한다면 중고역에서 만큼은 몇배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 제품들 못지않은 레퍼런스적인 특성으로 사용하는 내내 만족감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좋은 기기와 연결하여 좋은 신호를 입력해 준다면, 입력해주는 만큼 스피커에서 다 표현해주고 받아주기 때문에, 물량 투입한 만큼 좋은 소리로 보답해줄 것은 앞서 필자가 테스트한 것처럼 자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구입하고 나서 다른 기기들이 업그레이드 되어도 한동안 오래오래 신뢰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좋은 제품을 만나고 나니 또 한번 자극이 되었다. 이 가격대의 제품이 이렇게만 나와준다면 대 환영이다. 이래서 오디오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재미있는 취미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S50이 열렬하게 환영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오디오 입문자 분들이라면 본 모델은 꼭 한번 거쳐가야 하는 제품으로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다. 본 기 덕분에 부담스러운 지출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재생음으로 귀 호강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글 : 염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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