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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똘똘하고 기특한 정예 진공관 앰프

조회수 2020. 12. 4. 10: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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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aLuna EVO100 진공관 인티앰프

현대에 만들어진 오디오는 얼마나 고전을 흉내낼 수 있으며, 고전의 방식은 얼마나 현대적인 소스에 대응할 수 있는가?

혹은, TR앰프는 얼마나 진공관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진공관 앰프는 또 얼마나 TR앰프 대비 매력적일 수 있는가?

혹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Class D 방식의 앰프는 진공관 앰프 대비 얼마나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반대로 진공관 앰프가 현대적인 방식의 오디오 제품에 비해 여전히 고수할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이 남아있을 수 있는가?

정말 좋은 진공관 앰프는 TR앰프와 구별점이 없다는 것이었으며,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게 된다. 음악 애호가 및 오디오 마니아도 마찬가지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적 기대치와 음악적 로망을 함께 충족받기를 원한다.

진공관 앰프로의 매력과 TR앰프로의 장점… 그 적절한 배합의 비율은 어느정도일까?


유럽형과 미국형의 장점을 두루 양립

프리마루나 진공관 앰프의 리뷰를 계속 작성하고 있다. 프리마루나는 사실 그리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지만, 특히 미국에서 선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보고 분석해 보기 전까지는 그 인기의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프리마루나가 진공관 앰프이면서 최근에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체감하고 있다.

아무래도 진공관 앰프라고 하면, 미국제품보다는 유럽 제품이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동양 스타일의 진공관 앰프라면 일본 제품을 떠 올리게 되며, 그나마 유럽 제품과 일본 제품은 그 음색이 비교적 비슷한 편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진공관 앰프는 뭐가 어떻게 다른가?아무래도 미국 제품은 유럽제품에 비해서는 좀 더 현대적인 TR앰프에 더 가까운 느낌들이 많다.

이걸 적절히 잘 배합해 놓은 것이 바로 프리마루나의 전략이다.


부피는 작지만 다부진 만듦새와 에너제틱함을 겸비

기본적으로 프리마루나의 앰프는 동급의 다른 진공관 앰프에 비해 무겁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EVO100의 경우는 겉으로 보이는 부피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지만, 트랜스쪽에 워낙 무게 배분이 커서 무게가 18KG 이다. 부피를 감안하면 꽤 무거운 편에 속한다. 아마도 부피가 일반 풀사이즈 제품처럼 커졌다면, 새시의 무게가 그만큼 추가가 되어서 전체 무게가 20KG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프리마루나의 근본적인 성향은 과도하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성향보다는 현대적 TR앰프의장점도 적절히 잘 배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성향에 충분한만큼의 전원부 부품의 물량투입까지 더해져서 에너지감과 근력을 함께 겸비한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프리마루나 EVO100은 출력관으로 EL34를 사용하고 있다. HIFI용 오디오에 자주 사용하는 출력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힘이 좋은 음을 만들 때는 KT88 을 많이 사용했고, 최근에는 출력을 크게 늘릴 수 있는 KT150 등이 새롭게 개발되어 고급 진공관 앰프로 판매되고 있다.

그 사이에 6L6, EL84 등을 사용하여 비교적 소출력이지만 예쁜 음을 내는 제품들이 있으며, 출력은 매우 낮지만 독특한 음색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300B나 2A3 같은 오래된 방식의 3극관 진공관 앰프들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진공관 전문가들까지도 인정하는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출력관은 역시 EL34 라는 것이 중론이다.

EL34 진공관을 출력관으로 4개 사용하여 8옴 기준으로 채널당 40W 출력을 발휘하는데, 출력이 낮다고 무시하진 말기 바란다. 이것은 증폭 방식이 일반적인 TR앰프와는 다른 방식이어서 TR앰프로는 2배 이상의 출력에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너무 올드하지도 너무 뻣뻣하지도 않아

진공관 앰프에 대한 알 듯 모를 듯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무슨 마술을 부리는 신비한 음을 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TR앰프에 비해서는 배음과 하모니가 좀 더 풍부하게 재생되는 것은 분명하다. TR앰프의 음이 좀 더 정확한 음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음악의 감성적 만족이라는 것은, 음질이 정확한데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음질이 정확한 것에서 약간 벗어났을 때 나오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런데 유럽이나 동양의 진공관 앰프들은 종종 너무 올드한 진공관 앰프로의 특색만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다른 말로, 너무 부드럽기만 하거나 너무 진득진득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라고 해서 무조건 음질이 별로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는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좀 더 많다.

그렇지만, 프리마루나를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라면, 확실히 세련된 진공관 앰프의 성향이다. 디자인만 보고 절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세련된 진공관 앰프의 성향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진공관 앰프에서 느끼고자 하는 감성적인 느낌이 없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의 진공관 앰프가 부드러움이나 기름기가 많은 편이고 중고음의 펼쳐짐이 소극적인 편이라면, 프리마루나는 하모니와 입체감이 풍부하면서도 중고음의 펼쳐짐이나 이탈력도 꽤 좋은 편에 속한다.

저음에서도 차이점이 제법 있다. 유럽이나 일본의 진공관 앰프가 저음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으면서 약간은 퍼지는 듯한 느낌의 저음을 재생한다면, 프리마루나 EVO100은 비교적 하위 기종임에도 저음이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불필요한 잔향이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전체 음조의 입체감을 살리고 공간감을 우수하게 표현하기 위한 저음의 재생력에는 또 기특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다양한 스피커와의 매칭

일반적으로 부드럽기만 한 성향의 진공관 앰프를 현대적인 성향의 스피커에 물리면, 스피커의 근본 성향은 잘 살아나지 않으면서 그저 마냥 힘을 빼면서 부드럽기만 한 음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음의 임팩트나 응집력, 음의 이탈력을 소극적으로 만들어버려서 오디오적 기교나 오디오적 쾌감이 장점인 스피커들의 장점을 무디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스피커의 장점을 너무 과도하게 무디게 만드는 것은 멋진 개성을 발휘하려는 스피커 입장에서는 상당히 서운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프리마루나 EVO100을 사용하면서 어쩌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라면, 상당히 현대적인 성향이면서 때로는 다소 음이 뻣뻣해질 수 있는 성향의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그 스피커의 장점도 잘 표현해 주면서도 음이 뻣뻣해지거나 거칠어질 수 있는 단점은 매우 훌륭하게 상쇄시켜주고 있더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특성에 대해서 상당히 큰 점수를 주고 싶다.

Ryuichi Sakamoto - Forbidden Colours
The Alan Parsons Project - Don't Answer Me
Anne-Sophie Mutter -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015B, 양파 - 6월부터 1월까지

총평

Dua Lipa - Levitating Featuring DaBaby

앰프를 평가할 때, 2가지 특성으로 별로 평가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것은 앰프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피커 제어력과 음색적 매력을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앰프라는 것은, 이 두가지 특성 중에 한가지라도 너무 떨어지게 되면 좋은 앰프라고 칭찬하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힘만 너무 좋더라도 음색이 과도하게 거칠거나 딱딱해도 음악 감상용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며, 아무리 음색적 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스피커를 제어하는 능력이 너무 떨어지면, 구동이 힘든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그 음색적 매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되어버린다.

처음 EVO100의 외관을 봤을 때는 상위기종에 비해 구동력이나 체감적인 힘과 에너지가 너무 떨어져서 실망스러우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을 먼저 했었다. 단순히 부피만 봤을 때는 200만원 미만에 판매되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설계한 진공관 앰프들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오디오 제품의 치열한 각축장인 미국에서 인정을 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다. 좋은 부품을 잘 사용하면서 과거의 방식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진공관 앰프가 유지해야 되는 특성과 또는 새롭게 변화해야 되는 특성까지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부피는 작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진공관 앰프들에 비해서 중고음의 이탈력이나 입체감은 좀 더 뚜렷하면서 중저음도 좀 더 힘있게 분명하게 표현해 준다. 그러면서도 TR앰프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진공관앰프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과 질감, 풍부한 배음과 하모니도 함께 표현해 주고 있다.

단순 TR앰프만 사용하면서 뭔가 단조로움의 불만이나 갈증을 갖고 있었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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