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34의 음악성과 푸시풀의 구동력

조회수 2020. 11. 19. 10: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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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a Luna EVO100 Integrated Amplifier

EL34는 중고역이 예쁘고 풍윤하며, 전체적인 음색이 야들야들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진공관앰프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음악성이 높은 진공관’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만 무른 저역과 임팩트 한 방의 부족으로 ‘힘’에 관한 한 KT88, KT120, KT150 등에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인 게 사실이다. 투명함이나 묘한 원시적인 마력에서는 300B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도 그렇고 오디오도 그렇고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들어본 이탈리아 유니슨 리서치의 심플리 이탤리(Simply Italy)는 EL34를 채널당 1발만 써서 12W를 내는데도 음악여행을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의 T-1800은 EL34를 푸시풀 구동하면 이 정도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발휘하는지 처음 깨닫게 해줬다.

▲ Evo 100

이번에는 네덜란드의 프리마루나(Prima Luna)다. 시청기는 막내 인티앰프 EVO100. EL34를 푸시풀 구동해 40W를 내는데 EL34가 이 정도로 양감이 풍부한 진공관이었나 싶었다. 그리고 EL34를 달래가며 듣는 듯했던 싱글 구동과는 결 자체가 달랐다. 특히 마리아 조앙 피레스, 오귀스탱 뒤메이, 지안 왕이 연주한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는 그야말로 EL34가 EL34한 곡이었다.


사실, 프리마루나는 필자가 애정해마지 않는 진공관 앰프 제작사다. 지난해 플래그십 인티앰프 EVO400을 거의 3개월 동안 집에서 리뷰를 하며 그 섬세한 음의 질감과 화끈한 구동력에 감탄했다. 하긴 채널당 EL34를 4개씩 써서 70W를 내니 그럴 만도 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KT150으로 바꿀 수 있는 튜브 롤링의 재미 또한 기막혔다.


올해 4월에는 EVO200을 들었는데, 이 앰프는 푸시풀 진공관 앰프의 모범답안이라 할 만했다. EVO400과 엄격히 비교하면 출력이나 헤드룸 등 여러 면에서 밀렸지만, 음악을 듣다보면 EVO200이 더 나았다고 느껴진 점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선명한 음과 투명한 무대. SN비 역시 체감상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이번 EVO100 시청이 끝난 뒤 다시 비교해가며 EVO200을 들어봤는데, 역시 몇 수 앞선 소리를 들려줬다.


프리마루나와 EVO 시리즈

▲ 프리마루나에서 출시한 EVO 시리즈 라인업
▲ 허만 반 덴 둥엔(Herman van den Dungen)

프리마루나는 네덜란드 태생의 허만 반 덴 둥엔(Herman van den Dungen)이 2003년에 설립, 올해로 17년차를 맞은 진공관 앰프 및 CDP 전문 제작사다. 1972년에 대학을 졸업한 반 덴 둥엔은 7년 동안 교사 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뒤롭 오디오(Durob Audio)라는 오디오 수입사를 운영했다. 1998년에는 ‘AH! Njoe Tjoeb’이라는 CD플레이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다 가격적으로도, 인터페이스적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공관 앰프를 만들기 위해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설립한 제작사가 바로 프리마루나였다. 프리마루나는 설립 첫 해에 프롤로그(ProLogue) 라인의 ProLogue One, Two 인티앰프를 선보였고, 이후 2006년까지 ProLogue Three 프리앰프, Four, Five 파워앰프, Six, Seven 모노블록 파워앰프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상위 라인업인 디알로그(DiaLogue)는 2006년 말 탄생했다.

프리마루나는 2019년 4월 EVO(EvoLution) 시리즈로 완전히 판을 새로 짜기 전까지 위부터 DiaLogue Premium HP(High Power), DiaLogue Premium, ProLogue Premium, ProLogue Classic으로 짜였다. 그러다 EVO라는 이름으로 통일되며, 위부터 EVO 400, 300, 200, 100으로 내려가고 각 모델에 프리앰프, 파워앰프, 인티앰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간결해졌다.


EVO100 팩트 체크

EVO100은 5극관인 EL34를 채널당 2개씩 푸시풀 구동해 40W를 내는 인티앰프다. 상위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튜브 롤링을 할 수 있지만 KT150은 안된다. KT88로 바꾸면 출력이 45W로 살짝 늘어난다. 앞단에는 쌍3극관 12AX7과 12AU7이 채널당 1개씩 투입됐는데, 각각 초단 및 위상반전관, 그리고 드라이브관으로 운용된다. 헤드폰 앰프가 기본 장착되는 점 역시 EVO 전 모델의 특징이다.

■ EVO 400 : 70W(EL34, UL), 38W(EL34, Triode), 12AU7 x 6, EL34 x 8
■ EVO 300 : 42W(EL34, UL), 24W(EL34, Triode), 12AU7 x 6, EL34 x 4
■ EVO 200 : 44W(EL34, UL), 12AU7 x 4, EL34 x 4
■ EVO 100 : 40W(EL34, UL), 12AX7 x 2, 12AU7 x 2, EL34 x 4
▲ EVO 100 내부사진

신호 흐름을 보면, 채널당 1개의 쌍3극관 12AX7이 초단 및 위상반전(phase-splitter) 역할을 맡고, 뒤의 쌍3극관 12AU7 1발이 정위상과 역위상 신호를 받아 출력관을 하나씩 드라이빙한다. 12AU7이 이처럼 정위상 신호와 역위상 신호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안에 2개의 3극관이 들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쌍3극관(twin triode)이다.


그러면 EVO100이 상위 모델들과 출력관이나 초단관의 개수, 출력 말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일단 출력관 결속방식을 울트라 리니어(Ultra-Linear)만 사용하는 점이 다른데, 이는 EVO200도 마찬가지였다. 울트라 리니어는 트라이오드(Triode) 모드와 마찬가지로 5극관의 내부저항을 낮추기 위해 3결 접속하는 방식. 즉, 스크린 그리드(제2그리드)를 플레이트에, 서프레스 그리드(제3그리드)를 캐소드에 접속시켜 마치 3극관처럼 작동케 하는 것이다.

트라이오드 모드와 다른 점은 스크린 그리드를 플레이트에 연결할 때 출력 트랜스의 1차 권선을 거치도록 한다는 점. 이에 따라 3결 접속의 장점(낮은 내부저항)을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출력, 더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얻을 수 있다. 출력 트랜스 자체가 ‘트랜스’(trans)라는 말이 의미하듯 임피던스 변환 장치(transimpedance)이고, 출력 트랜스 1차 코일은 진공관 출력을 좌지우지하는 플레이트 전압의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프리마루나에 따르면 EVO400과 300은 보다 고품질의 내부 부품을 투입했고 출력 트랜스와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보다 큰 것으로 썼다. 또한 EVO400과 300은 트라이오드 모드와 울트라 리니어 모드 선택 버튼이 달린 풀 사이즈 리모컨이 제공되는데 비해, EVO200과 100은 이 기능이 빠진 슬림 리모컨이 제공된다.


EVO100 외관과 스펙

EVO100은 누가 봐도 프리마루나 앰프였다. 그만큼 EVO 시리즈의 패밀리룩의 일관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측면에 투명 아크릴을 단 진공관 보호 그릴이 외관에서 가장 돋보이는 시그니처. 그릴 안쪽에는 뒷편에 EL34가 4개, 앞편 안쪽에 12AX7이 2개, 바깥쪽에 12AU7이 1개씩 꽂혀 있다.


전면 패널에는 왼쪽에 볼륨 노브, 오른쪽에 입력 선택 노브(AUX1~4, HT), 6.3mm 헤드폰 출력단자가 마련됐다. 볼륨은 알프스(ALPS) 포텐셔미터, 진공관 소켓은 세라믹을 썼다.

EVO400이나 EVO200 리뷰 때 확인한 것이지만 프리마루나 앰프는 측면을 잘 봐야 한다. EVO100 역시 전원 온오프 스위치가 왼쪽 측면에, 출력 선택 스위치(스피커 LS, 헤드폰 HP)와 출력관 선택 스위치(하이 바이어스, 로우 바이어스)가 오른쪽 측면에 있다. KT88처럼 진공관 그리드에 보다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가해줘야 할 경우에는 하이 바이어스, EL34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할 때는 로우 바이어스를 선택하면 된다.

후면은 왼쪽부터 오른쪽 채널 스피커 케이블 커넥터(0옴, 4옴, 8옴), 테이프 출력 단자(Tape Out) 1조, 아날로그 입력 단자(AUX) 4조가 마련됐다. 모두 언밸런스 RCA 단자를 채용했다. 오른쪽에는 왼쪽 채널 스피커 케이블 커넥터(0옴, 4옴, 8옴)와 전원 인렛 단자가 마련됐다. 시청 모델의 경우 하단에 옵션인 MM 포노앰프 입력단자(RCA)와 접지단자가 보인다. 스피커 커넥터는 WBT 제품, RCA 입력단자는 금도금을 했다.


스펙은 진공관 인티앰프로 매우 준수한 편이다. 주파수응답특성이 10Hz~75kHz(+,-3dB)일 정도로 광대역에 걸쳐 플랫하고 전고조파왜율(THD) 역시 1W 출력 기준 0.2%에 그친다. 신호대잡음비(SNR)는 90dB, 입력감도는 EL34 장착시 260mV를 보인다. 무게는 17.9kg. 옵션 MM 포노앰프는 42dB 게인에 RIAA 정확도는 20Hz~20kHz(0.5dB)를 보이며 부하 임피던스는 50k옴으로 고정됐다.


설계 디자인 : Adaptive AutoBias, Bad Tube Indicator, Protection Mode

필자가 보기에 프리마루나 EVO 앰프는 무엇보다 튜브 롤링을 아주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기본은 EL34이지만 오른쪽에 붙은 스위치 변환만으로 여러 진공관을 롤링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어스 세팅(Bias Setting) 스위치를 위로 올리면 KT88, 6550, KT90 출력관을, 아래로 내리면 EL34, 6CA7, 6L6GC, 7581A 출력관을 꽂을 수 있다.


이처럼 스위치 변환만으로 많은 출력관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EVO100의 바이어스 전압 설계가 정밀하게 그리고 편리하게 돼 있다는 증거다. 프리마루나에서 이러한 자동 바이어스 전압 조절장치를 ‘어댑티브 오토바이어스’(Adaptive AutoBias)라고 명명했다. 출력관에 따라 바이어스를 ‘자동으로’(auto), ‘적응’(adaptive) 시킨다는 의미일 것이다.


좀 더 들어가보자. 진공관 그리드(grid)에 마이너스 바이어스 전압을 공급하는 방식은 전원 트랜스에서 직접 끌어다 쓰는 고정 바이어스 방식(fixed)과 내부 회로를 이용해 캐소드(cathode) 양단에 ‘+ 전압’을 발생케 함으로써 그리드에 상대적으로 ‘- 전압’이 나타난 것처럼 해주는 자기 바이어스 방식(self)이 있다.


프리마루나의 어댑티브 오토 바이어스는 일종의 고정 바이어스 방식이지만, 센서가 출력관을 끊임없이 모니터해서 필요한 바이어스 전압을 리얼타임으로 가해주는 점이 흔히 채택되는 자기 바이어스와 다르다. 자기 바이어스는 출력관 캐소드 밑에 저항을 달아 그리드 입장에서 + 전압이 생기게끔 해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결국 EVO100이 광범위한 튜브 롤링이 가능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 어댑티브 오토 바이어스 덕분이다.


EVO100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밖에도 100% 하이드와이어링 방식의 배선, 메탈 케이스에 함침된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 커스텀 사양의 출력 트랜스, 릴레이 방식의 입력단, 출력관 상태 표시 LED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원 트랜스와 출력 트랜스 품질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이 확실해보인다. 가격 대비 대단한 소릿결과 스피커 구동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출력 트랜스는 푸시풀 앰프에서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푸시풀 앰프의 경우 각 출력관을 빠져나온 신호는 서로 위상이 반대인 상태인데, 이를 합쳐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출력 트랜스이기 때문이다. 즉, 역위상의 신호가 출력 트랜스 1차 코일에서 2차 코일로 넘어갈 때 정위상으로 반전돼 마침내 다른 정위상 신호와 결합되는 것이다. 출력 트랜스는 또한 출력관의 높은 출력 임피던스와 스피커의 낮은 임피던스를 서로 매칭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감탄한 것은 출력관 앞에 박혀 있는 작은 LED다. 프리마루나에서 ‘배드 튜브 인디케이터’(Bad Tube Indicator)라고 부르는 것으로, 예를 들어 그리드가 플레이트에 달라붙는다는지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빨간 색 불이 들어오는 것이다. 물론 알려주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댑티브 오토 바이어스가 튜브 이상을 파악하자마자 보호 모드(protection mode)로 전환, 즉시 EVO100 작동을 중지시킨다.


시청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이뤄진 시청에는 오렌더의 A30과 모니터 오디오의 Gold 300 스피커를 동원했다.

Collegium Vocale ‘Cum Sancto Spiritu’(Bach Mass in B minor)
11시 방향의 볼륨인데도 음량이 무척 크다. 무엇보다 아무리 푸시풀 구동이라지만 EL34가 이 정도로 양감이 풍부한 음을 토해내나 싶다. 푸시풀 구동으로 EL34의 높은 내부저항을 낮춘 것이 주효한 듯 싶다. 또한 결코 야들야들하지만은 않은 음색도 특징인데, 이는 전압증폭단에 투입된 12AX7 성향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 비교를 위해 들어본 역시 EL34 푸시풀 구성의 EVO200은 보다 완숙하고 뒷공간이 활짝 열렸는데 이는 12AU7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어쨌든 EVO100의 첫인상은 힘이 넘쳐나고 기세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집에서 12.5W 출력의 300B 싱글 앰프를 쓰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거의 진격의 거인 급이다.
Curtis Fuller ‘Five Spot After Dark’(Blues-ette)
첫 음이 나오자마자 시청메모에 ‘이거 뭐야, 재즈 스피커에 재즈 앰프네?!’라고 썼다. 풀 진공관 앰프와 재즈, 그 중에서도 브라스 재즈는 참으로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커티스 풀러가 연주한 트롬본으로부터 두터운 입김이 쏟아져 나온다. 베이스와 피아노의 왼손 건반음이 잘 들리는데 결국 EL34의 약점이었던 저음 표현력을 막내인 EVO100마저도 가뿐히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푸시풀 및 바이어스 회로 설계와 출력트랜스의 품질이 받쳐준 덕이다. 어쨌든 이 조그만 앰프가 이렇게나 큰 양감과 스케이를 보이는 모습이 대견하다. 참고로 EVO200으로 들어보면, 음이 좀 더 기립하고 해상도가 보다 늘어났다. 세세한 음들이 더 많이 들렸다. 확실히 윗급이 맞다.
Eric Clapton ‘Wonderful Tonight’(24 Nights)
음수가 많고 완급조절이 잘 이뤄진다. EL34를 ‘음악성이 높은 진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다 근거가 있다. 앰프가 음을 중간에서 왜곡시킨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에릭 클랩튼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편안하다. EVO100 앰프 자체가 옆에다 두고 편하고 안전하게 쓸 만하다. 언제나 듬직하게, 크게 까탈부리지 않고 수더분하게 유저를 잘 챙겨줄 그런 앰프다. 출력관이 최소한의 푸시풀 구성이라는 점도 나름 매력적이다. 한편 이어서 조지 벤슨의 ‘Breezin’'에서는 약간 실망스러운 음이 나왔다. 스텝과 리듬감이 꼬이고 대역밸런스에서도 조금 주저앉는 모습이 발견된 것. 하지만 이는 스피드가 빠른 하이엔드 솔리드 앰프에 비해 그렇다는 정도다.
Andris Nelsons, Boston Symphony Orchestra ‘Shostakovich Symphony No.5’(Shostakovich Under Stalin’s Shadow)
대편성곡인데도 그 기세와 무대 크기면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EVO100의 특징은 한 음 한 음을 정확히 표현하고 각 악기들을 있어야 할 곳에 흩뿌려준다는 것. 여러 음들이 쏟아져나올 때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이 정도면 클래식 대편성곡을 무난하게 소화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신 너무 수더분하고 자기주장이나 목소리를 지나치게 아끼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EVO200으로 바꿔보면, 보다 안정적인 폼으로 4악장을 시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진속공, 이런 이미지다. 끝으로 마리아 조앙 피레스 등이 연주한 브람스 피아노 삼중주 1번을 들어봤는데, 결과적으로 이날 시청 최고의 곡이 되었다. 특히 어둠컴컴한 무대에서 나홀로 첼로에 큰 스포트라이트를 쏴주는 광경이 숨막힐 만큼 멋졌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진공관 앰프 듣기에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자신을 달궈 소리를 내는 진공관의 이미지는 생각할수록 기특하다. 진공관은 또한 생긴 대로 소리가 나오는데, EL34의 쿠션감이 좋고 섬세하며 온화하고 여성적인 느낌은 그 외관을 빼닮았다. 이런 EL34가 푸시풀 플레이를 하면 출력의 상승은 물론이거니와 제법 두텁고 강력한 저음의 타격감마저 나온다.


프리마루나의 EVO100은 여기서 몇걸음 더 나아갔다. 커다란 스케일과 양감, 정교한 음상과 투명한 무대다. 이는 결국 전압증폭 및 드라이브 회로, 전원부 및 출력트랜스가 웰메이드라는 증거다. 게다가 헤드폰 출력단과 옵션이긴 하지만 MM 포노앰프를 갖췄고, 여차하면 다른 5극관이나 빔관으로 교체해 다른 앰프의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진공관 앰프를 처음 시작하려는 애호가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S P E C I F I C A T I O N
Power Ultra-linear 40 watts x 2 (EL34) (8Ω, 1% THD)
Inputs 4x Stereo RCA
Outputs 4 & 8 Ω
Stereo RCA Tape Out 1/4" Stereo RCA Tape Out 1/4"
Headphone Headphone
Freq. Response 10Hz-75Hz +/- 3dB
THD < 0.2% @ 1W < 2% @ Rated Power
S/N Ratio 90 dB (EL34)
Input Sensitivity 260mV (EL34)
Power Consumption 270 watts (EL34)
Standard Tube Complement 2 - 12AX7
2 - 12AU7 2 - 12AU7
4 - EL34 4 - EL34
Dimensions (W x H x D) 11" x 7.5" x 15.9"
Weight 39.6 lbs
■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웅진음향 (02 - 6338 - 8525)
가격 2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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