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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셀러의 이유와 조건 pt.2

조회수 2020. 6. 15. 11: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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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ham(그라함) LS3/5a 제품별 제대로 듣기

LS3/5a 의 친구들

제품의 본원적 성능 이외의 디자인에 대해서 제작자는 그리 심각하지 않게 찍찍이를 스테이플러로 투박하게 박아놓고 크로스오버 케이블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이 자연주의 스피커가 하이파이 그룹의 시청실로 모셔지게 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이 스피커의 실질적인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스피커의 관리는 물론 성능에 대해서도 사용자 차원의 다양한 시도와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LS3/5a 전용 액세서리나 보조 컴포넌트들이 생겨났다.


■ 서브우퍼

이 스피커에 빠져든 사용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낮은 대역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고자 하는 데 있었다. 마치 예쁜 아이의 키를 늘려보고자 하는 마음처럼 무엇보다 다양하고 열정적으로 시도되어왔는데, 자사에서 제작한 제품을 포함해서 그리 큰 의미를 갖는 진전은 없었다. 로저스의 AB1 스털링 브로드캐스트의 AB2 하베스의 익스텐더 등이 그렇다.


로저스에서 1995년 출시한 AB-1 은 내부에 KEF의 B100(SP1228) 5인치 구경 유닛 한 개를 수납한 최초의 LS3/5a 전용 패시브 서브우퍼였다. 측면에 리플렉싱 포트를 둔 리플렉스형이며 LS3/5a를 포함해서 한 대의 앰프로 전체 시스템을 구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LS3/5a의 규격에 최대한 일치시켜 제작되었다. 공칭 8Ω 임피던스에 82dB의 감도로 55Hz까지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상위 하이패스 필터는 120kHz 에서 감쇄하기 시작한다. LS3/5a와 연결해서 시청해보면 대역이 확장되는 건 맞지만 양감 또한 많이 늘어나서 배치에 많은 요령이 필요하다. 또한 LS3/5a와 잘 어울렸다 하더라도 AB-1을 연결하게 되면 이 조합에 맞는 새로운 앰프를 구해야 한다. 한편, LS3/5a의 스펙에 정확히 맞춰서 제작했기 때문에 9kg 중량의 Ab-1은 그대로 전용스탠드 역할을 하기에 훌륭하다. 참고로 필자는 처음 얼마동안을 제외하고는 AB-1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스탠드로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디자인적인 일체감도 훌륭했으니까. 다만 이 AB-1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파워앰프를 별도로 두고 멀티로 구동하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 LS3/5a보다 다소 낮은 출력과 타이트한 드라이브가 필요해 보인다.

하베스도 이어서 1997년 Xtender 라는 서브우퍼를 출시했다. 원래는 이맘 때 출시한 HL P3와 사용도록 제작되었으나 LS3/5a에도 거의 정확히 들어맞는 스펙과 사이즈라서 두 제품 어느 것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저스 AB-1과 다른 점은 리플렉싱 포트가 상단에 있어서 다소 불안해 보이긴 하지만 상단에 댐핑 패드를 붙여서 어쿠스틱을 계산한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스털링 브로드캐스트에서도 LS3/5a V2 전용으로 AB-2를 출시했다. 제품명에서 짐작하든 로저스 AB-1을 기반으로 제작한 제품이며, AB-1보다 저역한계를 약간 확장시켰고(~52Hz) 상위 크로스오버는 125kHz로 했다. V2와의 일체감을 위해 SEAS의 유닛을 장착했다.


■ 스탠드
▲ 파운데이션 로저스 스피커스탠드

서브우퍼로 대역을 늘이기보다 현실적인 LS3/5a의 성능향상 작업이 바로 전용 스탠드를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파운데이션(Fountain)에서 로저스에 공급한 전용 스탠드는 로저스 스탠드로 많이 알려졌었다. 베이스 프레임을 뒤쪽으로 길게 연장시킨 디자인으로 그리 굵지 않은 사각기둥형 프레임의 본 제품에 시각적으로 안정된 구조를 입혀주었다.

▲ Target사의 스피커 스탠드 제품들

이에 비해 타겟(Target)사의 제품들은 굵은 기둥을 특징으로 하는 탱크같은 모습과 헤드부터 베이스까지 안정적인 두께와 만듦새로 육중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특징으로 했다. 넓어진 내부는 모래나 납 알갱이를 채워넣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 90년대 KEF의 바이와이어링 버전이 출시되면서 아마 가장 보편적인 LS3/5a의 스탠드로 활약을 한 게 타겟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운드차원에서 타겟 스탠드의 무겁고 안정적인 지지는 LS3/5a의 안정적이고 다이나믹한 미드베이스에 크게 기여했다.

▲ Linn 에서 LS3/5a를 위해 개발한 Kan 전용 스탠드

린(Linn)에서 LS3/5a를 베이스로 제작한 칸(Kan)의 전용 스탠드는 심플하지만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의 스탠드로 기억에 남는다.


팔콘어쿠스틱스에서 전용으로 출시한 스탠드는 두터운 기둥의 디자인에 비해서 베이스 패널이 다소 얇은 모습이 다소 안정적이지 못한 느낌을 준다.


반대로 사운드 앵커의 스탠드는 제품의 컨셉과 사이즈에 비해 무겁고 투박해 보인다. 국산 SMS 스탠드 또한 매우 안정적이고 신뢰감있는 컨셉과 구조로 제작되어서 사운드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LS3/5a와 잘 어울렸다.

2000년 이후에 제작된 전용 스탠드 중에서 기존의 반듯한 굵은 기둥 컨셉을 뛰어넘는 디자인은 GHA(Gig Harbour Audio)이 가장 돋보이지 않을까 싶다. 역시 가는 필러 조합을 특징으로 하지만 구조와 디자인의 묘미를 살려서 시각적으로도 스피커의 성능을 부각시키기에도 좋아 보인다. 본 제품을 동일한 디자인의 약식으로 특주한 제품이 스털링 브로드캐스트의 제품으로 보인다.


■ 스파이크 & 인슐레이터
▲ (좌) 블루텍 , (우) 3M 투명 방진재

스탠드의 중요성과 더불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스피커와 스탠드를 지지하는 부품들의 역할이다. 스탠드가 LS3/5a의 사운드 품질과 대역밸런스에 기여한다고 하면, 이런 인슐레이팅 컴포넌트들의 역할은 스탠드에 준하는 역할로 음색과 음질 성향에 관여한다. 스탠드가 충분히 안정적인 동일한 제품이라고 가정했을 때, 스피커와 스탠드 사이에 사용하는 인슐레이팅에 따라 LS3/5a의 사운드는 꽤 다양한 모습으로 다변화한다. 가장 신뢰할만한 재질은 역시 블루텍이다. 스피커의 진동, 특히 전후 운동을 탄력적으로 고정시키며 다이나믹스 에너지 손실을 막는다. 또한 높은 대역이 날카롭거나 신경질적인 디스토션이 생기지 않고 매끄럽고 정확한 동작을 하는 데 기여한다. 블루텍을 대신할 수 있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용물이 3M 버전 투명 방진재이다(블랙과는 용도와 성향이 다르다). 단추 사이즈의 이 신축성있는 재질은 스피커의 바닥에 부착해야 한다. 스피커의 무게가 그리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디자인의 스파이크는 음질에 그다지 좋은 작용을 하지 못한다.

스탠드의 아래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일단 중량이 많이 실리기 때문에 가장 좋은 건 전용 스파이크이다. 스파이크 아래쪽에 미끄러운 오석이나 대리석 등은 음질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역시 상단의 움직임을 상쇄시켜 다이나믹이 감소하고 베이스의 왜곡이 생기기 쉽다. 스파이크는 일단 바닥에 고정을 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머 나무 재질의 바닥이라면 바닥에 구멍자국이 생기는 것을 염려하지 말고 과감히 바닥에 꽂히게 하는 게 베스트이다. 그게 정 불안하면 스파이크 슈를 사용하되 바닥에 미끄러지지 않게 해야한다. 스파이크를 제대로 사용할 자신이 없다면 스파이크를 아예 제거하고 검은 색 인슐레이팅 고무를 구해서 받친다. 이 인슐레이팅 고무판을 쓰려면 바닥이 패널형으로 되어있는 스탠드이어야 가능하다. 손바닥만한 사이즈로 양면에 수평 수직 서로 90도 방향으로 직선 패턴이 간 비교적 경도가 높은 바닥 완충용 고무는 스탠드가 충분히 무거울 경우 스파이크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LS3/5 규격 - 스토리 & 히스토리

▲ 초기 KEF LS3/5 스피커의 내부 유닛 및 인클로저

오리지널 LS3/5의 규격은 벡스트린 소재의 콘을 사용한 B110 미드베이스(4.5”)와 마일라 코팅 돔을 사용한 T27 트위터(0.75”) - 두 개의 유닛을 적층 접합한 자작나무 인클로저에 수납한 구조이다. 인클로저의 외벽은 너도밤나무 재질로 최종마감을 해서 전체 외벽의 두께는 9mm 였다. 오리지널의 디자인은 단순하고 말끔했다. 전면배플은 인클로저와 동일한 목재 무늬로 마감했으며 트위터는 6각형 벌집모양 패턴의 금속그릴로 덮여있고 미드베이스 콘의 가장자리 에지는 탄력있는 네오프렌 고무 재질을 사용했다. 제품의 뒷면은 볼트로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이렇게 제작된 BBC의 자체 제작제품들과 차트웰의 오리지널 버전 LS3/5는 공칭임피던스가 9Ω 이었다.

1974년 KEF가 유닛 사양을 변경하면서 오리지널 버전으로부터 꽤 많은 부분들이 바뀌어야 했다. 변경된 드라이버들의 재생특성을 오리지널 버전에 맞추기 위한 작업들이었다. 우선 음량이 높아진 새 유닛들을 보정하기 위해 임피던스를 높여야 했다. 크로스오버를 새로 설계하고 공칭 임피던스는 15Ω으로 변경되었다. 특히 에너지가 다소 증가한 트위터는 전면배플이 인클로저 외벽보다 약간 낮게 배치된 구조에서 오는 회절현상을 해결해야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 주변에 미드베이스 콘 구경 만큼의 폭으로 정사각형 울타리처럼 펠트를 부착시켜 강해진 고음역대를 완화시켰다. 트위터 그릴을 오리지널과 다르게 외부에 부착시킨 형태로 그릴 좌우로는 케이블이 일부 구간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전면패널은 무늬목이 아닌 블랙톤 래커마감에 스피커 그릴을 탈부착하기 위해 전면패널의 가장자리에 벨크로를 붙이고 볼트와 스테이플러로 고정시킨 모습이 되었다. 후면패널은 인클로저에 실링을 한 채로 고정시켜서 열어볼 수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새로운 사양에 따라 오디오마스터, 로저스, 스펜더 등의 라이센시 회사들이 1975년부터 양산을 시작한 제품들에는 끝에 -a 를 붙여서 LS3/5a 가 되었다.


1987년이 되어 KEF는 다시 한 번 유닛 사양을 변경하게 되었다. 미드베이스 콘 서라운드 에지 재질이 기존의 고탄력 네오프린 러버 재질에서 저밀도 플라스틱 합성물로 교체되었고 본래의 디자인을 유지한 채 크로스오버가 조정되었고 제품의 외벽이 다소 늘어난 12mm가 되었으며, 그 결과 이번에는 반대로 임피던스가 11Ω으로 낮춰졌다. 하지만 오리지널 이래의 낮은 음압(83dB)과 주파수 대역(70Hz-20kHz)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LS3/5a의 스피커 터미널은 제조사나 용도별로 조금씩 다른 디자인의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바인딩 포스트 디자인을 포함해서, 바나나 핀 단자 전용인 경우도 있고 스튜디오나 방송국용으로 XLR 단자로 제작된 경우도 있었다. 라이센스 제조사들의 요청에 따라 BBC는 1990년에 원래의 스펙을 변경하지 않는 조건으로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한 2쌍의 터미널 버전의 제작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KEF는 바이와이어링 크로스오버를 추가로 제작해서 공급했고 바이와이어링 버전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바이와이어링 버전 제작과 시기를 맞춰서 시그너춰 버전과 한정판의 출시도 이어졌다. KEF는 대형 금도금 플레이트와 미셸사의 금도금 터미널을 장착하고 CEO 레이몬드 쿠크의 사인을 넣은 호화판 시그너춰 버전을 출시했으며 하베스는 아예 트위터 그릴과 볼트를 금도금한 호화로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 세대에 걸친 히스토리 속에서 라이센스 제조사들의 흥망성쇠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최초 제작사 중의 하나였던 로저스는 1993년 홍콩의 투자사에 흡수되면서 LS3/5a의 생산을 멈췄다. 2012년 설립 65주년 기념 작업의 일환으로 로저스는 LS3/5a, LS5/9를 의욕적으로 출시했다. 유사한 시기에 유닛 공급사인 KEF도 영국계 하이파이 그룹 키너제틱 홀딩스에 흡수통합되면서 두 가지 변화를 맞이했다. KEF 또한 BBC로부터 라이센스를 승인받아 LS3/5a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KEF로서는 자의와 타의가 섞여서 2000년까지 LS3/5a 용 유닛과 크로스오버 제작사로서의 역할을 계속했다.

LS3/5 개발의 시작부터 인클로저를 제외한 모든 내용물을 제작해오던 KEF가 생산을 멈추게되자 이제 LS3/5a는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보다 생각하게 되었다. KEF의 제작중단 예고에 따라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스털링 브로드캐스트는 BBC에 새로운 제작자로의 정식 승인을 받게 되었고 KEF와의 협의에 따라 11Ω 버전의 유닛공급 권한을 승계받았다. 이에 따라 LS3/5a는 휴지기를 거치지 않고 생산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부터 이 제품의 유일한 제조사로 등장하게 된 스털링 브로트캐스트는 스펜더를 떠난 데렉 휴즈(Derek Hughes)를 영입시켜서 자신만들의 새로운 버전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V2 버전 LS3/5a 가 제작되었다. 유닛의 공급사가 바뀌고 크로스오버가 변경되었다. 미드베이스는 시어즈에서, 트위터는 스캔스픽에서 특주했다. 미드베이스의 재질도 벡스트린에서 연성 폴리프로필렌으로 변경되었고 크로스오버 또한 자신들의 표현대로 ‘super spec’에 따라 새롭게 개편되었다. KEF의 11Ω 버전 스펙을 최대한 따르려 했지만 V2는 성향이 다소 변경될 수 밖에 없었다. 디자인도 다소 개성있게 제작되었다. 유닛은 외관으로 보아서는 오리지널 B11과 T27과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트위터 주변의 펠트도 좌우측 폭이 좀더 트위터쪽으로 확장시켰고 스피커 터미널은 바이와이어링 대응 2쌍으로 장착했다. 뒷 패널도 탈부착이 가능한 볼트조임식을 선택했다.

2014년에는 새로운 제조사가 등장한다. 팔콘 어쿠스틱스(Falcon Acousrtics)가 BBC에 라이센스를 받아서15Ω 버전의 자체생산을 시작했다. 팔콘 어쿠스틱스의 설립자인 말콤 존스(Malcom Jones)는 KEF에 재직하면서 처음 B100과 T27을 설계한 인물이다. 퇴직해 있던 그는 의욕적으로 LS3/5a 제작에 참여해서 오리지널 15Ω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팔콘 어쿠스틱스의 목표는 오리지널의 사운드에서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LS3/5a를 오리지널에 가깝게 복권시키는 데 있었다. 이에 따라 KEF에서 제작하던 오리지널 B110과 T27로 다시 돌아가는 제작 규격에 따라 제품제작에 착수했다.


2019년 로저스 또한 리메이크 대열에 합류했다. 유닛의 제조는 ‘아시아의 어느 곳’이라는 정보 정도만이 알려진 채 오리지널 스펙과 디자인을 재현한 제품을 다시 출시했다.


그라함 버전 차트웰 LS3/5 & LS3/5a

그라함 오디오는 좀더 큰 폭으로 초기 BBC로 회귀하는 운동을 기획한 브랜드이다. BBC 최초의 라이센시였던 로저스가 스위스톤(Swiss tone)에 인수되면서 차트웰은 LS3/5로부터 LS3/5a로 넘어가는 과정을 직영시스템으로 제조, 공급한 유일한 브랜드가 되었다. 그라함 오디오의 대표 폴 그라함(Paul Graham)은 차트웰과 스위스톤을 모두 인수하면서 BBC의 실질적인 수뇌부들을 통합하게 되었으며 고증을 통해 오리지널 소재와 제조방식을 재현하고자 했다. 특히 스펜더의 데렉 휴즈를 참가시킨 것은 가장 돋보였다. 2000년 이후에 제조된 대부분의 LS3/5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그는 자타공인 LS3/5a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독보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LS3/5는 15Ω이 아닌 9Ω을 공칭 임피던스로 제작되었는데, 차트웰의 LS3/5 또한 이 스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160Hz 부근에서 의도적인 임피던스 로딩을 주어 부스팅이 있도록 했으며 이에 대응해서 9mm 두께의 고밀도 판넬로 구성된 밀폐형 인클로저가 제품의 작은 사이즈를 뛰어넘는 스케일을 구현하도록 제작되었다. 오리지널 크로스오버 설계를 따른 능률은 83dB, 여전히 소리를 내는 일이 간단치는 않지만 출력 50와트급의 앰프를 권장하고 있는 것도 여전하다.


데렉 휴즈는 오리지널 등급의 유닛과 부품을 공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미 스털링 브로드캐스트와의 프로젝트 경험과는 달리 오리지널 버전의 고증과 재현에 목표가 있었다. 이에따라 벡스트린 재질 콘과 네오프린 서라운드 구조의 미드베이스는 볼트(Volt)사에서, 마일라 코팅이 된 돔 트위터는 시어즈(SEAS)에 특주했다. 전용스탠드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그라함은 라이센스 보유자의 장점을 살려 첫 제품으로 자사 브랜드인 오리지널 차트웰 버전 LS3/5(9Ω)를 먼저 출시했다. 그리고 나서 그라함 버전 차트웰 LS3/5a 를 출시했다. 공칭임피던스를 15Ω으로 설정했고 마이너한 스펙들이 오리지널 버전과 동일하지는 않다. 스테레오파일에서는 이 두 제품이 똑같이 B 클래스 추천기기에 올라있다. 제품의 디자인과 사이즈도 약간 다르다. 전체 캐비닛이 로즈우드 마감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차트웰 버전 LS3/5는 펠트나 벨크로가 없이 전면패널이 말끔하다. 그래서 그릴은 자석으로 부착되는 방식이고 마일라 코팅 트위터는 6각 격자 패턴의 금속 그릴 속에 들어있다. 뒷면패널은 볼트로 탈부착할 수 있다. 반면 그라함 버전 LS3/5a는 인클로저에 고정시켜서 뒷 패널을 열어볼 수 없다. 인클로저의 색깔과 무관하게 전면 패널은 블랙톤이며 펠트와 벨크로가 부착되어 있다. 두께가 살짝 두꺼워진 만큼 전후좌우 전체 사이즈도 6mm 만큼 늘어나 있다. LS3/5a를 코어 프로젝트로 시작한 그라함의 큰 그림은 오리지널 BBC 모니터 전 라인업을 신제품으로 복원해서 구축한 BBC 패밀리그룹으로 완성되어 있다.

라이센스 브랜드 Audiomaster
Chartwell
Rogers
Spendor
RAM
Chord
Goodmans
Harbeth
KEF
Stirling Broadcast
Falcon Acoustics
Graham
패밀리 제품 Rogers LS5/8, LS5/9
Harbeth LS5/12
Harbeth P3(ESR)
Harbeth Monitor 20, 30, 40
Spendor BC1, BC2, BC3
Spendor S100, SP100, Classic 100, Classic 200
Spendor Classic 1/2, 2/3, 3/1, 4/5
Stirling Broadcast LS3/6
자매 제품(라이센시 회사들의 독자 제작) Linn Kann
KEF CS1
KEF CODA
KEF Cresta
Rogers JR149
Spendor S3/5
Harbeth P3ESR

하이파이 스피커의 고전

이 스피커에는 몇 가지 교훈이 엿보인다. 예컨대 바하 모차르트 베토벤이 사라지지 않고 감동이 지속 반복되는 이유와 유사한 원리가 스피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스피커를 오랜 동안 가까이 두고 대면하다 보면 역사의 순환을 대입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스피커의 지금까지의 45년을 스캔해보면, 앞으로의 45년 또한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다. 굳이 스펙을 바꾸거나 변경하지 않아도 부품이 노후되지만 않는다면 70년대 초반의 사운드가 현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100년간 유행과 기술에 밀리지 않고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스피커가 반드시 가청 주파수 전체를 재생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첨단 기술과 소재를 앞세운 광대역을 재생하는 스피커들이 대역 한계가 분명한 이 작은 스피커의 품질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역에 목숨을 거는 오디오파일들이 이 스피커를 듣고나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사례들을 종종 보아왔다.


이 스피커가 재미있는 건 수많은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제작 배경, 제품의 사이즈와 대역한계, 제작 브랜드와 버전, 사운드 컨셉과 트위킹 등 취미로서의 오디오적인 흥미로 가득하다.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들어도 기본적인 미덕을 발휘해서 이 스피커의 매력을 쉽게 어필한다. 동서양의 수많은 오디오파일들과 평론가들이 이 스피커를 이슈로 해서 칭송과 반론을 채워왔다. 미국의 하이엔드 업계에서도 제조사별, 버전별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이슈를 하고 있으며 이 스피커를 전형성의 한 지점으로 삼아 다른 제품들을 빈번히 비교하곤 한다. 결국 LS3/5a는 레퍼런스가 되어간다. 수많은 말을 다 듣고 움직이기에 앞서, 아직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일단 내 공간에서 들어보고 애기를 해야 할 것이다. 아마 신세경이 펼쳐질 테니까. 그리고나서 그 다음 얘기들이 또 끊임없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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