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음과 해상력은 별로 관계가 없다 ??

조회수 2020. 3. 12.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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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음과 해상력은 별로 관계가 없다 ??

오디오의 음질을 판단하는데 주관적이며 감성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으며, 지극히 객관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데, 카메라쪽에서 화질이라는 개념은 오디오의 음질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증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과거와는 다르게 기술 혁신을 열심히 한 소니 카메라가 객관적으로 화질이 좋다고 인정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색감은 캐논이 더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으며, 그 색감이라는 개념도 결국은 나중에 후보정이 가능하더라도 역시나 경험이 많은 분들 중에서도 캐논의 색감이나 화질을 선호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는 것은 감성적으로 소니보다 캐논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색감으로 화질을 선호하는 것이 화질에 대해서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 방식의 차이인 것입니다.


오디오쪽에서도 객관적으로 음질을 판단하는 기준이나 포인트가 당연히 있습니다. 그중에서 아마 가장 대표적인 포인트가 바로 해상력일 것입니다. 해상력이라는 요소는 화질에서도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디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해상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우려스러운 부분을 한가지 언급하자면, 짜릿한 음이 느껴지거나 짜릿한 음을 낸다고 해서 무조건 해상력이 좋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특정음이 짜릿하게 잘 들리면 해상력이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히려 짜릿한 음을 내는 오디오는 해상력이 떨어지는 오디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참조해 보겠습니다.

짜릿한 음을 낸다는 것은 해상력보다는 음의 이탈력이나 중음이 강조된 것에 더 관련이 있습니다. 오디오의 재생음이 짜릿할려면 중음이 다른 대역에 비해 더 우선되어서 좀 더 빠르게 치고 나와야 됩니다. 그래서 그 중음이 좀 더 강하게 더 먼저 다가와서 잘 들리는 상태.. 그것이 바로 짜릿한 음인 것입니다.


반대로 이런 음을 평탄하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종종 일단 이렇게 중음이 잘 들리는 상태를 음악적 밸런스가 좋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밸런스가 나쁘다고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굳이 그 상태를 밸런스가 특별히 좋은 상태라고 강조해서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음이 다소 심심해도 해상력이 높은 경우가 있으며, 짜릿해도 해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짜릿한 음일수록 해상력이 좋다고 표현하시거나 평가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건 마치 차가 빠르다고 해서 승차감이 좋다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단 해상력이 좋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잘 이해해야 됩니다. 해상력이 좋다는 것은 정보량이 많다는 것입니다. 재생하는 음(신호)의 정보량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정보량은 특정 대역을 가리지 않죠. 소위 리뷰를 보면 종종 나오는 음의 가닥수라던지 입자감이라던지, 표현의 양이라던지, 풍부함이라던지, 그런 부분들이 많고 풍부하고 넓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음이 짜릿하면서 해상력이 좋을 수도 있지만, 중음이 짜릿하지 않다고 해서 해상력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간이 쎄서 맛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과, 미각으로 느껴지는 맛의 풍부함이나 깊은 맛의 느낌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짜릿한 음이 되려면 해상력보다는 중음의 이탈력이 더 중요합니다.

음이 짜릿하게 느껴지기 위해서는 중음이 도드라져야 되고 텐션(댐핑)이 좋아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을 했지만, 다시 말하자면, 중음이 강한 텐션을 가지고 다른 대역보다 좀 더 빨리 전달이 되기 때문에 그 대역이 더 잘 들리고 더 짜릿하게 들리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음을 타이트하게 만들고 중음을 강하게 이탈시켜야 됩니다. 그래야 짜릿하게 느껴집니다.


해상력이 나빠도 이런 음은 만들 수 있습니다. 짜릿한 음을 만드는 것은 어차피 중음의 특정 대역이기 때문이고 오히려 넓고 풍부한 대역을 많이 재생하는 것보다 그냥 특정 대역만 강조해서 재생하는 것이 더 짜릿하게 들릴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극단적으로 짜릿한 음을 오랫동안 좋아했었습니다. 저도 그런 음에 대해서 아주 잘 알죠. 2평 방에서 메탈돔 트위터가 탑재된 스피커에, 스피커 가격 대비 3배정도 더 비싼 앰프를 물리고 케이블도 최대한 음을 타이트하게 조이는 케이블을 써서 그 중음의 이미징은 이마에 박힐 지경이었고 저음은 가슴을 쳐서 내상을 입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도 그렇게 극단적인 음을 만들어서 감상도 한참 해보곤 했지만, 역시나 그 상태가 해상력이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며, 음이 짜릿한 것은 해상력이 좋지 않아도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디오를 처음 입문했을 때 작성했던 글들을 보면 저 또한 선명한 것이 무조건 해상력이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선명하지 않은 것보다는 선명한 것이 더 해상력이 좋은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부 유저의 경우는 그 선명한 음이 짜릿하게 느껴져야만 해상력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상력이 좋은 것이 선명하며 짜릿한 것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짜릿하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해상력이 나쁜건 아닌 것입니다.


짜릿한 음이라는 것은 맵고 짠 음식과도 같습니다 소스를 찍어서 맵고 짜게 먹는건 괜찮지만, 항상 맵고 짠건 어떨까요?

짜릿함이라는 요소나 혹은 넓게는 선명함이라는 요소는 마치 미각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저는 결혼 전에는 신라면을 끓이면서 물을 적게 하고 거기에 고춧가루까지 더 넣어서 먹었습니다. 그런 짜릿함이 좋았죠. 그렇게 먹어도 매워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냥 일반 신라면만 먹어도 굉장히 맵다고 느낍니다.


과거에는 간이 싱겁게 된 음식은 심심해서 맛이 없었습니다. 고기를 먹을 때도 소금 같은 소스나 김치, 짠맛의 절임채소가 필수였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소스 없이 그냥 후추소금으로 밑간만 약간 되어 있다면 바로 구운 고기만으로도 맛있게 잘 먹습니다.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저렇게 먹어도 맛있는 것은, 미각이 잘못되어서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다양한 음식을 건강하게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간이 쎄지 않은 음식에 익숙해 지도록 의도적으로 입맛을 조절하는 것도 좋겠죠.”

"무조건 맵고 짜고 입맛에 짜릿한 것만 즐기다 보면, 몸에 좋으면서도 재료 본연의 향과 싱싱함의 깊은 맛이 있는 음식들의 맛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

들리지 않던 연주자의 허밍 소리까지 들리면서도, 연주회장의 공기감까지 느껴지는 것이 진정으로 좋은 음입니다.

오디오 중에서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해상력이 좋은 오디오도 많습니다. 좀 더 넓은 대역을 좀 더 자연스럽게 재생하고, 더 넓고 더 깊고 풍부하며 더 그윽하고 더 안락하며, 더 중후하고 근사한 음의 재생도 가능해야 합니다. 무조건 좋은 음이라는 것은 짜릿하게 잘 들리기만 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상력 = 선명도 이렇게 생각하는게 맞는건가?
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 - 1. Allegro

이 둘이 같은 의미로 사용이 되고 그렇게 인식되어지곤 합니다만, 해상력이 좋아지면, 정말로 사실적인 음이 되는 것인데요. 사실적인 음이라는 것은 무조건 선명한 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데, 정말로 해상력이 좋은 오디오로 Krystian Zimerman 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연주를 감상해 보면, 피아노 연주자인지 아니면 그 근처에 있는 사람인건지 녹음을 하면서 입으로 허밍하는 것이 들립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는 못 들었던 소리입니다. 작년에 발매된 Maurizio Pollini 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도 감상해 보면, 오른쪽 채널에서 관객의 잡담 소리인지 의자 움직이는 소리까지 들리고, 여기서도 연주를 하면서 허밍을 하는 음이 하모니에 섞여서 들립니다.

그게 들린다고 해서 해상력이 좋다는 유치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좋은 오디오 시스템은 다른 모든 음을 충실하게 잘 재생하면서도, 그런 허밍소리나 관객의 잡담 소리까지도 잘 들릴 정도로 넓은 공간감과 작고 미묘한 음까지 특정음을 강조하지 않아도 잘 들리도록 재생하는 것입니다.


마치 청음실의 공기가 실제 공연장의 공기로 바뀐 것 처럼 그런 작고 미묘하고 섬세한 음까지 공기에 섞여있는 것처럼 들리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해상력이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공연장의 공기감이 느껴지도록, 공기감이라고 하면 이해가 힘드실 수도 있는데요. 마치 성당에서 연주된 곡이라면, 마치 10평 청음실에서 재생되는 음이 성당의 넓은 공간감, 그리고 그 넓은 공간에서의 공기의 울림이나 벽면의 울림까지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해상력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며, 좋은 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디지털 신디사이저로 작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음악에서는 그런 느낌이 안 나오겠죠.


선명하고 짜릿한 것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상태가 더 해상력이 좋은 것일 수도…

최근 고성능 카메라 중에 1억 화소의 카메라도 있으며, 실제로 취미가들이 사용하는 카메라 중에서도 6400만 화소의 카메라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많이 사용이 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화소가 엄청나게 높은 고성능 카메라라고 해서 스팩이 더 떨어지는 2000만원 화소대 카메라의 촬영 결과물보다 항상 더 또렷하게 비춰지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카메라 촬영 모드에서 옵션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2000만 화소대 카메라의 결과물이 더 또렷하게 보여지기도 합니다.


왜냐면, 경험이 많지 않은 입장에서 보거나, 혹은 조건이 제한된 입장에서 관찰을 할 때는, 2400만 화소정도만 해도 모든 것을 느끼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1920해상도의 모니터에서 고작 인터넷 화면에 맞춰서 본다면 그 이상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정도 화면에서 옵션이나 보정으로 또렷함이나 선명함을 강조하면, 훨씬 스팩이 높고 해상력이 월등히 높은 이미지보다 더 선명하게 보여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게 해상력이 더 좋은 것은 아니죠. 오히려 해상력이 3배쯤 더 높은 6400만 화소로 찍은 이미지를 별달리 보정하지 않고 보면, 그 이미지가 오히려 더 부드럽고 스무스하게 보이게 됩니다. 더 짜릿하고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마냥 해상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 더 스무스하고 더 부드럽고 매끄럽게 보이는 것이 오히려 진정으로 해상력이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굳이 단정지어서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양 극단을 함께 즐기고 그 양 극단에서 적정한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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