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가 있는 영국 스피커 명문가의 두 자제

조회수 2020. 3. 5. 10: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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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Classic 3/1, 3/2 스피커

스펜더(Spendor)는 족보가 있는 영국 스피커 명문가다. 여기서 ‘족보’는 최소 50년 이상을 견뎌온 업력을 뜻하고 ‘명문가’는 그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국은 미국과 함께 오디오 업계에서 알아주는 전통의 양대 산맥이다. 질감 위주의 브리티시 사운드, 해상력 위주의 아메리칸 사운드, 이런 무자르기식 판별이 지금 이 시대에도 통하는 이유다.


스펜더는 이런 영국 오디오 메이커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BBC 모니터 스피커를 개발한 스펜서 휴즈(Spencer Hughes)가 그의 아내 도로시 휴즈(Dorothy Huges)와 함께 1969년에 세운 제작사가 스펜더이기 때문이다. 이 해 그가 만든 최초의 스펜더 스피커 BC1은 역으로 BBC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1973년에 나온 BC2와 BC3를 비롯해 SA1(1974년), SA2(1980년), LS3/5A mk1(1982년) 등은 초창기 스펜더를 빛낸 일등공신들이다.


최근 스펜더의 Classic 2/3, 3/1 스피커를 보고 들으면서 가슴이 설렜다. 스펜더가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스피커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이 클래식 라인이야말로 스펜더의 전통을 대놓고 맛볼 수 있는 스피커들이기 때문이다. BBC 모니터 스피커의 흔적이라 할 ‘얇은 벽’(thin wall) 인클로저를 앞세운 단정한 자태와,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는 2웨이 유닛 구성은 그야말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의 원형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펜더와 클래식 라인

현재 스펜더 라인업은 클래식(Classic) 라인, D 라인, A 라인으로 나뉜다. 클래식 라인은 말 그대로 1970년대 스펜더 올드 스쿨의 이미지와 질감을 이어오고 있는 스피커들이고, D 라인은 현대 스피커 메이커로서 스펜더의 기술력을, A 라인은 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만나는 스펜더를 앞세웠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 리뷰를 했던 D 시리즈 플래그십 D9은 현대 스피커 제작 문법을 놓치지 않으려는 스펜더의 각오를 소리로 입증했다.


클래식 라인은 2017년, 기존 SP 시리즈를 대체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플래그십 Classic 200은 SP200의 바통을 이어 받았고, Classic 100은 SP100R2, Classic 1/2는 SP1/2R2, Classic 2/3은 SP2/3R2, Classic 3/1은 SP3/1R2, Classic 3/5는 SP3/5R2의 직계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Classic 3/5가 물러나고 Classic 4/5가 그 자리를 채웠다. 밀폐형 Classic 3/5와 Classic 4/5는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LS3/5A의 후손들이다.


200, 100, 1/2, 2/3, 3/1, 3/5, 4/5? 이런 작명법이 낯설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스펜더의 오랜 업력을 증거하는 대목이다. 다음은 스펜더 공식 자료에 따른 클래식 라인 스피커들의 역대 계보다.

■ Classic 200 : SP100R(2007) - SP200(2009) - Classic 200(2017)
■ Classic 100 : BC3(1973) - SA3(1980) - S100(1989) - SP100(1994) -
SP100R(2007) - SP100R2(2009) - Classic 100(2017)
■ Classic 1/2 : BC1(1969) - SP1(1983) - SP1/2(1990) - SP1/2E(1994) - SP1/2R(2007) - SP1/2R2(2009) - Classic 1/2(2017)
■ Classic 2/3 : BC2(1973) - SA2(1980) - SP2(1985) - SP2/2(1989) - SP2/3(1994) - SP2/3E(1994) - SP2/3R(2007) - SP2/3R2(2009) - Classic 2/3(2017)
■ Classic 3/1 : SA1(1974) - S20(1991) - SP3/1(1994) - LE3/1(1996) - SP3/1P(1996) - SP3/1R(2007) - SP3/1R2(2009) - Classic 3/1(2017)
■ Classic 4/5 : LS3/5A mk1(1982) - LS3/5A mk2(1987) - S3/5(1998) - S3/5R(2007) - S3/5R2(2009) - Classic 3/5(2017)

따라서 계보로만 보면 스펜더의 첫 스피커 BC1의 적자는 Classic 1/2이며, 이번 시청기인 Classic 2/3은 BC2와 SA2, Classic 3/1은 SA1의 후계임을 알 수 있다. Classic 3/5와 4/5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LS3/5A mk1의 후손. 이에 비해 Classic 100은 BC3과 SA3의 피를 이어받았고, 플래그십 Classic 200은 지난 2009년 거의 ‘갑자기’라고 할 만큼 등장한 SP200의 직계다.


Classic 2/3 : 8인치 폴리머 콘 미드우퍼를 갖춘 2웨이 스탠드마운트

어쩌면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클래식 2/3은 2웨이 2유닛 베이스 리플렉스 스탠드마운트 스피커. 22mm(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와 210mm(8인치) 폴리머 콘 미드우퍼를 갖췄고,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전면 배플 하단에 나 있다. 스피커케이블 커넥터는 바이와이어링. 공칭 임피던스는 8옴, 감도는 88dB, 주파수응답특성은 35Hz~25kHz이며 크로스오버는 3.6kHz에서 이뤄진다. 크기(WHD)는 273mm, 543mm, 338mm, 무게는 14.5kg. 무늬목은 체리와 다크 월넛에서 고를 수 있다.


따라서 외관만 놓고 보면 클래식 2/3은 키가 상당히 크고 미드우퍼가 8인치를 넘는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로 요약된다. 미드우퍼의 수비범위가 넓은 점도 특징. 또한 1970년대 BBC 모니터 스피커 전통을 이어받은 클래식 라인 스피커답게 MDF 인클로저 두께가 얇다. 인클로저 두께가 두꺼우면 오히려 핵심 중역대에서 공진이 일어나기 때문에 얇은 벽을 통해 공진 주파수를 덜 민감한 가청 영역대 밑의 저역대로 끌어내린 것이 바로 ‘얇은 벽’이다. 인클로저 안쪽에 탄성 댐핑재를 바른 것도 이같은 공진 주파수 튜닝을 위한 조치다.

▲ (좌) Classic 2/3, (우) SP2/3R2

전작인 SP2/3R2(2009~2017)과 비교하면 미드우퍼 모습이 달라졌다. 콘 자체는 동일한 폴리머 소재이고 가운데에 큼지막한 페이즈 플러그가 달린 것은 똑같지만 SP2/3R2 콘이 투명한데 비해 클래식 2/3은 불투명하다. 이는 콘 표면에 폴리아미드 파이버로 코팅을 했기 때문. 유닛 이름도 EP38에서 EP77로 바뀌었다. 이 EP77 유닛이야말로 ‘벡스트렌 콘 + 케블라 리지드 돔’ 우퍼(클래식 100, 200)와 함께 클래식 라인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소프트 돔 트위터(ST-22-A)는 동일하다. 이 밖에 SP2/3R2의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2kHz, 크기(WHD)는 275mm, 545mm, 325mm, 무게는 14.3kg으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내친 김에 원조 BC2(1973~1984)와 SA2(1980~1985)와도 비교를 해보자. 스펜더에서 클래식 2/3의 뿌리에 BC2를 포함시키고 있지만, 스피커 설계로 보면 1980년에 나온 SA2가 클래식 2/3의 진짜 원조다. BC2는 슈퍼 트위터(4001G)와 트위터(HF-1300), 200mm 벡스트렌 콘 미드우퍼를 포함한 3웨이, SA2는 25mm 트위터와 200mm 미드우퍼로 이뤄진 2웨이이기 때문이다(크로스오버 3kHz). 크기(265mm x 505mm x 280mm)도 비슷하다. 1976년에 SA1, 1980년에 SA2와 SA3가 발매된 SA 시리즈 3개 모델은 이후 각각 SP3/1, SP2, SP100에 바통을 넘기기까지 스펜더 스피커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Classic 3/1 : 7인치 폴리머 콘 미드우퍼를 갖춘 2웨이 스탠드마운트

클래식 3/1은 크기(220mm x 395mm x 285mm)와 무게(10.4kg)가 클래식 2/3보다 작고 가벼우며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도 뒤에 있다. 이에 따라 EP77 폴리머 콘 미드우퍼의 직경도 180mm(7인치)로 줄어들었다. 22mm 소프트 돔 트위터를 비롯해 얇은 벽 인클로저 설계, 바이와이어링 커넥터 등은 동일하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 감도는 88dB, 주파수응답특성은 40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3.7kHz. 스피커 크기와 미드우퍼 직경을 감안하면 클래식 3/1은 보다 작은 방에서 더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SP3/1R2(2009~2017)와 비교하면 역시 EP77 폴리머 미드우퍼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 주파수응답특성 역시 65Hz~20kHz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3dB 기준이고 클래식 3/1의 40Hz~25kHz는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6dB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짐작된다. 무엇보다 트위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뒤에 있는 점,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3.7kHz인 점, 공칭 임피던스가 8옴, 감도가 88dB인 점도 동일하다.

한편 스펜더가 밝히고 있는 클래식 3/1의 원조는 1974년에 나온 SA1. 소프트 돔 트위터와 115mm 콘 미드우퍼를 갖춘 2웨이 밀폐형 시스템이다. 이후 S20(1991~1994), SP3/1(1994~1996)까지 2웨이 밀폐형이었고, SP3/1P(1996~2007)부터 현재의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으로 바뀌었다. 한편 2008년에 나온 같은 이름의 SA1은 LS3/5A mk1(1982년)에서 출발한 2웨이 밀폐형 스피커로, 이후 S3/5(1998), S3(2001)을 거쳐 클래식 3/5와 4/5, D시리즈의 D1 스피커의 원조가 되는 모델이다.


셋업 및 시청

결국 스펜더의 클래식 2/3과 3/1은 일반 2웨이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보다 덩치가 크고 미드우퍼 직경도 각각 8인치와 7인치로 넓은 점이 특징. 여기에 BBC 모니터 스피커의 유산이라 할 얇은 두께의 인클로저도 스펜더 클래식 스피커 사운드를 결정짓는 팩터다. 과연 8인치의 2/3과 7인치의 3/1, 포트가 앞에 있는 2/3과 포트가 뒤에 있는 3/1은 어떤 소리를 들려줬을까. 시청에는 소스기기로 오렌더의 A30, 인티앰프로 오디아플라이트의 FLS10을 동원해 오렌더 앱으로 타이달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Classic 3 / 1

Diana Krall ‘I Got You Under My Skin’(Live In Paris)

처음 들려오는 플루트의 감촉이 곱고 어쿠스틱 기타의 디테일이 생생하다. 하지만 스피커 유닛에서 소리들이 빠져나오는 이탈감이 부족한 것 같아 볼륨을 약간 높였더니 무대 스케일부터 확 달라진다. 개인 경험상 스펜더를 비롯해 얇은 인클로저를 쓴 영국 스피커들은 적정 볼륨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스피커의 볼륨을 제대로 올리지 못할 룸 환경이라면 3/1이 2/3보다 훨씬 유리하다. 맨 뒤의 바이올린, 가운데에 기타, 바로 앞에 크롤이 위치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한 것은 역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의 특권. 포트가 뒤에 있는 점도 깨끗한 음 만들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중역대 목소리가 반주음을 잘 뚫고 나오는 것을 보면 역시 스펜더 혈통임이 분명하다. 참고로 같은 곡을 2/3으로 같은 공간(풀레인지 메인 시청실)에서 들어보면 하프 소리가 두드러지는 등 더 많은 소리가 들리고 다이내믹스도 제법 많이 증가했다.

Noah Geller, Michael Stern, Kansas City Symphony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Saint-Saens Symphony No.3)

노아 겔러의 바이올린 소리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만큼 뛰어난 질감을 선사한다. 소릿결이 매끄럽고 표정이 아주 풍부한 소리다. 코로 숨을 쉬는 기척까지 모조리 잡아낸다. 쾅 음들이 폭발하는 트랜지언트 순간에도 3/1 스피커는 당황하지 않는다. 아니, 움찔거리는 모습조차 없다. 전체적으로 음들이 말쑥하고 거친 구석이 없으며 의외로 대형기 같은 무대 스케일을 자랑한다. 작은 음량에서 여린 음들이 속삭이는 대목에서는 약간 이탈감이 부족한 인상이지만 이는 시청공간이 스피커가 커버하기에는 너무 넓은 이유가 클 것이다. 이는 8인치짜리 2/3으로 이 곡을 들었을 때 SN비가 보다 상승하고 음들이 조금 더 나긋나긋해졌다는 점이 증거한다. 하지만 바이올린의 스피드쯤이야 여유있게 풀어내는 모습과 편안하게 음악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은 오히려 2/3에 앞섰다. 아주 푹 빠져 들었다.

Lamb of God ‘Ashes of the Wake’(Ashes of the Wake)

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스케일이 크고 엄청난 음압이 터져나온다. 훨씬 더 큰 멀티웨이 대형기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다. 그런데도 힘들어하는 구석이 전혀 없고 스텝 또한 엉키지 않는다. 이런 질주와 파워 본능을 앞서 어떻게 숨겼을까 싶을 정도. 드럼 솔로 대목에서는 음들을 그냥 시청실 바닥에 때려박는다. 역시 웰메이드 스피커는 음원 소스에 충실(high fidelity)한 법이다. 드럼 림의 쇳소리도 징그러울 만큼 사실적이며, 드럼과 일렉 기타, 일렉 베이스 기타 역시 자기 지분을 확실히 챙기는 모습. 다이내믹스 소화력이 대단한 스피커다. 이 곡을 2/3으로 들으면 보다 수월하게 음들을 뽑아내주지만 대못처럼 음들이 바닥에 박히는 모습은 오히려 3/1이 더 나았다.


Classic 2 / 3

Billie Eilish ‘Bad Guy’(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는 3/1에서도 파워감과 음수, 보컬의 해상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프로그래밍 드럼이 뿜어내는 저역에서는 펀치감이 좀 더 작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 클래식 2/3은 이런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보내준다. 드럼의 양감과 단단함, 탄력감이 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이다. 삼지사방에서 멀티 트랙으로 들리는 빌리 아일리시의 목소리는 보다 몽환적이어서 현기증이 날 정도. 얇은 인클로저라고 해서 하늘하늘 음까지 얇은 스피커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음에서도 야윈 구석이 없는, 음의 두께가 잘 느껴지는 스피커라 할 만하다. 보컬의 입술 근처에서 펼쳐지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까지 포착되는 대목에서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Claudio Abbado, Berliner Philharmoniker ‘Dies Irae, Tuba Mirum’(Mozart Requiem)

‘디에스 이래’에서는 무대가 좌우 앞뒤로 넓게 펼쳐져 탁 트인 전망을 만끽했다. 이 곡은 이렇게 대범하고 시원시원하게 터져 나와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합창단원들의 입 모양이나 저마다 다른 발성법도 잘 관찰된다. 대역밸런스도 잘 이뤄졌지만 8인치 우퍼 덕분에 하체가 좀 더 튼실한 인상. ‘투바 미룸’은 트롬본과 바리톤의 톤이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제대로 펼쳐진다. 트롬본의 위치가 뒤에서 등장한 바리톤보다 훨씬 앞에 위치한 점도 잘 포착된다. 전체적으로 활기와 생기가 넘치는 무대이며, 4명 성악가들의 목소리도 물기가 가득하다. 특히 소프라노는 순간적으로 아찔할 만큼 고음을 기분좋게 찔러준다. 3/1 때도 그렇지만 스펜더 클래식 라인의 22mm 소프트 돔 트위터는 그 물성이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물론 스펜더의 크로스오버와 네트워크 설계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음수나 드라이빙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흠 잡을 데가 없는 스피커다.

Collegium Vocale ‘Cum Sancto Spiritu’(Bach Mass in B minor)

3/1 때도 만족스럽게 들었던 곡이다. 편안하고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했던 것이다. 하지만 2/3으로 들어보니 역시 ‘윗급’이 맞고, 보다 넓은 공간에서는 저역 하한이 더 내려가는 스피커가 유리하다. 무엇보다 합창단원들의 수가 늘어났고 필자가 보다 앞으로 나아가서 합창을 듣는 듯한 현장감이 늘어났다. 그러니 단원들의 세밀한 표정들이 더 잘 보일 수밖에. 특히 남성 단원들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는데 이는 2/3의 주파수응특성이 저역쪽에서도 플랫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뿜어내는 음수는 대형 샤워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시원시원하기 짝이 없고, 각 성부의 움직임 보폭도 거의 성큼성큼 수준이다. 하여간 사람 목소리가 들어간 소스의 재생에서는 스펜더, 그 중에서도 BBC 모니터 스피커의 DNA가 베어있는 클래식 라인을 따라갈 스피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 점이 바로 오랜 세월을 이겨낸 영국 스피커들의 최대 매력이다.


총평

두 스피커를 연이어 시청해보니 3/1과 2/3의 톤은 거의 구분을 못할 만큼 유사했다. 다만 미드우퍼 직경과 인클로저 내부 용적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시청공간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이다.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지만, 스피커 미드우퍼나 우퍼는 무조건 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이는 다 욕심이고 아집이다. 스피커에 맞춰 방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방에 맞춰 스피커를 선택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최적의 볼륨에서 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정리해본다. 스펜더의 클래식 3/1과 2/3은 각각 1974년에 나온 SA1과 1980년에 나온 SA2의 바통을 이어받은 스펜더 스피커의 적장자들이며, 3/1은 7인치, 2/3은 8인치 미드우퍼에 합당한 스케일과 에너지감을 펼쳐보였다. 개인적으로는 투명한 EP78 폴리머 콘에 비해 보다 스톱앤고, 즉 댐핑이 분명해진 점이 새 EP77 콘을 쓴 클래식 라인의 특징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 리뷰를 한 D 시리즈 플래그십 D9과는 가는 길, 지향하는 바가 확실히 다르다. 옛스러운 실루엣과 고전적인 얇은 벽 이론에 충실한 스피커를 찾는 애호가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다. 이들은 족보가 있는 영국 스피커 명문가의 자제들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 Classic 3/2

DESCRIPTION 2-way reflex stand mount
DRIVE UNITS LF 210mm, HF 22mm
H x W x D 543 x 273 x 338mm
WEIGHT 14.5kg
RESPONSE 35Hz - 25kHz
IMPEDANCE 8 Ohms
AMPLIFIER 25-200watts
SENSITIVITY 88dB
CROSSOVER 3.6kHz

■ Classic 3/1

DESCRIPTION 2-way reflex stand mount
DRIVE UNITS LF 180mm, HF 22mm
H x W x D 395 x 220 x 285mm
WEIGHT 10kg
RESPONSE 40Hz - 25kHz
IMPEDANCE 8 Ohms
AMPLIFIER 25-150watts
SENSITIVITY 88dB
CROSSOVER 3.7kHz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사 헤이스 (02 - 558 - 4581)
가격 Classic 3/2 : 540만원
Classic 1/3 : 360만원
취급 대립점
HE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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