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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실타래 속을 흐르는 온기

조회수 2020. 1. 16. 10: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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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on Research Unico Due 인티앰프 (Feat.Primo)

유니슨 리서치 스타일

▲ 유니슨리서치 제품 중 하나인 S6 진공관 앰프. 디자인을 보면 매끈한 곡선과 유려한 바디, 그리고 나무를 사용한 것이 보인다

90년대 유니슨 리서치는 그야말로 ‘이탤릭’ 했다. 달콤하고 유려하며 매끈한 감촉이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사운드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순도 높게 흘렀다. 앰프를 나무 재질로 제작할 수 있다는 발상, 얼핏 보면 나무를 깎아서 틀을 만든 게 아닐까 싶은 우아한 디자인은 심리적으로도 바이어스되어 이끌리는 작용을 했을 것이다. 차가운 금속이 아닌 나무를 통해 흘러나온 사운드는 뭔가 다를 것 같았으니까.


다만, 그런 강렬하고 독보적인 인상으로 인해 유니슨 리서치는 진공관 브랜드의 이미지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솔리드 스테이트 그룹을 론칭하면서는 브랜드 칼라를 아예 중간 지점이 아닌 푸른 빛이 돌 만큼 차가운 톤으로 정반대편을 향해 방점을 찍었는 지도 모르겠다. 제품의 재질 또한 나무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모두 알루미늄으로 교체했었다. 대략 2000년대 초반 유니슨 리서치의 트랜지스터 시리즈 유니코(Unico)는 그런 ‘독특한’ 신개념 컨셉을 타이틀로 해서 시작되었고, 노선을 변경하지 않고 거의 직선의 궤적을 남기며 10여 종의 유니코들이 출현했다. 뭔가 하나를 더하고 빼고 변경하고 해서 생겨난 이 유니코 패밀리는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지켜보아온 오디오파일들이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려운 자체적으로 매우 촘촘한 포트폴리오를 키워왔다.

◀ Unico 150의 내부 사진.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유니코의 표준모델 듀에

‘듀에(Due; 둘 이라는 의미)’는 유니코 시리즈 중에서 가장 최신 제품이다. 입력쪽인 프리단에서 진공관으로 승압을 하고, 출력쪽인 파워단에서 MOS-FET으로 증폭을 하는 하이브리드의 전형을 따르고 있는 인티앰프이다. 가격 등급에 있어서는 전체 유니코 인티앰프 제품군에서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제품이다. 전면 패널은 좌우대칭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전원부는 고전적인 우측배치이고 뒷 패널에서도 입출력 단자들이 좌우대칭구조가 아니다.

▲ Unico Secondo

듀에의 사이즈와 퍼포먼스를 보면 2007년 제품이었던 세콘도(Secondo)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보인다. 출력과 내부 레이아웃, 드라이브 방식, 제품의 사이즈 등에서 볼 때 그렇다. 그래서 세콘도에 전원부를 업그레이드하고 포노단과 DAC를 추가시켜 기본탑재한 업버전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용량보다는 기능과 성능을 추가하고 개선했으니 인핸스드(enhanced) 버전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 싶다. 세콘도와 내부를 비교해보면 전원 트랜스의 용량이 늘면서 히트싱크가 크게 확장되어 있다(최근 세콘도에도 새 전원트랜스 버전이 있어 보이는데 신구형 구분이 있는 지는 추후에 확인해보기로 한다).

유니코는 시작부터 100와트 출력을 모범으로 삼았었다. 오리지널 유니코가 그랬었고 이후 제품들의 표준처럼 적용해온 출력수치가 100와트였다. 그래서 현재의 제품들도 대부분 100와트 출력이 일반적이고 그보다 조금 높거나 약간 낮은 제품들이 하나 둘 편성되어 있다. 유니슨 리서치의 제조철학에 따라 듀에 또한 고급 소재와 부품들이 투입되어 있다. 잘 알려진 바, 전원트랜스는 진공관 앰프에서 기원한 유니슨 리서치의 핵심영역 중의 하나로서 듀에 또한 예외없이 고순도 리츠선을 사용해서 직접 설계 및 제작한 자사제 순정 트랜스를 장착하고 있다. 기판과 내부연결은 동선으로 결선되어 있으며, 입력단자와 스피커 터미널, 진공관 소켓 등은 금도금처리되어 있다. 빨간 색 이텔콘드(Itelcond)의 전해컨덴서가 문자 그대로 이색적이다. 이 또한 아마 이탈리아 앰프에서만 볼 수 있는 유니크하고 정체성이 강한 칼라가 아닐까 싶다. 프리앰프부의 입력단에는 좌우 하나씩의 ECC83(12AX7)과 문도르프의 커패시터와 같은 고급 선별 부품을 투입해서 제작했다. 파워앰프부의 증폭단에는 좌우 4개씩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통칭 MOS-FET)를 사용하고 있고 최종 출력단은 더블 컴플리멘더리 페어 구성(간단히 푸쉬풀)의 수퍼 시메트릭 구조로 설계했다.

듀에가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포인트로서 ESS사의 소위 사브르(SABRE) DAC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ESS 9018K2M 으로 알려진 본 DAC 칩은 PCM 32bit/384kHz까지, DSD256까지의 파일 재생이 가능하다. USB-B 입력을 통한 신호를 프로세싱하는 본 DAC는 별도의 기판에 전기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듀에는 포노단을 포함한 5개의 풍부한 아날로그 입력과 상기한 DAC 입력을 지원하는데, 입력단을 통과한 신호가 로터리 방식 셀렉터에서 선택되면 알프스사의 포텐시오미터에서 볼륨레벨이 조절되어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를 경유해서 ECC83 관으로 진행한다.

듀에를 포함한 유니코 시리즈의 증폭방식은 독자적인 ‘다이나믹 클래스 A’라고 칭하는데, 사실상 유니코 사운드의 핵심이 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바이어스 전압을 거는 방식인 일반적인 클래스 A 증폭과는 달리, 듀에는 내부 마이크로칩이 출력단에 전류를 흘려 극성을 띠게 해서 좌우채널 끝단에 있는 MOS-FET을 항상 ON 상태로 유지시킨다. 전류의 양을 제한하는 이 방식은 일반적인 퓨어 클래스 A나 클래스 AB와는 구분되는 유니코 고유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서, 동일한 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전에 유니슨 리서치의 진공관 제품인 레퍼런스 시리즈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증폭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진공관앰프의 오랜 설계 노하우가 유니코 시리즈 고유의 하이브리드 방식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듀에의 외관은 유니코 시리즈의 팀 칼라를 따라 특유의 무광 브러싱 알루미늄으로 프론트패널을 디자인했다. 유니슨 리서치가 조형미에 대한 가치가 높은 브랜드라는 게 엿보이는 부분으로서, 3개의 알루미늄 바를 각기 곡면처리하고 이어붙여서 우아한 분위기의 세 구간으로 편성했다. 좌우 대칭구성의 왼쪽은 셀렉터 오른쪽이 볼륨노브인데 중앙상단에 있는 썸네일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륨 등의 정보를 모니터하도록 했다. 그 좌우로 3개씩의 입력이 나열되어 재생중인 입력에 램프가 들어오는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를 끌 수도 있고, OSD 버튼으로 바로 DAC 입력으로 변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브러시 패턴 마감이 매우 섬세해서 감촉이 좋다. 알프스사의 볼륨을 사용한 노브를 돌려보면 내부에서 전해오는 클릭킹 느낌과 더불어 손에 느껴지는 촉감이 기계조작의 쾌감을 전한다.


상단은 서로 다른 간격으로 펀칭을 한 그릴로 덮여 있는데 우측은 전원트랜스상당, 좌측은 프리단의 진공관 부분의 위쪽으로 보이며, 중앙이 출력석에 붙어있는 히트싱크를 따라 그대로 상단을 노출시켜 놓아서 발열효율이 좋을 것으로 보였다. 두 시간 정도를 시청하는 중간에 손을 대봐도 그리 열이 많이 나지는 않고 적당히 온기가 있는 정도였다. 캔에 수납시킨 듀에의 트랜스는 상단 그릴에 귀를 가까이 대면 느껴지는 정도여서 시청 위치에서는 물리적 험을 느낄 일은 없어 보인다.


프리모와는 어떻게 다를까

▲ Unison research Unico Primo

유니코의 베스트셀러 프리모는 사이즈와 가격이 낮다고 해서 얼핏 작은 듀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청을 해보면 이 둘은 다소 다른 제품들이며 지향점이 아주 다른 순간도 느껴지지만 공유 지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보여서 상하관계에 있는 제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전술했듯이 유니코 전체 라인업을 살펴보면 두 제품이 서로 계열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색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90년대 크렐의 KSA50s 와 KSA100s 와의 차이라고나 할까? 동일한 구성에 전원용량 및 출력 편차가 있지만 출력이 낮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열세가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기능과 옵션을 제외하고 같은 입력 소스로 순전히 음악 재생의 관점에서만 비교하자면 프리모는 스펙상으로는 단지 출력만 낮을 뿐이다. 듀에가 100와트 프리모가 80와트 출력을 내는데, 동일 환경에서 시청을 해보면 둘의 음악적 퍼포먼스는 장르에 따라 장단점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간략히 말하자면 듀에는 파워핸들링과 스테이징, 다이나믹스 등에서 프리모보다 적극적이고 완성이라 느껴지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준다고 하면, 프리모는 스테이징의 사이즈가 다소 작게 펼쳐지고 파워핸들링의 구간도 작지만 미묘한 뉘앙스와 약음에서의 감성적 표현에 있어서 듀에 못지않게 감성적이고 섬세해서 결이 고운 감촉이 스치곤 한다. 반대로, 진지하고 느린 패시지에서의 듀에는 프리모보다 질감이 좀더 두텁고 진하게 살아나서 진공관의 음색이 좀더 강렬하고 순도가 높게 전해진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음색의 적극적인 표현, 연주자가 진지하게 어필해오는 정도를 놓고 보자면 두 제품 중 어느 쪽이 반드시 우세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 (좌) Primo, (우) Due 내부 사진

출력이 낮은 앰프에서 공간이나 에너지의 퍼포먼스가 다소 약화된다고 해서 재생 품질 자체가 열세라고 하지는 않듯이 섬세하고 감성적인 뉘앙스 전달에는 강한 에너지가 종종 미묘한 느낌을 빠르고 다소 억세게 처리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물리적 드라이브 파워가 열세인 소출력 진공관 앰프가 사랑받는 영역을 잠시 떠올려보면 이 두 앰프의 득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곡에 따라 이 두 제품이 어떻게 다른 지 사례별로 살펴보면 좀더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시청 이전에 미리 제품의 전원을 올려놓았었지만 잠시 스피커를 교체해서 시청하느라 듀에의 전원을 내렸다 올렸는데 처음 약 10분 간? 소리가 계속 달라지면서 안정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떤 면에서는 풀 진공관인 경우보다 입력단에만 진공관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에서 프리단의 히팅시간은 좀더 민감할 수 있어 보였다. 입구와 출구 소자특성이 다른 채 전원을 올렸기 때문이다. 여하튼 시청을 시작하기 이전에 워밍업이 필요해 보여서 몇 곡의 음악을 틀어놓고 의식하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다.


듀에는 기본적으로 스피디하고 촘촘한 질감을 생명으로 하는 사운드 스타일을 보인다. 단정하면서도 음악적 표정이 적극적이어서 밋밋하다거나 왜소해보이지 않는다. 몇몇 순간을 제외한다면, 제품에 진공관이 섞여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일부 순간은 진공관의 존재감이 매우 극명해서 열려있고 명쾌한 시야를 통해 필터링되지 않은 열기가 순간 밀려오곤 했다.

Saint-Saëns: Introduction et Rondo capriccioso, Op. 28 (Live)

무터가 연주하는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의 서주 부분에서 솔로 바이올린은 아름답게 묘사하려 하지 않고 청량하면서 명쾌하다. 바디를 가득 울릴 수록 비음과 유사한 소리가 풀로 공명하고 있다고 느껴지는건 템포가 빨라지면서도 잘 전달되어 온다. 시청 스피커인 베리티 오디오의 레오노레를 속색없이 잘 드라이브 잘 한다. 제압이라는 인상은 아니고 조화라고 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스테이징의 골격이 튼튼하고 견고하다는 느낌보다는 세세한 선들이 연결되어 정교한 프레임을 구성되어 있다고 느껴지는데 그 안에 떠오르는 무대의 입체감이 훌륭하다. 특히 전후간의 깊이감이 선명하게 잘 그려진다. 솔로 연주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합주의 전후간 거리와 미세한 이동 잘 포착되어 거의 나무랄 데 없는 연주를 보여주었다. 이런 구성이 투티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잘 유지된다.


같은 곡을 프리모로 들어보면 연주의 시작에서부터 다소 다른 분위기가 되어 있다. 스테이징의 크기가 일단 축소되고 다소 외곽의 골격이 듀에에 비해서 다소 모호해지곤 한다. 무대위 에서의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모습은 선명한 편이다. 다만, 공기의 흐름이나 앰비언스의 느낌이 뭐랄까… 헤드룸이 부족하고 여유가 조금 사라졌다. 먼저 시청했다면 듀에의 공간이 넓어져서 여유가 생겼다고 느꼈을 그런 관계이다. 하지만 솔로 바이올린의 질감표현은 듀에와 비교할 때 일장일단이 있어 보인다. 빠르고 느린 패시지, 그리고 에너지의 크기 변화가 듀에쪽이 좀더 드라마틱하게 대비가 되어 들리는 데 비해서 프리모는 변화의 대비가 덜하게 느껴지는 대신 질감과 감촉이 좀더 풋풋하고 순도가 높게 들린다. 프리모의 음의 심지가 좀더 갸날프게 느껴진다.

Drake - One Dance (Fear. Wizkid & Kyla)

드레이크의 ‘One Dance’ 는 파워핸들링이 그리 강렬하지는 않은 채로 깔끔하게 마감을 하며 반복된다. 양감이 크지 않지만 중량감은 적절히 전해지며 해상도가 뛰어나서 단정한 느낌이 좋다. 마치 얼마 전 시청한 마크레빈슨 5805의 베이스 스타일과 유사한 분해력과 그에 기반하는 정확한 템포가 좋은 기분을 만들어준다. 드레이크의 보컬을 앰프의 특이성향이나 개성 없이 중립적이고 정확하게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다거나 미세하게라도 템포가 엉키는 부분이 없이 다소 여유있게 스피커를 드라이브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드라이브에 여유가 있어서 스테이징도 명쾌하고 입체감 있는 무대가 쉽게 떠오른다.


프리모의 드레이크는 듀에와 다소 편차를 보인다. 베이스비트의 파워핸들링이 의식할 수 있는 만큼 다소 축소되어 있다. 에너지도 그렇고 왕복의 거리도 감소되어 있다. 그래서 피치가 올라가면 듀에에서보다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밀도감과는 다른 에너지의 파워의 문제로 느껴진다. 고무장갑 정도의 두터운 고무에 바람을 충분히 불지 못해서 말단에까지 충분히 부풀지 못한다고 하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게 이 곡에서의 일종의 해상력과 직결될 수도 있다. 스피커를 좀더 능수능란하게 주도하지 못해서 생기는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보컬의 질감과 음색은 모두 좋으나 역시 듀에에 비해서 핵이 깊지 않다. 호흡이 듀에보다 좀더 빨리 끝나고 있다고 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곡에서 또한 약음에서의 미묘한 표정과 표현력은 듀에보다 나은 뉘앙스와 청순함이 있다. 전술했듯이, 다만 강한 에너지가 주도하는 응집력이 다소 떨어질 뿐이다.

https://youtu.be/ClYg-0-z_ds

아델의 ‘Hello’는 스테이징과 이미징 전반에 걸쳐서 정교한 세부묘사력이 좋다. 음상은 작고 타이트하며 까만 벽 저 깊이에서 아델이 떠오른다. 미세하게 감쇄해가는 잔향정보를 잘 묘사해서 특히 훌륭한 어쿠스틱이 되고 있다. 매우 진지한 표정과 어조로 노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새삼 느끼게 하며 음의 끝에서 미세한 약음이 되어서도 표현을 흐트리지 않는다. 말단의 무성음도 잘 느껴지니까 말이다. 양감이 푸짐하거나 위력이 느껴지는 파워핸들링은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지며 이로 인해 베이스 해상도가 선명하게 느껴지며 음의 마감이 단정하다.


프리모 역시 스테이징의 정교함과 사이즈가 듀에와 유사하다. 무대의 뒤쪽 깊이 음상이 맺히고 있다. 깊은 스테이징과 뛰어난 이미징은 듀에와 거의 유사하다. 두 앰프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진다. 다이나믹스의 편차도 이 곡에서는 그리 구간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약음에서의 미세한 묘사가 좀더 세세히 잘 전달되고 있다는 정도를 의식할 수 있었다. 프리모에서 또한 양감이나 파워핸들링이 다소 약하지만 권위감이나 중량감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Rachmaninov: Trio élégiaque No. 2 In D Minor, Op. 9 - I. Moderato

기돈 크레머 트리오가 연주하는 ‘Preghiera’ 중에서 라흐마니노프는 딱 듣기 좋은 곡이라 생각되었다. 매우 정숙한 배경을 생생한 어쿠스틱 정보로 가득 채워서 각 악기, 특히 바이올린의 사이즈와 에너지 동작의 묘사가 정밀하게 잘 느껴진다. 연주자가 무슨 말을 하려 하는 지도 느낄 수 있을 듯한 이런 순간은 홀로그래픽을 넘어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해준다. 바이올린의 마이크로 다이나믹스와 질감 음색이 뛰어난 해상도로 전해지며 표정이 살아 숨쉰다. 마치 눈을 감고 춤을 추는 사람의 모습같은 바이올린이 느껴진다. 피아노가 좀더 낮고 중후하게 깔리면 이 연주를 감상하는 데 크게 바랄 게 없을 거라 생각되었다.


피아노의 중후함이나 중량감은 듀에보다도 덜하지만 바이올린의 표정이 느껴지는 건 프리모가 좀더 감동적이다. 생동감이 있다고나 할까? 체구도 다소 작게 잡히고 다이나믹스는 크지 않지만 마치 민감한 새 살의 느낌처럼 감촉이 좋고 표정이 풍부해서 연주자에게서 여유가 있어 보인다. 피아노의 중량감은 다소 축소되어 있지만 감촉이 좋아서 포근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정돈은 듀에가 더 우수하지만 프리모의 음색적 뉘앙스가 귀를 즐겁게 해서 음악에 좀더 몰입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청량함속에 뜨거움이 있는 스타일

유니코의 리모콘에는 나무의 질감을 유지시켜 디자인되어 있다.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면서 느껴지는 건 제작자의 투철한 유니코 정신이다. 유니코는 제품과 브랜드 스타일에 뛰어난 디자인적 감각을 잘 발휘한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생각된다. 듀에와 프리모를 시청하는 동안 유니코의 그 스타일이 사운드에까지 반영되도록 일관된 제품 정신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이 제품들은 제작자가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음악이 어떻게 들려야 하는 지에 대해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꽤나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시켜왔을 것이다.


섬세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억세고 위력적으로 시청자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그 부분을 특유의 강렬한 열기로 대신하고 있는 제품이다. 마치 흰 눈으로 덮여 있는 산정의 틈 사이로 느껴지는 마그마의 강렬한 빛과 열기라고나 할까. 화산이 폭발해서 쏟아지고 흘러넘치는 열렬한 열기가 아니라 그런 드라마틱한 대비가 듀에에서 느껴진다. 레오노레로 시청을 해본 바로는 스피커를 크게 가리지도 않아 보인다. 출력이 여유있다고도 할 수 없지만 부족한 순간들은 없었다. 프리모에는 그 출력 수치만큼 좀더 구사가 쉬운 스피커라면 듀에와 레오노레 이상의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만큼 훌륭한 퍼모먼스를 보여준다. 400-500만원대의 예산으로 해상도는 좋으나 어딘가 거칠게 들리는 문제가 있는 앰프로 고민을 하고 있다면 듀에가 좋은 대안이 될 거라고 생각되었다. 특유의 스타일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는, 더 잘하는 일부 부문을 가진 멀티플레이어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Output Power 100W Per-Channel, RMS (8Ω)
180W Per-Channel, RMS (4Ω)
290W Per-Channel, RMS (2Ω)
Filter Capacitance 80,000µF
Output Stage Dynamic Class A Power BJT, Double Complementary Pair “Super-Symmetric” Configuration
Biasing Dynamic Class A
Valves 2 x ECC83 (12AX7)
2 x Analogue Line (RCA)
Inputs 2 x Analogue Line (RCA) - Set to MM
1 x Digital (USB)
1 x Tape (RCA)
1 x Tape (RCA) – Fixed
Analogue Line Outputs 1 x Stereo Subwoofer (RCA) – Variable
1 x DAC (RCA) - Fixed
Speaker Output Connectors 4 + 4 (Bi-Wirable)
Dimensions (W x D x H) 43.5 x 43 x 13cm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사운드에이스 (02 - 3446 - 5036)
가격 4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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