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레빈슨을 사용한다는 것, 음악감상은 불꽃놀이가 아니다

조회수 2020. 1. 7. 1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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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vinson No. 5805 인티앰프

과거 오래전 일이다. 젊은 혈기에 모든 인기 제품을 다 사용해 보고 싶은 때였다. 여러가지 인기 제품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마니아라고 하면 당시로서는 궁극의 목표는 마크레빈슨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크레빈슨의 인기 기종을 모았던 것이다.


파워앰프는 332 였고, 프리앰프는 38L 을 먼저 구했지만, 결국은 상위기종인 380SL로 다시 바꿨다. CDP도 처음에는 39L을 구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390SL로 바꿨다. 옥탑방에서 오디오를 할 때였고 당시에는 음이 꽤나 밝아지고 생글생글해지는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기기를 바꾸고 나면 무조건 음이 더 강해지고 쨍해지고 명징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으로 음질의 우열을 따질 때였다. 음질을 파악하는 기술이나 감성이 부족한 때였다.


일단은 음이 그렇게 많이 극적으로 강하게 바뀌어야 좋다고 생각할 때였던 것이다. 14~15년 전 일이어서 많이 어렸을 때의 일인 것이다. 그 후로도 15년이 지나오면서 더 많은 경험과 일종의 성찰(?)을 통해서 딱히 어떤 정답을 찾았다기 보다는 다양한 견해에 대한 이해력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오디오칼럼리스트로 그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점으로서 저와 같은 과정을 거쳐오는 분들이 모든 오디오 마니아 중에 절반 이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대체로 더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취향과 선호도를 밝히고 타인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결국 그 당시에 마크레빈슨이 취향에 안 맞았었고 당시에만 하더라도 어디 가서 마크레빈슨 좋다는 이야기도 별로 안 하던 때였다. 그만큼 그정도로는 마크레빈슨에 대해서 알기가 힘들었던 때였다.


그리고 나서, 그동안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마크레빈슨 제품을 사용해 보고 리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경험이 늘어날수록 취향이 바뀌는 것이다. 과연 그 시간동안 더 좋은 취향으로 바뀌었을까? 아니면 그 감성이 과거에 비해 후퇴했을까?


일단 무엇보다도 자극적이거나 뻣뻣하게 경직되거나 거친 음을 과거에 비해 비판적으로 가려내고있다. 이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자극적이고 뻣뻣하고 경직된 음이 좋지 않다는 것은 모든 음악 애호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배음과 하모닉스, 정보량이 풍부하고 모든 대역의 밸런스나 표현력이 균형잡혀 있어야 한다. 이것도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선명하고 짜릿한 것도 좋지만, 선명하고 짜릿하기만 해서도 안된다. 이 또한 정보량을 잘 발휘해 주면서 적절한 대역 밸런스와 질감을 유지해 줘야 한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장르도 과거에는 팝, 락, 뉴에이지, 테크노, 댄스, 일렉트릭 등을 좋아했었지만,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클래식이나 재즈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게 되고 팝, 뉴에이지, 락, 댄스 음악 등도 여전히 많이 듣지만, 결국은 과거처럼 자극적으로 듣기 보다는 클래식과 재즈음악도 포함하여 두루두루 다양한 장르를 즐기게 되었다. 결국은 경험이 더 많아진 상태에서는 과거에 좋아했던 다소 자극적인 성향의 오디오로는 클래식도 못 듣고 팝음악도 감상하기가 불편할 것 같다. 그렇지만, 현재 좋아하는 성향의 오디오로는 클래식도 감상할 수 있지만 그 동일한 오디오로 팝음악이나 락음악도 큰 불만없이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다.


결국은 평판보다는 정말로 진짜 음질을 깨달아야 한다
현대 HIFI 오디오 역사 속에서 누가 음질의 기준을 상징해 왔나?

어떤 경우는 덩치와 뽀대는 좋은 스피커는 구입하고 저음은 아예 없이 깡마른 뻣뻣하고 쏘는 중음만 나는 음을 선호하는 분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탄력과 배음은 전혀 없이 스테인리스끼리 부디쳐서 나는 듯한 깡 마른 저음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개인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 개인의 취향대로 즐기는 취미이기 때문에 그런 취향 자체를 가지고 가타부타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초보자들에게까지도 그런 음이 좋은 음질이라고 학습을 시키거나 설득을 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은 정말 보편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지도 않으면서 극단적인 경우가 많다. 분명히 개인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다 맞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그렇다면, 개인이 이용하는 HIFI 오디오가 산업화 되고 나서, 음질의 기준을 가장 중립적으로 지켜오고 그 상징으로 자리잡아온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 그것을 단 하나의 브랜드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경험이 많은 유저들끼리 하나씩 거론해 보자면 어떤 브랜드들이 거론될 수 있을까?


의견의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그래도 HIFI오디오의 음질의 중심과 기준을 상징해온 브랜드로 마크레빈슨이 떠 오르는 것에 대해서 이견을 가질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크레빈슨의 역사에도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크레빈슨은 미국 하이엔드 오디오와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임에도 분명하다.


후속으로 마크레빈슨은 4시리즈와 5시리즈 초기 제품의 사이에 다소간의 존재감이 약해진 부분도있지만, 마크레빈슨이 소속된 하만오디오 그룹을 삼성이 인수를 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새로운 5시리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 새로운 5시리즈는 새로운 트랜드에 부합되면서도 가장 마크레빈슨스러운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듯 하다.


에너지와 섬세함을 함께 갖추고 있는 마크레빈슨

오디오 앰프가 힘과 섬세함을 함께 갖추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힘이 좋으면 다소 거칠어지고 드세지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최대한 섬세해질려면 힘이 다소 빠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처음 마크 332파워를 사용해봤을 때, 무게는 50kg이 넘는 앰프였는데 그다지 힘이 좋은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전에는 마크레빈슨보다는 좀 더 다부지고 과격하게 힘을 강조하는 앰프를 사용했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고출력 파워앰프들이었지만 마크 332는 당시로서는 내 취향은 아니었었다.


그리고 나서 크렐을 다시 들여서 사용하고 또 다시 마크레빈슨을 다시 들여서 사용해 보고를 반복했었다. 크렐 애볼루션 시리즈 인티앰프와 파워앰프도 사용해 보고 마크레빈슨의 3시리즈 파워앰프도 다시 들여서 사용해봤다. 그런데 그제서야 마크레빈슨의 음이 어찌나 좋던지....


과거 소싯적에는 무조건 힘만 좋고 음을 강하게 표현하는 제품이 당장에 음의 변화폭이 커서 좋게 느껴졌다면, 그 당시에는 마크레빈슨이 추구하는 바를 알 수 있는 내공이 안 되었던 것이었다. 공간도 좁았고 음악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줄 몰랐었다. 솔직하게 필자의 과거와 현재의 경험에 의한 생각의 변화를 겸허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전체 밸런스와 하모니를 감상할줄 모르고 단순히 당장에 음이 좀 더 선명해졌는지 혹은 저음이 더 단단해졌는지만 따졌었기 때문에 오디오를 음악감상을 위해 사용했던 것이 아니라 소리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사용했었던 것이다. 소리의 변화는 잘 캐치를 했지만 음악성이 뭔지를 몰랐었던 것이다. 물론, 15년 전 일이다.


마크레빈슨 No.5805에서 과거 332 파워에서 느껴졌던 선열함과 섬세함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힘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밸런스의 우수함은 그 어떤 브랜드도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기가 힘들 것이다. 이런 해명까지 해가며 리뷰 쓰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당연히 No.5802 와 No.5805의 음이 무게가 50kg이 넘으면서 200w 출력을 냈던 332파워앰프를 능가한다거나 똑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체 에너지감은 나쁘지 않다. 준수하다. No.5802를 기준으로 이야기 하자면,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No.5802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형태로는 이보다 힘이 더 좋은 앰프도 있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술을 하자고 모였는데, 힘도 필요하다면서 예술가보다는 백정을 자리에 앉혀놓고 예술을 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동이 만만치 않다는 대형급 스피커를 물려도 이러한 균일한 대역 밸런스와 섬세함과 대단히 가지런하게 전대역을 표현해 주는 능력은 과거 3시리즈와 많이 닮아있다. 밸런스가 좋은 것은 패스와도 비슷하지만 패스가 기름기가 약간 더 있는 반면에 이번 마크 No.5805는 기름기는 없고 대단히 세세하게 음을 표현하면서도 순하고 PURE하며 섬세하다.


과거 3시리즈와 비슷하거나 더 트랜디 하다

동료인 유명 오디오평론가께서 마크레빈슨의 신제품인 No.5802를 청음해 보더니,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과거 3시리즈와 거의 유사한 느낌의 음을 재생해서 반갑다고 말한다. 과거 3시리즈와 비슷하다는 생각만큼은 어찌나 나의 생각과 똑같은지… 역시나 동시대의 경험을 유사하게 거쳐오고 비슷한 경륜을 쌓아온 입장에서는 공유할 수 있는 느낌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3시리즈와 상당 부분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좀 더 트랜디해진 부분도 있다.


예컨데, 중립적인 밸런스와 섬세함이라는 측면은 과거 3시리즈의 그것과 많이 흡사하다. 밸런스가 중립적이라거나 섬세하다는 말은 오디오 제품을 리뷰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마크레빈슨의 그것은 더욱 더 자연스럽고 더욱 더 섬세한 것이다. 일체의 자극은 없으면서 높은 대역의 음에서부터 낮은 대역의 음으로의 자연스럽게 매끄러운 연결감이 지극히 뛰어나며 지극히 미끈하고 섬세하다. 힘의 균형도 지극히 평탄하고 자연스럽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이 분야 능력은 마크레빈슨만한 브랜드가 없다.


사실 구형의 경우는 이런 균형감과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많았다면, 신형은 여기에 약간의 신선함과 향상된 해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엄밀하게는 인티앰프인 No.5802나 No.5805에서 뭔가 놀랄만한 강력함 같은 것이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강력함이라는 요소가 음악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항상 필요한 요소인 것도 아니다. 잔잔한 피아노 소나타를 감상하는데, 항상 스테인리스 막대가 강력하게 부딪치는 듯한 짜릿함으로 재생하는 것이 과연 맞는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생각은 해보더라도 당장에 음질을 비교한다고 하면서 몇곡을 감상할 때는 그런 짜릿한 음을 더 좋은 음질이라고 판단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면, 당장에 몇분 안에 감상한 것만으로 분명한 느낌을 구별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크레빈슨은 당장에 몇분 안에 화려함을 드러내 보이면서 관심을 끌기 위한 오디오가 아니다.

마크레빈슨이 추구하는 음악감상은 불꽃놀이가 아니다.
마크레빈슨이 추구하는 음악감상은
최신 카메라의 핀 포커싱 놀이가 아니다.
마크레빈슨이 추구하는 음악감상은
한방에 쎈 느낌을 주는 위스키의 맛보다는
대화를 이끌어내 주면서 주고 받는 차를 마시는 분위기라거나
혹은 소주나 위스키보다는 좀 더 풍미와 깊은 숙성의 맛을
천천히 음미하는 와인에 가깝다.

그래서 마크레빈슨 No.5802와 No.5805의 느낌은 강력함이 특별히 우수한 앰프는 아니지만, 오히려 대역 밸런스는 동급 최고 수준이며, 해상력과 섬세함도 동급 최고 수준이면서 음악적 표현력이 지극히 평탄하고 자연스럽고 균일한 앰프라고 할 수 있다.

Carla Bruni - Stand By Your Man

개인적으로는 약간 착색이 있는 음을 좋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까칠하고 경직된 음은 좋지 않다. 아무리 선명하고 청명하게 들리더라도 경직되고 음의 끝이 까칠하게 끝나는 음은 추천할 수가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밝고 개방적인 음을 잘 견디는 편이긴 하다.

윤기감이나 기름기가 약간 있거나 색채감이 풍부하게 들리는 보컬의 목소리도 듣기가 좋지만, 마크 No.5805가 들려주는 음은 섬세함이나 가지런함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으면서 부드럽고 편안하게 들린다. 해상력은 당연히 우수하다. 다만 착색이 적을 뿐이다.

대게 이렇게 표현하면 특별한 매력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인식할 수도 있지만, 가장 균형잡힌 음색 밸런스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대역 밸런스가 동급 최고 수준이면서 약간의 섬세함을 잃지 않고 있다. 배경에 깔려서 재생되는 악기의 음도 잘 들리도록 경건하게 연주되고 있으며 그보다 약간 앞에서 재생되는 보컬의 목소리가 적절한 레이어링과 입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적인 공간감과 홀톤, 하모닉스의 느낌이 가장 적절한 수준으로 들린다. 무미건조한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보다 음이 더 밝아지면 피곤해지고 대역밸런스가 얇아지게 된다. 음의 이탈감도 이보다 더 쎌 필요도 없다. 스피커의 매칭에 따라서는 이탈감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중립적인 스피커들과의 매칭에서 지극히 섬세하고 입체적인 음을 들려주고 있다. 우아하고 근사한 음이다.

Saint-Saëns: Introduction et Rondo capriccioso, Op. 28 (Live)

근래 들어서 많이 감상했던 곡이다. 엄밀하게는 뭔가 음의 끝으로 찌르는 느낌이 있거나 경직된 느낌이 있는 오디오로는 감상이 힘들다. 볼륨을 충분한만큼 올려서 기교와 쾌감을 즐기되 자극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그동안 다른 앰프를 사용해서 감상을 주로 했었는데 그 음의 가닥추림이나 섬세함이 마크레빈슨No.5805에서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당연히 볼륨을 꽤 올려도 자극이나 경직됨은 일체 없다. 매우 균형잡힌 음이고 완숙미가 있는 음이다. 최근에 바이올린 곡을 거의 잘 듣지 않았었다. 워낙 감상해야 될 오디오가 많아서였는지 아니면 스트레스때문이었는지 바이올린 연주음이 다소 피곤하게 느껴졌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마크레빈슨 No.5805로 듣는 음은 일거에 그 피곤함을 거둬낸다. 마치 길다란 실크 섬유를 손으로 살짝 쥐고 빠르게 그 끝을 잡아당겨서 빼냈을 때의 느낌처럼 그 결의 느낌이나 촉감이 섬세하면서 자극적이진 않다. 빠르고 격정적이며 충분히 호쾌하기도 하지만 바이올린 음 만큼은 고급스러운 결감과 섬세함을 잃지 않고 있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종이 비행기처럼 우아하기도 하고 섬세하다. 바이올린 음은 마크레빈슨이 정말 잘 재생하는 듯 하다.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2 - Seong-jin Cho

음의 중량감이 압도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에너지감 자체는 출중하다. 전대역의 대역 밸런스나 에너지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물론, 이보다 더 중량감이나 에너지감이 더 좋게 느껴지는 앰프가 있을 수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동급 대비 에너지감이라는 측면에서는 10점 만점에 8.5~9점정도는 된다고 생각된다. 충분히 탁월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다만, 그보다도 더 훌륭한 것은 섬세함과 모든 소리 하나하나의 균형감과 질서정연함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해상력과 가닥추림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사용해 봤던 332파워앰프와 380SL 프리앰프를 물렸을 때의 그런 음색 기조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이 앰프를 물리고 나서 딱 첫음을 들었을 때는 그 전에 워낙 화려한 오디오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특별한 특징을 찝어내지 못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매료되는 음이다.

다른 비교 대상 앰프들보다도 약간 더 초롱초롱한 표현력도 확인할 수 있다. 충분히 섬세하고 예쁘면서도 초롱초롱하고 촉촉한 표현력과 하모닉스를 발휘하고 있다.

협주곡의 특성상 독주에 비해서는 피아노 음이 다소 묻혀서 밋밋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지극히 초롱초롱하면서도 영롱한 음을 들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악기의 음이 섞이지 않고 대단히 정연하면서도 디테일하고 소리 하나하나의 가닥을 모두 잘 살려서 들려주고 있음을 캐치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결감은 순하고 맑으며 섬세하다. 딱히 그 밸런스나 질감 면에서 흠잡을 것이 전혀 없다.

Ace of Base - The Sign

팝 음악이나 유로 댄스 음악의 특성을 파악해 보기 위해 재생해 본다. 확실히 이런 류의 음악을 크리티컬하게 전율이 느껴지도록 재생하는 것은 아니다.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음의 맺고 끊음이나 치고 빠지는 느낌에서 약간 더 여유로움이 있고 좀 더 유연하게 느껴진다. 짜릿한 정도까지는 아니고 자연스럽고 약간 더 소프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답답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류의 음악을 1시간여 감상하고 나면 귀가 좀 얼얼해지곤 하는데 마크레빈슨 No.5805를 통해서는 그런 단점은 적은 편이다.

볼륨을 올리면 당연히 저음의 텐션감도 살아나고 임팩트감도 좋아지지만 현실적인 볼륨 상태에서는 저음을 짜릿하게 재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보컬의 목소리는 충분히 상큼하고 선열하게 들린다.

에이스 오브 베이스 음반 자체가 오래된 음반이라 최근 곡은 어떨지 궁금해서 BTS 최근 곡들을 재생해 보았는데, 그나마 좀 더 생글생글하고 전체 음색톤이 좀 더 하이톤으로 올라가고 경쾌하게 재생된다. 당연히 그러겠지만, 근소한 차이이며 팝음악 애호가라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 고구마같은 스피커를 매칭해 놓고 앰프탓을 하는 일만 없으면 될 듯 하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크레빈슨을 사용한다는 것

5분 사운드라는 말이 있다. 장기적인 음악감상에 어울리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단순히 5분 미만으로만 음질을 감상했을 때, 음질이 달라진 것만 최대한 강조해서 들려줬을 때, 유리한 음질을 비꼬아서 말하는 의미다. 결국은 5분 사운드가 소리의 변화는 분명하다고 할 수는 있어도 음악감상에 어울리는 음질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오랜 마니아나 전문가들이 많다.


마크레빈슨 No.5805는 수많은 경쟁을 의식하면서 설계된 제품일 것이다. 그리고 마크레빈슨도 5분 사운드를 추구했을 때, 단순히 잠깐만 음질을 듣고 평가하는 분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5분 사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분명, No.5805로 듣는 음은 해상력도 뛰어나고 재생되는 음의 가닥추림도 우수하다. 대역 밸런스를 잘 유지하면서 중고음의 섬세한 표현력과 저음의 근사함과 밀도를 표현하는 능력은 대부분의 앰프 제작사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레퍼런스로 삼아도 될만 하다.


마크레빈슨을 사용한다는 것은 수많은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로망이었다. 이번 신제품이 그런 로망을 뜻깊게 채워줄 것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간만의 신제품을 통해 역시 마크레빈슨 제품답다는 신뢰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일부 제품들의 경우는 매칭에 따라 그 음질의 결과가 크게 들쑥날쑥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크레빈슨 No.5805는 포칼, 모니터오디오, 스펜더, PMC 등을 매칭했을 때, 모든 매칭에서 균일하게 좋은 음질을 들려줬다. 아마, 다른 유명 스피커들과의 매칭도 큰 편차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매장 DAC의 성능도 독립된 DAC에 큰돈을 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좋은 음질을 들려주는 수준이며, 내장 포노 앰프의 성능과 바이패스 기능도 무난하다. 가족과 함께 사용하거나 간편하게 무선으로 음악을 재생하고 싶다면, 내장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가성비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No.5802 를 별도로 출시한 것도 유익한 일이다.


마크레빈슨을 사용한다는 것은 불안감 없는 신뢰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매칭도 크게 의식할 필요 없으며, 만듦새나 내구성도 우수하다. 음질의 기본인 밸런스는 마치 음질의 교과서, 혹은 오랜 석학의 자세한 해석을 듣는 것만 같다고 요약하고 싶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Digital Input 1 x USB 2.0, 1 x coaxial S/PDIF, and 2 x optical S/PDIF
192kHz/32 bit PCM and DSD 5.6(DSD 128) 지원
Apt-X HD 코덱 블루투스 수신기능 내장
MQA 파일 지원
Analog Input XLR 단자 x 1, RCA 단자 x 2, MM/MC 포노단자 x 1
AV 프로세서 연결용 패스쓰루 모드 지원
Analog Output RCA 출력 x 1 (가변볼륨)
전면 5.5 헤드폰연결단자 x 1
Speaker Output 8옴 125W/채널, 4옴 250W/채널, 2옴 부하까지 안정적인 출력 지원
Etc RJ45 이더넷, RS-232, 12V 트리거, IR 인풋단자 (3.5mm 잭)
웹페이지를 통한 기기 셋업, 설정 저장 및 펌웨어 업데이트
통합 컨트롤 시스템 지원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삼성전자 (02 - 558 - 4581)
가격 1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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